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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반토템 님의 서재입니다.

EX급 칭호로 나 혼자 무한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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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반토템
작품등록일 :
2022.10.26 16:38
최근연재일 :
2023.05.19 20:56
연재수 :
12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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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7,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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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20
글자수 :
678,215

작성
23.02.0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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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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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글자
12쪽

75화 - 고된 훈련의 성과 [수정됨]

DUMMY

“좋아. 거기까지!”


털썩!


내 말이 끝나기 바닥에 나자빠지는 녀석들. 가쁜 숨을 내쉬는 둘의 옷은 땀이 흥건히 배어 있었다.


“둘 다 괜찮냐?”

“어떻게든······.”

“네에에······.”

“어떻게든 대답하는 걸 보니 아직 살만한가 본데. 조금 더 뛰게 할 걸 그랬나?”


둘은 격하게 고개를 저었다. 떨리는 동공은 포식자를 마주한 초식동물 같은 모습이었다.


“편하게들 쉬어. 10분 쉬었다가 바로 다음으로 들어갈 테니까.”


그제야 고개를 완전히 바닥에 기댄 둘을 보고는 몸을 돌렸다.


녀석들의 수행을 시작한 지도 어느덧 사흘이 지났다. 외부 일정을 하러 갈 때를 제외하면 게이트에서 훈련과 숙식을 하고 있으니 엄밀히 따지면 시간상 일주일 정도 지난 셈이다.


녀석들에게 시킨 건 단 하나. 기초체력 기르기를 위한 운동이었다.


임수진은 그렇다 쳐도 현역인 자신까지 그걸 시키는 것에 준성은 의아함을 보였었다. 하지만 커리큘럼 첫날 쉬지 않고 몰아친 운동과 훈련을 마친 녀석은 그 의구심을 완전히 지워버렸다.


서로의 현재 몸 상태를 고려해 강도를 달리하긴 했지만 각자 기준으로도 한참 허들이 높은 훈련이었다.

단기간에 폭발적인 성장을 위해 자신을 극한까지 내던지는 훈련. 숨이 턱까지 차오르다 못해 헛구역질이 나오고, 근육통을 풀기 위해 운동하게 하는 기초체력 훈련.


솔직히 내 욕을 하거나 그 자리에서 때려치운다고 해도 납득할 수 있었다. 내가 실제로 스승한테 그랬으니까.

하지만 둘은 악착같이 훈련을 따라오고 있었다. 힘든 기색을 내비치긴 해도 군소리 없이 시키는 대로 다 해냈다.


가르치는 처지에선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제자들이었다. 아직 만나지 못한 다른 녀석들도 이렇게 하길 바랄 정도로 모범적이었다.


고된 훈련과 근성이 합쳐진 결과는 둘은 빠르게 성장했다. 훈련 하나 끝나면 다시는 못 일어날 것처럼 쓰러져있던 녀석들이 이젠 몸풀기를 위해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고 있었다.


특히 임수진 쪽은 예상보다 훨씬 체력이 잘 붙고 있었다. 이 속도라면 며칠 내로 정령 소환의 첫 삽을 떼는 것도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니었다.


정령을 소환한다고 다 계약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소환하는 것만으로도 정령사로서의 자질이 올라가니 하는 편이 좋았다.


‘예상 못한 존재가 나올 수도 있는 법이고.’

“주군.”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게이트 너머로 고개를 내민 루그가 눈에 들어왔다.


“길드 드라니아에서의 연락입니다. 남대문에서 발생한 게이트에 같이 갔으면 한답니다.”

“둘 다 들었지? 난 나갔다 온다.”


고개만 끄덕인 둘에게서 시선을 돌렸다. 그와 함께 안으로 들어오는 루그와 베우스의 인사를 받으며 게이트를 빠져나왔다.


내가 자리를 비워야 할 땐 저 두 녀석이 계획표대로 제자들을 훈련 시켰다. 미리 시켜둔 대로 곧잘 했기에 걱정 없이 맡길 수 있었다.


이렇게 나갈 때마다 뭔가 게임 자동 사냥 돌려놓고 나가는 직장인의 기분이 이런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실시간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못 보는 건 아쉽지만, 효율을 고려하면 어쩔 수 없이 하는 그런 것 말이다.


“기왕 나가는 김에 맛있는 거나 사서 돌아올까.”


체력 보충도 하면서 사기도 올릴 만한 메뉴를 고민하며 걸음을 옮겼다. 요란하게 울리는 스마트폰을 챙긴 뒤 그대로 집을 나섰다.



****



쿵!


게이트 안에 울려 퍼지는 묵직한 소리. 뒤로 넘어진 고블린 킹의 머리는 원형을 알아볼 수 없을 형태로 흉하게 일그러져 있었다.


“허억, 허억······.”


착지한 준성이는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방금 고블린 킹의 머리를 내리찍은 오른손이 남아있는 마나의 열기로 아지랑이를 피웠다.


“성공한 모양이네.”


극점 유성권(極點 流星拳).

주먹에 극한으로 응축시켰던 마나를 해방해 그 출력과 중력가속도를 이용해 하늘에서 내리찍는 기술.


내가 해준 건 알고 있는 이론과 기억 속 이미지를 가르친 것뿐이었다. 내 이야기를 듣고서 이렇게까지 완성한 건 온전히 녀석의 노력이었다.


‘확실히 난 놈이라니까.’


뭔가 제 새끼 감싸는 것 같아 그렇긴 하지만, 녀석은 천재가 맞는 것 같다.


“성공한 거······ 맞아요?”

“맞을 거야. 내가 아는 것과 거의 일치해.”


차이가 있다면 역시 파괴력.

이 기술을 세상에 알렸던 중국의 S급 헌터 리 야오는 같은 기술로 산 하나를 완전히 파괴했다. 중국에 쳐들어왔던 드레이크와 함께.


그가 기술을 보인 이래로 많은 헌터들이 따라 하려고 시도했지만, 여러모로 복잡한 기술이었다.

높이 올라갈수록 화력이 올라가지만, 그만큼 적이 피할 시간이 많기에 빠르게 낙하해야 했다.

그러기 위해 마나를 많이 소비하면 주먹의 강도가 떨어졌다. 그렇다고 출력을 줄이면 적이 도망치기 일쑤였다.


쓰기 어렵다는 이유로 결국 많은 헌터들이 사용을 포기했고, 그렇게 리 야오의 전용 기술로 남게 되었다.


그런 기술을 준성에게 가르친 이유는 간단했다. 녀석의 극점 유성권은 절대 빗나갈 일이 없을 테니까.


내가, 그리고 임수진이 있다면 맞추기 어렵다는 단점 같은 건 별 제약도 되지 않는다. 파괴력 하나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기술인 만큼 맞추게만 하면 된다.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뭔가 흉내만 낸 것 같달까.”

“당연하지. 이제 첫 삽을 뜬 거잖아. 계속 연습하다보면 온전히 네 손에 익게 될 거야.”

“노력할게요.”


주먹을 꽉 쥐며 나를 올려다보는 준성. 마음에 드는 소리만 하는 녀석의 머리를 헝클이며 위아래로 훑었다.


훈련을 시작한 지 게이트 안 기준으로 석 달 정도 되니 확실히 몸이 좋아졌다. 옷을 새로 맞춰야 할 정도로 붙은 근육과 전신에서 느껴지는 다량의 마나가 녀석이 완전히 달라졌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훈련과 함께 틈틈이 좋은 것도 몇 개 먹이니 성장세가 가파르다 못해 그래프를 뚫어버릴 정도다. 만일 지금 승급 시험을 봤다면 C급은 간단히 받아냈을 거다.


송인준이 대수인가. 이 정도 스펙의 신입이라면 해외에서도 스카우트하겠다며 눈독을 들일 정도라고 자신할 수 있었다.


[칭호 ‘교학상장’의 효과가 발동합니다.]

[스킬 ‘정령 교감’의 숙련도가 올랐습니다.]


눈앞에 나타난 메시지를 확인한 나는 준성의 어깨를 두드렸다.


“하고 싶은 거 하고 있어. 나는 잠깐 저쪽 봐주고 올게.”

“네.”


몸을 돌려 걸음을 옮겼다. 게이트 반대편에서 반투명한 마법진이 사라지고 있는 게 보였다.


“성공했어?”


내 질문에 임수진은 고개를 저었다. 이마에 흥건한 땀을 닦아낸 그녀는 지팡이를 내려놨다.


“이번에도 인사만 하고 갔어요.”

“어떤 녀석이었어?”

“불의 중급 정령이요.”

“나름 발전했네.”

“그럼 뭐 해요. 아직 제대로 된 계약 한 번 못했는데.”


침통한 표정으로 중얼거리는 임수진. 그렇게 말하는 그녀의 모습 역시 훈련 시작 때와는 확실히 달라져 있었다.

눈 밑에 잔뜩 있던 다크 서클은 사라진 지 한참 되었다. 생기를 잃었던 피부도 광택을 되찾았고, 피로에 찌들어 있던 몸도 생기로 가득 차 있었다.

균형 있게 붙은 근육은 내가 아는 지원가 중에서도 상위권에 속할 거다. 과하게 시킨 감이 없잖아 있지만, 정령사라는 직업의 응용력을 고려하면 아직 부족한 감이 있었다.


“지금은 교감하는 데 집중해. 그러다 좋은 녀석이 오면 파박, 하고 잡으면 되는 거고.”

“알고는 있는데 쉽지가 않네요.”

“아니면 지금 한번 해 보지 그래? 내가 도와줄게.”

“정말요?”


기다렸다는 듯 눈빛을 반짝이는 임수진. 내가 도와준다고 뭐 그렇게 달라지겠냐만, 본인이 저렇게 좋아하니 상관없나.


“영창은 네가 읊어. 나는 옆에서 손만 얹을게.”

“알겠어요. 그럼 바로 할게요?”


지쳤던 게 연기였던 건지 임수진은 곧바로 지팡이를 쥐었다. 앞으로 내민 지팡이가 빛나며 그녀의 앞에 마법진이 나타났다.


“세상의 바탕을 이루는 원소에서 태어난······.”


눈을 감고서 영창을 시작한 임수진을 확인한 나는 마법진 위에 손을 올렸다.


[교학상장]

[가르침과 배움은 서로를 진보시킨다. 교육은 제자만이 아닌 당신도 성장시킵니다.]

[가르친 내용을 제자가 익힐 때마다 일정 부분 숙련도가 올라갑니다. 칭호를 해제해도 발동합니다.]

[칭호 장착 시 가르친 스킬 하나를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효과는 1분 지속되며, 이 효과는 일주일이 지나야 다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현재 사용할 수 있는 스킬 : 정령 소환, 극점 유성권]


“정령 소환을 사용.”


[정령 소환이 활성화됩니다.]


메시지와 함께 마법진이 한층 더 빛나기 시작했다. 실제로 써보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확실히 그녀 혼자 할 때와는 느낌이 달랐다.


“······태초의 그 모습을 내 눈앞에 보여라, 정령이여!”


마지막 외침과 함께 마법진에서 세찬 바람이 뿜어져 나왔다. 얼마나 강했는지 멀리 있던 준성이가 바람을 느끼고 달려올 정도였다.


“이, 이게 대체······.”


본 적 없는 상황에 당황한 임수진은 마법진을 보더니 아예 뒤로 넘어졌다.

마법진 위로 모습을 드러낸 정령. 인간에 가까운 형태를 갖추고 갑옷을 두른 녀석의 주위로 은은하지만 날카로운 바람이 맴돌고 있었다.


휘이잉.


“사, 상급 정령이라고?”


귓가를 간지럽히듯 불어온 바람. 내겐 그저 바람이었지만, 임수진에겐 어떤 말처럼 들렸던 모양이다.


“들었어요? 상급 정령이래요, 상급 정령!”

“그렇게 말해도 난 아무것도 안 들리는데.”

“자, 잠깐만요······ 지금 그거 진심이야?”


정령이 고개를 끄덕였다. 임수진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날 쳐다봤다.


“얘가 계약하자는데요?”

“잘 된 것 아니야?”

“사기 아니겠죠?”

“내가 사람이나 악마가 사기치는 건 봤어도, 정령이 사기 친다는 이야기는 못 들어봤어.”

“저, 정말 계약해도 되겠죠?”

“싫으면 보내면 되고.”

“하, 할게요!”


임수진이 정령과 눈을 맞췄다. 정령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한 줄기 바람으로 변해 임수진의 주변을 맴도는 것처럼 소멸했다.

임수진의 몸에서 아까까진 느낄 수 없었던 다른 순수한 마나가 느껴졌다. 해를 끼칠 것 같지는 않아 보여서 안심했다.


“축하해. 얼떨결에 계약했네.”

“그, 그러게요······.”

“그나저나 왜 계약하겠다고 한 거야?”

“제 옆에 있으면 재미있는 걸 볼 수 있을 것 같아서라던데요?”


순수한 흥미인가.

그렇다면 잘 찾아온 셈이다. 내가 옆에 있는 이상 네 주인이 재미없을 경험을 하지는 않을 테니까.


그나저나 첫 계약이 상급 정령이라. 내가 손을 쓴 것도 있지만, 계약까지 간 건 임수진 본인의 정령사로서의 그릇이 상당히 커졌기 때문일 거다.


‘이걸로 얼추 갖춰진 것 같네.’


예정보다 이르지만 각자 필요한 무기는 갖춰진 셈이다. 남은 시간 동안 그 무기를 갈고 닦는 데 열중하면 내 기대 이상의 녀석들이 될 게 분명했다.


“너희 둘.”

“네!”

“오늘부터 더 빡빡하게 들어간다.”

“······네?”

“그건 좀······.”

“그렇게 말해도 안 빼줄 테니까 각오들 하라고.”

“여기서 대체 얼마나 더 하려고······.”

“내 말이······.”


시작도 안 했는데 엄살 부리는 두 녀석을 보며 나는 웃음을 지울 수 없었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내용 전반적으로 수정되었습니다. 보셨던 내용은 내일 연재분 초반에 사용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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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99화 - 잠깐뿐이었던 즐거움 23.03.13 520 14 13쪽
99 98화 - 연말 파티 23.03.10 565 14 13쪽
98 97화 - 또 익숙한 천장이다 23.03.09 526 15 12쪽
97 96화 - 신화의 최후 23.03.08 562 12 13쪽
96 95화 - 비장의 패 23.03.07 578 16 12쪽
95 94화 - 인마격돌 23.03.06 610 14 11쪽
94 93화 - 타르타로스로 23.03.03 723 16 12쪽
93 92화 - 숨겨져있던 악의 (수정됨) 23.03.02 703 16 13쪽
92 91화 - 지나간, 그리고 나아갈 (수정됨) 23.03.01 747 19 11쪽
91 90화 - 다시는 오지 마 (수정됨) +1 23.02.28 765 18 13쪽
90 89화 - 바다 위에서 23.02.27 753 21 12쪽
89 88화 - 가라는 휴가는 안 가고 23.02.24 825 22 12쪽
88 87화 - 또 하나의 사건이 끝나고 23.02.23 834 24 11쪽
87 86화 - 배신자에게 어울리는 결말은 23.02.22 889 26 12쪽
86 85화 - 인류의 배신자 23.02.21 888 25 12쪽
85 84화 - 악의 근원 23.02.20 848 23 12쪽
84 83화 - 허점을 찌르다 23.02.17 927 26 11쪽
83 82화 - 계획의 밑준비 23.02.16 914 25 12쪽
82 81화 - 엄습하는 위협에 맞서 23.02.15 931 22 13쪽
81 80화 - 재회의 기쁨은 잠시 내려두고 (수정됨) 23.02.14 955 25 12쪽
80 79화 - 반역의 마왕 23.02.13 1,012 25 11쪽
79 78화 - 반갑지 않은 재회 23.02.10 1,062 25 14쪽
78 77화 - 다시 한 번 그곳으로 23.02.09 1,069 30 11쪽
77 76화 - 혜성같은 신인 +1 23.02.08 1,103 29 12쪽
» 75화 - 고된 훈련의 성과 [수정됨] 23.02.07 1,160 29 12쪽
75 74화 - 제자 2호 +1 23.02.06 1,251 33 12쪽
74 73화 - 예상 밖의 인연 23.02.03 1,270 34 12쪽
73 72화 - 네가 왜 여기서 나와 23.02.02 1,304 35 12쪽
72 71화 - 뜻밖의 방문 (수정됨) 23.02.01 1,318 33 12쪽
71 70화 - 돌아온 뒷이야기 23.01.31 1,404 3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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