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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몽기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완결

도월씨
작품등록일 :
2023.05.19 13:49
최근연재일 :
2023.05.20 22:45
연재수 :
65 회
조회수 :
17,708
추천수 :
202
글자수 :
371,828

작성
23.05.19 22:00
조회
171
추천
3
글자
11쪽

비밀

DUMMY

“엣취.”


“왜 그러느냐? 고뿔이라도 걸린게냐?”


“아, 아닙니다. 갑자기 코가 가지러워서.”


“그럼 다행이구나. 어서 호흡에 집중하거라.”

안이 후계자로 선택된 이후, 동주가 제일 먼저 시킨 훈련은 천기의 흐름을 느끼는 일이었다.


이미 천기의 기운이 안의 몸에 흐르고 있었으나, 그 숨겨진 흐름을 밖으로 꺼내는 일을 맡긴 것이었다.


“사형, 저것좀 보십시오. 고작 하루밖에 안됐는데, 안 공자의 기운이 벌써부터 범상치가 않습니다.”


서철문이 옆에서 떡을 먹고 있던 법소를 툭 하고 치며 말했다.


“그래, 그것보다도 나는 저 낭자가 신기하구나.”


“무엇이 말입니까?”


“저 낭자의 몸에서 천기의 냄새가 아주 진하게 남아있어.”


“에이, 사형께서 착각 하신 거겠지요. 무슨 이제야 수련을 하는 낭자가 그렇게 진한 기운을 가지고 있겠습니까?”


“네, 네놈이 지금 이 사형의 코를 의심하는게냐?”


법소가 들고 있던 떡을 치켜 올리며 서철문을 위협하자, 서철문이 몸을 숙이며 방어 자세를 취했다.


“저기, 싸울거면 다른곳에서 싸우시지요. 집중이 잘 되질 않습니다.”


수련을 하던 안과 은월이 언제부터 지켜 보고 있었는지 말다툼을 하던 그들을 바라봤다.


“아, 공자. 죄송합니다. 저희는 이만 가보도록 하죠.”


“됐습니다. 어차피 이제 사부님께서 모이라고 하신 시간이니 같이 이동하지요.”


안이 나무에 걸어놨던 겉옷을 챙기자 은월도 주섬주섬 자신의 물건을 챙겼다.


“아하하, 그러고 보니 스승님께서 말한 시간이군요. 어서 이동하시지요.”


서철문이 멋쩍게 자리를 떠나자 법소 또한 마지막 남은 떡을 입에 넣고는 몸을 움직였다.


“어흠!”


네명이 동주를 찾아갔을때는 이미 다른 이들이 모두 모인 상태였다.


옆에 있던 관방이 헛기침을 하며 법소와 서철문을 쳐다보자, 그들이 재빨리 손을 올려 동주에게 예를 갖췄다.


“스승님. 시간에 제때 맞춰 온다고 했는데, 벌써 이렇게 다 모였는지 몰랐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래, 그래. 괜찮다.”


동주는 괜찮다는 듯 앞에 놓인 찻잔을 들며 고개를 흔들었다. 그러나 관방은 신경쓰이는 것이 있었는지 작은 목소리로 법소를 향해 말했다.


“법소...네놈 입좀 닦아라!”


“아!”


관방의 주의를 알아차린 법소가 황급히 소매로 입을 닦았다.


“방아, 뭘 그리 엄하게 그러느냐.”


“...죄송합니다.”


“자! 어찌됐든 모두 모였으니 이제 할 말을 해야겠구나. 그런데... 안아, 왜 뒤에 있느냐? 이리로 오거라.”


“저 말씀이십니까?”


“그래, 당연 후계자라면 내 옆자리에 앉아야 하지 않겠느냐?”


동주가 어린아이를 달래듯 손짓하자, 처음에는 주저하던 안이 결국 그의 옆으로 다가가 앉았다.


“자, 그럼 너희들에게 해줄 이야기가 있단다.”


동주는 천천히 입을 열어 그간의 일들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자신이 천주와 본 미래.


구호방을 만든 이유부터 시작하여, 정체를 알수 없는 자와 10년전에 있었던 사건. 그리고 하늘의 문이 주기적으로 열리는 진실을 앞에 있는 이들에게 모두 밝혔다.


“스승님, 어느 정도는 예상하고 있었지만, 결국 모든 것은 하늘의 순리대로 흘러간 것이군요.”


“그래, 맞다.”


“믿을수가 없습니다. 이곳 말고도 또 다른 세계라는 것이 존재했다니.”


“그렇다면, 저희가 스승님의 제자가 될 것이라는 것과 첫째 공자가...”


각각의 제자들은 잠시 혼란이 왔는지 입이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소란을 잠재운 것은 다름아닌 안의 목소리였다.


“그렇군요.”


누구보다 냉철한 목소리.


안이 그들의 말을 뚫고는 침묵을 만들어 냈다.


“사부님께서는 모든 것을 알고 계셨는데, 왜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으셨는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안은 동주를 바라보며 물었다. 누구보다 깊은 눈동자와 맑은 기운. 천기와 지기가 서로 합해져 조화를 이루는 원기.


이때, 동주는 자신이 찾던 인물과 안이 동일인물이라는 것을 눈치챘는지 작게 미소를 머금었다.


“그것은 궁금해서 물어보는 것이냐, 아니면 나에 대한 분노를 표현 하는 것이냐?”


“처음에는 분노였으나, 지금은 앞 날만 생각하기 때문에 순수한 질문입니다.”


안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모든 시선이 동주에게 향했다. 그리고 그의 입이 열리려는 찰나, 은월의 손이 작게 떨렸다.


“방금 말했다 싶이, 나도 파악하지 못한 인물이 이 세상에 혼란을 불러 오고 있었다. 물론, 천주께서는 세상에 관여를 하지 않기에 내가 모두 책임지고 있었지.”


“사부님께서도 알아내지 못하시는게 있으시군요.”


“그래, 그 인물 또한 처음에는 그저 순리대로 흘러가는줄 알고 아무런 행동을 할 수가 없었단다. 만약 그 인물이 있던 곳에서 내가 바로 죽여버렸다면 하늘의 순리가 깨지는 것이였지.”


동주가 이야기를 하던중 목이 말랐는지, 찻잔을 손가락으로 치자 관방이 조심스럽게 차를 따랐다.


“그 인물을 찾겠다고 마음 먹으신 이유가 있으십니까?”


안이 다시 한번 묻자, 동주가 차를 입으로 넘기고는 말을 이어나갔다.


“진명이라고 했던가? 그 아이의 역할이 컸단다.”


“형님이요?”


“그래, 내가 본 미래라면 원래 그 자리에서 구씨가의 모든 사람들은 죽었어야했다. 그런데, 그 아이가 마지막에 행동한 희생덕분에 모든 판이 달라졌지.”


“그렇군요. 그 정도면 충분합니다.”


“더 묻지 않는게냐?”


아직 설명할 것이 더 남았던 동주였으나, 단호하게 보이는 안의 모습으로 인해 말을 아꼈다.


“스승님, 그렇다면 저희는 이제 무엇을 해야합니까?”


“재시험도 물건너 갔고, 내 설명을 들었으면 어느정도 눈치채지 않았느냐?”


“그 말씀은...”


원공이 미간을 찡그리며 말 끝을 흐렸다.


“맞다, 그들과 싸워야 하지 않겠느냐? 이제 너희들에게 각자 할 일을 알려줄 터이니 잘 듣거라.”


동주가 말을 마치며 손을 뻗어 원공과 관방, 그리고 법소를 지목했다.


“공이와 방이, 소는 지금 당장 북남국으로 향하거라. 가서, 북남국의 움직임을 잘 살펴보고 간간히 소식을 전하거라.”


“예, 스승님.”

“그리고, 철문이와 목이, 도는 원래 하던대로 구호방의 인원들과 황국의 공주를 비밀리에 돕거라.”


“알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안과 월이는 마벽을 없애거라.”


“알겠...예?”


“왜 그러느냐? 말그대로 마관도주 마벽을 없애거라.”


뜻 밖의 이름이 그의 입에서 나오자, 안과 연목을 제외한 나머지 제자들이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사부님, 비록 마벽이 제 형님의 원수이기는 하나, 아직 제 실력으로는 그를 이길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걱정말거라, 든든한 조력자가 있으니.”


“조력자요?”


“사실, 조력자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동주의 말에 그 누구도 이해하지 못한 표정을 지었다.


“사부님께서 왜 직접 나서지 않는 것 입니까?”


“원수는 직접 갚아야 하지 않겠느냐? 그리고 나는 할 일이 있단다.”


“....알겠습니다.”


안이 허리를 굽혀 동주에게 예를 갖추자, 그 뒤로 몸을 움츠린 은월의 모습이 동주의 눈에 들어왔다.


‘음..’


동주는 은월의 모습을 보며 고민에 잠긴 듯 싶다가, 이내 손을 휘저으며 입을 열었다.


“뭣들 하느냐? 빨리 빨리 움직여야지.”


“아, 네 스승님.”

동주의 말에 천관의 제자들이 하나 둘씩 자리를 떠났다.



***


“이럴수가 어찌 나에게 매번 이런일이 일어난다는 말인가.”


거지 같은 몰골로 만두를 집어 먹고 있던 남자가 한탄을 하며 고개를 푹 숙였다.


기영.


구씨의 부탁을 받고 안을 찾아 소연국으로 향했던 기영이였다.


“도련님이 언제 소연국에서 언제 천관에 가신거지!”


기영은 소연국에 도착해서 한가지 방법을 떠올렸었다.


소연국에서 안의 행방을 찾던중 그가 세화서고에 갔다는 사실까지 알아냈었지만, 세화서고는 그곳에서 길을 열어주지 않는 이상 발견하기가 매우 어려웠기에 지금 껏 거지행세를 하고 있었다.


이렇게 소연국에서 오랫동안 기다리다보면 안이 분명히 이곳을 지나갈것이 뻔했고, 그렇게 된다면 그를 만날 수 있을거라 생각한 것이다.


‘지금이라도 당장 북남국으로 가야하나? 그런데 복성을 지나치면 내 얼굴을 아는자가 있을텐데..’


기영이 자신의 처지를 보며 고개를 떨굴 때.


“이보게.”


“응?”


기영의 뒤로 누군가가 나타났다.


“자네가 기영인가?”


“맞, 아니. 누구시오?”


기영은 자신과 마주한 노인을 바라봤다. 몸에 흐르는 진한 천기의 기운이 그의 머리를 자극했다.

“음, 제대로 찾아왔군. 자네 안을 만나고 싶은게지?”


“그것을 어떻게..”


기영은 자신의 정체와 안의 존재를 알고 있는 노인을 향해 의구심을 품었다.


“아, 나는 동주라고하네.”


“동..동주!”


기영이 자신을 의심하는 눈초리를 보이자 동주가 재빨리 자신의 정체를 밝혔다.


그러자 기영은 봐서는 안되는 존재라도 본 것 마냥 잽싸게 동주에게 인사를 건넸다.


“허허, 구씨가 사람들은 다 재밌는 사람들 뿐이군.”


“그, 그나저나 도련님을 제자로 삼으셨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어찌 이곳에 와 계시는 겁니까?”


“아, 안이와 천관의 제자들은 어제 각자의 임무를 부여받고 떠났네.”


동주가 그간 있었던 일을 기영에게 설명했다.


“아니, 그럼 지금 도련님이 위험한 것이 아닙니까? 이럴 시간이 없습니다.”


기영이 정신이 들었는지 황급히 자리를 뜨려하자, 동주가 그를 막아섰다.


“으음, 아니네. 자네는 따로 할 일이 있어.”


“그게 무엇입니까?”


기영이 안절부절 하는 모습을 계속 보이자 동주가 품속에 있던 작은 방망이로 그의 이마를 쳤다.


“악! 뭐하시는 겁니까?”


“진정좀 하고 말좀 듣게나.”


동주에게 맞은 자리가 아팠는지 그곳을 부여잡던 기영은 순간 모든 잡념이 사라져 가는 것을 느꼈다.


“이것은..”


“이제, 좀 말할 수 있겠군.”


동주는 멍한 표정을 짓는 기영을 바라보며 입을 열기 시작했다.


“먼저 이 방망이를 가지고 세화서고로 향하게. 이 방망이가 그 길을 알려줄 것이야.”


“아, 알겠습니다. 그리고 나선 무엇을 해야합니까?”


“훗날 안이 이곳으로 다시 되 돌아 오게 된다면, 그때 이 방망이를 견목에게 건네주면 된다네.”


“이 방망이를 말입니까?”


“그래, 그것에 모든 답이 있으니, 절대로 먼저 그 방망이를 견목에게 줘서는 안된다네. 반드시 안이 돌아왔을 때 건네줘야 할게야.”


“왜 직접 전해주지 않으십니까?”


마치 어디로 떠날 것 같은 그의 말에 기영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늙은이가 이제 살면 얼만 살겠는가? 미리 차선책을 두는게지.”


동주는 작게 미소를 머금고 마지막 말을 남긴체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동주...”


기영은 막중한 임무를 맡은 것이 무겁게 느껴졌지만, 안에게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재빨리 소연국을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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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남매 23.05.19 175 3 11쪽
» 비밀 23.05.19 172 3 11쪽
34 후계자 23.05.19 181 3 12쪽
33 조우 23.05.19 179 3 12쪽
32 천관으로 23.05.19 182 3 11쪽
31 수도자 부대 23.05.19 178 3 22쪽
30 소산 23.05.19 184 3 14쪽
29 구호방 23.05.19 171 3 15쪽
28 황국으로 23.05.19 175 3 16쪽
27 또 다른 세계 23.05.19 180 3 13쪽
26 집어삼키다 23.05.19 191 3 14쪽
25 깨어나다(2) 23.05.19 197 3 19쪽
24 깨어나다(1) 23.05.19 198 4 16쪽
23 시작(4) 23.05.19 226 3 18쪽
22 시작(3) 23.05.19 212 3 11쪽
21 시작(2) 23.05.19 219 3 9쪽
20 시작(1) 23.05.19 228 3 18쪽
19 움직이다(4) 23.05.19 242 4 10쪽
18 움직이다(3) 23.05.19 222 3 10쪽
17 움직이다(2) 23.05.19 240 3 11쪽
16 움직이다(1) 23.05.19 267 3 14쪽
15 발단(3) 23.05.19 256 3 11쪽
14 발단(2) 23.05.19 300 3 16쪽
13 발단(1) 23.05.19 297 3 11쪽
12 마관도주 그리고 천관 23.05.19 313 3 14쪽
11 태동(4) 23.05.19 359 3 12쪽
10 태동(3) 23.05.19 376 4 15쪽
9 태동(2) 23.05.19 402 3 12쪽
8 태동(1) 23.05.19 452 3 18쪽
7 천주와 동주 23.05.19 470 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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