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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미성 님의 서재입니다.

A급 헌터가 살아가는 법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검미성
작품등록일 :
2024.05.23 21:16
최근연재일 :
2024.06.26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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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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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922

작성
24.06.1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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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여동생 김선 - [2]

DUMMY

Ⓐ BabyBerserker : 언니 옵바야들 언니 옵바야들! 우유 좋아해양?

얼마 전에 애기버섯이가 말이에양! 못된 괴물이랑 싸우다가 그만 햄스터처럼 통통한 볼이랑 앙증맞은 손가락들이 싹둑 잘려 나갔어양 후엥 ㅠ

착한 애기버섯이는 너무 아팠지만 울면 산타 할아부지한테 선물 못 받을까 봐 꾹 참았고양! 집에 와서는 밥 먹고 코 하고 잤어양! 착하고 장한 애기버섯이 쓰담쓰담!

코 자고 일어나서는 치카치카 하려구 화장실 갔지양!

그리구 화장실에서 거울을 봤더니 글쎄, 애기버섯 손이랑 얼굴에서 우유가 흐르고 있지 뭐예양?!?

애기버섯이 설마 젖소가 된 걸까양? 너무 놀라서 자세히 봤더니, 호에에에!!

그 새하얀 건 우유가 아니라 애기버섯이의 피부였던 것이에양! 원래 있던 피부의 색이랑 재생된 부위의 피부색이 너무 달라서 순간 헷갈리고 말았지 뭐예양? 이런 바보 애기버섯 엣큥♡

아래는 원래 피부색이랑 재생된 피부색 사진이에양! 애기버섯이의 우윳빛 피부에 언니 옵바야들 반하지 말기 약속!!



현실의 유명세와 열연에 힘입어 이제 나도 헌트웹의 네임드 중 하나다. 글 하나 올렸더니 댓글 달리는 속도가 심상치 않았다.



익명 : 이 형 피부 재생된 거 실제로 보면 개무섭다. 평소에 잘 웃지도 않아서 가뜩이나 인상 험악해 보이는데, 재생된 부위만 색 확연히 다르니까 무슨 프랑켄슈타인인 줄;


Ⓐ syberMagneto : 부탁이다······ 그때 그 순간의 감동을 이런 식으로 망가뜨리지 말아다오······.


익명 : 이 새끼는 대체 뭐가 문제인 거냐? 왜 인터뷰랑 인터넷만 하면 또라이가 되는 거임?


Ⓐ 엘마야캐용 : 하기야 그 고생을 했는데 이런 식으로라도 스트레스 풀어야지. 여러모로 고생했고 앞으로도 힘내라, 파이팅!


YYY : 친구가 이 사이트에 김극 헌터님 떴다길래 와봤는데 이분 맞아요? 진짜?

ㄴ Ⓑ GoodHunter : 놀랍게도······.

ㄴ YYY : 아니 저 그때 이분 덕에 살아난 생존자 중 한 명인데, 그때 너무 멋있으셨고 크게 다친 와중에도 구하러 와주셔서 너무 고맙다고 감사 인사 전하러 왔더니 여기서 이분 왜 이러는 거예요 ㅠ

ㄴ 익명 : 시의원 박미형 씨의 세뇌 부작용인 듯?



음, 좋다. 나쁘지 않아.


이런 식으로라도 모두의 관심을 끌어모으니 기분이 나아지는 것 같다.


생각해보면 내가 예전부터 인터넷을 할 때면 이런 식으로 관심을 받으려 애썼는데, 이것도 거지 같은 가정환경의 영향일까? 애정결핍으로 인한 애정 추구, 뭐 그런?



Ⓐ BabyBerserker : 애기버섯이 구출한 인천 시민 분인가양? 반가워양! 너무 반가워양!! 위대한 인천이 한반도 모든 지역을 식민지로 삼을 그날까지 인천 시민분들은 꼭 살아남으셔야 해양!

ㄴ YYY : 김극 헌터님, 제발 ㅠ



기꺼이 팬서비스를 해준 뒤, 스크롤을 내리며 웹서핑을 즐기던 중이었다.


헌트웹에 올라온 글 하나가 내 눈에 띄었다.



Ⓢ Kang : 오늘의 눈에 눈 이에는 이 정의 구현



별것 아닌 제목인데 이상할 정도로 조회수가 높았다. 어째서?


자세히 봤더니 글 작성자의 배지가 심상치 않았다. Ⓐ 배지가 A급 각성자의 증명이듯 저 Ⓢ 배지도 마찬가지다.


S급······, 맙소사.


이름이 강준치였던가? 나는 홀린 듯이 그 글을 클릭했다.


영상 하나가 첨부되어 있었다. 재생 버튼을 누르니 한 영상이 재생됐다.



주차된 트럭 짐칸에 지나가던 중년 남성이 쓰레기를 버린다. 구겨진 담뱃갑과 담배꽁초.


‘저 씨발 새끼가?“


영상의 촬영자, 젊은 남자가 인상을 일그러뜨린다.


유명 인물이다. 한국의 유일한 S급 각성자, 강준치.


강준치는 예의 중년 남성을 몰래 뒤쫓다가, 이내 남성의 집이 어딘지 알아낸다.


강준치가 그 안에 돌입한다. 3층 빌라의 문짝을 뜯어버리자 그 내부가 드러난다.


‘뭐야? 당신 뭐야!’


앞서 쓰레기를 버렸던 중년 남성과 그 아내로 보이는 중년 여성이 놀라서 비명 지른다. 그 자식으로 보이는 청소년들도 기겁하여 얼어붙은 가운데 강준치가 외친다.


‘당신 누구? 지랄, 이 씨발 새끼가! 내 트럭에 쓰레기 버려놓고서 어디서 뻔뻔하게!’


강준치의 분노에 주변 사물이 응답한다.


주택 내 가구며 물건들이 한 점으로 압축되듯 찌그러진다. 전자렌지 하나가 눈 깜빡일 순간에 작은 공이 돼버렸다······.


옷장은 두둥실 떠올라 중년 여성이 도망치려던 문을 틀어막는다. 중년 여성이 또다시 비명 지르는 가운데 중년 남성은 문 옆에 세워두었던 샷건을 들어 겨눈다.


‘너 뭐야 대체! 손 들어 새꺄, 손―’


그러나 샷건마저도 저절로 찌그러지자 중년 남성의 얼굴에 망연함이 드러난다.


그리고 강준치의 응징이 시작된다. 어디 인터넷 썰로도 본 적이 없는, 너무나 단순하고도 날것인 응징이다.


‘씹새끼가 남 트럭에 쓰레기 투척해놓고!’


중년 남성의 몸이 공중에 떠오른다. 그대로 쿵, 쿵. 남성의 몸은 천장과 바닥에 연달아 부딪치기를 반복한다.


‘어디서 피해자 행세를 해? 어디서, 새끼야!’


중년 남성의 몸이 한 번 부딪칠 때마다 강준치가 고함 지른다. 감정이 실린 고함이다.


이내 중년 남성이 기절하고서야 강준치는 고함 지르길 멈춘다. 이윽고 카메라가 창밖을 향한다.


창밖의 풍경에서 기현상이 시작된다.


동네 한구석에 잔뜩 버려진 채 방치되어 있던 쓰레기들, 거의 작은 언덕을 이루고 있던 쓰레기들이 공중에 떠오르더니 이 주택을 향해 날아온다.


쨍그랑, 쨍그랑. 쓰레기들은 창문을 깨고 들어와 주택에 쌓인다. 쓰레기들은 작은 방을, 거실을, 화장실을 빼복하게 채워 나간다.


사이렌이 울린 것은 집에 쓰레기가 절반쯤 채워졌을 때부터다.


‘무슨 일 있습니까? 무슨 일 있어요?’


문밖에서 그런 목소리가 들리더니, 힘겨운 신음과 함께 옷장에 막혀 있던 문이 벌컥 열린다.


자동소총과 방탄복으로 무장한 경관 둘이 모습을 드러낸다.


경관 둘이 강준치를 바라본다. 한 경관은 혼란스러운 이 상황의 주범이 바로 그라고 판단한 모양이다. ‘손 들어!’ 외치면서 총구를 겨눈다.


그러나 다른 경찰은 강준치를 알아본다.


‘야, 야. 저 사람 강준치······’


그리고, ‘윽!’ 이름을 입에 담았던 경관은 보이지 않는 주먹에 얻어맞은 듯 배를 감싸고 신음한다.


강준치가 경관을 향해 쏘아붙인다.


‘씨, 붙여. 새끼야. 강준치 씨! 어디서 짭새가 국민 이름을 함부로 불러?’


한편 앞서 총구를 겨눈 경관도 그 이름을 알아들은 눈치다.


동료 경찰이 당한 짓에 보복하려는 시도 따윈 없다. 그는 금방이라도 쏠 것처럼 겨누고 있던 총구를 슬며시 내려놓는다.


그리고 믿을 수 없게도, 경찰들은 강준치를 체포하거나 제지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


‘뭘 봐? 안 꺼져?’


강준치가 윽박지르자 경찰 둘이 서로의 눈치를 살피더니 슬금슬금 물러난다. 카메라를 의식한 듯 손바닥으로 얼굴을 가린 채, 뒤돌아서서 도망치듯 사라져버린 것이다.


그대로 경찰 둘은 영상에서 출연이 끝난다.


구석에서 벌벌 떨고 있던 아줌마도 그것을 보았다. 이미 공포로 가득하던 아줌마의 얼굴에 절망이 떠오른다.


그리고 훼방꾼이 사라지자 본격적으로 저지러려는 듯, 강준치가 손짓한다. 그 손짓에 저절로 수도꼭지에서 물이 콸콸 쏟아지더니 쏟아진 물은 공중으로 떠올라 기절한 중년 남성의 얼굴을 덮친다.


으으, 하고 아저씨가 정신을 차린다. 강준치가 웃는다.


그리고 약 5분 후, 아저씨의 모든 머리칼과 눈썹은 뜯겨 나갔으며 손발톱도 모조리 뜯겼다. 보이지 않는 힘이 그 모든 것을 신체에서 뽑아냈다.


또다시 아저씨가 기절한 가운데 카메라가 뒤로 움직인다. 카메라는 집 전체를, 그러니까 발 디딜 틈 없이 집을 가득 채워버린 쓰레기 더미를 비춘다.


저 쓰레기를 다 치우려면 가족끼리 힘내는 것으론 어림도 없고 인부를 여럿 불러야 할 것 같다. 척 보기에도 수백만 원은 줘야 할 터이다. 딱 봐도 없는 살림에 심각한 지출이 되리라.


놀랍게도, 이 모든 것이 트럭 짐칸에 쓰레기를 버린 일에 대한 보복이다.


‘또 쓰레기 버리면 뒤진다, 진짜.’


그 말을 끝으로 강준치가 쓰레기로 가득 찬 집을 나선다.


영상이 끝났다.



동영상 감상을 마친 나는 충격을 받았다. 신선한, 그야말로 머리 깊숙한 곳을 강타하는 충격이었다,


영상의 ‘정의 구현’ 자체가 워낙 자극적이기도 했지만, 그 내용 자체가 매력적이었던 것은 아니었다. 무고하게 휘말린 아줌마와 청소년들이 불쌍한 탓에 영상 내용에 몰입이 쉽지 않았으니까.


내가 영상에 빨려 들어갈 듯 집중해서 본 장면은 따로 있었다.


경찰이 현장에 출동해놓고서도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돌아가 버린 장면······.


언젠가 임형택 씨가 말하길, S급 헌터는 법 위에 있는 것처럼 군다고 했던가?


난 그것이 S급 헌터쯤 되면 높으신 분들이 그렇듯 사회의 최상류층으로서 법적인 처벌을 슬그머니 피한다는 소리인 줄 알았다.


그러니까 위법행위를 저질러도 유야무야 기소되지 않는다든가, 은근슬쩍 기소유예 처리된다든가, 뭐 그런 식으로 말이다.


지금 보니 그런 의미가 아니었다. 그 모든 행위와 결과에 ‘슬그머니’ ‘유야무야’나 ‘은근슬쩍’ 따위는 어울리지 않았다.


영상 속 강준치는 그 모든 폭력을 당당하게 저질렀고, 그 모든 위법행위를 담은 영상을 인터넷에 공개적으로 올리기까지 했으며, 그러고도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았다.


따로 검색해 보니 이 사건을 다룬 인터넷 기사 따위도 전혀 없었다. 강준치가 기소되었다는 기사 또한 없었다.


범죄 현장을 목격하고도 아무런 조치 없이 물러났을 뿐인 경찰은, 영상이 올라온 후에도 전혀 움직이지 않았던 모양이다.



Ⓢ Kang : 트럭에 쓰레기 버리는 갯강구 촬영하려고 8시간 내내 밥도 안 먹고 잠복 중이었는데 보람이 있었다 ㅎㅎ



후환이 전혀 두렵지 않은 걸까. 지금도 강준치는 자기 글에 댓글을 달고 있었다.


나는 로그아웃한 다음 물었다.



익명 : 영상 너무 재밌게 봤는데 질문 좀! 이 영상 삭제 안 당하나요?


Ⓢ Kang : 옛날에 한 번 삭제당했을 때 본사 쳐들어가서 난동 부린 이후론 절대 삭제 안 당하지ㅋ


익명 : 개쩐다······.


Ⓢ Kang : ㅎㅎ 뭘 좀 아는 갯강구네



그놈의 갯강구가 뭔지는 따로 물어보지 않기로 했다. 나는 그저 글의 하단에 있던 링크를 타고 들어갔다.


국내 스트리밍 사이트에 강준치의 전용 채널이 마련되어 있었다.


거기 올라온 영상들을 훑어본 본 나는 강준치가 앞서 내가 본 것과 비슷한 영상을 일 년 이상 꾸준히 촬영해왔다는 것을, 그러니까 그놈의 정의 구현을 계속해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강준치가 올린 영상 제목들만 봐도 자극적이기 그지없었다.


‘무단횡단하는 할망구 다리 두 짝 다 분질러버림’

‘마트에서 새치기하고 모른 척하는 아줌마 눈깔 하나 뽑았음’

‘길거리 흡연하는 씹새끼 담배 두 보루 다 처먹이기’

‘고교 정벌 1편 - 나한테 중지 날리고 튄 고딩들 다니는 학교에 쳐들어감’

‘고교 정벌 2편 – 그놈들 눈썹, 머리칼, 손발톱 모조리 다 뽑았다’


업로드된 영상들의 조회수 또한 대단히 높았다. 모조리 수만 대, 이 정도면 숨기고 싶어도 숨길 수 있는 무언가가 아니다.


그런데도 아무런 정부 기관 차원의 응징이 없었다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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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62

  • 작성자
    Lv.57 상상마당
    작성일
    24.06.23 09:46
    No. 61

    근데 진짜 이게.펙트지 초월적인 힘을가진 인간은 절대로 평범한 사람들을 같은 인간으로 대우하지않을거임. 하물며 핸드폰 뭐쓰냐 옷뭐입냐로도 우열을 가리는판에 ㅋㅋㅋ 그저 군림하고 짓밟고 유린할 뿐임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47 boversk
    작성일
    24.06.23 16:57
    No. 62

    소설 내 댓글이 이렇게 재밌었던 건 처음이야...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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