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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몽기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완결

도월씨
작품등록일 :
2023.05.19 13:49
최근연재일 :
2023.05.20 22:45
연재수 :
65 회
조회수 :
17,622
추천수 :
202
글자수 :
371,828

작성
23.05.19 21:15
조회
178
추천
3
글자
12쪽

조우

DUMMY

“사저, 준비가 다 되었습니다.”


“그래 도야. 스승님께서 천관으로 가셨다고 하니, 우리도 슬슬 움직여야 겠구나.”


안이 천관으로 향하기 까지에 시간 동안 구호방도 많은 발전을 이뤘다.


천도의 제자들을 상단으로 꾸며 비밀스럽게 사람을 모으기 시작하더니, 생각 보다 그 규모가 꽤 커져버렸다.


비록 상단으로 꾸몄다고는 하지만 몸집이 거대해지면 언제가는 왕준의 귀에 소식이 들어가는 것은 당연지사.


그렇기에 연목과 영도는 동주에게 조언을 얻기 위해 직접 천관으로 움직이려 했다.


“사저, 동굴은 그렇다고 쳐도 도성에 있는 상단은 괜찮을까요?”


“그건 너무 걱정마라. 아직 그들도 우리를 일개 상단으로만 인식하고 있을테니.”


자신들이 자리를 비우게 됐을 때 혹여 문제가 발생할까 걱정되는 영도였지만, 연목은 아무런 걱정이 없다는 표정으로 천관으로 향할 준비를 마칠 뿐이였다.


“자, 이제 더 늦기전에 출발하도록 하자. 지금 전투중인 전장은 확인 해 놨느냐?”


“아, 확인 해놨습니다. 시간은 조금 걸려도 전장을 만날 가능성은 없습니다.”


“그래, 스승님과 다른 사형들을 처음 만나는 자리이니 실수 하지 않도록 하고.”


“알겠습니다. 출발하시지요.”


영도가 손을 뻗어 연목에게 길을 열어주자, 구씨가의 사람 한명이 마중을 나와 입을열었다.


“연목선생. 영도선생. 조심히 다녀 오시지요. 공주 마마의 연락은 지속적으로 하도록 하겠습니다.”


“부탁합니다.”

그렇게 짧은 대화를 마치고 영도와 연목이 동굴을 빠져나와 천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


“스승님을 뵙습니다.”


“그래, 다들 오랜만이구나.”


천관에 도착한 동주는 상석에 앉아 제자들에게 인사를 받고 있었다.


“스승님. 그간 무탈하셨습니까?”


“그럼, 당연한 소리를 하는구나.”


원공의 물음에 동주는 괜찮다는 듯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러나 다른 제자들이 해맑게 미소를 짓는 것과는 다르게 원공의 표정은 살짝 우울해 보였다.


동주의 표정에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음을 본능적으로 느꼈기 때문이였다. 다른 이들은 몰라도 동주와 가장 오랜 시간을 함께한 원공만 그것을 알아차린 것이다.


“걱정말거라.”


“예...”


“아이, 대사형. 스승님을 오랜만에 뵙는건데 왜이리 우울해 계십니까?”


“맞습니다. 오랜만이라 혼이나던 때가 갑자기 떠오르신겁니까? 하하하.”


법소와 서철문이 옆에서 농담을 던지자, 관방은 그저 고개만 흔들 뿐이였다.


“스승님. 목이와 막내 사제가 이곳으로 오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원공이 마음을 다잡고 화제를 돌려 동주에게 물었다.


“그래, 맞다. 막내와 목이가 곧 이곳으로 도착할 것이다. 아, 그리고 또 한명이 오게 될 것이야.”


“한명이라 함은...?”


“셋째 공자, 안 말이다.”


“셋째 공자가 이곳으로 온다는 말씀이신지요?”


“그래. 음? 도착했나 보구나.”


동주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천관의 문이 조심스럽게 열리기 시작했다.


“저, 누구 계십니까?”


문이 열림과 동시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다름아닌 은월이었다.


“누구십니까?”


“어, 도련님과 함께 천관으로 온 은월이라고 합니다.”


은월을 마주한 관방은 자신의 아래에 있는 그녀를 뚫어지게 바라봤다.


‘이 여인은 어찌 아무런 영향도 받지 않는 게지?’


“저리 비켜 보거라.”


은월의 뒤에서 모습을 드러낸 안이 조심스럽게 그녀의 앞으로 몸을 옮겼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둘째 선생이시지요?”


“공자, 자리에 잠시 멈추시지요.”


인사를 하는 안과는 달리 관방의 눈빛이 경계하듯 매섭게 변했다.


“왜 그런 눈으로 바라보시는지요?”


“어찌하여 공자의 몸에서 지기의 기운이 흘러 나오는 겁니까?”


“아, 그것 때문에 저를 경계하시는 겁니까? 걱정 마시지요. 저는 견목 스승님의 제자이니까요.”


“견목 대사가 인품이 뛰어나다고 하나, 저는 지기를 좋게 보지 않습니다.”


“그만, 방아 스승님께서 공자를 어서 들여 보내라 하신다.”


문 밖에서 실랑이가 벌어지는 소리가 들리지 원공이 밖으로 나와 은월과 안을 맞이했다.


“여러 소식을 들었는데, 공자가 이렇게 무탈하게 계시는 다행이군요. 오랜만입니다.”


“오래간만입니다. 동주께서는 어디 계십니까?”


“안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어서 드시지요.”


원공이 안내를 하자, 은월과 안이 뒤 따라 몸을 옮겼다.


“스승님, 공자가 도착했습니다.”


“오오, 그래.”


동주는 안의 모습이 보이자 자리에서 일어나 그에게 달려 나갔다.


“구안이라고 합니다.. 저 근데 동주..?”


“이 팔뚝이며, 몸에 흐르는 기운이.. 오오..”


손을 모아 인사를 하는 자세로 서 있는 안의 몸을 동주가 더듬기 시작했다.


“저, 스승님?”


법소가 동주의 행도을 의아해 하며 묻자, 그제서야 정신이 든 듯 동주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갔다.


“아, 미안하구나. 후계자가 될 아이가 눈앞에 보이니.”


“후계자요?”


“그래, 후계자. 내가 목이에게는 전달했는데, 듣지 못했느냐?”


“전혀..듣지 못했습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제자들중 가장 놀란 것은 관방이였다.


“스승님, 공자는 지기를 수련하였습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스승님의 후계자가 된다는 말씀입니까?”


“하하하, 걱정말거라. 너도 이 공자가 악인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지 않느냐?”


“그렇지만.”


“그만, 방아 그만하거라.”


오늘따라 동주에게 말대답을 하는 관방의 입을 원공이 막았다.


“동주,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무엇이냐?”


“하필 왜 제가 당신의 후계자인지요.”


어수선한 분위기를 틈타 안이 그에게 물었다.


“그것은 조금 있다 따로 이야기 해주마.”


“예, 알겠습니다.”


“그나저나, 옆에 있는 아이는..?”


동주가 은월을 바라보며 물었다.


“아, 저는 은월이라고 합니다.”


“그래? 그렇구나.”


동주의 알수 없는 눈빛이 은월에게 향했다. 다른 이들은 느끼지 못했지만 거대한 압박감이 그녀를 짓눌렀다.


“음...”


동주의 눈빛이 강하게 그녀를 내리쬐자, 은월이 조금 떨며 고개를 돌렸다.


“왜 그러십니까?”


동주의 압박을 알아차린 안이 손을 뻗어 은월의 앞을 막아주었다.


“아, 이런 미안하구나. 천도산의 영향을 받지 않는 듯 하여 궁금해서 쳐다 보았는데.”


“괜, 괜찮습니다.”


은월이 살짝 떨리는 목소리로 답했다.

“자, 그러면 목이가 도착하면 다시 불러 모을테니, 각자 하던 일들을 하거라.”


동주가 말을 끝내며 탁자를 가볍게 두 번 두드리자 제자들이 일제히 인사를 올린후 자리를 떠났다.


***


석탑이 놓인 제단 주변으로 눈이 수북히 쌓여 있었다. 그리고 그 위로 도품이 기도를 하는 듯, 손을 뻗어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쿨럭, 헉헉. 큰일이구나!”


도품은 봐서는 안될 것을 봤는지 피를 토하며 비틀 거리는 몸을 부여잡았다.


“스승님!”


주변에 있던 안도관의 제자들이 하나둘씩 몰려들어 그를 부축했다.


“예언이.. 엄청난 피바람이 대륙을 물들 것이야!”


도품은 괴성을 지르며 몸을 움직였다.


“스승님, 더 이상 움직이시면 안됩니다. 내상이 심각합니다.”


“오오, 진작에 세화서고의 견목이 바라본 예언이 이런것인가?”


“무슨 소리요?”


마침 안도관을 방문한 조안이 도품의 앞으로 다가왔다.


“태자마마, 지금 진행하고 있는 전쟁은 어떻게 흘러 가고 있습니까?”


“전쟁? 잠시 속도가 늦어졌지만 북남국이 승리를 하는 중이요. 안그래도 전쟁의 결과에 대한 예언이 나왔나 싶어 찾아 온 거네만.”


“당장, 당장 이 전쟁을 끝내야 합니다. 북남국이 황국을 빠르게 정벌해야 제가 본 미래를 막을수 있습니다!”


“아니, 무슨 예언을 봤는데 이리 몸이 상하면서 까지 이러는 게요?”


“만일, 황국을 빠르게 무너트리지 않는다면 온 대륙에 화가 미칠것입니다...으윽.”


도품은 조안의 옷깃을 붙잡고 말을 이어나가다가 그대로 기절해버렸다.


“도품, 도품! 정신차리게. 여봐라 당장 도품을 옮기거라!”


조안이 안도관의 사람들을 불러 모아 도품을 옮기도록 명령했다. 그리고는 자신이 들은 이야기를 조상에게 전달하기위해 안도관을 빠르게 떠났다.


***


새벽녘의 찬 공기가 천관을 둘러 쌓고 있을 때 안이 연못 앞으로 나와 별들을 바라 보고 있었다.


“도련님, 왜 안주무시고 나와 계십니까?”


밖에서 나는 소리에 잠에서 깼는지, 은월이 눈을 비비더니 하품을 하며 안에게 물었다.


“왜 나왔느냐.”


“도련님이 밖에 계신 것 같아 따라 나왔습니다.”


“월아, 저 하늘의 별들은 어찌 생겼났는지 아느냐?”


“도련님도 모르는 것을 제가 어찌 알겠습니까.”


생뚱맞은 질문에 은월이 갸우뚱 거리며 답했다.


“그래, 나도 모른다. 저 별들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조차도 모르는데, 내 앞 길을 또 어찌 알겠느냐?”


“맞습니다. 미래는 알 수가 없지요.”


“하하하, 그런데 신기 하지 않느냐?”


“무엇이 말입니까?”


“스승님과 도품이라는 자는 미래를 봤다고 하지 않느냐?”


안의 이야기에 은월이 손바닥으로 자신의 이마를 살짝 쳤다.


“생각해보니 그렇군요.”

“후.. 생각해보면 참 이상하구나.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두려워하며 그것을 대비하기 위해 사람들이 움직이다니.”


“저는 도련님이 그런 이야기들에 휩쓸리지 않았으면 합니다. 도련님이 생각하시는 그대로 마음 내키는 그대로 행동하시면 됩니다.”


은월의 답을 들은 안이 고개를 돌려 그녀를 빤히 쳐다 보았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보자 홍조가 띈 볼 주변으로 쑥스러움이 묻어나왔다.


“왜, 그리 쳐다 보시는 겁니까?”


“알다가도 모르겠구나. 시간이 흘렀지만, 네가 왜 산이의 모습을 하는지 모르겠어.”


“...”


안의 물음에 은월은 자신의 가슴 한구석이 쑤셔오는 것을 느꼈다.


그녀가 침묵을 유지하자 안이 다시 한번 입을 열었다.


“월아.”


“네, 도련님.”


“너는 누구인게냐?”


“저는 보시다시피 은월 그대로입니다.”


“그래? 그럼 질문을 바꾸도록 하마.”


갑자기 분위기가 무겁게 내려 앉았다.


“나에게 숨기는 것은 없느냐?”


“저는...도련님께 항상 진심입니다.”


안의 물음에 은월이 주저하다 이내 답했다.


“그렇구나. 그러면 이 질문에도 진심만을 이야기 해줄 수 있겠구나.”


“무엇입니까?”

“너는 천녀의 딸이냐?”


심장이 덜컥 가라 앉는 듯한 기분이 들어 앉았다.


“그것이 무엇인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정말 그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느냐?”


안의 분위기가 점점 거대해지며 무거워지기 시작했다. 주위는 흔들리고 일그러지는 것처럼 보였다.


“짹짹.”


“헉!”


따가운 햇살이 은월의 눈을 쿡쿡 찔러댔다.


‘뭐지?’


눈길을 돌려 옆을 바라봤을땐 곤히 자고 있는 안의 모습이 눈에 들어올 뿐 별다른 것은 없었다.


‘꿈인가..’


너무나도 생생한 기억이 마치 방금전 있었던 일처럼 뇌리에 박혔다.


소산의 기억과 감정을 모두 받아 들인 이후부터 조금 씩 꿈을 꾸기 시작했지만, 오늘 만큼 소름이 돋을 정도의 꿈을 꾼 것은 처음이었다.


“어제 동주의 압박 때문인가?”


은월은 어제 있었던 동주의 압박을 떠올리며 자고 있는 안을 다시 바라봤다.


이 남자가 꿈에서처럼 자신을 쏟아 붙이고, 진실을 알게 된다면 자신을 버릴까 두려운 감정이 다시 올라오기 시작했다.


‘일단은.. 좋게 생각하자.’


은월은 이불에 다시 누우며 멍하니 천장만 바라보기 시작했다.


밝은 햇살이 스며드는 천장은 마치 꿈속에서 바라본 별들과 비슷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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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남매 23.05.19 174 3 11쪽
35 비밀 23.05.19 171 3 11쪽
34 후계자 23.05.19 180 3 12쪽
» 조우 23.05.19 179 3 12쪽
32 천관으로 23.05.19 181 3 11쪽
31 수도자 부대 23.05.19 177 3 22쪽
30 소산 23.05.19 184 3 14쪽
29 구호방 23.05.19 170 3 15쪽
28 황국으로 23.05.19 175 3 16쪽
27 또 다른 세계 23.05.19 180 3 13쪽
26 집어삼키다 23.05.19 191 3 14쪽
25 깨어나다(2) 23.05.19 196 3 19쪽
24 깨어나다(1) 23.05.19 198 4 16쪽
23 시작(4) 23.05.19 226 3 18쪽
22 시작(3) 23.05.19 212 3 11쪽
21 시작(2) 23.05.19 219 3 9쪽
20 시작(1) 23.05.19 228 3 18쪽
19 움직이다(4) 23.05.19 242 4 10쪽
18 움직이다(3) 23.05.19 222 3 10쪽
17 움직이다(2) 23.05.19 238 3 11쪽
16 움직이다(1) 23.05.19 263 3 14쪽
15 발단(3) 23.05.19 254 3 11쪽
14 발단(2) 23.05.19 297 3 16쪽
13 발단(1) 23.05.19 294 3 11쪽
12 마관도주 그리고 천관 23.05.19 310 3 14쪽
11 태동(4) 23.05.19 357 3 12쪽
10 태동(3) 23.05.19 373 4 15쪽
9 태동(2) 23.05.19 400 3 12쪽
8 태동(1) 23.05.19 449 3 18쪽
7 천주와 동주 23.05.19 467 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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