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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me 님의 서재입니다.

퍼펙트 메이지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완결

justme
작품등록일 :
2019.04.01 10:10
최근연재일 :
2019.12.14 07:00
연재수 :
223 회
조회수 :
408,026
추천수 :
6,068
글자수 :
1,143,357

작성
19.08.30 10:30
조회
1,260
추천
14
글자
11쪽

132. 8막 3장 - 유령선장 (3)| Glinda

DUMMY

"우와아아아! 배다! 배가 나타났다!"

으으. 뭐가 이렇게 시끄러워. 귀를 틀어막아도 소리가 들려온다.

감은 눈 너머로 밝은 태양이 느껴진다. 벌써 아침인 건가? 왠지 잠이 부족한 거 같아.

이유는 알고 있다. 그론이 밤새 울부짖었으니까. 그것도 엄청 시끄럽게. 정말 뭐 하는 사람인지.

"배가 보인다! 난 살았어!"

지금도 배가 없어졌다고 시끄럽게 떠들고 있잖아······. 뭐가 보인다고?

눈을 뜨고 몸을 일으킨다. 주변을 둘러본다. 모래사장에서 그론이 무릎을 꿇고 양손을 들어 올린 채 환호성을 지른다.

그론이 바라보는 곳을 바라본다. 그곳에서 거대한 배가 한 척 다가온다. 외로운 항해자도 컸지만, 지금 다가오는 배는 더 크다.

저런 배가 왜 이리로 오고 있지? 해적인가? 머릿속이 혼란스럽다.

"기상! 비상! 모두 일어나세요!"

일단 다른 사람들을 깨우자. 우선 그것부터 해야 한다.

내 외침을 듣고 선원들이 눈을 뜨기 시작한다. 갑옷을 입고 자고 있던 에스나도 일어난다. 내 옆에 누운 맥은 그대로 잠들어 있는 중이다.

"맥! 너도 일어나!"

곤히 자는 맥을 흔들어 깨운다. 맥은 신음을 흘리며 눈을 비빈다.

"5분만···."

"웃기고 있네!"

"으아아악!"

맥의 귀를 잡아당긴다. 맥은 비명을 지르며 몸을 일으킨다.

"으으. 무슨 일인데."

손을 들어 바다를 가리킨다. 맥이 하품하며 바다를 바라본다. 눈이 커진다. 입이 벌어진다.

"저게 뭐야?"

"모르니까 문제지."

선원들 사이에도 동요가 일어난다. 다가오는 거대한 배에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이럴 때 필요한 건 마법사인데.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모두 정신 차리십시오!"

강철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려온다. 모두의 시선이 한 점으로 수렴한다. 그곳에는 에스나가 검과 방패를 꺼내 든 체 서 있다. 아까의 소리는 방패에 검을 부딪친 소리겠지.

"저 배가 어떤 목적으로 접근하는지 모르는 이상 대비를 해야 합니다. 모두 전투를 준비하십시오."

에스나가 말을 마치자 선원들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상자를 옮겨서 엄폐물을 만든다. 어디선가 가져온 검을 뽑고 배를 노려본다.

가까이 다가온 배의 모습이 보인다. 약간 낡은 것 같지만, 문제없이 움직이고 있다. 펼쳐진 하얀 돛도 조금 해져 있는 것이 보인다.

"두 사람도 이곳으로 오십시오."

나와 맥은 에스나의 부름에 따라서 엄폐물 뒤로 돌아간다.

그러는 동안에도 배는 해변으로 다가온다. 그론은 그 앞에서 환희로 가득 찬 노래를 부른다.

에스나는 그론의 모습에 한숨을 쉬고 휘파람을 부른다. 투구를 쓴 채로 휘파람을 불다니. 신기한 능력이다.

멀리서 말발굽 소리가 들려온다. 산이 있던 방향에서 말 한 마리가 달려온다. 하얀 마갑을 입은 에스나의 말 천하무적. 보이지 않더라니 산에 들어가 있었구나.

"그론을 데리고 오겠습니다."

에스나는 다가온 천하무적에 올라탄다. 말에 박차를 가하고 그론을 향해 달려간다. 그론은 뒤에서 말이 달려드는지도 모르고 배를 바라본다.

천하무적은 그론의 뒤로 다가간다. 에스나는 고삐를 잡고 몸을 옆으로 기울인다. 거의 직각에 가깝게 기울어진 몸을 다리 힘으로 지탱한다. 그 자세로 그론의 뒤에 다가가서 그론의 허리를 낚아챈다.

"우아앗!"

그론은 괴상한 비명을 지르며 에스나에게 붙잡힌다. 에스나는 말머리를 돌려 그론과 함께 엄폐물로 다가온다.

"데려왔습니다."

에스나가 옆구리에 끼고 있는 그론을 내려놓는다. 엄폐물 뒤에 놓인 그론은 정신을 차렸는지 주변을 둘러본다.

"뭐가 어떻게 된 건가?"

자기가 뭘 하고 있었는지도 모르는 모양이다. 지금 저런 질문에 대답해줄 시간은 없다. 정체 모를 배가 해변에 닻을 내린다.

"저건 또 뭔가?"

당신이 아까 보고 소리 질렀던 거요. 그론은 눈을 크게 뜨고 주변 상황을 파악하려고 고개를 이리저리 돌린다.

"혹시 여기서 아이작을 본 사람 있습니까?"

그론이 조금 진정하자 에스나가 선원들을 향해 외친다. 말에 올라탄 채로 말을 하니 위압감이 넘친다.

선원들 사이에서 웅성거림이 들려온다. 주로 봤어? 아니. 너는? 같이 마법사를 찾는 내용. 즉. 아무도 마법사가 어디 있는지 모르는 거다.

"도대체 어딘 간 겁니까."

에스나가 크게 한숨을 쉰다. 정말 필요할 때만 없는 사람이다.

없는 사람을 찾아도 소용없다. 남아 있는 사람끼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카 산 슈를 본 사람은 있습니까?"

마녀의 이름이 카 산 슈라고 했지. 특이한 이름이라 기억에 남는다.

주의를 둘러본다. 마녀의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선원들도 마녀를 찾지 못한 것 같다. 두 사람이 같이 어디 간 걸까?

"배에서 뭐가 내려온다."

선원 하나가 배를 가리키며 말한다. 모두의 시선이 그곳을 향한다. 배에서 작은 보트가 내려온다. 밧줄로 매달린 보트가 천천히 내려와 바다에 닿는다.

"사람이 타고 있습니다. 두 명입니다."

나는 잘 안 보이는데. 눈이 좋은지 에스나가 상황을 설명해준다.

"붉은 코트를 입은 빨간 머리와 망토를 두르고 있는 사람 하나입니다."

어디서 많이 본 옷차림인데?

"아이작과 카 산 슈로군요."

역시나. 선원들 사이로 소란이 퍼져나간다. 찾고 있던 사람이 정체 모를 배에서 내리니 당황스럽지.

그래도 다행이다. 저 배가 적이 아니라는 건 확실해졌다.

"당황스럽습니다."

에스나가 한숨을 쉬고 말에서 내린다. 천천히 해변에 다가오는 보트를 향해 걸어간다.

"맥. 우리도 가자."

맥의 손을 잡아끌고 에스나의 뒤를 따라간다. 마법사에게 질문할 게 많다.

작은 나무 보트는 해변에 닿았다. 가까이 다가가자 모습이 확실히 보인다. 마법사와 마녀가 맞다. 도대체 뭘 했길래 배를 끌고 오는 걸까.

마법사가 보트에서 내린다. 마녀를 향해 손을 뻗는다. 마녀는 마법사의 손을 잡고 보트에서 내린다.

"도착!"

마녀는 땅에 발을 딛고 소리를 지른다.

"되게 재밌었어!"

즐거운 듯 마법사를 보고 웃는다.

"재밌는 건 알겠지만, 우선 상황을 설명해 주십시오."

에스나가 굳은 목소리로 질문을 던진다.

"이 배?"

마법사가 자기 뒤쪽의 배를 가리킨다. 에스나는 고개를 끄덕인다.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간단해. 마법으로 만들었어."

간단하지 않다. 그게 어떻게 간단한 거야.

"그보다 마법 못 쓴다고 하지 않았어요?"

마법사는 어색하게 웃으며 머리를 긁적인다.

"마녀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내가 엄청난 도움을 줬지!"

머리가 아프다. 두 사람이 함께 있으니 더 머리가 아프다.

"그런 건 중요한 게 아니지. 배가 있다는 게 중요한 거다!"

마법사는 자랑스럽게 배를 가리킨다. 에스나가 한숨을 쉰다. 나도 한숨을 쉰다. 맥은 눈만 이리저리 굴린다.

"그렇죠. 배가 있는 건 중요한 거죠. 이제야 이 섬을 떠날 수 있겠네요."

"그럼 짐부터 옮기세."

어느샌가 그론이 뒤에 다가왔다. 모습을 보니 정상적인 상태다. 다행이다.

"그런데 어떻게 옮깁니까?"

에스나의 질문에 모두 배를 바라본다. 배는 바다에 떠 있다. 주변에 항구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 짐을 어떻게 실지?

다시 모두의 시선이 마법사에게 향한다. 마법사는 고개를 젓는다.

"저는 지금 마법을 못 씁니다."

그 말에 시선이 옮겨진다. 그 시선을 받은 마녀가 침을 삼킨다.

"내가······. 도와줘야 하나?"

"그래 주면 고맙지."

마법사의 대답에 마녀가 한숨을 쉰다.

"어쩔 수 없네. 그렇게까지 부탁하면 도와줘야지."

마녀는 부탁에 약한가 보다.

"자자. 다들 뒤로 물러서 달라고. 선원들도 짐 근처에서 비키게 해주면 좋겠어."

"들었지! 얼른 거기서 비켜라!"

그론이 선원들을 향해 소리친다. 선원들은 엄폐물로 만들었던 상자들에서 물러난다.

마녀가 손을 뻗는다. 짐들이 흔들흔들 흔들린다. 주변의 선원들이 놀란 표정으로 움직이는 짐들을 바라본다.

"움직여라!"

마녀의 외침과 함께 짐들이 두둥실 떠오른다. 자세히 보니 에스나의 말도 짐들 사이에 끼어 있다. 말도 짐 취급인가.

마녀는 그런 모습을 보며 미소를 짓는다. 공중에 떠오른 짐들은 마녀의 손짓을 따라 움직인다. 바람에 흔들리며 바다 위의 배를 향해 날아간다.

"그러고 보니 배에 선원들은 어떻게 했어요? 설마 마법으로 움직이는 거에요?"

"아니요. 선원들도 같이 만들었습니다."

자세히 바라보니 배의 갑판에 선원들의 모습이 보인다. 배의 선원들은 갑판에 도착한 짐들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좋아! 다 옮겼어!"

"고마워. 그러면 다른 선원들도 옮겨줄래?"

"별로 좋은 생각은 아닌 거 같네만."

그론의 말은 마녀에게 닿지 않는다. 마녀는 아직 얼이 빠져있는 선원들을 향해 손을 뻗는다.

"으아악!"

몸이 공중에 뜬 선원들이 비명을 지른다. 그론은 깊은 한숨을 쉰다. 마법사와 마녀는 즐겁게 웃는다. 사악하다고 느껴질 정도다.

다행히 금방 익숙해진 선원들은 비행을 즐기기 시작한다. 선원들의 웃음소리가 마녀와 마법사의 웃음소리를 덮는다.

"좋아. 이걸로 선원들도 다 태웠어."

선원들도 짐들처럼 금방 배의 갑판에 올라선다. 원래 배에 있던 선원들이 외로운 항해자의 선원들을 반겨준다.

"그럼 우리도 출발합시다."

마법사가 보트에 한쪽 발을 걸친다. 에스나는 얌전히 보트에 올라탄다. 그론도 에스나와 함께 보트에 몸을 싣는다.

"많이 흔들리지는 않겠죠?"

맥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보트에 오른다. 나도 맥의 뒤를 따라 보트에 올라탄다.

"너는 어떻게 할 거야?"

마법사가 노를 손으로 잡으며 마녀에게 묻는다.

"나?"

"그래 너."

마녀는 어색하게 웃으며 머리를 긁적인다.

"여기 남아있어야지."

"300년 동안 있으면서 외로웠다며."

마법사의 말에 마녀는 씁쓸하게 웃는다. 그보다 둘이 그런 이야기도 나눴던 거야?

"아직 다른 사람을 잃는 아픔을 겪고 싶지 않아. 봐봐. 하루밖에 만나지 않은 너희와 이별하는 것도 이렇게 슬퍼하잖아?"

마녀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린다. 그러면서도 입은 웃고 있다.

마법사는 그런 마녀를 보고 가볍게 혀를 찬다.

"너무 혼자 있다가는 고독사한다. 내가 살던 곳에서는 그렇게 죽는 사람이 있었어."

도대체 마법사는 어떤 세계에서 온 거지.

"걱정하지 마. 나중에 때가 되면 다시 세상에 나갈 거야."

"그래. 그럼 잘 있으라고."

"다음에 기회가 되더라도 안 봤으면 좋겠습니다. 카 산 슈."

에스나는 마녀를 싫어하나 보다. 마법사는 에스나를 바라보고 한숨을 쉰다. 발에 힘을 줘서 보트를 민다.

보트가 바다에 들어간다. 파도가 보트를 흔든다. 마법사가 노를 젓는다. 보트가 바다를 나아간다.

마녀는 해변에 서서 우리를 바라본다.

"잘 가!"

어느 정도 멀어지자 마녀가 소리친다. 손을 흔들며 작별을 고한다. 우리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그저 묵묵히 보트와 함께 나아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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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76 MR.Kang.
    작성일
    19.08.30 14:14
    No. 1

    마녀.... 카산 슈... 저런 많이 외롭겟군요. 그래도 좋은 추억이 됫겟죠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2 justme
    작성일
    19.08.30 15:10
    No. 2

    추억은 꽃이 되어 마음의 정원에 피어납니다. 카산슈의 정원에 화려하게 피어날 추억이 생겼습니다.

    찬성: 1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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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 134. 8막 4장 - 강철 연맹 (1)| Isaac +2 19.09.02 1,251 15 11쪽
133 133. 8막 3장 - 유령선장 (4)| Isaac +4 19.08.31 1,266 16 11쪽
» 132. 8막 3장 - 유령선장 (3)| Glinda +2 19.08.30 1,261 14 11쪽
131 131. 8막 3장 - 유령선장 (2)| Isaac +2 19.08.29 1,238 14 11쪽
130 130. 8막 3장 -유령선장 (1) | Isaac +2 19.08.28 1,289 13 11쪽
129 129. 8막 2장 - 산 위의 마녀 (4)| Isaac +4 19.08.27 1,277 15 12쪽
128 128. 8막 2장 - 산 위의 마녀 (3)| Isaac +2 19.08.26 1,300 14 11쪽
127 127. 8막 2장 - 산 위의 마녀 (2)| Isaac +2 19.08.24 1,307 15 11쪽
126 126. 8막 2장 - 산 위의 마녀 (1)| Isaac +6 19.08.23 1,340 13 11쪽
125 125. 8막 1장 - 푹풍이 지나간 후 (2)| Isaac +4 19.08.22 1,354 16 11쪽
124 124. 8막 1장 - 푹풍이 지나간 후 (1)| Isaac +2 19.08.21 1,386 15 11쪽
123 123. 8막 서장 - Tempest | Isaac +4 19.08.20 1,373 17 11쪽
122 122. 7막 막간 - 마법사는 어디 계신가 | Glinda +4 19.08.19 1,437 14 11쪽
121 121. 7막 5장 - 해적왕 (4) | Isaac +6 19.08.17 1,430 14 11쪽
120 120. 7막 5장 - 해적왕 (3) | Isaac +2 19.08.16 1,424 15 12쪽
119 119. 7막 5장 - 해적왕 (2) | Isaac +2 19.08.15 1,439 13 11쪽
118 118. 7막 5장 - 해적왕 (1) | Glinda +2 19.08.14 1,472 14 11쪽
117 117. 7막 4장 - 본질에 관하여 (2) | Isaac +3 19.08.13 1,454 13 11쪽
116 116. 7막 4장 - 본질에 관하여 (1) | Isaac +2 19.08.12 1,477 13 11쪽
115 115. 7막 3장 - 외로운 항해자 (3) | Isaac +2 19.08.10 1,477 15 11쪽
114 114. 7막 3장 - 외로운 항해자 (2) | Isaac +3 19.08.09 1,505 12 11쪽
113 113. 7막 3장 - 외로운 항해자 (1) | Isaac +4 19.08.08 1,524 1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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