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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반토템 님의 서재입니다.

EX급 칭호로 나 혼자 무한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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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반토템
작품등록일 :
2022.10.26 16:38
최근연재일 :
2023.05.19 20:56
연재수 :
12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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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6,227
추천수 :
6,319
글자수 :
678,215

작성
23.02.22 18:00
조회
883
추천
26
글자
12쪽

86화 - 배신자에게 어울리는 결말은

DUMMY

“그롸아아!”


포효와 함께 도로 위를 내달리는 거대한 마수. 코뿔소를 연상케 하는 외형의 마수는 이마에 달린 거대한 뿔로 가로막는 모든 것을 날려버렸다.


“죽고 싶지 않아!”

“으아악!”


사람들은 머리 위를 스쳐 지나가는 차와 가로수들을 보며 도망쳤다.


검은 갑옷의 군세와 처음 보는 마수 무리가 동대문 일대를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 곳곳에서 치솟는 검은 연기와 살이 찢기는 소리는 상황이 얼마나 최악인지 알려주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아수라장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이들이 있었다.


“모두들, 이 이상의 피해는 용납하지 않겠단 마음가짐으로 임해라!”

“예!”


박진환의 외침에 답한 천성 길드의 헌터들이 앞으로 달려 나갔다. 그들의 칼이 적들을 향해 휘둘러졌고, 날카로운 금속음이 곳곳에서 들려왔다.


“모두, 이쪽으로!”


헌터들이 구조한 시민들을 향해 손을 흔드는 경찰들. 상처에서 흘러나온 피가 파란 제복을 붉게 물들이고 있음에도 그들은 피난 유도에 여념이 없었다.


이 모든 상황을 통제실에서 지켜보고 있는 윤희준의 손이 격하게 떨렸다.


원인을 알 수 없는 게이트의 등장. 동대문에서 그치지 않고 전국 각지에서 각기 다른 규모로 발생한 것이 못해도 10개는 넘었다.

이런 상황을 상정하고 헌터들의 배치를 마치긴 했지만, 그들만으로 이 상황을 타개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적들의 강함이 만만치 않았다. 남아있는 인력들이 이들을 처리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일선에서 물러난 S급 헌터들을 호출했지만, 그들이 전선에 도착하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 그전까지는 지금의 인력으로 어떻게든 버티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는 동안에도 피해는 발생한다. 사람들의 절규와 마수들의 비웃음이 뒤엉키는 현장의 영상을 보는 그는 당장에라도 뛰쳐나가 총이라도 갈기고 싶었다.


“젠장······.”


이렇게 된 이상, S급 헌터들이 빨리 복귀하는 걸 바라는 수밖에 없었다. 이 상황이 그들과 관련 있음이 자명한 이상, 그쪽에서 어떻게든 해줘야 했다.


그동안 자신은 할 수 있는 모든 걸 해야 했다. 기용할 수 있는 헌터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그들이 오기 전까지 피해를 최소화해야 했다.


그렇게 생각하며 지시를 전달하려던 윤희준은 자신의 전화가 울리는 것을 발견했다. 알 수 없는 번호로 걸려 온 전화를 받으려던 순간, 그는 현장을 보여주는 화면에 검은 섬광이 내리꽂히는 걸 목격했다.



***


쾅! 쾅! 콰아아앙!


마기로 만들어진 거대한 구체가 눈앞에서 폭발했다. 폭발 너머에서 날아오는 구체를 향해 다시금 마기의 덩어리를 쏘아 충돌시켰다.


폭죽처럼 터져 사방으로 퍼지는 마기. 반대편에서 공격을 가해오는 리벨러스는 감탄을 터트렸다.


“놀랍군, 정말 놀라워! 설마 나 이외에도 인간으로서 마왕이 된 자가 있을 줄이야!”

“아, 그러셔!”


손안에 모여든 마기를 긴 창의 형태로 벼려냈다. 있는 힘을 다해 던지자 반대편에서도 창이 날아와 충돌했다.


“쿨럭······.”


입술을 타고 흘러내리는 피. 투구를 쓰고 있기에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저 녀석에게 비웃음을 들을 뻔했다.


녀석의 말대로 나는 지금 마왕으로 다시 한 번 각성했다.

원래라면 불가능한 일이다. 칭호 ‘마왕’은 아직 쿨타임이 도는 중이었으니까.


하지만 한 가지.

그걸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었다.


[한계를 부숴버린]

[최고의 경지에 다다른 당신. 그 힘을 제약하던 족쇄는 이제 당신을 얽매지 못할 겁니다.]

[장착 시 생명력을 사용해 칭호 하나의 재사용 대기 시간을 없앱니다. 이 효과는 하루에 한 번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효과로 재사용 대기 시간을 없앤 칭호의 효과가 강화됩니다.]


칭호 ‘자신을 뛰어넘은’이 있던 자리에 대신 있던 칭호. 언제 생겼는지 알 방법이 없었지만, 지금은 이걸 쓸 수밖에 없었다.

생명력을 대가로 취한다기에 까짓거 뭐 어떠냐고 생각했지만, 그 대가는 생각보다 컸다.


사용과 동시에 순간 삼도천이 보였었다. 금방 정신을 차리긴 했지만, 입과 코에서 흘러내리는 피는 지금도 힘을 쓸 때마다 조금씩 흘러나왔다.

치유하면 낫기야 하겠지만, 지금은 그럴 틈이 전혀 생기지 않았다.


내가 마왕으로 각성한 이후, 리벨러스는 자신의 전력으로 날 밀어붙이려 했다. 녀석이 펼친 결계가 불안정해짐과 동시에 녀석이 공세가 거세진 게 그 반증이었다.


마신도 눈독을 들였던 게 바로 나다. 나를 죽이고 그 힘을 흡수하면 자신이 얼마나 강해질지 기대하고 있는 녀석의 얼굴이 자연스럽게 그려졌다.


하지만 이를 어쩐다.

난 그렇게 죽어줄 생각이 없는데.


마기의 탄환이 날아오는 게 멈췄다. 다음 공격을 예상하며 움직이려던 나는 주변에 퍼져있던 마기가 날 붙잡았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잡았네.”


순식간에 시야에서 사라진 녀석이 내 복부에 주먹을 꽂아 넣었다. 갑옷을 입고 있음에도 충격이 고스란히 전해져왔다.


“큽······.”

“아까부터 상태가 좋지 않던데. 역시 기대가 컸나?”

“댁의 기대 같은 건 받은 기억이 없는데!”


속박을 풀고 칼을 휘둘렀다. 흐트러진 오러가 견고한 갑옷을 베어내지 못하고 튕겨 나갔다.

리벨러스가 오른손으로 다시 한번 복부에 주먹을 날려왔다. 충격을 버티지 못한 나는 그대로 추락해 땅에 처박혔다.


“이제 더 볼 것도 없는 것 같군.”


리벨러스가 싱겁다는 투로 말하며 갑옷을 손으로 털었다. 녀석의 몸으로 주변에 있던 마기가 전부 모여들었다.


“자네 꼴을 보게. 날 죽이겠다던 기세는 어디 가고 그렇게 쓰러져 있는 건가?”

“그러게. 내가 생각해도 꼴사납긴 하네.”

“알고 있으니 다행이군. 그럼 그 수치스러움과 함께 죽게나.”


리벨러스가 손을 내밀었다. 녀석의 손 앞에 모여든 마기가 거대한 주먹의 형태를 갖추더니 날 향해 낙하했다.

압도적인 위용을 자랑하며 내려오는 공격. 아직 닿지도 않았는데 녀석이 펼친 결계가 압박을 버티지 못하고 깨지기 시작했다.


“안 돼!”

“최선호 헌터!”


저 멀리서 들려오는 헌터들의 목소리. 뒤늦게 뭔가 해보려 하지만 이미 늦은 뒤였다.


코앞까지 다가온 주먹이 그대로 날 내리찍었다. 그와 함께 발생한 거대한 충격파가 결계를 완전히 파괴했다.


“마지막 얼굴을 못 본 게 아쉽군. 그럼 어디 힘을 취해볼······.”

“뭐가 어쩌고 어째?”


리벨러스가 고개를 돌렸다. 녀석의 턱주가리를 노리고 주먹을 휘둘렀다.


빠각!


투구가 갈라지며 가려져있던 하관이 드러났다. 틈을 주지 않고 달려들어 녀석의 멱살을 잡고는 그대로 바닥에 내다 꽂았다.


“이게 어떻게 된 거지?”

“어떻게 된 거냐고?”


나는 손으로 어딘가를 가리켰다. 리벨러스의 시선이 향한 곳엔 탈진한 유하늘이 자신의 분신과 함께 그를 향해 중지를 치켜올리고 있었다.


“저 녀석 능력을 좀 빌렸지. 그래서, 눈치도 못 채고 내 분신에다 대고 허세 부린 소감은?”

“웃기지 마라!”


전신에서 불을 뿜어내는 녀석에게서 물러났다. 알아채지도 못한 채 농락당했다는 사실에 어지간히 화가 났는지 살기가 아주 하늘을 찔렀다.


“엄청 부끄러우신가 보네. 하긴, 듣고 있던 나도 오글거릴 정도였는데 본인은 어련하겠어.”

“······곱게 죽지 못할 거다.”


리벨러스가 두 손 가득 마기를 휘감고 달려왔다. 날 향해 내지른 주먹 위로 휘두른 칼이 부딪치며 발생한 충격에 땅이 갈라졌다.

리벨러스는 쉬지 않고 주먹을 휘둘렀다.

녀석의 공격은 확실히 노련했다. 속임수를 주는 건 기본이었고, 어떻게든 틈을 만들어 내 급소를 노려왔다.

거기에 주먹과 함께 내질러오는 보랏빛 화염. 직접 닿으면 위험하단 느낌이 물씬 풍겼다.


만일 내가 아닌 다른 헌터와 일대일로 싸웠다면 녀석이 이겼을 거다. 실력은 어떻게 해도 상성이 극악이었다.


하지만 녀석의 상대는 나였고, 이미 대응책은 전부 마련해뒀다.


리벨러스가 크게 휘두른 주먹을 향해 검기를 휘둘렀다. 반사적으로 피한 녀석이 있던 자리에 커다란 흔적이 남았다.


“그러고 보니까, 뭔가 이상하지 않아?”

“무슨 소리지?”

“저거. 아까부터 조용하지 않아?”


나는 손으로 위를 가리켰다. 고개를 든 리벨러스의 입술이 일그러지는 게 보였다.


-이 앞은 지나갈 수 없다!


기합과 함께 칼을 휘두르는 엘리고스의 모습. 여전히 상처투성이긴 하지만, 검은 갑옷을 썰어내는 덴 전혀 지장이 없었다.

그런 녀석의 옆엔 베우스가 있었다. 양손에 제 몸보다 큰 방패를 들고 마수들에게 돌격하는 녀석의 뒤에서 공격을 감행하는 헌터들의 모습이 보였다.


“다른 곳도 돌려봐. 분명 마음에 들 거야.”

“이 자식이······!”

“지금 그러고 있을 때가 아닐 텐데.”


리벨러스의 주변에 거대한 빙하가 솟아났다. 빙하를 피해 위로 뛰어오른 녀석을 향해 총탄 세례가 퍼부어졌다.


“조잡한 수를!”


리벨러스가 손으로 일으킨 풍압에 날아오던 총알들의 궤도가 틀어졌다. 그대로 장대현을 향해 달려들려던 녀석의 움직임이 일순 멈췄다.


“지금입니다!”


하정연의 외침에 맞춰 도약한 송인준과 김유건의 무기가 녀석의 두 팔을 향해 내리쳐졌다. 뚫리지 않던 갑옷에 커다란 금이 생겼다.


“이 자식들이!”


일갈과 함께 마기를 뿜어낸 녀석이 두 사람을 튕겨냈다. 그런 녀석을 향해 날아든 메테오가 폭발했다.

강렬한 폭발의 열기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리벨러스는 덩치가 한층 커져 있었다.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숨겨두려던 패를 꺼낸 것 같다.


“이걸 쓰면 한동안 힘을 모아야 하지만, 이젠 상관없다! 이대로 전부 몰살시켜주겠다!”

“뭔가 크게 착각하시는 거 같은데, 이렇게까지 일이 조져지면 보통 다음이 없다는 건 잘 알지 않아?”


리벨러스가 날 향해 고개를 돌렸다. 난 그런 녀석을 향해 양손에 쥔 칼을 고쳐 쥐었다.


“하늘에 계신 거룩한 주여.”


기도에 반응한 미카엘의 심판검이 찬란한 빛을 뿜어냈다. 한참을 모았던 신성력이 전부 투자된 만큼 그 위력은 견줄 데가 없었다.

마왕이 된 상태에서 올리는 기도라 받아주지 않으면 어쩌나 했지만, 그 정도는 융통성 있게 넘어가 주는 모양이었다.


“처형을 시작한다.”


[크샤크의 결전검이 당신의 부름에 응합니다.]

[크샤크의 심판이 발동합니다.]


메시지와 함께 칼이 빛나며 마기가 터져 나왔다. 전신을 휘감은 검붉은 마기가 남아있던 마기를 최대한으로 끌어내 증폭시켰다.


“그 힘은······!”

“왜. 겁이라도 먹었어?”

“건방진 소리를!”


리벨러스의 외침과 함께 하늘에 암운이 드리웠다. 달빛을 완전히 가린 검은 구름 위로 불길한 보랏빛 불꽃의 덩어리들이 떠올랐다.


“종언의 탄식!”


녀석의 외침과 함께 낙하하는 불꽃의 덩어리들. 하새벽을 비롯한 헌터들이 방어막을 펼친 걸 확인하고는 자리를 박찼다.

단번에 좁혀진 초 근거리에서 칼을 교차시켜 휘둘렀다. 두 자루의 칼이 빛나며 리벨러스의 몸을 그대로 베어냈다.


“크윽······!”


리벨러스가 몸이 완전히 베이기 전에 물러났다.


“꽤 강력하긴 하다만······ 이 정도로 내가 죽는다고 생각했다면 유감일세.”


상처 부위에서 피어오르는 검은 연기를 보며 녀석이 날 비웃었다. 녀석은 금방이라도 날 공격하려 했지만, 나는 아무 자세도 취하지 않았다.


“늦네.”

“무슨 소리를······.”


촤아악!


리벨러스의 몸에서 터져 나오는 두 개의 빛. X자 형태로 교차한 검은 빛과 새하얀 빛이 두 빛이 리벨러스의 몸을 그대로 잘라냈다.

네 토막으로 잘린 리벨러스가 바닥에 널브러졌다. 투구가 깨지며 드러난 얼굴은 인정할 수 없다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죽는 걸 깨닫는 게 늦다고, 개새끼야.”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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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99화 - 잠깐뿐이었던 즐거움 23.03.13 515 14 13쪽
99 98화 - 연말 파티 23.03.10 562 14 13쪽
98 97화 - 또 익숙한 천장이다 23.03.09 524 15 12쪽
97 96화 - 신화의 최후 23.03.08 556 12 13쪽
96 95화 - 비장의 패 23.03.07 572 16 12쪽
95 94화 - 인마격돌 23.03.06 608 14 11쪽
94 93화 - 타르타로스로 23.03.03 721 16 12쪽
93 92화 - 숨겨져있던 악의 (수정됨) 23.03.02 698 16 13쪽
92 91화 - 지나간, 그리고 나아갈 (수정됨) 23.03.01 745 19 11쪽
91 90화 - 다시는 오지 마 (수정됨) +1 23.02.28 762 18 13쪽
90 89화 - 바다 위에서 23.02.27 750 21 12쪽
89 88화 - 가라는 휴가는 안 가고 23.02.24 821 22 12쪽
88 87화 - 또 하나의 사건이 끝나고 23.02.23 830 24 11쪽
» 86화 - 배신자에게 어울리는 결말은 23.02.22 884 26 12쪽
86 85화 - 인류의 배신자 23.02.21 885 25 12쪽
85 84화 - 악의 근원 23.02.20 846 23 12쪽
84 83화 - 허점을 찌르다 23.02.17 921 26 11쪽
83 82화 - 계획의 밑준비 23.02.16 911 25 12쪽
82 81화 - 엄습하는 위협에 맞서 23.02.15 926 22 13쪽
81 80화 - 재회의 기쁨은 잠시 내려두고 (수정됨) 23.02.14 949 25 12쪽
80 79화 - 반역의 마왕 23.02.13 1,004 25 11쪽
79 78화 - 반갑지 않은 재회 23.02.10 1,054 25 14쪽
78 77화 - 다시 한 번 그곳으로 23.02.09 1,063 30 11쪽
77 76화 - 혜성같은 신인 +1 23.02.08 1,095 29 12쪽
76 75화 - 고된 훈련의 성과 [수정됨] 23.02.07 1,152 29 12쪽
75 74화 - 제자 2호 +1 23.02.06 1,243 33 12쪽
74 73화 - 예상 밖의 인연 23.02.03 1,260 34 12쪽
73 72화 - 네가 왜 여기서 나와 23.02.02 1,296 35 12쪽
72 71화 - 뜻밖의 방문 (수정됨) 23.02.01 1,308 33 12쪽
71 70화 - 돌아온 뒷이야기 23.01.31 1,393 3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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