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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하자

천몽기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완결

도월씨
작품등록일 :
2023.05.19 13:49
최근연재일 :
2023.05.20 22:45
연재수 :
65 회
조회수 :
17,565
추천수 :
202
글자수 :
371,828

작성
23.05.19 21:40
조회
178
추천
3
글자
12쪽

후계자

DUMMY

관수성의 성벽위로 북남국의 기가 솟아올랐다.


치열한 공방전 끝에 결국 북남국이 함락 시킨 결과였다.


무엇보다, 이번 전투로 가장 큰 이득을 취한 것은 다름아닌 구방이었다.


수도자들로 구성된 황국의 병사들의 시체가 쌓이면 쌓일수록 마영적에게는 이득이였고, 결국 그들의 힘을 취하면서 구방은 또한번 승급을 이뤄냈다.


무아.


한 평생 수련에 매진해야 오를 수 있다는 경지에 발을 내딛은 것이다.


“축하드립니다.”


“별 말씀을요. 오히려 북남국이 관수성을 함락했으니 제가 더 축하드려야지요.”


“하하하, 이제 구 장군께서는 완벽히 북남국의 사람이 되셨으니, 이번 공로도 아마 장군께서 가지게 되실겁니다.”


“공은 장군이 가져가시지요, 제가 원하는건 오로지 왕준의 목입니다.”


구방과 북남국의 장수 한명이 서로를 향해 덕담을 나누며 이번 결과에 대해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때 스승님께서 기다리지 말고 바로 공격을 하라고 하신 이유가 대체 무엇이였을까.’


그러면서도 구방은 한편으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의문을 떠올렸다.


관수성에서 수도자들이 조금 더 모이길 기다리고 있을 때, 마벽이 뜬금없이 찾아와 구방에게 공격을 서두르라고 명령했다.


물론, 이미 쌓인 시체가 많아서 승급을 하기는 어렵지 않았으나 그 의도가 궁금했다.


“장군, 무슨 생각을 하십니까?”


“아, 아닙니다. 이제 황국까지 얼마 남지 않았으니, 서둘러 정비를 마치고 출발하시지요.”


“네, 알겠습니다.”


구방은 하루빨리 황국으로 이동하기 위해 정비를 하기로 선택했다.


무아의 경지에 올라 공간을 이동할 능력이 생겼으나, 이제 갓 발은 내딛은 것이기에 함부로 움직이지 않기로 결정했다.


***


쉬익.


“대단하군요.”


“대사형, 보이십니까? 안 공자가 정말 놀랍도록 달라졌군요.”


이른 아침부터 천관의 뒷편에서 검이 휘날리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안이 아침에 몸을 풀기 위해 검을 휘두르며 수련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원공과 서철문은 그저 벌어지는 입을 다물지 못하고 지켜만 볼 뿐이었다.


“잠시 지나가도 되겠습니까?”


“아, 지나가시지요.”


안이 세수를 할수 있게끔 물을 담아온 은월이 삐죽 튀어나와 길을 지날 수 있게 허락을 구하자, 서철문이 몸을 틀어 길을 터주었다.


“감사합니다.”


은월은 고개를 살짝 숙여 답례를 한뒤 안에게 조금 떨어진 곳 까지 가서 멈춰섰다.


“후우..”


휘두르던 검을 멈춰 세운 안이 자연스럽게 은월이 서 있는 곳으로 다가가 물로 얼굴을 젖혔다.


“도련님, 여기.”


은월이 건넨 수건을 받아든 안이 얼굴에 묻은 물기를 털어내며 시선을 한곳으로 돌렸다.“아침부터 몰래 구경만 하시는 겁니까?”


“흠, 구경을 하면 안되는 것 입니까?”


“아닙니다. 마음껏 하셔도 됩니다. 혹여, 다리가 아프시지 않을까 걱정이 돼서요.”


안은 몰래 숨어있던 관방을 바라보며 장난스럽게 농을 던졌다.


“뭐, 다리는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공자의 팔이 아프지 않을까 오히려 걱정이 되는군요.”


서철문과 원공과는 다르게 몰래 구경을 하다가 들킨 것이 부끄러웠는지, 툭툭 거리는 말투로 안에게 답했다.


“방아.”


원공이 입맛을 다시며 주의를 주자 관방이 황급히 그들의 곁으로 다가갔다.


“그나저나, 공자께서는 지기를 수련하셨다고 들었는데, 검을 수련을 하시는군요?”


“아, 물론 스승님께 모든 것을 배우기는 했지만, 저는 검이 더 편하게 느껴져서, 평소에는 기를 수련 하지 않습니다.”


“검에 기를 불어넣어 공격하는 법을 익히시면 더 좋으실텐데요.”


“음, 그것은 나중에 생각해보도록 하죠.”


안은 파고드는 질문이 귀찮아 지겠다 생각이 들었는지 대화의 흐름을 끊어 냈다.


“밖에서 그만 떠들고 다들 안으로 들어오거라. 목이가 도착했다.”


안에서 들려온 동주의 목소리에 밖에 있던 이들이 재빨리 안으로 발을 옮겼다.


“사저.”


“사매.”


“아, 대사형, 사형, 그리고 철문이. 오래간만입니다.”


안으로 들어서자, 동주아 마주 앉아 있는 연목과 영도가 눈에 들어왔다.


오랜만에 만난 얼굴에 그들의 미소가 떠나갈 생각이 보이지 않았다.


“처음 뵙겠습니다. 영도라고 합니다.”


“아, 네가 영도로구나. 반갑구나.”


천관의 마지막 제자라는 이야기를 얼핏 들은 원공이 앞으로 나서서 인사를 건넸다.


“그런데, 너희들은 왜 뒤에 가만히 서 있느냐? 앞으로 다가와 인사를 나눠야지.”


동주가 멀찍이 떨어져 있는 안과 은월을 바라보며 손짓하자, 그제서야 그 둘이 앞으로 다가왔다.


“공자, 오랜만입니다. 분위기가 많이 달라지셨군요.”


“오랜만입니다.”


안과 연목이 서로 예를 갖춰 손을 들어 올렸다.


“형님의 일은...”


“괜찮습니다.”


안은 슬픈 기억이 떠오를까봐 연목의 말에 긴 답을 하지 않았다.


“자, 어수선한 분위기는 잠시 정리하고 나머지 얘들도 불러 모으거라. 목이와 도가 왔으니, 후계자를 받을 의식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


“지금 바로 해야 합니까?”


“물론! 어서 빨리 정식으로 후계자를 받고 싶구나, 아침 식사는 그 이후에 하도록 하자.”


“예, 알겠습니다. 스승님. 다들 뭣들 하고 있느냐, 어서 준비를 하지 않고.”


“네, 대사형.”


동주와 원공의 말에 나머지 제자들이 황급히 의식을 위한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월아, 너는 내 방에 들어가서 잠시 기다리도록 하거라.”


“네? 도련님이 의식을 치루는 것을 보면 안되는 것입니까?”

“그건 아니지만 여간 정신이 없을 것 같아 그렇단다.”


“알겠습니다..”


안이 속닥거리는 말투로 은월의 귀에 말을 전하자, 은월이 툴툴 거리며 안의 방으로 돌아갔다.


“자, 안아. 이리로 가까이 다가오거라.”


어느세 준비를 마친 제자들이 양옆으로 서 있고 상석에 앉은 동주의 앞에 방석과 술잔이 놓여 있었다.


그것을 바라본 안은 천천히 다가가 무릎을 꿇고 동주를 향해 절을 올렸다.


“나, 구안은 이곳에 모인 천관의 제자들 앞에서 이 시간부로 동주의 후계자가 됨을 알리는 바입니다.”


절을 마친 안이 술잔을 들어 올리자, 옆에 있던 원공이 술을 따라 주었다.


“천관의 주인이자 천도의 수장인 나 동주는, 이 시간부로 구안을 후계자로 삼아 온 세상에 천도의 가르침을 전파하고자 하니, 모든 천도의 수도자들은 구안을 나를 보듯이 대해야 하며, 이 소식을 천주께도 바치니, 구안의 앞길의 무한한 안녕이 있기를 바라는 바이다.”


서로를 향한 맹세를 외친 안과 동주가 술을 들이 마셨다.


이렇게 그토록 원하던 후계자를 원한 동주는 소원을 이뤘다.


‘앞으로 얼마 남지 않았구나.’


속으로 의미심장한 말을 내 뱉은 동주는 앞에 있는 구안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


다음날 아침.


온 대륙에는 엄청난 소식이 빠르게 번져나가기 시작했다.


모든 수도자들의 스승이라고 불릴만한 동주의 후계자가 탄생했다는 이야기.


그리고 그 이야기의 주인공이 구씨가의 셋쨰 공자라는 소문이 온 곳을 뒤흔들기 시작했다.


“방금 뭐라 했느냐?”


흐리멍텅한 눈빛으로 대전에 나와 있던 왕준의 정신이 잠깐 되돌아 온 것마냥 맑아졌다.


“그, 역적의 자식인 구안이 동주의 후계자가 되었다고 합니다.”


대신 한명이 말하기를 주저하다가 이내 떨리는 목소리로 왕준에게 고했다.


“구안이... 후계자라고?”


왕준의 눈빛이 흔들렸다.


“오, 오늘은 이만 퇴궐해야 겠소.”


왕준은 다급히 퇴궐을 명하고 자리를 벗어났다.


그 무렵 왕화원의 거처.


“그게 사실인가요?”


“네, 안 공자께서 동주의 후계자가 됐다는 소문이 도성에 쫙 퍼졌습니다.”


“한 동안 소식이 없더니, 이렇게 놀랄만한 이야기로 돌아오는군요.”


“그러게나 말입니다. 일단 저는 여기 오래 머물며 오해를 살수 있으니 이만 가보겠습니다. 다른 소식이 들려오면 그때 말씀 드리겠습니다.”


“네, 그렇게 하세요.”


궁녀로 위장한 구호방의 사람이 화원에게 인사를 올린후 재빨리 자리를 떠났다.


‘안이가.. 천도의 후계자..’


왕화원이 안의 얼굴을 떠올리자 그녀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그러나 알게 모르게 그 미소에는 슬픔 또한 같이 묻어나 있었다.


***


“그게, 무슨 말입니까? 누구요?”


“그, 장군의 아우분 있지 않습니까, 구안이라는. 그 공자가 동주의 후계자가 됐다는 이야기가 온 대륙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놈이 어디 갔나 싶었더니, 나 몰래 천관에 있었구나. 그런데, 그 놈은 수련을 할수 없는 몸일텐데...’


구방은 뭐가 분한지 들고 있던 지도를 손으로 뭉개버렸다.


“혹시, 천관이 어디에 있는지 아십니까?”


“그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천도산이 우리의 영토에 있기는 하나, 그곳은 엄연히 정치와 분리된 곳이기에 천관의 제자 말고는 그 누구도 가는 방법을 모릅니다.”


“이런.”


구방은 아쉬운 듯 입술을 깨물었다.


안의 위치는 알았으나, 갈 방법을 모른다.


후계자가 됐지만 수련을 하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생각한 그는 안이 보이는 순간 그의 목숨을 앗아갈 생각이었다.


“장군, 장군이 그 공자를 아우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도 알고, 죽이고 싶어하는 마음도 알고 있으나,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황국을 토벌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장군이 원하는 대로 아버지도 구할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래요, 맞습니다. 안은 어차피 수련을 할수 없는 몸인데, 어째서 후계자가 됐는지 궁금함에 그랬습니다. 자, 어서 서둘러 움직이지요. ”


구방은 안의 일은 뒤로 미루고 서둘러 황국으로 향했다. 이제 왕준의 앞까지 얼마 남지 았기에 그의 몸이 조금씩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


“하하하, 재미있구나, 아주 재밌어.”


“뭐가 그리 재밌으신겁니까? 당신 말대로 수도자 부대도 만들었지만, 무려 동주입니다. 동주.”


왕준은 덜덜 떨리는 몸을 붙잡으며 마벽에게 소리쳤다.


“그 놈이 비록 동주에게 갔지만 아직 내 제자에 비하면 한참이 모자르니 웃음밖에 안나오는구나.”


“당신 제자가 누군지는 알고 싶지도 않고, 황국으로 밀려들어오는 북남국의 군사들도 신경쓰이는데 신경쓸 일이 하나 더 생겼으니 이를 어쩌면 좋습니까.”


“말투가 조금 건방져 졌구나?”


신경질 적으로 나오는 왕준의 외침이 거슬렸는지 마벽이 냉담하게 답했다.


“죄, 죄송합니다. 제가 흥분을 하여..”


“걱정말거라. 어차피 모든 것은 내 계획 대로 움직일테니.”


마벽은 사실 황국이 어찌 돼든 별 상관이 없었다. 그는 황국의 수도자 부대를 만들어 다른 국가들에게 전쟁의 명분을 심어주고, 그 전쟁에서 죽어가는 수도자들의 기운을 흡수할 생각 뿐이었다.


또, 이 전쟁에서 구방의 경지가 날로 높아지고, 결국 구방이 황국을 장악하게 된다면, 마관도주가 천도를 누르고 대륙을 집어 삼킬수 있었다.


“난 이만 할 일이 있으니, 네놈은 수도자들을 계속해서 모을 준비나 하거라, 물론, 이번 후계자 사건으로 인해서 천기의 수도자들이 부대에 올 일은 없겠지만.”


“알겠습니다. 그리 하도록 하겠습니다.”


자신을 향해 허리를 숙인 왕준을 뒤로 한체 마벽이 몸을 돌렸다.


‘그나저나,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는대도 그 여인은 아직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군. 무슨 속셈이지.’


마벽은 속으로 여인을 떠올리며 자리에서 순식간에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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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남매 23.05.19 173 3 11쪽
35 비밀 23.05.19 170 3 11쪽
» 후계자 23.05.19 179 3 12쪽
33 조우 23.05.19 178 3 12쪽
32 천관으로 23.05.19 180 3 11쪽
31 수도자 부대 23.05.19 177 3 22쪽
30 소산 23.05.19 183 3 14쪽
29 구호방 23.05.19 170 3 15쪽
28 황국으로 23.05.19 175 3 16쪽
27 또 다른 세계 23.05.19 180 3 13쪽
26 집어삼키다 23.05.19 191 3 14쪽
25 깨어나다(2) 23.05.19 195 3 19쪽
24 깨어나다(1) 23.05.19 198 4 16쪽
23 시작(4) 23.05.19 226 3 18쪽
22 시작(3) 23.05.19 212 3 11쪽
21 시작(2) 23.05.19 219 3 9쪽
20 시작(1) 23.05.19 227 3 18쪽
19 움직이다(4) 23.05.19 242 4 10쪽
18 움직이다(3) 23.05.19 222 3 10쪽
17 움직이다(2) 23.05.19 238 3 11쪽
16 움직이다(1) 23.05.19 262 3 14쪽
15 발단(3) 23.05.19 253 3 11쪽
14 발단(2) 23.05.19 297 3 16쪽
13 발단(1) 23.05.19 293 3 11쪽
12 마관도주 그리고 천관 23.05.19 309 3 14쪽
11 태동(4) 23.05.19 356 3 12쪽
10 태동(3) 23.05.19 373 4 15쪽
9 태동(2) 23.05.19 400 3 12쪽
8 태동(1) 23.05.19 448 3 18쪽
7 천주와 동주 23.05.19 466 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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