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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미성 님의 서재입니다.

A급 헌터가 살아가는 법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검미성
작품등록일 :
2024.05.23 21:16
최근연재일 :
2024.06.29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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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4.06.25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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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9쪽

대한각성연대 김극 - [2]

DUMMY

“인천 각성 능력자 새보금터에 가라고? 각성자 수용시설 말하는 거 맞죠? 예, 갑니다······”


피곤해서 공간이동 따윈 시도할 수 없는 마당에, 지나가던 택시에 겨우 올라탈 수 있었다.


공무원이 말한 장소에 도착하니 웬 시끄러운 상황이 펼쳐져 있었다.


나는 고개를 들어 인천 각성자 수용시설을 보았다. 이름만 거창할 뿐, 각성자 수용시설은 담장으로 감쌌을 뿐인 아파트 단지다.


거기 아파트의 8층 발코니에서, 한 중년 남자가 난간에 한쪽 다리를 걸친 채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처럼 굴고 있었다. 자살 소동일까?


그 중년 남자는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댔다.


“와봐, 새끼들아! 나한테 뒤지고 싶으면 다가와 보라고! 콱 심장 얼려줄까!”


그 협박이 무서운 걸까? 여기 모인 경찰들은 저 남자에게 다가갈 생각을 하지 못한 채 담장 뒤에서 대기 중이었다.


보아하니 날 부른 이유가 이 상황 때문일 것이었다. 나는 경찰에게 다가가 물었다.


“뭔 일이에요?”


그리고 경찰들이 나를 돌아보았다. 날 알아본 경찰이 눈을 치켜떴다.


“김극 헌터? 김극 헌터가 여긴 왜 왔습니까?”

“공무원이 여기로 오래서 왔는데요.”

“초에운이 아니라 김극 헌터를 보냈다고요? 아니, 초에운이 와야 하는데······”


초에운이면 나도 아는 이름이다.


인천시에서 계약한 캄보디아 출신 A급 헌터, 직접 만나서 얘기해 본 적은 없지만 그 시체를 본 적이 있다.


“초에운 씨면 저번 인천 게이트 사건에서 전사했죠.”

“어, 초에운이 죽었다고요?”

“예. 저보다 먼저 역장체에 맞섰다가 배 갈라지고 목 베여서.”

“아니, 초에운이 아니면 안 될 건데······”


경찰이 왜 저리 말하는지 알 수 없었다.


내가 따로 조사해봤기로 초에운은 나와 같은 신체강화자였지 아마. 그렇다면 그 양반이 할 수 있는 일을 내가 못 해낼 것 같진 않은데, 왜 초에운이어야 한다는 걸까.


“일단 뭔 일인지 설명이나 해줘요. 초에운 씨한테 뭐 시키려고 그랬는데요?”


내 말에 경찰들은 여전히 발코니에서 고래고래 소리 지르는 중인 중년 남자를 가리켰다.


“저 사람이 지금 소동 벌이는 거 보이죠?”

“예. 자살 소동 아닌가?”

“그냥 자살 소동이 아니고 자기 화났으니까 다들 자기 말 들으란 식의 자살 소동이에요. 저 사람이 지금 화가 많이 나서, 단순히 자살하겠다고 난리인 게 아니라 자기 날뛰는 거 방해하는 사람 다 죽일 거라고 협박하고 있거든요? 그리고 저 사람이 얼음 능력자라······”

“그래서 누구 다치지 않으려면 각성자가 나서야 하나 보네. 그런데 경찰에는 각성자 없습니까?”

“한 명 있죠. 얼음 능력자.”

“그럼 그분 부르면 되지 않나?”


내 물음에 경찰이 떨떠름하게 중얼거렸다.


“그게 저 사람이라······”


경찰은 발코니의 중년 남자를 가리켰고 나는 눈매를 좁혔다.


주변을 보니 군인들도 뭔가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원래 여기서 근무하던 군인들은 저번에 다 죽은 상황 아닌가. 새로 보충된 인원들은 이런 상황에 어찌 대처해야 하는지 잘 모르는 것 같았다.


그렇다면 어쩔 수 없다. 구경만 하기 뭐 했던 내가 저 앞으로 나섰다.


시설의 대문을 넘어 저 앞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더 다가오면 죽이겠다고 소리치던 중년 남자도 날 알아본 듯했다.


“김극?”

“예, 인천 만세, 헌터 김극입니다.”


나를 본 중년 남자는 당황한 눈치였다. 신체강화자 특유의 시력으로 저 표정을 살피건대, 지금 그는 눈동자를 데굴데굴 굴리고 있었다. 설마 내가 올 줄 몰랐던 듯 매우 난처해하고 있었다.


이 와중에 더욱 난처하게 하고 싶진 않았다. 나는 최대한 차분한 목소리로 물었다.


“선생님, 지금 이러시는 이유가 있습니까? 혹시 시위하시는 건가요?”


그리고 중년 남자는 우물쭈물 대답했다.


“시위하는 거, 맞아!”

“왜 시위하시는 거죠?”

“그저께부터 이 새끼들이 점호를······ 점호를 시키잖아!”


점호?


“점호라면 교도소에서 인원 점검 하려고 시키는 그거요?”

“그래, 군대랑 교도소에서 하는 그거! 저녁마다 자기 전에 점호를 시켜! 복도에 거주민들 나와서 일, 이, 삼, 이렇게!”

“점호 하는 게 그리 안 좋습니까?”

“당연히 안 좋지! 내가 죄수야? 일하고 돌아와서 씻고 담배 좀 피우러 나갔다 돌아왔더니 왜 점호 빠졌느냐고, 너 기다리느라 사람들 다 못 눕고 대기 중인데 미안하지 않냐고 당직사관 새끼가 지랄하는 게 말이 되냐구?”


저런 수용시설에서는 얼음 능력자들이 인원수대로 제대로 있는지 확인하는 걸 아주 중요하게 여긴다던가?


그리고 저번에 군인들이 떼죽음을 당한 상황이라, 수용시설을 관리하는 군인들 입장엔 형식적으로라도 더 철저해진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었던 듯했다. 그래서 수용시설에는 귀찮고 짜증 나는 절차 하나를 더 추가한 모양이요, 그리하여 저 남자가 분노해 날뛰게 된 듯했다.


내가 가만히 상황을 이해해보려 애쓰는 가운데, 뒤에서 경찰 하나가 작게 말했다.


“그냥 공간이동 해서 끌고 내려오시면 안 됩니까?”

“아니, 억울하다고 시위하는 사람인데 굴욕적으로 끌어 내리면 안 되죠. 화나서 여러분한테 능력 난사하면 내가 막아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아, 뭐 그렇죠······.”


난 다시 중년 남자를 올려다 보며 물었다.


“그래서 뭘 어떻게 도와줄까요? 억울해서 지금 이러시는 거 같은데 아는 기자라도 불러볼까요? 하지만 제가 대한각성연대 활동해봐서 아는데 기자들이 얼음 능력자 관련 일론 기사 제대로 안 내줘요.”

“기자는 됐고, 나 이 좆같은 곳에서 내보내 줘! 아니면 점호니 뭐니 이 좆같은 짓거리들 좀 멈추든가!”


그리고 나는 저 요구사항을 어떻게 들어줄 수 있을까 생각해보았다. 군인도 아닌 내게 점호를 멈추게 할 능력은 없을 것 같고······.


최대한 머리를 굴려보았지만 피곤한 나머지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았다. 그래서 당장 생각나는 단순한 방법을 말했다.


“여기서 사는 게 답답해서 그러시는 거면, 당분간 우리 집 와서 지낼래요? 당장 안 쓰는 방 하나 있는데!”


그리고 내 제안에 중년 남자는 당황한 것 같았다.


“아니, 그 정도로 친절하게 도와달라는 건 아니고······ 뜬금없이 그게 무슨······”

“아냐, 와도 돼! 나 혼자 살아! 지금 짐 쌀래요?”


내가 그리 소리쳤고 중년 남자는 내 제안을 매우 부담스럽게 여긴 모양이었다. 아니면 그로서는 저번에 자기네를 지키느라 목이 반쯤 잘리기까지 했던 헌터를 늦은 시간에 고생시키는 것이 심적으로 부담스러웠을 수도 있었다.


결국 중년 남자는 한동안 어쩔 줄 몰라 하다가 항복했다.


“씨, 내가 미안해······.”


그는 이내 소동을 멈췄다. 난간에서 발을 빼더니 자기 집에 들어가 버렸다.


이후로는 경찰들이 들어가 그를 설득했고 상황은 종료되었다.


“김극 씨, 도와줘서 정말 고맙습니다. 경찰보다 나으시네······”


나한테 감사하던 경찰에게 나는 문득 생각난 것을 물었다.


“그런데 이거 제가 해야 하는 일 맞아요?”

“예?”

“아니, 이거 아무리 봐도 헌터가 하는 일이 아닌 것 같은데. 왜 절 부른 건지 당최······ 이렇게 경찰 하는 일에 제가 끼어도 되는 거 맞습니까? 혹시 뭐 잘못되면 위법성 조각 사유, 그런 거라도 있나?”


내가 이래 봬도 형법 시간에 대놓고 잠든 적은 없는 놈이다. 원래는 형법 수업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보냈는데, 형법 강사가 나한테 공부 이렇게 열심히 하는 줄 몰랐다며 커피 한 잔 뽑아준 뒤로는 수업 시간에 딴짓하기 미안해져서 나름대로 수업을 열심히 듣기까지 했다.


그래서 알게 됐기로 이런 일에 나 같은 헌터가 나서면 안 된다.


헌터는 총을 들고 다닐 뿐 어디까지나 형법상 사인 아닌가. 자기가 경찰인 줄 알고 나대면 안 되는 것이다.


일단 내가 배운 바에 따르면 그랬지만, 피곤해서 따지고 들기도 귀찮았던 데다 공무원이 날 괜히 부르진 않았으리라 생각해서 일단 나서보긴 했다.


그런데 역시 찜찜한지라 새삼 확인하려 드니, 경찰은 제대로 대답하지 않고 말을 흐렸다.


“글쎄요······ 전 잘······”


담당 공무원한테 물어봐야 하나, 하고 생각할 즈음이었다.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게 뭐야. 김극 씨가 여기 왜 있어요?”


박미형 씨였다. 정말로 ‘네가 여기 왜 있냐’는 표정이길래 나는 있는 사실 그대로 대답했다.


“담당 공무원이 여기 오라고 했는데요.”

“공무원이? 공무원이 김극 씨를 왜 불러?”

“저야 모르죠? 부르니까 중요한 일이겠거니 하고 왔는데 정작 저 부른 공무원은 안 보이고······ 뭔 상황인지 당최 모르겠네요.”


내 대답을 들은 박미형 씨는 잠시 말이 없었다.


그러나 저 아줌마가 주먹을 꽉 쥐는 것이, 왠지 몰라도 화가 난 것 같았다.


화가 난 그대로, 박미형 씨는 억지로 지은 게 분명한 미소를 지으며 내게 말했다.


“김극 씨, 오늘도 사냥했죠? 꽤 늦게까지 일하다가 돌아온 걸로 알고 있는데······.”

“예, 뭐.”

“그럼 지금 피곤해 죽겠네? 어서 들어가 봐요. 어서, 어서요. 내가 타고 온 차에 김극 씨 태워주라고 말할 테니까······.”


억지로 지은 그 미소는 점차 굳어가고 있었는데, 나는 왜 그리 화가 났느냐고 물으려다 그만두었다. 확실히 늦은 시간에 너무 피곤해서 오지랖을 부릴 여유가 없었다.


나는 박미형 씨가 내준 차에 올라탔다. 그리고 좌석에 등을 대자니 저 뒤에서 박미형 씨의 고함이 들려왔다.


내가 박미형 씨를 만난 뒤로 한 번도 들은 적 없는 성난 고함이었다.


“미친 새끼야! 네가 제정신이야? 돌아버린 거야 진짜?”


휴대전화에 대고 뭐라 외치는 박미형 씨를 놀라서 바라볼 때 차가 출발했다.


차가 꽤 멀어질 때까지, 박미형 씨의 고함은 계속해서 귀에 파고들었다.


*******


자고 일어나서도 어제 있었던 일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담당 공무원을 포함해 그 누구도 제대로 상황을 설명해 주지 않았던 탓이다.


대체 무슨 일이었는지 알아내기 위해, 나는 헌트웹에 접속했다.



Ⓐ BabyBerserker : 언니 옵바야들, 언니 옵바야들! 애기버섯이 질문 있는데양!



그러고는 어제 있었던 일을 꽤 상세하게 적어서 올렸더니, 곧바로 댓글이 여럿 달렸다.



Ⓑ GoodHunter : 어, 그거 구급콜······.

Ⓐ BabyBerserker : 구급콜이 뭐지양? 구급 하고 붙은 걸 보니 긴급한 일로 헌터 부르는 제도인가양?

Ⓑ GoodHunter : 아뇨, 구급차 할 때 구급이 아니라 9급 공무원 할 때 9급입니다. 9급 공무원이 헌터 불러낸다고 구급콜이에요



뭔 소리인지 당최 알아들을 수 없었다.


그러나 어제 박미형 씨가 포효했듯, 3자가 보기에도 화날 만한 일인 것 같았다.



Ⓐ syberMagneto : 비각성 쓰레기들이 진짜 미쳤음?

익명 : 이거 진짜임? 있을 수가 없는 일인데

익명 : 김극한테 구급콜? 인천시 미쳤나



댓글 달리는 속도가 보통이 아니었는데, 그 반응들은 어째 죄다 비슷했다. 다들 황당하거나 화가 난 듯한 반응.


그놈의 구급콜을 내가 당했단 사실이 저들의 반응을 저토록 격렬하게 만든 것 같았다.


그래서 그놈의 구급콜이 뭔지 알아보기 위해 검색해 본바, 저들의 반응이 대강 이해되었다.



Ⓐ syberMagneto : 거기 시청 공무원들 원래부터 다 죽이고 싶었는데 이번에는 진짜 다 죽이고 싶네



구급콜이란 악습이 있다.


관청에서 각성자 인력이 급히 필요할 때, 지자체와 계약한 각성자 헌터를 불러내어 일을 시키는 악습이다.


예전과 달리 요새는 긴급한 상황이 벌어지면 지자체와 경찰과 소방 쪽이 전부 합심해서 대응해야 한다. 그래서 예전보다 각 기관은 서로 긴밀히 연락하며 도움을 주고받는다.


그리고 경찰 혹은 소방 쪽에 각성자가 긴급히 필요할 때, 지자체에서 자기네와 계약한 각성자 헌터를 보내 일을 시키는 경우가 있다. 각성자 범죄에 대응해야 할 경우라든가, 민가에 소수의 괴수가 나타났을 때와 같은 경우다.


또한 나도 진작 눈치챈 사실이지만, 그 모든 것은 당연히 불법이다. 애초에 헌터는 지자체 소속이 아니라 협회 소속이요, 죽어도 보상금 한 푼 못 받는 외부인력이라 공무원이 뭔가를 직접 지시하는 구조가 아니다.


이번 일처럼 경찰들의 일인 경우는 특히 그렇다. 형법 강사가 가르쳤듯 헌터는 공무원이 아닌 민간인이므로 경찰이 하는 일에 나섰다가 누굴 다치게라도 했다간 법적인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그래서 일이 잘못될 경우를 대비해, 지자체의 높으신 분들은 헌터에게 지시 내리는 역할을 하급 공무원에게 떠맡긴다. 일이 잘못됐을 때 책임질 수 없는 최하급자에게 책임을 넘겨버리는 셈이다.


그래서 8급이나 9급 공무원 등이 각성자 헌터에게 연락하여 위법적인 임무 지시를 내리게 되는데, 9급 공무원이 각성자를 부려 먹는 게 워낙 임팩트가 커서 구급콜이라 불린다고.



Ⓐ BabyBerserker : 아무도 애기버섯이한텐 그런 거 있다고 안 알려줬는데양?!

익명 : 그야 네가 강준치만큼이나 이런 일 당할 리가 없는 사람이라 굳이 알려줄 필요가 없었던 거지 애기버섯아······.

Ⓐ 돌머리청년 : 닉네임 돌머리버섯으로 바꿀래?



그리고 내가 이런 일을 당했단 사실에 다들 황당해하는 이유도 알게 됐다. 모든 각성자 헌터들이 이런 갑질을 당하는 것은 또 아니란 것이다.



Ⓐ 엘마야캐요 : 애당초 구급콜은 서울 공무원들 전용 스킬인데? 어째서 인천에서 그랬지?


Ⓐ BabyBerserker : 왜양? 서울 종자들이 간악해서인가양?


Ⓐ 엘마야캐요 : 아니; 서울쯤 돼야 A급 헌터들이 계속 계약 연장하고 싶어서 공무원들 눈치를 보니까;

Ⓐ 엘마야캐요 : 그것도 사냥에 자주 빠졌거나 실적이 안 좋거나 해서 계약연장 안 될까 봐 불안한 A급 상대로나 갑질하지, 실적 좋은 A급 상대로는 서울에서도 구급콜 따위 시도 못 해

Ⓐ 엘마야캐요 : 그런데 인천에서 딴 헌터도 아니고 김극을 상대로 구급콜? 내가 선배로서 이게 뭔 상황인지 설명해 주고 싶지만 이건 내가 봐도 말이 안 된다 진짜



저 선배 헌터가 부연하길, 인천과 같은 지방의 공무원들은 A급 헌터들을 상대로 구급콜 따윈 시도할 수 없다고 했다.


서울과 달리 지방은 각성자 헌터들에게 열악한 환경이라, 계약을 연장하기 위해 각성자 헌터가 눈치를 봐야 하는 게 아니라 지자체에서 눈치를 봐야 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라고.


그런데도 각성자 헌터들에게 가장 기피되기로 악명 높은 인천에서, 날 상대로 구급콜 따윌 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란 것이다. 내년 계약 갱신을 위해 받들어 모셔도 모자란 와중에 ‘감히’ 어찌 그럴 수 있느냔 셈이었다.



Ⓐ 돌머리청년 : 지방에서도 구급콜 하는 경우 있긴 하다더라


Ⓐ 엘마야캐요 : 난 처음 들어보는데?


Ⓐ 돌머리청년 : 그쪽은 한국인이니까 모를 만하지. 한국인 A급한텐 못 그러고, 외국인 A급 상대로 갑질하는 거니까


Ⓐ 엘마야캐요 : 외국인 A급 상대로 그런다고?


Ⓐ 돌머리청년 : 외국인들은 뭐가 뭔지 잘 모르잖아? 헌터가 할 일 아니더라도 공무원이 일단 시키면 계약에 있는 내용이겠거니 하고 따르니까 막 부려 먹기 편한 거지

Ⓐ 돌머리청년 : 그러고 보니 인천에 그 캄보디아 A급 죽지 않았나? 원래는 그 캄보디아 각성자 부려 먹다가 이번엔 저 친구 부른 건가 혹시?


Ⓐ syberMagneto : 비각성 쓰레기들이 진짜 미침??



계속해서 상황을 해석해보고자 애쓰는 듯한 댓글들이 우르르 달리는 가운데, 정신적으로 피곤해진 나는 한숨을 쉬었다.


이쯤 되니 나도 슬슬 상황이 이해되었다.


경찰들이 초에운이 아니라 왜 내가 왔느냐고 물어봤던 사실로 짐작해보건대, 본디 인천에서는 이런 일이 생기면 캄보디아 출신 A급 헌터 초에운을 불러와 부려 먹었으리라(확인해 보지 않아도 인천에 잠입한 서울 종자들의 소행이리라는 건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알다시피 그 양반은 저번 게이트 사건에서 장렬하게 전사했다. 그래서 경찰에서 연락해왔을 때 마침 당직 근무 중이던 내 담당 공무원은 초에운 씨를 보낼 수가 없었고, 다른 각성자 헌터라도 대신 보내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꼈을 것이다.


이 와중에 내 담당 공무원은 스무 살쯤 된 놈이다. 군대도 안 다녀온 고졸 사회초년생. 나 역시 그때는 그랬지만 그 나이에는 뭐가 뭔지도 잘 모르면서 허락도 안 받은 채 그냥 저지르고 보는 경우가 잦다.


아마 그놈은 자기가 하는 일이 합법인지 아니면 관례에 불과한 악습인지도 잘 몰라서, 인천시와 계약한 헌터면 당연히 보내도 되는 줄로만 알았을지도 모른다.


실제 이유야 어느 쪽이건, 내 담당 공무원은 이미 죽은 초에운 대신 날 현장에 보냈다.


그리하여 나를 본 경찰들은 뭔가 잘못됐다 싶었겠지만 정확히 뭐가 어떻게 잘못된 것인지는 알지 못해서 대충 상황이 흐르다가, 어영부영 상황이 끝났다.


그리고 뒤늦게 도착한 박미형 씨는 이게 무슨 상황인지 눈치채고는 분노의 포효를 내질렀으리라.



Ⓑ GoodHunter : 아니, 이건 너무 심각한데요. 어제 우리 거의 18시까지 사냥했잖습니까? 쉬는 날에 불러도 너무 화날 텐데 목숨 걸고 사냥했으니 푹 쉬어야 할 사람 부르는 건 말이 안 되죠


Ⓐ syberMagneto : 이건 가스실론 모자라고 삼족을 능지처참해서 죽여버려야지

Ⓐ syberMagneto : 아니면 구족을 참수해서 광화문에 효수하든가


익명 : 저 컨셉충이 옳은 말을 하는 경우도 다 있네 ㅠ


Ⓐ syberMagneto : 하여간 백담비 그 얼레기도 당한 적 없는 일을 저 잘난 인간이 당할 줄은 진짜 상상도 못 했네? 어이가 없어서 진짜


Ⓢ Kang : 여전히 갯강구들 하는 짓 보면 답답해서 숨이 콱 막히네······.

Ⓢ Kang : 내가 서울에 있으라고 돈만 안 받았으면 바로 쳐들어가서 다 뒤집어 엎어버리는 건데, 누가 나 대신 잠시 베헤모스 좀 막아줄 사람?



심지어 강준치 같은 거물까지 나타나서는 이번에 내가 겪은 일을 성토하던 중이었다.


계속해서 내가 당한 일에 대해 온갖 글이 올라오던 헌트웹에, 또 하나의 글이 올라왔다.



익명 : 벌써 이번 일 기사 떴다 ㅎㄷㄷ


작가의말

언제나 읽어주시는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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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얼레기들 - [5] +111 24.06.19 13,815 87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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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얼레기들 - [2] +54 24.06.15 14,531 735 13쪽
27 얼레기들 - [1] +122 24.06.14 15,232 715 16쪽
26 B급 헌터 나이토 상 - [3] +103 24.06.12 15,516 826 12쪽
25 B급 헌터 나이토 상 - [2] +27 24.06.12 13,997 728 10쪽
24 B급 헌터 나이토 상 - [1] +81 24.06.11 16,471 794 13쪽
23 여동생 김선 - [3] +93 24.06.10 17,666 808 11쪽
22 여동생 김선 - [2] +65 24.06.10 16,360 783 12쪽
21 여동생 김선 - [1] +123 24.06.08 19,122 898 15쪽
20 얼음 능력자 백담비 - [5] (수정) +91 24.06.07 18,743 894 13쪽
19 얼음 능력자 백담비 - [4] +181 24.06.05 20,187 1,050 17쪽
18 얼음 능력자 백담비 - [3] +71 24.06.04 18,954 891 14쪽
17 얼음 능력자 백담비 - [2] +49 24.06.04 18,844 77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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