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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반토템 님의 서재입니다.

EX급 칭호로 나 혼자 무한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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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반토템
작품등록일 :
2022.10.26 16:38
최근연재일 :
2023.05.19 20:56
연재수 :
12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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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6,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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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19
글자수 :
678,215

작성
23.03.0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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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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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글자
11쪽

94화 - 인마격돌

DUMMY

“차원 왜곡 발생!”

“발생지는 총 네 곳!”

“게이트 등장했습니다!”


다급한 소리와 함께 화면에 포착된 커다란 문들. 테두리에서 뻗어 나온 검은 뼈들과 굳게 닫힌 붉은 문은 지옥의 입구를 연상케 했다.


“저게 게이트라고?”


보고 있는 모두가 의아함을 감추지 못한 그때.


콰아아앙!


문이 부서지면서 안에서 마수들이 튀어나왔다.

마왕 리벨러스 사건 당시 나타났던 신종 마수들. 그때 전부 사라진 줄 알았던 녀석들이 다시 그 모습을 드러냈다.


“샤아아악!”


녀석들과 함께 괴성을 지르며 서펜터스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땅을 가로지르며 쏟아진 녀석들은 순식간에 게이트 앞을 가득 채웠다.


그리고 그런 녀석들의 뒤편.

문을 부수며 나오는 거대한 마수들이 있었다.


“그롸아아아아!”


천지가 뒤흔들릴 정도의 포효와 함께 각각의 게이트에서 거대한 마수들이 하나씩 튀어나왔다.


전신에 갑옷을 두르고 나온 케르베로스부터 머리가 50개가 넘는 히드라, 강철과도 같은 갈기를 휘날리는 사자.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타난 사자와 염소의 머리, 그리고 꼬리에 달린 뱀의 머리로 포효하는 키메라까지.


하나하나가 건물 몇 층짜리 크기인 녀석들의 등장에 왜곡 측정기가 격하게 요동쳤다. 그걸 확인한 윤희준이 굳은 목소리로 말했다.


“전 게이트에 S급 개체 출현했습니다. 전원, 대응 부탁합니다.”

-확인했네.


수화기 너머로 들려온 보고를 들은 송인준이 손을 내렸다.


“이거 참. 이야기로만 들었을 땐 괜찮을 것 같았는데.”

“지금이라도 돌아가시렵니까?”

“이 사람이.”


옆에서 농담을 건넨 장대현이 손을 펼쳤다. 그의 뒤 공간이 일그러지면서 커다란 미사일 발사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럼, 시작하자!”

“다들, 죽지 않을 정도로만 싸워 이기는 거다!”

“예!”

“캬아아아아!”


우렁찬 함성과 함께 달려 나간 헌터들이 마수들과 격돌했다.



****



“캬아아아아!”


아가리를 벌린 뱀 머리들이 일제히 독액을 쏘아냈다. 빠르게 뒤로 물러나자 가슴팍으로 파고드는 칼이 눈에 들어왔다.


카가가각!


요란한 소리를 내며 부딪치는 두 자루의 칼. 칼 위로 가해지는 묵직한 힘에 손등에 핏줄이 섰다.


“제법이군. 하긴, 이 정도도 못 해서야 그자를 쓰러뜨렸겠냐만.”


티폰이 칼을 거뒀다. 조금 전 입혔던 상처가 언제 그랬냐는 듯 순식간에 아물었다.


“그나저나 제법이군.”


그렇게 말한 티폰은 옆에서 한창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전장으로 시선을 돌렸다.


촤아악!


크게 휘둘러진 칼에 서펜터스들의 머리가 땅으로 떨어졌다. 두 개의 칼이 거침없이 움직이며 가로막는 녀석들을 가차 없이 베어나갔다.

그 옆에선 거대한 폭풍이 일어나 서펜터스들을 갈아버렸다. 히드라들이 폭풍을 뚫고 달려들려고 했지만, 폭풍 속에서 날아든 벼락과 불의 세례에 섣불리 접근하지 못했다.


콰아앙!


공중에서 낙하한 한 줄기 유성이 히드라의 몸통에 명중했다. 굉음과 함께 찌부러진 히드라가 넘어지며 그 자리에 커다란 구멍이 생겼다.


“으랴아아아!”


우렁찬 기합과 함께 휘둘러지는 대검. 묵직한 소리와 함께 내려쳐진 칼이 지면을 가르며 그 위에 있던 서펜터스들을 끌어내렸다.


“어지간해선 여기 들어오는 것만으로도 죽을 텐데. 저자들과 먼저 싸워볼 걸 그랬군.”

“내가 가만히 뒀을 것 같냐?”

“당연히 안 그랬을 거란 생각을 했으니 자네에게 먼저 싸움을 걸었지.”


티폰 녀석이 손을 펼쳤다. 투영된 화면 안에서 한창 싸움이 벌어지는 도심의 모습이 보였다.


“위로 보낸 녀석들도 한참 재미 보고 있는 모양이군. 생각보다 대응이 빨랐던 걸 보니 자네가 손을 쓴 건가?”

“글쎄. 나는 잘 모르는 일인데.”


티폰.


신들을 멸하기 위해 탄생한 신의 피를 받은 괴물. 단신으로 나서 신들을 위협하고, 이름만 들어도 알 법한 괴물들을 자식으로 둔 존재.


눈앞에 있는 이 녀석은 신화와 완전히 같은 존재는 아니다. 정확히는 그러한 전승을 이은 마의 존재다.

하지만 그 힘만큼은 진짜였다.

당장 가볍게 몇 합주고 받았을 뿐인데 나와 녀석이 격돌한 자리가 움푹 파여 있었다.


원래 이 녀석의 활동지는 이곳 그리스였다. 조용히 세를 키워나가던 녀석은 침략하기 전 서펜터스들로 주변 상황을 파악했고, 그리스에 S급 게이트가 발생했을 때 이를 기회라 여겨 문을 열고 침공을 개시했다.


녀석은 S급 게이트에서 등장한 드래곤 및 그 휘하들과 함께 그리스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이후 통치권을 두고 드래곤과 싸워 승리한 녀석은 1달 넘게 그리스 전역을 자신의 통제하에 두었다.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고, 볼모로 잡혀있던 이들은 괴물들의 먹잇감이 되거나 서펜터스로 개조당했다.


간신히 제압에 성공했을 땐 이미 많은 걸 잃은 뒤였고, 침공이 있은 지 2년이 지난 뒤에도 그리스는 여전히 그때의 피해에서 벗어나지 못했었다.


먼 나라 소식임에도 어떻게 사건이 흘러갔고, 녀석들이 어떤 식으로 침략했는지 잘 알고 있는 건 그때 한창 그쪽 이야기를 하던 녀석이 있어서였다. 그 녀석, 지금 뭘 하고 있으려나.


아무튼 그랬던 녀석이기에 원래는 우리와 인연이 없었다. 뒤늦게 밝혀졌던 녀석의 협업자 역시 교황청의 인물이었다.


하지만 이번엔 그 동업자가 달라졌다.


마왕 리벨러스.

티폰은 어떻게 된 건지 녀석과 거래했다. 검은 뱀의 징표, 우로보로스의 상징을 보았을 때부터 눈치챘어야 했는데 이야기로만 듣던 거라 기억해내는 게 늦었다.


리벨러스가 죽음과 동시에 녀석이 갖고 있던 힘 일부를 얻고, 녀석의 남아있던 세력을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

원하던 상황이 갖춰졌으니 녀석은 서펜터스로 기회를 엿봤다. 문제는 내가 이곳의 위치를 알고 들어온 거였고, 내게 발각된 것을 깨달은 녀석은 침략을 개시했다.


최악의 상황을 상정해 모두를 남겨두기로 한 건 잘한 선택이 되었다. 만에 하나 녀석이 이곳에 모두 남겨뒀다고 해도 그땐 모두를 여기로 부르면 그만이었다.


“뭐, 어느 쪽이든 상관없네. 얼마나 저항하든, 우리가 이기면 되는 일이니 말이야.”

“자신 있나 보네?”

“당연.”


티폰이 주먹을 움켜쥐었다. 녀석의 등에서 솟아있던 뱀들이 녀석의 몸에 붙더니 갑옷처럼 변했다.

그와 함께 녀석의 등에서 날개가 돋아났다. 칼날처럼 예리한 날개들이 날카로운 금속음을 내며 활짝 펼쳐졌다.


“이른 감이 있지만, 지금부터 전력으로 상대하지.”


그 말과 함께 티폰 녀석의 모습이 흐릿해졌다. 모습을 감춘 건가 싶었지만, 그런 잔재주가 아니라 그저 눈이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빠르게 움직인 것뿐이었다.


투콰아아앙!


예상치 못한 묵직한 타격이 칼 위를 후려쳤다. 여태 많은 공격을 맞아봤다고 생각했지만, 이건 차원을 달리하는 무력이었다.

어떤 공격에도 견고히 버티던 크샤크의 결전검이 처음으로 깨졌다. 저 멀리 날아간 칼날을 보고 있을 틈도 없이 날아온 후속타에 급히 몸을 굴렀다.


“캬아아악!”


내가 있던 자리에 몰아친 힘의 폭풍이 뒤에 있던 히드라에게 명중했다. 거대한 몸뚱이가 공격에 맞고서 저 멀리 날아가 그대로 모습을 감췄다.


“이런. 힘 조절을 잘못했군.”


주먹을 쥐었다 피는 티폰. 녀석의 모습이 흐릿해짐을 본 나는 급히 외쳤다.


“나와라, 안드라스!”


마법진이 펼쳐지며 튀어나온 마인의 손이 내 앞을 감쌌다. 그 위로 가해진 펀치에 커다란 손이 버티지 못하고 우그러졌다.


“그르으으······.”

“이런 장난감 따위!”


티폰이 손가락 하나를 붙잡았다. 그대로 잡아당기자 안드라스가 마법진에서 끌려 나오듯 튀어나왔다.

안드라스는 어떻게든 저항하고자 몸을 비틀었다. 하지만 티폰의 힘에 이기지 못하고 거대한 몸뚱이가 그대로 땅에 메쳐졌다.


“가아아아!”


분노에 찬 포효와 함께 안드라스가 일어나 티폰에게 달려들었다. 그걸 본 티폰은 커다란 뱀의 머리로 변한 한쪽 손으로 안드라스의 머리를 붙잡았다.


콰드득! 콰득!

“그, 그아아아!”


우그러지는 소리와 함께 안드라스가 손을 휘적였다. 땅이 뒤흔들릴 정도로 격하게 반항하던 녀석의 몸이 얼마 가지 않아 땅 위로 엎어졌다.


[마인 안드라스가 영원의 안식에 빠집니다.]

[스킬 안드라스 소환이 목록에서 사라졌습니다.]


몇 번 써보지도 못했는데 사라져버렸다. 혀를 차며 고개를 드니 티폰 녀석이 날 내려다보고 있었다.


“설마 이게 비장의 패였다던가 그런 건 아니겠지?”

“당연히 아니지. 칭호 ‘마왕’ 장착.”


[칭호 ‘마왕’이 장착되었습니다.]

[지속 시간은 30분입니다.]


메시지를 확인하고는 품에서 검은 액체가 담긴 약병을 꺼냈다.

마지막까지 고민했지만, 역시 지금 쓰지 않으면 안 된다. 그 생각과 함께 마개를 따고 단번에 내용물을 들이켰다.


“우웁······.”


속이 타들어 가는 고통과 함께 잠재되어있던 마기가 몸 밖으로 터지듯 뿜어져 나왔다. 전신을 휘감은 마기와 함께 끓어 넘치는 힘을 느끼며 수복을 마친 크샤크의 결전검을 고쳐 쥐었다.


서로를 말없이 쳐다보던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움직였다. 소리 없이 사라진 서로의 칼이 부딪친 순간, 전장 전체에 강렬한 힘의 폭풍이 몰아쳤다.


“이게 자네의 전력인가?”

“왜. 실망했냐?”

“아니!”


티폰 녀석이 입에서 불을 뿜어냈다. 왼손으로 튕겨내며 칼을 밀어 넣자 녀석의 갑옷에서 튀어나온 뱀이 공격을 받아냈다.


“이 정도는 되어야 적수라 할 만하지!”


티폰이 주먹을 휘둘렀다. 오러가 담긴 칼로 받아치자 힘이 충돌하며 일어난 스파크에 서로 밀려났다.


녀석의 주먹과 내가 휘두른 칼이 공중에서 맞부딪쳤다. 한 치의 물러섬도, 주저함도 없이 이뤄지는 공방 속에서 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약물 도핑까지 했는데 녀석은 전혀 밀려나지 않았다. 지금도 엄밀히 따지면 내가 밀리는 쪽이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이야기였다.

타르타로스는 녀석을 가둔 감옥이기도 했지만, 그와 동시에 녀석의 영역이기도 했다. 실제로 싸우는 동안 녀석은 계속해서 주변에서 힘을 지원받고 있었다.


안 그래도 S급 마수들을 휘하에 둘 정도로 강한 녀석이다. 그런데다 지형 이점까지 받고 있으니 그동안 싸운 적들 중에 가장 강하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아아압!”


티폰의 날개가 세차게 펄럭였다. 날개를 타고 불어온 거센 바람에 몸이 뒤로 밀려났다.

그 틈을 놓치지 않은 녀석이 거리를 좁혀왔다. 마기를 폭발시켜 접근을 막으려 했지만, 녀석은 개의치 않고 폭발을 뚫고 들어와 내 복부에 주먹을 꽂아 넣었다.

묵직한 충격에 입에서 피가 흘러나왔다. 이를 악물고 칼을 휘둘렀지만, 녀석이 주먹을 꽂아 넣은 채 몸을 돌려 나를 그대로 지상에 처박았다.


“커헉······!”


땅에 부딪힘과 동시에 주변 땅이 솟아올랐다. 녀석의 주먹은 멈추지 않고 나를 찍어 눌렀고, 마기를 연신 때려 박으면서도 벗어나지 못한 나는 그대로 녀석과 함께 부서지는 땅 아래로 추락했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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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99화 - 잠깐뿐이었던 즐거움 23.03.13 515 14 13쪽
99 98화 - 연말 파티 23.03.10 562 14 13쪽
98 97화 - 또 익숙한 천장이다 23.03.09 524 15 12쪽
97 96화 - 신화의 최후 23.03.08 556 12 13쪽
96 95화 - 비장의 패 23.03.07 572 16 12쪽
» 94화 - 인마격돌 23.03.06 608 14 11쪽
94 93화 - 타르타로스로 23.03.03 721 16 12쪽
93 92화 - 숨겨져있던 악의 (수정됨) 23.03.02 698 16 13쪽
92 91화 - 지나간, 그리고 나아갈 (수정됨) 23.03.01 745 19 11쪽
91 90화 - 다시는 오지 마 (수정됨) +1 23.02.28 762 18 13쪽
90 89화 - 바다 위에서 23.02.27 750 21 12쪽
89 88화 - 가라는 휴가는 안 가고 23.02.24 821 22 12쪽
88 87화 - 또 하나의 사건이 끝나고 23.02.23 830 24 11쪽
87 86화 - 배신자에게 어울리는 결말은 23.02.22 883 26 12쪽
86 85화 - 인류의 배신자 23.02.21 885 25 12쪽
85 84화 - 악의 근원 23.02.20 846 23 12쪽
84 83화 - 허점을 찌르다 23.02.17 921 26 11쪽
83 82화 - 계획의 밑준비 23.02.16 911 25 12쪽
82 81화 - 엄습하는 위협에 맞서 23.02.15 926 22 13쪽
81 80화 - 재회의 기쁨은 잠시 내려두고 (수정됨) 23.02.14 949 25 12쪽
80 79화 - 반역의 마왕 23.02.13 1,004 25 11쪽
79 78화 - 반갑지 않은 재회 23.02.10 1,054 25 14쪽
78 77화 - 다시 한 번 그곳으로 23.02.09 1,063 30 11쪽
77 76화 - 혜성같은 신인 +1 23.02.08 1,095 29 12쪽
76 75화 - 고된 훈련의 성과 [수정됨] 23.02.07 1,152 29 12쪽
75 74화 - 제자 2호 +1 23.02.06 1,243 33 12쪽
74 73화 - 예상 밖의 인연 23.02.03 1,260 34 12쪽
73 72화 - 네가 왜 여기서 나와 23.02.02 1,296 35 12쪽
72 71화 - 뜻밖의 방문 (수정됨) 23.02.01 1,308 33 12쪽
71 70화 - 돌아온 뒷이야기 23.01.31 1,393 3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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