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화. 세종 공화국.
진정한 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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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초인시대. 4권
19화. 세종 공화국.
1.
오산에 새로운 군단 사령부가 들어섰다. 5개 사단을 투입했으니, 사실상 세종시 전력의 반이 이곳에 투입된 셈이다. 상대는 3개 사단 병력. 그런데도 서울 남부 사령부와 지현의 군대까지 상대하고 있었다.
“뭐? 사망이 몇 명이라고?”
“2천여 명이 사망하고... 죄송합니다.”
수원 반란군과 첫 전투에서 아군이 무려 2천여 명이나 사망했다고 한다. 중무장한 사단이다. 상대도 1개 사단이었다고 한다. 지현이 세종시로 돌아온 다음 날 전투가 일어났는데, 1대 1로 전투한 결과가 그렇다고 한다. 믿을 수 없어서, 지현이 직접 전장으로 갔다.
스걱!
“마력 증폭제가 이렇게 강한 거였어?”
상대의 초소 하나를 제거했다. 그러자 지원 부대가 몰려왔는데, 그들이 마력 증폭제를 사용한 부대였다. 증폭제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일시적인 효과를 내는 마약으로 인식했었다. 그런데 그 효과가 24시간을 넘어간다고 한다. 더구나 상대는 초인도 아닌, 일반인들이었다.
“일반인을 초인으로 만들어 주는 비약이라는 말이지?”
상대도 아군의 강력한 화력에 놀랐는지, 전장에 2개 사단을 배치했다. 그것도 새로 투입된 사단은 비약을 먹은 사단이다. 전투력 지수는 대략 200점대. 초인단의 팀장 수준이다. 물론 세종 초인단의 팀장들은 평균 500점대로 높아졌다. 문제는 저런 비약을 전방 투입 전력에만 교대로 투약하고 있었지만, 최악의 상황에서는 1만 명이 전부 다 초인으로 변한다는 사실이다.
“초인 4개 단으로는 방어조차 어렵다는 말인데? 오크 전사단을 투입해야 하나?”
오크 전사단 1~2개로만 감당할 수 없다. 적어도 1천여 명? 그 정도는 투입해야 방어가 가능해진다. 상대가 미친 척하고 2개 사단 전체를 동원하면, 방어할 방법도, 대책도 없었다. 아주 심각한 상황이다.
“서울 놈들도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겠지?”
“그럴 겁니다. 남부로 2개 사단이 빠져나갔으니, 대치 전력이 반으로 줄었는데도 전혀 반격을 시도하지 않고 있습니다.”
짜증과 배신감으로 화가 난다. 이런 중요한 정보를 전달하지 않았다. 자신들을 도와주기 위해 나선 작전인데, 우리만 손해를 보는 것 같다. 아니구나. 그들도 그동안 엄청난 피해를 입었을 것이다. 서울 남부까지 밀렸다고 했으니, 예상도 안 되는 전력을 잃었을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도 그들 지도부와 직속 초인들은 전혀 투입하지 않고 있었다. 병사들이야 죽든 말든 상관없다는 태도. 병력은 죽어도 대체할 수 있지만, 초인들은 대체 불가능해서 아끼는 거다.
“신형 마력총을 투입할까요?”
“아직 완성하지 못했잖아? 방어 계획을 전면 수정하자. 여기도 화력 전투로 전환해야겠다. 포병 전력이 부족하니 전차와 장갑차로 지연전을 하면서, 주요 거점에는 초인단과 병력으로 매복해서 종심 방어로 계획하자. 작전계획을 다시 보고하라.”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기갑 부대로 지연전하고, 병력은 종심 깊게 배치해서 화력 전투와 살상지대 전투로 작전계획을 변경하겠습니다. 역습 계획도 별도로 보고드리겠습니다.”
병력의 배치가 조정되기 시작했다. 세종시 외곽에 설치되었던 콘크리트 방벽을 옮겨서 주요 거점에 방벽을 설치하기 시작했다. 초인이라면 10미터 높이의 방벽도 소용이 없겠지만, 그래도 대규모 전력이 전진하려면 장벽이 된다. 더구나 그 방벽에는 중화기 무기를 집중 배치하고, 화력 전투와 살상지대 전투를 수행하게 된다. 그리고 초인단을 접근로에 매복시켜서 수시로 기습할 생각이다.
오산 군단 초인단에 오크 전사단 1천 명이 투입되었다. 지현은 초인단의 이름을 오산 초인 사단으로 변경하고, 총 1,500여 명으로 수색, 정찰, 매복 훈련을 시켰다. 수원에서 오산에 이르는 접근로 상에서 매복 전투와 살상지대 전투에 투입할 수 있도록 훈련하는 것이다. 기동 방어와 종심 방어를 결합한 방어 형태.
“여기에도 전투단 양성소를 설치하자.”
그래도 불안해서 새로운 전투단 양성소를 설치하고, 오산 주변으로 젊은 청년들 모집에 나섰다. 이전에는 게이트 안에 전투단 양성소를 두었지만, 3서클 마법사의 등장과 마력주 덕분에, 이제는 게이트 밖에서도 유사한 효과를 낼 방법을 찾았다. 그래서 전투단도 5개로 늘어났다. 1차 목표는, 초인 사단 1천 500명을 1만 명까지 늘리는 것이다.
“적 발견. 살상지대 3번.”
“가용한 화력을 집중하겠습니다.”
방어 준비로 바쁜 나날을 보내던 오산 군단, 한 달이 지났을 때 적이 먼저 도발을 해 왔다. 한 달이 적의 공세 전환 시간인 듯하다. 마력 증폭제 생산이나 보급 시간이 그 정도 걸린다는 의미다. 아직은 적에 관한 정보가 너무 부족하다.
“여기는 11초소. 3 살상지대에 화력 집중 요망. 이상!”
투투투투!
초소에서 중화기가 불을 뿜는다. 그리고 조금 시간이 지나자 포병 사격이 시작되었다.
쾅. 콰아앙!
새롭게 짜인 작전계획대로 오산 군단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전방 초소는 1차 응사만 하고서는 바로 철수해서 장벽이 있는 거점으로 옮겨간다. 그리고 그곳에 배치된 장갑차, 전차, 토우, 미사일 등이 사격을 시작했다. 움직이는 개인 병력을 표적으로 삼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화기지만, 지금은 장벽으로 인해서 병목 현상이 일어난다.
쿠웅. 쿠우우우우웅!
지현의 지시로 만들어진 최초의 포병 사단. 세종시가 가진 포병의 절반, 20개 대대로 구성된 포병 사단이 사격을 시작했다. 360문이 한 지역에 화력을 집중한다. 10분간 3,600발이 집중되자, 아무리 초인 사단이라고 해도 버틸 수가 없다. 살상지대에 들어선 적의 2개 연대가 아비규환이 되어 버렸다.
“초인 사단이 도착했습니다.”
“우리가 마무리하겠다. 포병에게 연신 사격을 요청하라.”
“돌격!”
지현이 앞장선 초인 사단. 측방으로 기동해서 적의 후방 연대를 공격했다. 아직 3천여 명이 넘는 적들이 존재했지만, 오크 전사가 대부분인 이들은 상대보다 2~5배나 더 강한 전사들이다. 1천 500명으로 3천을 쓸어버리는 작전?
콰직. 서걱. 푹!
오크 전사의 도끼가, 적을 무기와 함께 갈라 버린다. 이들에게는 검술도 필요 없다. 육탄 돌격과 무식한 휘두름. 사실 저런 게 더 공포를 준다. 인간 초인단은 적의 병사들 목만 쳐서 죽인다.
사아아악!
지현이 춤을 춘다. 길게 늘어진 강기가 주변을 쓸고 지나가 버렸다. 갑자기 생겨난 공간. 그 공간을 가로질러서 달리면서 강기 채찍을 흔들어 댔다. 무인지경. 초인인 상대가 겁을 먹고 도주한다. 이런 광경은 처음 볼 것이다. 스치기만 해도 팔다리가 끊어져 버린다.
“크아악!”
“괴물들이다. 도망가자.”
마약이나 다름없는 증폭제를 복용한 병사들이다. 무서움을 모르는 그들을 공포로 물들게 만드는 위력. 상대는 조직력이 무너졌다. 상대의 중간 간부들이 병사들을 방치하고 도주하기 시작한다.
“중지. 추격을 중지하라. 사단장. 전장을 정리하라.”
“추웅!’
도발한 적의 사단이 전멸했다. 살아 있는 자들도 포탄에 육신이 찢어지거나 파편으로 걸레가 된 상태. 이미 마약에 중독되어 회복도 어려운 자들이다.
“죽여라. 이들은 이미 인간이 아니다.”
푹. 서걱!
잔인하지만, 어쩔 수 없다. 아니다. 지현이 연구하면 저들도 살릴 방법이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다. 수하 2천 명을 앗아간 놈들이다. 죄책감이 약간 생겨났다가 사라졌다.
‘저들은 적이다. 동정을 보이면 안 돼.’
반란군과 2번째 전투는 대승을 거두었다. 그래서일까? 한 달이 지나도 적들의 도발은 일어나지 않았다. 전투는 소강상태가 되었다.
“내가 당분간 여기에 있을 테니, 신형 마력총 생산을 빨리하라고 전하라.”
불야성과 몬스터를 상대하다가, 일반 병사의 무력을 증진할 방법으로 마력총 개발에 나섰다. 1년이 지나서야 시제품이 나왔다. 기존 마력총의 원리에다가 일반인이 사용할 수 있도록 아티팩트 형식을 적용한 새로운 신형 마력총, 가명은 S-1. 세종식 1호 총이라는 의미로 붙여진 것이다. 미영 과학자들이 세종 연구소에 가담하면서 마력총의 개량이 가능하게 되었다. 더구나 햄튼 백작의 수석 마법사가 아티팩트 형태의 장치 개발을 하면서 새로운 총기가 탄생한 셈이다. 출력이 이전보다 2배나 더 강력한 소총. 하지만 아직은 시제품 상태. 마지막 실험이 남았지만, 바로 생산 지시를 내린 것이다.
세종 과학 연구소.
타앙! 쾅!
“마력 소모가 너무 많습니다. 마력주 1개로는 10발 사격 정도입니다.”
“이건 저격수용이라는 의미인데...”
신형 S-1 마력총을 개발했지만, 아직 대량 생산하기에는 단점이 너무 많았다. 단발용에다가 그 비싼 마력주를 잡아먹는 소총이다. 일반 병사가 사용할 수 없는 소총으로 활용도가 떨어진다.
“출력을 반으로 줄이거나... 아니면 마력주를 작은 구슬처럼 만들면 위력이 약해질 겁니다. 탄창처럼 만들어 자동 보충하게 하면 10배로 사격이 가능해질 겁니다.”
“둘 다 보강해 봅시다. 출력 조절 장치만 개발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 같은데...”
“그 부분은 제가 보강하겠습니다. 마나 조절 회로를 다시 새기면 마력 조절은 충분히 가능할 것 같습니다.” “유능한 마법사님이 계시니, 가장 큰 문제가 너무 쉽게 해결되어 버리는군요. 언제까지 가능할까요? 전방 상황이 좋지 않아서 매일 독촉 전화가 오는 중인데...”
“다음 주 정도면...”
세종 과학 연구소에 3서클 마법사가 가담하면서 혁신이 일어났다. 과학, 기술과 마법의 만남. 이번 소총의 개발은 그중에서 가장 혁신적인 일이 될 것 같다.
“마나 회로도를 중첩 설계하면 가능합니다.”
지현은 마법사의 역할을 보고 받았다. 지금은 1서클 마법사만 참여했는데, 햄튼 백작령 수석 마법사를 다른 연구에도 참여시켜야 할 것 같다. 특히 지금 연구되는 토륨 소형 원자로 개발은 중요하다. 핵연료 엔진을 대체할 새로운 엔진.
“무게를 줄이는 것도 가능할 테고...”
마법 회로도를 중첩할 수 있다면, 그 활용도는 무궁무진하다. 그런데 지현의 마법은 아직 발전이 없다. 아니다. 힐 마법에 특화되어 버렸다. 다른 2서클 마법의 실현이 안 된다. 온유진의 방법으로 시작해서 그런가?
“2서클 마법을 전부 외웠고, 이해도 하고 있는데...”
서클을 만들었는데도 다른 2서클 마법 시전이 되지 않는다? 물론 지현이 만든 서클은 정상적인 2서클 형태가 아니기는 하다. 수직으로 형성된 서클. 혈맥을 뚫어서 만든 서클이다. 그리고 그 혈맥 바로 옆에는 기맥이 존재해서 오러가 유통되고 있었다. 그것 때문일까? 그 말은 마법을 사용할 때는 오러를 마나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그럼, 힐 마법은 왜 가능한 걸까?
‘제로. 너의 가설이 틀렸잖아? 다시 연구해 봐.’
반란군 때문에 오산 기지에 3개월째 머무는 중이다. 매일 정찰하고, 적의 움직임을 확인한다. 생각보다 적이 강하기 때문에 지현이 직접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 그런데 아침부터 상대 진영이 어수선하다. 무슨 일이 생긴 걸까?
“참모장. 저들이 왜 저럴까?”
“방금 정보 요청을 했습니다. 내부 반란으로 보입니다.”
“내부 반란? 그렇게 보는 이유는?”
저들은 보급이 끊어졌다. 이제 자급자족해야 하는 실정. 남자는 모두 잡아다가 군인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경제는 이미 마비된 상태였다. 지현이 오산과 용인을 점령하면서 생긴 문제가 이제야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인류를 구하라.
- 작가의말
4권 시작이군요. 재미 있게 읽으시는 분이 계시니, 끝까지 가보겠습니다. 오늘 하루도 제 글을 통해서 작은 즐거움을 얻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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