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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me 님의 서재입니다.

퍼펙트 메이지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완결

justme
작품등록일 :
2019.04.01 10:10
최근연재일 :
2019.12.14 07:00
연재수 :
223 회
조회수 :
408,028
추천수 :
6,068
글자수 :
1,143,357

작성
19.08.29 10:30
조회
1,238
추천
14
글자
11쪽

131. 8막 3장 - 유령선장 (2)| Isaac

DUMMY

"마법을 쓴다고?"

마녀는 고개를 끄덕인다.

"어떻게?"

"재미난 방법으로."

내가 재미난 걸 좋아하긴 하지. 그래도 모르는 건 별로 재미없는데.

얼굴이 살짝 굳는다. 마녀는 그런 나를 보며 미소를 짓는다. 저 웃음을 보니 불안감이 증폭된다.

"불안한데."

"하하하하! 그런 건 중요한 게 아니야! 일단 따라와 봐!"

마녀가 앉은 자리에서 일어난다. 내 손을 잡아끌고 해변으로 나아간다. 바닥에 쓰러져 있는 그론을 지나쳐 달려간다.

모래밭을 밟으며, 달빛을 받으며 해변을 달린다. 그렇게 사람들이 자는 장소에서 멀리 떨어진다.

"후하! 달리니까 재밌다!"

나는 별로 재미없어. 마녀는 아무리 소리 질러도 들을 사람이 없는 곳으로 나를 이끌었다.

마녀는 내 손을 놓고 양팔을 벌린 채 숨을 들이쉰다. 도대체 뭘 하자는 걸까.

"좋아! 아무도 없으니까 해 보자!"

뭘 해보자는 거지. 불안감이 전신을 휘감는다.

마녀가 입고 있는 망토를 벗는다. 검은 망토가 흘러내려 모래밭에 닿는다. 입고 있는 노란 옷이 달빛을 받아 반짝인다.

"뭘 하려고 그러는데?"

불안을 못 이기고 마녀에게 질문을 던진다. 마녀는 대답하지 않는다. 씨익 웃으며 몸을 돌린다.

마녀가 손을 움직인다. 뒷모습이라 잘 보이지는 않는다. 다만 엄청난 불안감만이 나를 휘어 감을 뿐이다.

황금의 빛이 크게 반짝인다. 눈을 살짝 찌푸린다. 빛이 조금씩 가라앉는다. 감았던 눈을 뜬다.

"어때?"

마녀가 물어본다. 마녀의 옷이 사라졌다. 치마는 입고 있지만, 입고 있던 상의가 사라졌다. 하얀 등이 달빛에 비친다.

마법이구나. 마법으로 옷을 사라지게 한 거구나. 상황은 이해되었다. 마녀가 마법으로 옷을 사라지게 했다.

"으아아아악!!!"

눈을 감는다. 손으로 눈을 가린다. 있는 힘껏 소리를 지른다.

"으아아아악!!!"

머리가 멈춰버린다. 내가 지금 뭘 본거지?

"으아아아악!!!"

"이제 그만 하지?"

마녀의 말에 비명을 지르는 것을 멈춘다. 그대로 눈을 가린 손을 떼지 않는다. 마녀를 가리키고 소리 지른다.

"변태다!"

"아니야!"

"갑자기 옷을 벗으면 변태지!"

"필요해서 벗은 거야!"

"그게 더 이상해! 도대체 뭐에 필요한 건데!"

"네가 마법을 쓰게 하는 데 필요하다고!"

"아니야! 싫어! 그럴 거면 마법 안 써!"

"도와주는 사람한테 말이 많다!"

생각해 보니까 마녀가 나를 도와주는 거네.

"뭐야 왜 반응 안 해?"

"도와주는 사람한테 소리 지르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서."

"참 좋은 생각이네."

그래도 눈은 감고 있을 거다.

"옷은 왜 벗은 거야?"

"내 마법은 심장에서 시작돼. 그러니까 심장 가까이에서 피부 접촉이 필요한 거지."

"뭐?"

"앞으로 돌 생각은 없으니까 걱정하지 마."

그게 문제가 아닌 거 같은데. 분명 다른 심각한 문제가 있는 거 같은데.

"그러니까 가까이 와. 거기 그러고 있으면 마법을 못 쓰잖아?"

"그 방법밖에 없는 거야?"

"그냥 닥치고 다가오면 안 될까?"

걸어가려면 눈을 떠야겠지? 눈을 뜨면 보이겠지? 그건 별로 좋지 않다.

고개를 숙이고 손을 내린다. 굳게 감은 두 눈을 뜬다. 모래밭과 내 신발이 보인다.

천천히 앞으로 걸어간다. 어차피 마녀는 이 앞에 있다. 마지막에 보았던 기억에 의존해서 거리를 짐작한다.

모래밭을 걸어가다 보니 마녀의 신발이 보인다. 좋아. 정확하게 도착했다. 이제 고개를 들어야 하는데.

"바보야! 빨리하라고 추워!"

마녀가 소리 지른다. 침을 삼키고 고개를 들어 올린다. 다리와 허리를 지나서 등이 보인다.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하얀 등.

히끅. 딸꾹질이 난다. 너무 긴장했다. 이런 건 좋지 않은데.

"얼른!"

마녀가 나를 다그친다. 그렇게 다그치면 하고 싶어도 못 할 거 같은데······.

떨리는 손으로 서서히 들어 올린다. 마녀의 등에 살며시 가져다 덴다.

차갑다. 보드랍다. 따뜻하다. 손바닥 너머로 온갖 감각이 느껴진다.

"좋아. 그럼 시작해볼까?"

마녀의 말이 머릿속으로 들어오지 않는다. 마녀의 심장이 박동하는 게 느껴진다.

"저기? 내 말 듣고 있어?"

하나도 안 들린다. 머리가 터져버릴 거 같다.

"으악!"

마녀가 내 발을 밟았다. 급작스러운 공격에 소리를 지른다. 마녀는 고개만 살짝 돌려 나를 노려본다.

"정신 똑바로 차리고 해."

"미안."

느껴지는 감각에 집중하지 말자. 다시 마녀의 등에 손을 올린다. 역시나 심장 박동이 느껴진다.

"일단 소환 마법이면 매개체가 필요하지? 가지고 있어?"

"가져오기. 저주받은 황금 동전."

손에 금화가 한 닢 나타난다. 이끼가 낀 황금 동전. 빛이 바랜 동전은 스산하게까지 보인다.

"뭐야? 너 마법 못 쓴다며."

마녀가 내 손에 있는 동전을 보고 말한다.

"이건 마법이 아니거든."

이해하지 못한 표정이다. 옆모습뿐이지만, 그 정도는 알 수 있다.

"매개체는 가지고 왔어. 다음은?"

"마법을 쓰는 감각은 알고 있지?"

아마 알고 있을 거다.

"그럼 손에 감각을 집중해. 내 심장이 뛰는 것을 느껴."

벌써 느끼고 있는데. 얼굴이 화끈하게 돼버릴 만큼.

"나도 마나를 몸에 돌릴 거야. 그걸 느껴서 마법을 써봐."

"이건 무슨 원리로 되는 거야?"

하라고 하니 하긴 할 건데. 궁금한 건 물어봐야겠다.

"간단해. 너의 마법을 내가 대신 사용하는 거지."

"그런 게 가능해?"

"가능하니까 하는 겁니다."

빨리했으면 좋겠나 보다. 손바닥의 감각에 집중한다. 마녀의 심장 박동을 느낀다. 마나도 느껴 보랬지? 눈을 감고 생각을 집중시킨다.

두근두근. 심장이 뛰는 것이 느껴진다. 호흡을 조절한다. 평소보다 느리게.

심장 박동 말고 다른 것이 느껴진다. 빠르고 따가운 알 수 없는 뭔가. 이게 마나인가?

"마법은 언제 쓸 거야?"

"지금. 소환. 버티 선장의 유령선."

마법이 사용된다. 잘은 몰라도 확실하다. 내 몸에서 뭔가 마녀에게 흘러간다. 눈을 뜨니 마녀의 몸이 빛나는 게 보인다.

"으아아! 무슨 마나가 이렇게!"

어쩔 수 없다. 원래 유령선은 마나를 많이 잡아먹는다. 심지어 이건 이름이 달린 유령선이니까.

"그래서 소환물은 어디 나타나는데."

마녀가 힘겨운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바다 쪽을 봐봐."

우리가 서 있는 곳에 가까운 바다가 부글부글 끓기 시작한다. 물기둥도 치솟고 이상한 소리도 들려온다.

무언가 바다 밑에서 올라오고 있다. 먼저 보이는 것은 높다란 돛대. 그 뒤로 약간 헤어진 돛과 돌고래 모양의 선수상도 나타난다.

"우와아아. 저게 뭐야."

"뭐긴. 유령선이지."

마녀가 넋을 놓고 유령선을 바라본다. 거대한 유령선은 금세 자신의 모든 모습을 보여준다.

"우와아아. 이런 마법 처음 봐."

UMO에서도 흔하게 사용되는 마법은 아니지. 마녀가 말했듯이 마나를 너무 잡아먹는다. 겉모습과 비교하면 성능도 떨어지는 편이고.

유령선의 갑판 위에 유령선원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마법의 발동이 끝났다. 손을 떼도 되겠지.

"이제 옷 좀 입어라."

손을 떼자마자 몸을 돌린다. 저 멀리 선원들이 잠든 곳의 모닥불이 보인다. 그리고 그 근처에서 그론이 울고 있다. 아직도 저러고 있다니. 엄청난 근성이다.

뒤에서 황금색 빛이 반짝인다. 마녀가 옷을 입었나 보다. 다시 몸을 돌려 마녀를 바라본다.

마녀는 땅에 떨어졌던 망토까지 챙겨 입은 상태로 나를 바라본다.

"네 마법 진짜 특이하다."

그런가? 잘 모르겠다.

"너 말고 차원 이탈자를 세 명 만나봤는데. 너는 그중에서도 특히 이상해."

"뭐가 이상한데?"

적당한 단어가 생각이 나지 않는지 마녀는 턱을 괸다. 손가락으로 뺨을 두드리며 생각에 잠긴다.

"그래!"

생각이 났나 보다. 손가락을 튕기며 소리친다.

"마법의 기초도 모르면서 마법을 쓰는 거 같아!"

마녀의 손가락이 나를 가리킨다. 삿대질은 안 했으면 좋겠다. 한참 나를 가리키던 마녀가 손을 내린다.

"너 얼굴이 왜 그래?"

네가 정곡을 찔러서. 지금 억지로 웃고 있거든.

마녀의 말이 맞다. 나는 마법의 기초도 모른다. 내가 어떻게 마법을 사용하는지도 모른다. 그냥 UMO에서 하던 대로 마법의 이름을 외치며 마법을 생각할 뿐이지.

마법도 공부해야 하나. 공부 싫은데.

"뭐. 어차피 차원 이탈자들은 자신이 살던 곳의 방식으로 능력을 사용하니까."

마녀는 관심이 식었는지 고개를 돌린다. 그 시선의 끝에는 유령선이 놓여 있다.

"저기에 타도돼?"

손가락으로 유령선을 가리킨다.

"안 될 건 없지."

"와! 신난다! 나 한 번 유령선에 타보고 싶었어!"

마녀는 소리치며 유령선으로 달려간다. 쓴웃음을 지으며 마녀의 뒤를 쫓는다.

유령선은 소환자가 배 위에 오르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는다. 기왕 태워줄 거 항해도 시켜줘야지.

"이거는 어떻게 올라가?"

마녀는 허벅지까지 바닷물에 담근 채 나에게 질문한다. 유령선은 해안가 근처에 있지만, 갑판까지의 높이가 상당하다.

"일반적으로는 마법으로 날아서. 아니면 줄 사다리를 내려 달라 해야지."

"마법으로 가면 재미 없을 거 같아."

그럼 줄사다리지. 차가운 바닷물이 다리를 매만진다. 그래도 바다 깊숙이 걸어간다.

가만히 서 있는 마녀를 지나쳐 유령선에 다가간다. 바닷물이 가슴께에 올 때쯤 유령선을 손으로 만질 수 있게 되었다.

"이봐! 사다리를 내려줘!"

"알겠습니다! 대장!"

배 위에서 쇠를 긁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리고 기다란 줄사다리가 내 앞으로 떨어진다.

"그거 잡고 올라가면 돼?"

마녀가 바닷물을 가르며 나에게 다가온다. 나보다 키가 작은 마녀는 목까지 잠겨 버린다.

"생각보다 깊네."

쓴웃음을 지은 마녀는 줄 사다리를 잡는다. 팔에 힘을 주어 올라가려 한다.

"올라갈 필요 없어."

"엥?"

의문에 대한 대답은 눈으로 보여주자. 줄사다리를 한 손으로 잡는다. 남은 손으로 배의 선체를 두드린다.

"올려!"

"네! 대장!"

줄사다리가 끌어올려 진다. 나와 마녀를 태우고서. 놀란 마녀는 입을 다물지 못한다.

우리는 순식간에 배의 갑판에 올라왔다. 줄사다리를 하나씩 올랐다면 불가능한 속도로.

"대장! 오랜만입니다!"

"어. 어. 그래."

일제히 인사하는 선원들에게 손을 흔들어준다. 마녀는 선원들을 바라보며 탄성을 지른다.

"생각보다 평범하네?"

"뭐가?"

"배랑 선원들. 배도 생각보다 멀쩡하고. 선원들도 유령이나 해골 모습일 줄 알았는데."

확실히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유령선과는 다르지. 낡은 배이긴 하지만 평범한 배의 모습이다. 선원들도 일단 사람의 모습이다. 조금 더럽고 옷이 누추하지만, 사람은 사람이다.

진짜 모습이 따로 있기는 하지만.

"그건 그렇고 진짜 신기하다!"

마녀는 주변에 신경 쓰지 않고 갑판의 가장자리로 달려간다. 난간에 매달려 바다를 바라본다.

"그렇게 신기해?"

"300년 전에는 이 정도 크기의 배가 없었거든."

맞다. 마녀는 300년 전부터 은둔 생활을 했지. 잊을 뻔했다. 잊어도 되는 거지만.

"그러면 섬이나 한 바퀴 돌까?"

"그래도 돼?"

"아침이 오기까지는 한참이나 남았으니까."

마녀의 얼굴에 밝은 미소가 퍼져 나간다.

"좋아! 그럼 출항이다! 돛을 펼쳐라!"

"네! 대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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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 134. 8막 4장 - 강철 연맹 (1)| Isaac +2 19.09.02 1,251 15 11쪽
133 133. 8막 3장 - 유령선장 (4)| Isaac +4 19.08.31 1,266 16 11쪽
132 132. 8막 3장 - 유령선장 (3)| Glinda +2 19.08.30 1,261 14 11쪽
» 131. 8막 3장 - 유령선장 (2)| Isaac +2 19.08.29 1,239 14 11쪽
130 130. 8막 3장 -유령선장 (1) | Isaac +2 19.08.28 1,289 13 11쪽
129 129. 8막 2장 - 산 위의 마녀 (4)| Isaac +4 19.08.27 1,277 15 12쪽
128 128. 8막 2장 - 산 위의 마녀 (3)| Isaac +2 19.08.26 1,300 14 11쪽
127 127. 8막 2장 - 산 위의 마녀 (2)| Isaac +2 19.08.24 1,307 15 11쪽
126 126. 8막 2장 - 산 위의 마녀 (1)| Isaac +6 19.08.23 1,340 13 11쪽
125 125. 8막 1장 - 푹풍이 지나간 후 (2)| Isaac +4 19.08.22 1,354 16 11쪽
124 124. 8막 1장 - 푹풍이 지나간 후 (1)| Isaac +2 19.08.21 1,386 15 11쪽
123 123. 8막 서장 - Tempest | Isaac +4 19.08.20 1,373 17 11쪽
122 122. 7막 막간 - 마법사는 어디 계신가 | Glinda +4 19.08.19 1,437 14 11쪽
121 121. 7막 5장 - 해적왕 (4) | Isaac +6 19.08.17 1,430 14 11쪽
120 120. 7막 5장 - 해적왕 (3) | Isaac +2 19.08.16 1,424 15 12쪽
119 119. 7막 5장 - 해적왕 (2) | Isaac +2 19.08.15 1,439 13 11쪽
118 118. 7막 5장 - 해적왕 (1) | Glinda +2 19.08.14 1,472 14 11쪽
117 117. 7막 4장 - 본질에 관하여 (2) | Isaac +3 19.08.13 1,454 13 11쪽
116 116. 7막 4장 - 본질에 관하여 (1) | Isaac +2 19.08.12 1,477 13 11쪽
115 115. 7막 3장 - 외로운 항해자 (3) | Isaac +2 19.08.10 1,477 15 11쪽
114 114. 7막 3장 - 외로운 항해자 (2) | Isaac +3 19.08.09 1,505 12 11쪽
113 113. 7막 3장 - 외로운 항해자 (1) | Isaac +4 19.08.08 1,524 14 11쪽
112 112. 7막 2장 - 항구 도시 (3) | Isaac +2 19.08.07 1,512 16 11쪽
111 111. 7막 2장 - 항구 도시 (2) | Isaac +4 19.08.06 1,645 13 11쪽
110 110. 7막 2장 - 항구 도시 (1) | Glinda +3 19.08.05 1,584 1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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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 105. 6막 종장 - Luna eclipse | Isaac +2 19.07.30 1,544 1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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