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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미성 님의 서재입니다.

A급 헌터가 살아가는 법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검미성
작품등록일 :
2024.05.23 21:16
최근연재일 :
2024.06.26 00:02
연재수 :
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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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922

작성
24.06.05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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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얼음 능력자 백담비 - [4]

DUMMY

학원 강사가 여러 괴수들의 상대법을 가르칠 때, 그 대부분의 내용은 데스클로에 관해서였다. 제일 많이 상대할 괴물이니 당연한 일이었다.


그리고 화염 정령에 관해서는?


암석 정령의 경우 딱히 상대할 일이 없으리란 이유로 한 일 분쯤 가르쳤던 학원 강사는, 화염 정령의 사진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이 새끼랑 마주쳤으면 주변 동료한테 빨리 머리에 한 방 쏴달라고 하세요. 불타 죽는 것보다 편하게 일찍 가야지?’


그때 그 말은 그 자리에 있던 비각성자 헌터 지망생들을 향한 것이었을까, 아니면 그 자리의 유일한 각성자였던 나까지 포함해 한 말이었을까?


모르겠다.


나는 무전기에 대고 말했다.


“제가 갈 겁니다. 수송기 꼭 보내주시고요······”


그러고 난 다음 공간이동을 하자니 쉽지 않았다.


이미 공간이동을 너무 남발한 탓이다. 심지어 시야 바깥 공간이동도 몇 번이나 썼던가?


현기증에 머리가 어지러워도 너무 어지럽다. 젠장.


아드레날린이 핑핑 돌던 때는 몰랐는데, 사냥이 다 끝났다고 생각해 긴장이 풀린 지금은 몸이 절로 비틀거렸다.


그 탓에 공간이동 시도를 한 번 실패하고서야 예의 아파트 옥상에 도달할 수 있었다.


“엄마아······.”

“사랑해, 응? 사랑해······”


어지러운 와중에도 옥상의 생존자들은 이미 다들 공황 상태인 듯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아파트의 각 층들이 펑, 펑 차례로 터지는 게 아닌가.


내가 화염 정령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놈이 지금 대충 뭘 하는지는 추측하기 어렵지 않다. 아파트 전체에 화재를 내어 도망칠 길을 없애버리는 모양이지.


또 한 층이 요란하게 폭발했다. 마치 전쟁터에 있는 것 같았다.


그 와중에 옥상의 한 남자가 나를 바라봤다. 그가 날 알아봤다.


“김극 헌터?”

“예, 인천 만세.”

“저희 좀 공간이동으로 옮겨줄 수······”


거절할 기력도 아껴야 했다. 고개를 휘휘 저으니 남자가 날 설득하려 했지만 너무 어지러워서 뭐라고 하는지 잘 들리진 않았다.


난 내 할 일을 하기 위해, 그러니까 홀로 정령을 사냥하기 위해 옥상 계단을 통해 아래로 내려가려 했다.


그마저 불가능한 일임이 곧 드러났다.


계단이 열과 연기로 가득 차 있었다. 정령을 만나기도 전에 숨 막혀 죽을 순 없었으므로 난 다시 옥상으로 올라와 외쳤다.


“이따가 정령 올라옵니다. 다들 양옆으로 몸 숨겨요. 양옆으로 몸 숨겨······!”


몇 번 그리 윽박지르니 다들 시키는 대로 했다. 그리고 내가 조금이라도 집중력을 회복하고자 눈 감던 중이었다.


무전기가 쩌렁쩌렁 울렸다.


「형! 화염 정령 나타났댔죠! 싸우려는 거예요?」


성문영의 목소리, 나는 최대한 짧게 대답했다.


“그래야 할 거 같은데.”

「이길 수 있어요? 화염 정령 그거, 신체강화자가 뭐 어떻게 할 수 있는 괴물 맞아?」


이 새끼가.


대체 무슨 대답을 바라는지 알 수 없었다. 도와줄 수 있는 것도 아니면서 이래라저래라 질책이라도 하려는 건가? 제 딴에는 걱정이 돼서 뭐라고 하려는 것이겠지만 솔직히 짜증이 났다.


이래서 비각성자들은 어쩔 수 없다. 도움이 안 되면 응원이나 할 일이지, 어디서 감히······.


뒤이어 비각성자는 아닌, 그러나 세간에선 비각성자보다 못한 취급을 받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무전기를 타고 흘렀다.


「김극 씨? 화정(火精) 상대하려는 거면, 저 데려가요」


나는 짜증이 솟구쳐 입 다물고 있던 와중에도 눈을 껌벅였다.


백담비, 평소엔 맨날 입 다물고 있던 이 여자가 갑자기 뭔 소릴 하는 건가?


“화염 정령······, 잡아봤어요?”

「본 적도, 없긴, 한데」


그녀의 목소리가 뚝뚝 끊겼다. 헉헉거리는 소리도 함께 들려왔고. 저 여자가 지금 대체······.


왠지 모를 직감에 건물 아래쪽을 본 나는 눈살을 찌푸렸다.


누군가가 이 건물쪽으로 헐레벌떡 달려오고 있었다.


백담비인 것 같았다. 공간이동으로 데려가기 좋게 최대한 가까이 접근하려는 듯했다. 그로써 그녀가 날 도우려는 게 빈말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저 여자가 날 도울 수 있는 게 맞나? 일일이 추궁할 여유는 없었다.


난 조금 고민하다가 이내 공간이동 하여 그녀의 앞에 도달했다.


“어······..”


백담비가 달리다 말고 내 옆에 멈췄다.


나는 현기증으로 어질어질한 가운데 그녀를 봤다.


백담비, 그녀는 생수통을 한 아름 안고 있는 것이 여기까지 어떻게 달려왔는지 모를 지경이었다. 애초에 저걸 왜 가져온 건가. 이 미친년이 생수를 퍼부어 화염 정령의 불이라도 끄려는 건가?


내가 뭔가 묻기 전에 백담비가 먼저 물었다.


“상태가 너무 안 좋아 보이는데······.”


백담비의 눈길이 귀와 볼 일부가 잘려 나간 내 얼굴, 그리고 손가락 세 개가 잘려 나간 내 왼손을 번갈아 스쳤다. 내가 작게 말했다.


“피 멎은 거 같죠.”

“예, 그런데······.”

“그럼 됐지.”

“그래도 그 상태로 싸우려고요?”

“그쪽이야말로, 웬일로 뭘 하겠다고 나선답니까.”

“그냥, 뭐······.”

“아무튼 같이 싸우겠단 거 맞죠?”


백담비가 고개를 끄덕였고 나는 잡담할 시간이 아까웠다. 그녀의 어깨를 붙잡은 채 옥상에 복귀했다.


이 여자가 무슨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영 쓸모없다 싶으면 아파트 아래로 휙 집어 던지면 될 것이다. 이 여자가 자기소개할 적 제 능력을 설명한 바에 따르면 고작 그 정도로는 죽지 않을 테니까.


곧바로 백담비가 뭔가를 하기 시작했다.


“불에 덜 타도록 나름 애써볼게요······.”


백담비가 들고 있던 생수를 내게 휙 뿌렸다. 그리하여 공중에 휘날린 물이 그녀의 시선에 닿자 자잘한 얼음 조각들로 바뀌었는데, 백담비의 손짓 하에 휘날리던 얼음 조각들이 내 몸에 달라붙었다.


불에 덜 타도록 해주겠다더니 이게 그건가 본데. 각성자의 몸에 직접 능력을 쓸 수 없는 한계상 간접적으로 능력을 쓰느라 힘이 들겠지만 나름대로 능숙해 보였다.


그리고 나는 잠시 휴식을 취했다. 내게 공간이동으로 옮겨 달라며 조르는 사람들, 가족 누군가에게 전화해 사랑한다고 끝없이 중얼거리는 사람들, 기도하는 사람들의 가운데에서 난 잠시 눈을 감고 가만히 있었다.


오래 쉴 순 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사람들의 비명이 울려 퍼졌다.


“악!”


사람들의 시선이 향한 쪽으로 나도 고개를 돌렸다.


연기로 가득 찬 옥상 계단을 올라오는 시뻘건 광원이 어지러운 시야에 담겼다. 놈의 매 걸음이 화염과 연기를 동반했다.


화염 정령이 올라오고 있었다.


연기 속에서, 계단을 올라오는 놈의 형상은 불타는 실루엣으로나마 보였다. 마치 불덩어리가 올라오는 것 같았다. 아마 실제로도 그럴 테고.


그것만 봐도 알겠지만 소총탄이든 기관포탄이든 먹히지 않는 괴물이다. 그나마 고폭탄 따위의 폭압으로 형체를 무너뜨리는 것은 먹힌다던데, 워낙에 희소한 괴물이거니와 시선만으로 전차의 엔진과 탄을 동시에 폭발시킬 수 있는 괴물이라 성공사례는 몇 없다고 들었다.


저놈한테 얼음 능력자의 능력은 통하나? 모르겠다. 다만 과도한 기대는 하지 않을 것이다.


혼자서 맞설 결심을 마쳤다.


나는 놈을 상대하기 전 주변을 마지막으로 살폈다.


우선 관중, 양 옆에 잘 배치됐군. 죄다 겁먹은 표정인 게 맘에 안 들지만 하여튼.


라운드걸, 어째서 탱크탑이 아니라 크롭티를 입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저 옆에 잘 서 있고······.


좋아, 모든 준비가 완벽하다. 나는 현기증을 이겨내기 위해 잠시 눈을 감았다 떴다.


나는 옥타곤에 서 있다.


“뜻, 뜨뜨뜨. 뜨······.”


나는 내 입으로 입장곡을 연주하며, 옥타곤에 올라온 상대를 노려봤다.


지금 막, 불덩어리 하이에나 한 마리가 옥상에 발을 디뎠다.


화염 정령이다.


그 머리와 몸체도, 사지와 꼬리도 전부 불꽃으로 이루어졌다. 황금빛으로 이글거리는 눈과 콧구멍이 화염으로 이루어진 얼굴에서 번뜩였다.


생긴 것을 보니 데스클로가 화염 능력에 각성하고서 영적으로 성장한 끝에 탄생한 정령이리라. 특유의 갈고리발톱이 역장을 머금고 번뜩였다.


“인천 만세.”


나는 대결에 앞서 서로 글러브를 마주치려 했지만 심판이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정령은 심판의 신호를 기다리지 않았다. 놈이 먼저 행동했다.


화염 정령이 불타는 아가리를 쩍 벌렸다. 아가리 안에서 검붉은 것이 일렁였다.


뭘 하려는지 몰라도 심상치 않았다. 빠르게 판단을 마쳐야 했다.


옆으로 피할 준비를 해야 하나?


안 된다. 양옆에 관중이 서 있으니까.


격돌을 대비해 내가 숨을 크게 들이켰을 때, 정령의 입에서 굵고 거센 화염 줄기가 뿜어져 나왔다.


그놈의 화염이 굵어도 너무 굵었다.


시야를 가득 채워버린 화염을 보며 나는 무의식적으로 움직였다. 돌진.


곧장 앞으로 달렸다. 눈을 감은 채, 정신적 그물망이 제공하는 정보에 의지해 나아갔다.


“악!”


화염 줄기를 향해 정면으로 달려드는 내 꼴이 관중이 보기에도 불안하기 짝이 없었나 보다.


등 뒤에서 울려 퍼지는 온갖 비명이 온몸이 달궈지는 중에도 기꺼웠다. 내 고통에 공감한단 것은 날 응원하는 관중이란 셈이니. 내가 이토록 인기가 많다.


온몸의 피부가 벗겨지고 혈액이 끓어오르는 고통을 아드레날린에 힘입어 무시했다. 계속 땅을 박찼다.


기어이 놈 앞에 도달한 내가 망치를 내리쳤다. 그 일격에 충격파가 동반되도록, 그 충격파들이 불마저 꺼뜨리도록 강하게.


‘쾅!’ 과연 망치질과 그로 인한 충격파가 놈의 형체를 무너뜨렸다. 놈이 뿜던 화염 줄기도 그와 함께 멎었다.


그래서, 죽였나?


아니다. 놈의 화염을 완전히 꺼뜨리지는 못했다.


내 일격에 사방으로 퍼져버린 불꽃이 다시 한 자리에 모였다. 또다시 하이에나의 형상이 눈앞에 생겨났다. 순식간에 재생한 놈이 갈고리발톱을 휘둘러 내 가슴팍을 베었다.


솟구친 피가 화염에 바로 증발했다.


이 악물고서 내가 다시 망치를 내리쳤다. ‘쾅!’


또다시 충격파가 놈의 형상을 무너뜨릴 때, 나는 전신을 감싸며 고통을 누그러뜨리는 냉기를 느꼈다.


눈을 살짝 떠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고서는 놀랐다.


폭발적으로 휘몰아치기 시작한 눈보라······.


라운드걸이 대결에 개입했다. 나 혼자 해낼 수 있었다면 더욱 좋았겠지만 굳이 책망하지는 않으리라.


소용돌이치는 눈보라 속에서도 정령의 화염은 건재했다. 몸이 복구되기 시작한 놈이 날 노려보고 있었다.


그러나 그 크기가 언뜻 보기에도 크게 줄었다.


다시 형상을 이룬 화염 정령이 내게 달려들었다.


그리고 나는 이미 내리치려던 망치를 더욱 세게 망치를 내리쳤다.


‘쾅!’ 이번에도 어김없이 놈의 형체가 무너져내렸다. 망치질이 만들어낸 충격파가 놈의 화염을 꺼뜨리는 동시에 놈을 이룬 화염이 사방으로 밀려났다.


그리고 멀리 밀려난 화염은, 눈보라가 가장 강하게 몰아치는 영역에 휘말렸다. 수증기가 폭발하듯 솟구치며 정령의 화염들을 집어삼켰다.


한편 내 앞에서 놈이 또다시 재생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까와 달리 볼품없는 불꽃이었고 그 사이에서 반투명한 무언가가 반짝였다.


척 보기에도 최후의 불꽃임을 알 수 있었다.


내가 망치를 또다시 휘두르자, 내 앞에서 마지막으로 불타려던 화염은 꺼졌다.


이내 휘몰아치던 눈보라도 걷혔다. 수증기 속에서 나는 뒤돌아섰다.


희뿌옇게 보이는 생존자들을 눈에 담았다.


또다시 내면에서 울려 퍼지는 관중의 함성과 현실에서 저들이 외치는 함성이 겹쳤다. 메아리치듯 계속해서 내 이름이 연호 됐다.


“김극! 김극! 김극―!”


쓰러뜨린 정령의 영혼이 내게 스며드는 가운데, 나는 팔을 높이 들어 승리를 선언했다.


그러다 정신을 차리고 나니 백담비의 얼굴이 보였다. 그녀는 선글라스를 벗고 있었는데, 그래서 그 표정이 드러났다.


놀랍게도 지금 백담비는 신난 표정이었다. 난 저 여자가 귀찮거나 짜증 난 표정 이외 표정을 지을 수 있단 사실을 지금 처음 알았다······ 그녀는 양쪽 주먹을 움켜쥔 채 ‘아자’ 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러던 그녀와 내가 눈이 마주쳤다.


백담비가 보기에 내 꼴이 지금 말이 아닌 듯했다. 그녀가 움찔하더니, 황급히 이렇게 물었다.


“괜찮아요? 아니, 대답하지 마요. 세상에, 피부 전체가 타버렸네. 바로 물집이 올라오는 거 보니까 속까지 탄 건 아닌 거 같긴 한데······”


저렇게 호들갑 떠는 것도 이번에 처음 보았다.


나는 현기증 나고 온몸에 불타서 아파 죽을 지경에도 문득 그녀가 귀엽다고 느꼈다.


정령의 영혼이 내게 스며들며 그 열기가 옮겨붙은 것일까. 각성한 이후로 언제나 축 늘어져 있던 다리 사이에서 무언가가 달아오르는 듯한 느낌도 받았다.


승리감과 뭔지 모를 느낌에 취한 내가 웃었다. 내 상태가 좋지 않아 내 눈치를 살피던 백담비도 어색하게나마 덩달아 웃었다.


내가 이겼다.


*******


「진짜 말도 안 되게 단단한 놈이었죠. 방송국 헬기 영상에 찍힌 거 다들 보셔서 알겠지만 기관포탄을 비처럼 처맞아도 안 죽데? 현장을 보니 제가 교전하기 전에 이미 외국 출신 각성자가 이미 여러 번 쏘셨던 것 같더군요. 예, 돈값 못하고 허무하게 죽었다고 욕먹는 그분이요.

그 각성자 분이 몇 발 쏴서 맞힌 시점에 역장체 그 씹새끼는 산산조각이 나야 정상이었습니다. 그 정도로 터프한 놈이 튀어나올 줄은 아무도 몰랐을 텐데, 정말로 운이 안 좋았던 셈이에요. 그 각성자의 원래 국적이 어딘진 모르겠지만 최후만 봐도 명예 인천인이 맞습니다. 잠시 그분을 위해 묵념」


「학원에서 말입니다, 게이트 한 번 열렸을 때 데스클로 그놈들이 열 마리쯤 나오면 많이 나온 거라고 배웠거든? 그런데 딱 봐도 한 장소에 수십 마리가 우글거리니 너무 황당했다니까?」


「게이트에서 기어 나온 놈 중 2/3 이상 저 혼자 잡았다고요? 그걸 어떻게 확인······ 아, 기관포탄에 터져 죽은 건 딱 봐도 티가 나는구나? 그렇습니다. 인천을 수호하고자 하는 제 의지가 그토록 강합니다」


「솔직히 제가 거의 다 한 거 같긴 한데 제 팀원들도 확실히 도움이 되긴 했죠. 역장체 그 씹새끼랑 싸울 때 지원사격 받으니 감동해서 눈물 나올 뻔했다니까? 팀에 나이 좀 있는 분들이 있어서 불안하기도 했는데 다들 우려와는 달리 제 역할 잘 해내서 기쁩니다.

저랑 이 사람들이 부평 수렵 전문 학원에서 배웠어요. 부평역에서 오 분쯤 걸으면 나오는 학원인데, 거기 커리큘럼이 충실하고 가격도 그 정도면 저렴해서······」


「아, 그리고 백담비 씨. 솔직히 기대 안 했는데 엄청났죠. 그 아가씨가 자기소개하면서 자기가 정령의 영역에 도달한 수준이라고 했거든? 그땐 이 여자가 뭔 씹덕 같은 소릴 하는지 이해 못 했지.

그런데 이번에 보니 그렇게 씹덕 같은 소리로 자기소개 할 만해요. 다들 영상으로 그때 눈보라 개쩌는 거 봤죠? 백담비 씨가 한 겁니다. 상황이 좀 특수하긴 했지만 아무튼 정말 큰 도움이 됐어요. 가능하면 앞으로도 쭉 데리고 다니고 싶네요.

그러니까 부끄러움을 안다면, 이 아가씨 음해해서 계약 파기하려던······ 인천에 숨어든 서울 종자는 당장 목매달아 사죄하기를 바랍니다. 예? 인천에서 간악한 짓 하는 놈들은 다 서울 종자가 맞지. 내가 다 안다니까요」


「어, 화염 정령 잡은 거 국내에서 제가 최초예요? 진짜? 그럼 뭐 칭호 같은 거 붙여주나? 현실 칭호 못 주면 던파 칭호라도 주면 안 됩니까? 속강 22짜리 종결 급으로 주면 좋겠는데. 카인 서버구요, 모험단 명은······」


「A++급 헌터 김극, 인천 재정 고갈 난 와중에도 500억 넘게 주고 데려온 값을 넘치도록 해냈단 평가 일색이라······ 음, 맞습니다. 제가 그리 잘난 놈입니다. 인천 시의원으로 재직 중이신 박미형 씨가 절 여기서 헌터하라고 초빙했단 걸 모두 잊지 마시구요」


「인천 만세! 인천에 사시는 여러분 모두 힘든 시기지만 어떻게든 이겨내기 바랍니다. 힘들어도 꾸역구역 살아남으면 결국엔 승자 아니겠습니까. 예? 인천 밖에 사시는 분들이요? 그 사람들이야 뭐, 알아서 살든가 말든가······. 다시 한번 승리의 주문을 외우고 할 말 마치겠습니다. 인천 만세!」



작가의말

작중 던파가 언급되었는데 관련 게임 비하를 자제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제가 하는 게임이라 맘이 안 좋습니다 ㅠ


언제나 읽어주시는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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