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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미성 님의 서재입니다.

A급 헌터가 살아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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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새글

검미성
작품등록일 :
2024.05.23 21:16
최근연재일 :
2024.06.26 00:02
연재수 :
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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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6,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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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394
글자수 :
211,922

작성
24.05.31 00:01
조회
20,482
추천
811
글자
9쪽

인천 헌터 김극 - [1]

DUMMY

구글에 내 이름을 치면 나오는 인터넷 기사들이 수두룩하다.


그중 최신 기사를 보니 내 헌터 계약에 관한 내용이었다.



“4년 1800억 원” 중국 충칭시, 헌터 김극 상대 초대형 계약 제안



외국에서 온 계약 제안을 지렛대 삼으면 국내 계약이 유리해진다길래 중국에서 온 제안을 공개했더니 이런 기사가 나온 모양이다.


나는 기사 제목을 보고 또 봤다. 몇 번을 다시 봐도 믿기지가 않았다.


정말이지 현실감이 떨어질 정도의 금액이다. 1800억 원이면 대체 얼마냐?


도무지 실감이 잘되지 않는다. 이제 평생 로또 따윈 거들떠보지 않아도 되겠단 것만 겨우 느낄 수 있을 뿐이다.


히죽거리며 기사를 클릭한 다음 마우스휠을 내렸다. 내용이야 제목에 이미 전부 담겼으므로 댓글부터 보았다.


태극0823 : 하여간 각성자 씹새끼들, 살기 어렵다고 뻔뻔하게 헛소리할 때마다 알류미늄 방망이로 줘패야 돼

ㄴ 착실시공 : 진짜 각성자 인권이 어쩌고 씨부릴 때마다 재벌이 세금 때문에 살기 어렵다고 하소연하는 거 같아서 각성자들 모인 곳에 총기난사 하고 싶어짐


웃다 말고 정색한 채, 한동안 저 댓글들을 노려보았다. 비각성 찌꺼기 새끼들이 감히.


나는 즉시 대한각성연대에서 활동했던 경험을 살려 장문의 반박 댓글을 작성했다.


저 잘생긴 김극처럼 출세하는 각성자는 전체 각성자 중의 18%도 되지 않는다느니, 약 32%의 각성자들은 각성하기 전과 마찬가지로 평범하게 살 뿐이며 나머지 50%는 거의 죄인처럼 산다느니 하는 댓글을 달았다.


그러곤 즉시 입술을 깨물었다.


이게 다 무슨 시간 낭비인가 싶어진 탓이다. 대한각성연대 활동이 쓸모가 없었듯 내 이런 행위 또한 아무 쓸모가 없으리란 걸 알고 있지 않은가.


대한각성연대에서 활동할 때부터 익히 느껴온 사실이지만, 저 80%의 각성자들은 공중파 뉴스에 거의 나오지 않는다.


뉴스에 나오는 각성자라고는 나와 같은 소수의 운 좋은 경우뿐이다. 그 탓에 대한각성연대에서 각성자 인권 관련으로 호소할 때마다 우리는매번 저 댓글들과 같은 조롱에나 시달려야 했다.


그때마다 나는 그리 세상사에 통달한 척 냉소하는 놈들을 두들겨 패고 싶은 것을 애써 참아야 했고······.


제기랄.


*******


여기저기서 날아온 계약 제안들이 쌓인 지 벌써 한 달째다. 슬슬 계약을 결정할 시기라 인터뷰 요청도 수두룩했는데, 나야 예전부터 관심받길 즐겨온지라 어지간하면 거절하지 않고 모든 인터뷰 요청을 승낙했다.


Q. 어디서 훈련하고 교육을 받았느냐?


“부평 수렵 전문 학원이라고, 부평역에서 오 분쯤 걸으면 나오는 학원 있거든요? 거기 원장님 인상이 참 좋으시고요, 가격도 참 착해서 제가 지갑 사정이 좋지 않았는데도 부담 없이 다닐 수 있었습니다. 가격이 싸다고 수업이 거지 같은 것도 아녜요. 강사님들이 참 능력 있는 분들인데, 그중에서 특히 양태자라고 각성하신 트레이너 한 분 계시거든요? 그분에게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


Q. 헌터 활동 시작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게 된 것 축하한다. 앞날이 참 밝아 보이는데, 혹시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은 분이 있다면?


“박미형 아줌마요. 아, 시의원 당선되신 분한테 그냥 아줌마라고 부르면 실롄가? 아무튼 인천 시의원 활동하고 계신 박미형 씨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네요. 대한각성연대 활동할 때부터 그분 신세를 여러모로······”


이런저런 질문에 친절하게 대답해주다 보니 과연, 기습 폭탄 같은 질문 또한 투하되었다.


Q. 소년원과 교도소 신세를 진 걸로 아는데, 해명 혹은 사과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이때 나는 살짝 눈살을 찌푸렸지만 당황하진 않았다.


예상한 질문에 불과했다. 어떻게든 흠집을 내서 사람 주눅 들게 만들려는 놈들.


아마 질문한 놈은 내가 화내거나 난처해하길 바랐으리라. 그러나 나는 꿇릴 것이 없었다. 전혀.


난 당당하게 대답했다.


“음, 제가 콩밥 먹은 기간이 길긴 길죠. 그 콩밥들 왜 먹었는지 설명해줘요?”


Q. 폭행죄 관련이라 들었는데, 소년원 건부터 해명할 수 있나?


“정당방위였죠. 고등학교 입학 첫날에 버스가 안 와서 약 일 분 정도 지각하니까 학주가 시비를 걸더군요. 정확히 뭐라 했는지 기억은 잘 안 나는데, 대충 바닥에 엎드려 뻗치라고 한 것 같아요. 손에는 웬 각목 들고 있었는데 그걸로 빠따라도 치려 한 것 같고요.

나야 뭐, 나보다 키도 작고 어깨도 좁은 놈이 그러니까 같잖아서 무시하고 지나가려 했죠. 그러니까 그 새끼가 주제 파악 못 하고 제 뒤통수를 각목으로 툭툭 치지 뭡니까. 그럼 선빵친 거잖아요? 바로 면상에 스트레이트를 날려줬어요. 한 방도 못 버티고 뻗데요. 한심해서 얼굴 좀 밟아줬죠. 좆밥 새끼.”


내 질문에 기자는 조금 질린 눈치였다. 조금 머뭇거리더니 질문을 이어나갔다.


Q. 그 결과 해당 교사는 한쪽 눈이 실명됐다던데, 할 말은?


“그 새끼가 먼저 싸움 걸어놓고서 안경도 안 벗은 게 잘못이죠? 전 잘못 없습니다. 아, 그 탓에 소년원 가게 된 걸로 악감을 좀 품었긴 해요. 그 새끼랑 그 새끼 가족들은 나랑 길에서 안 마주치길 바라야 할 겁니다.”


Q. 교도소는······.


“그것도 정당방위였어요. 공익으로 훈련소 입소했더니 식사 끝나고 훈련생들한테 설거지를 시키는데 고무장갑을 안 줬어요. 훈련생들은 맨손으로 설거지하래. 고무장갑은 취사병들 전용이라나? 그날 저녁에 웬 설문지를 주면서 훈련 중 개선점 있으면 적으라길래 고무장갑 그거 적었더니 조교가 와서 누가 이딴 거 적었냐고 쌍욕을 하더군요.

뭐 꿇릴 것 있습니까? 내가 적었다고 말했죠. 그러니까 그 새끼가 나한테 다가와서 또 쌍욕을 해요. 당연히 화났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더니 그 새끼가 꼬우면 때려보라고 도발하던데, 그럼 결투 신청한 셈이죠? 바로 줘팼습니다.”


Q. 그 훈련소 조교는 다리에 영구장애가 생겼다던데


“그 새낀 나한테 고마워 해야 돼요. 그 새끼 한 대 맞으니까 바로 바닥에 쓰러져서 부들거리는데, 딱 봐도 맷집 약한 멸치 새끼라 가슴이라도 밟으면 어디 부러져서 죽어버리겠단 계산이 서더라고. 그래서 다리라도 잘근잘근 밟아준 거니 내가 그 새끼 목숨 살려준 거나 다름없습니다. 게다가 장애 생긴 덕에 그 새끼 전역했죠? 보훈처에서 보상도 해줬을 텐데 절 평생의 은인으로 모셔야 해요.”


좌중에 침묵이 흘렀고 나는 태연하게 앉아서 멀뚱거렸다.


이후로는 몇 가지 사소한 질문에 대답하니 인터뷰가 끝났다.


그리하여 또 작성된 인터넷 기사가 여럿이었는데, 그걸 우리 친애하는 박미형 씨가 본 모양이었다. 바로 전화가 걸려왔다.


「김극 씨?」

“아, 박미형 씨? 제가 인터뷰에서 일부러 박미형 씨 이름 언급했는데 잘했죠?”

「그건 고마운데,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왜 인터뷰에서 그런 식으로 대답했어요?」


내가 인터뷰에 지나치게 솔직한 태도로 응한 것을 탓하려는 모양이지? 나는 씩 웃으며 대답했다.


“걱정 마요.”

「걱정을 안 하긴? 계약 직전에 사고 치면 안 되죠!」

“걱정 마요. 이런 일로 문제 안 생겨.”

「그걸 어떻게 장담해요?」

“내가 여러모로 알아봤는데, 각성자 몸값 깎이는 기준에 도덕성은 없더라고요. 음주운전 해서 사람 치어죽였든 학창 시절에 누구 왕따 시켰든 그런 걸론 몸값 안 깎이데. 보니까 예전에도 얼음 능력자 하나가 왕따설 휘말렸는데 아무 문제도 없었던 걸 봤어요.”

「혹시 백담비 씨 말씀하시나?」

“이름까진 모르는데 여자 얼음 능력자이긴 했어요. 아는 사람이에요?”

「대한각성연대 시절에 제가 지원한 각성자 중에 그런 아가씨가 있어요. 얼음 능력자인데, 당시엔 얼음 능력이 저평가받지 않았거든? 그래서 뭣도 모르고 인천시가 그 아가씨랑 비싼 값에 장기계약했는데 나중에야 그 계약 취소시키려고 조잡한 짓을······」

“그거 맞나보네요. 아무튼 그 얼음 능력자 아가씨도 아무 문제 없었던 것처럼 저도 아무 문제 없을 거 확실해요. 다 그렇대.”

「그럼 대체 뭔 일이 있어야 문제가 생기는데요?」

“각성자가 뭔 사냥에 참여했다가 작전지역에서 무단이탈했다든가, 정신에 문제가 있어서 정신과에 들락날락한다든가, 뭐 이런 정신적 문제나······ 천식이 있다든가, 언제 수술받은 적 있어서 신체 어느 부위에 부상 재발 위험이 있다든가, 뭐 이런 신체 이슈로만 계약에 문제가 생기더군요. 과거에 범죄 좀 저지른 건 괜찮지만 심신 어느 쪽에 문제가 있어서 사냥 제대로 참여 못 할 것 같으면 그건 안 되는 거죠.”


나는 헌트웹에서 조사한 사례들, 그러니까 일베 행적이 발각된 각성자며 누구 성희롱하다 고소당한 각성자 등의 경우를 쭉 늘어놓았다. 그들 모두 이후 계약에 그 어떤 문제도 겪지 않았단 사실도.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65

  • 작성자
    Personacon 숫자하나
    작성일
    24.06.25 22:29
    No. 61

    운동선수들 몸값하고 비교하니 신인중에선 ㄹㅇ 초대형 계약이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숫자하나
    작성일
    24.06.25 22:34
    No. 62

    주인공 정도면 분노조절장애가 아닙니다 각보고 할만하다 생각했으니 들이 박았던거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7 koreazom..
    작성일
    24.06.26 03:45
    No. 63

    중학교 첫날이라고 하기도 하고 고딩 첫낳이라기도 하고 어디가 맞는 거임? 어니면 둘다 첫날 폭행사건?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7 koreazom..
    작성일
    24.06.26 03:46
    No. 64

    일베행적만 문제인 게 웃김. 여시 행적도 마찬가진데 ㅋㅋ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7 koreazom..
    작성일
    24.06.26 03:50
    No. 65

    1년 450억인데 너무 작음. 과자 한봉지가 몇만원으로 지금보다 10배 비싸니 현재 시세로 1년 45억임. 지금 야구 축구 선수 생각하면 너무 쌈.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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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얼음 능력자 백담비 - [4] +179 24.06.05 18,589 995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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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얼음 능력자 백담비 - [2] +48 24.06.04 17,230 729 14쪽
16 얼음 능력자 백담비 - [1] +85 24.06.03 19,242 836 14쪽
15 인천 헌터 김극 - [3] +101 24.06.01 20,758 88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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