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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me 님의 서재입니다.

퍼펙트 메이지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완결

justme
작품등록일 :
2019.04.01 10:10
최근연재일 :
2019.12.14 07:00
연재수 :
22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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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8,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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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143,357

작성
19.08.26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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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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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128. 8막 2장 - 산 위의 마녀 (3)| Isaac

DUMMY

"드디어! 도착이다!"

산 정상. 하늘에서 가장 가까운 곳. 상쾌한 공기가 폐를 가득히 채운다. 너무나 행복하다. 이래서 등산을 하는 걸까. 나중에 시간이 되면 다른 산도 올라볼까?

정상은 널따란 평원처럼 되어 있다. 풀은 자라지 않고 바위로 된 평원.

"좋아할 때는 아니라고 봅니다."

뒤이어 올라온 에스나가 좋은 기분을 박살 낸다. 칫. 재미없어.

물론 좋아할 때는 아니다. 하늘은 붉게 물들었다. 해는 저편으로 떨어지고 있다. 정상까지 오르는데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다니. 다시 내려갈 생각을 하니 끔찍하다. 정정하자. 등산은 하면 안 되는 일이다.

"그래도 목적지가 보이잖아."

저 멀리. 동시에 그다지 멀지 않은. 그런 곳에 오두막이 하나 놓여 있다. 나무로 된 벽과 지붕. 창문도 하나 달려 있다.

벽돌로 만들어진 굴뚝에서 연기가 뿜어져 나온다. 안에 사람이 있다는 거다.

"그건 다행입니다만."

에스나가 말을 끊는다.

"뭔데. 계속 말해."

"괜찮겠습니까? 상대는 마녀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조금 그렇긴 하지. 내가 마법을 쓰면 몰라도 못 쓰는 상태니까.

"어떻게든 되겠지. 뭐."

에스나는 한숨을 내쉰다.

"그런 마음가짐으로는 일찍 죽습니다."

그래서 이미 한 번 죽었지. 그래도 괜찮을 거다. 날 죽이는 건 꽤 힘든 일이니까.

"그런 의문은 접어두고. 일단 마녀를 만나러 가보자고."

에스나의 한숨을 뒤로 한 채 오두막을 향해 걸어간다. 주변에 적대적인 존재는 없다. 문지기도 없는 거 같고.

약간 긴장은 된다. 사막과 산을 이어 붙이고, 사람들을 세뇌했다. 정체는 몰라도 강력한 마법사인 건 확실하다.

나도 할 수는 있는 일이지만, 지금은 못한다. 마법을 못 쓰니까. 마법을 못 쓰는 상태로 강력한 마법사를 상대하러 가는 거다. 긴장이 안 될 수 없지.

"좋아. 침착하고."

오두막의 문 앞에 서서 심호흡한다. 뒤에서 에스나의 발소리가 들려온다. 뒤는 든든하다. 든든한가?

고개를 돌려 에스나를 바라본다. 어느새 내 뒤에 선 에스나가 나를 바라본다.

"왜 그러십니까?"

"아니야. 아무것도 아니야."

..... 든든함과는 거리가 좀 있데. 그래. 내가 다 해결하면 되는 거지. 아무튼, 그런 거다.

"뭔가 기분이 나쁜 생각을 하신 거 같습니다."

"설마 그럴 리가 있겠어?"

어물쩍 웃어넘긴다. 에스나는 작게 혀를 찬다.

"아무튼, 연다."

"준비되었습니다."

에스나는 방패와 검을 꺼내 들고 내 뒤에 바짝 선다. 오두막의 손잡이를 잡는다. 침을 삼키고 문을 연다.

"와! 환영해요!"

폭죽이 터지고 꽃잎이 흩날린다. 나와 비슷한 또래로 보이는 여자가 밝게 웃으며 손을 흔들어준다.

고개를 돌려 에스나를 바라본다. 에스나도 나를 바라본다. 동시에 고개를 돌려 다시 오두막 안을 바라본다.

"응? 왜 그래?"

잘못 본 게 아니구나. 이게 무슨 상황이지?

맥발라 숲 근처의 마을에서 보았던 실내장식. 화덕이나 식탁 의자 같은 게 적당히 놓여 있다.

이렇게만 보면 평범한 오두막이지. 다른 점이라면 바닥에 꽃이 피어 있는 것. 그리고 천장에는 별이 달려 있다.

"아아! 괜찮아! 평범한 마법이야!"

그래. 마법이겠지. 그 정도는 알고 있다. 문제는 이 오두막이 아니다. 그 오두막의 중앙에 서 있는 저 여자지.

아마도 마녀. 아마도 강력한 마법사. 그리고 높은 확률로 미친년.

마녀는 검은 망토를 두르고 있다. 망토 안에는 빛나는 노란색 옷을 입고 있다. 머리카락과 눈은 황금색으로 반짝인다.

"둘 다 식사는 아직이지?"

"일단은 그렇습니다."

말문이 막힌 나와는 달리 에스나는 마녀의 질문에 대답한다. 진지한 목소리로. 대단한 거 같다. 어떻게 바로 대답할 수 있지?

"그러면 둘 다 들어와서 저녁 먹자!"

"감사합니다."

에스나는 나를 지나쳐 오두막 안으로 들어간다. 마녀의 안내를 받아 의자에 앉는다.

나는 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입구에 서 있다. 어떻게 된 일이지? 두 사람이 아는 사이였던 건가? 뭐지?

온갖 잡생각이 머릿속을 헤집는다. 생각의 파도에 휩쓸려 정신이 떠내려간다.

"거기! 너!"

"우왓!"

마녀가 내 눈앞에서 손뼉을 친다. 너무 놀라서 이상한 소리가 튀어나왔다.

"넌 너무 생각이 많아. 일단 와서 앉아."

마녀가 내 팔을 끌고 안으로 끌고 간다. 너무 당황해서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모르겠다.

"자자! 준비는 금방 끝나니까! 기다리고 있으라고!"

의자에 강제로 앉혀졌다. 아직도 무슨 상황인지 모르겠다. 일단 적대할 생각은 없어 보인다.

내 옆자리의 에스나가 투구를 벗는다. 에스나를 멍하니 바라본다.

"왜 그렇게 보십니까?"

에스나가 나를 빤히 바라본다. 손을 들어 올려 냄비를 휘젓고 있는 마녀를 가리킨다.

"아는 사람이야?"

"직접 아는 건 아니지만, 아는 사람입니다."

뭔 소리야?

"그런 게 있어!"

마녀가 식탁에 접시를 내려놓으며 소리친다. 접시에는 잘 구워진 고기가 놓여 있다. 냄비를 휘젓고 있지 않았나? 어떻게 구운 고기가 만들어지는 거지?

"하하하! 자세한 건 생각하지 마!"

호탕한 웃음소리와 함께 마녀가 자리에 앉는다. 우리와 마주 보는 마녀는 방실방실 웃고만 있다.

"얼른 먹어!"

어느새 접시에는 포크와 나이프가 올려져 있다. 확실히 대단한 마법사다. 그 부분은 부정 못 하겠네.

투구를 벗은 에스나는 식기를 들고 고기를 썰고 있다. 내 앞에 있는 마녀도 고기를 우물거린다. 일단 나도 좀 먹어볼까?

포크로 고기를 찍고 나이프로 썬다. 잘 익은 고기는 손쉽게 조각으로 떨어져 나온다. 포크로 찍은 고기를 입으로 가져와 씹는다.

입안에 육즙이 퍼져나간다. 담백한 고기의 향이 가득하다. 맛있다! 눈이 번쩍 뜨일 정도로 맛있다!

"어때 맛있지!"

마녀가 몸을 일으키고 나를 바라본다. 칭찬을 갈구하는 눈빛. 별로 칭찬해주고 싶지 않다.

그래서 대답하지 않는다. 그저 묵묵히 고기를 썰고 입에 집어넣는다.

"맛있습니다."

옆에 앉은 에스나가 대신 대답한다. 마녀는 에스나의 대답에 밝게 웃는다.

"그렇지! 맛있지! 내가 새로 만든 마법이야!"

마녀는 신나게 웃으며 설명을 시작한다. 이 마법을 개발하기 위해 들였던 노력이나 재료들에 관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마법으로 요리하다니. 연금술 계열로 봐야 하나, 소환 계열로 봐야 하나?

식사는 즐겁게 진행되었다. 마녀의 처지에서 말이다. 에스나도 포함해야 하나?

마녀가 웃으며 이야기를 하면 에스나가 동조한다. 나는 외부인처럼 그 광경을 멍하니 바라볼 뿐.

"감사히 먹었습니다."

어색하게 흘러가던 식사는 금방 끝이 났다. 다행이다. 더 진행되었으면 체 할 뻔했어.

"자자! 그럼 접시를 치울게!"

마녀가 손을 휘두르지 접시들이 깨끗하게 닦여진다. 마녀는 깨끗해진 접시를 차곡차곡 포개 선반에 집어넣는다.

"후식은? 커피? 차?"

"저는 차로 주십시오."

에스나가 손을 들어 올리며 대답한다. 마녀는 나를 바라본다.

"커피···."

"좋아! 기다리고 있으라고!"

기다릴 것도 없다. 마녀가 손뼉을 치자 나와 에스나의 앞에 잔이 하나 나타난다. 요청대로 커피와 차가 들어 있다.

마녀는 다시 자리에 앉아 손뼉을 친다. 마녀의 앞에도 잔이 하나 놓인다.

"그럼 지금부터 티타임과 함께하는 질문 답변 시간! 와!"

마녀가 양손을 들어 올리며 소리친다. 그리고 나와 에스나를 번갈아 바라본다. 뭘 바라는 거지?

"와!"

갑자기 에스나가 손을 올리며 소리친다. 뭐야. 뭐가 어떻게 되는 거야?

마녀와 에스나가 나를 바라본다. 양손을 머리 위로 들어 올린 채로. 나도 따라 하라는 거야? 내가 저 꼴 사나운 짓을 따라 해야 한다고?

시선의 압박이 강해진다. 더는 버틸 수 없다. 천천히 손을 들어 올린다.

"와."

작게 소리 지른다.

"와! 티타임!"

다행히 이걸로 넘어가 줬다. 마녀는 크게 소리 지르며 잔을 집어 든다. 에스나도 자연스럽게 잔을 들어 올린다. 나는 이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겠다.

일단 마시자. 커피가 목으로 넘어간다. 쓴 커피 향이 입안을 감돈다. 생각보다 맛있네.

"그러면 이야기를 들려주시겠습니까? 카 산 슈?"

카 산 슈? 에스나의 입에서 처음 듣는 단어가 튀어나온다. 단어 맞지?

"우와! 내 이름도 알고 있네!"

마녀가 밝게 웃는다. 그게 이름이야? 되게 특이한 이름이다. 그전에 에스나는 마녀의 이름을 어떻게 알고 있지?

에스나를 바라본다. 에스나는 나를 보지 않는다. 오직 마녀만을 바라보고 있을 뿐.

"저는 백룡 기사. 사신입니다. 차원 이탈자들에 대한 정보는 전부 알고 있습니다.

"차원 이탈자? 다 죽었다며?"

믿지는 않았지만.

"저는 그렇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살아있군요."

"너도 알겠지만, 우리는 죽기가 더 힘들잖아."

마녀가 나를 가리킨다. 내가 차원 이탈자라는 걸 알고 있는 거다.

"그럼 정식으로 내 소개를 할게."

마녀는 잔을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입고 있는 망토를 살짝 펼치고 무릎을 구부려 인사한다.

"나는 카 산 슈. 아포린에서 건너온 차원 이탈자야. 별명은 광채의 마녀."

"또는 광기의 마녀입니다."

마녀의 입에서 웃음소리가 퍼져나간다. 높고 날카로운 웃음소리가. 귀가 아플 정도다.

"광기의 마녀라는 건 다 옛말이야! 지난 300년간 아무 일도 안 했다고!"

"그 이전의 100년 동안 온갖 일을 해왔죠."

에스나는 마녀를 싫어하는 게 분명하다. 말을 한마디 할 때마다 꼬리를 잡고 늘어지네.

"그건 중요한 게 아니니 넘어가자고!"

마녀는 박수를 치며 대화의 방향을 돌린다. 에스나는 잠잠히 차를 마신다.

"그럼 본론으로 넘어갈까?"

무슨 본론? 마녀는 다시 자리에 앉는다.

"여긴 왜 온 거야?"

마녀가 에스나와 나를 바라본다.

"당신을 만나서 이 공간을 빠져나가고 싶습니다."

에스나는 곧바로 대답한다. 마녀의 얼굴이 의문으로 가득 찬다.

"엥? 너희가 틈을 비집고 들어온 거잖아."

"우리가 들어왔다고?"

여태 다물고 있던 입을 연다.

"아니야?"

"아닌데."

"엥?"

마녀가 놀란다.

"어?"

내가 놀란다.

"네?"

에스나가 놀란다.

모여있는 세 사람은 의문과 놀람만 표현한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나는 마녀가 우리를 납치한 줄 알았는데.

마녀의 얼굴을 보니 정말 모르는 일인 거 같다. 그럼 어떻게 된 거지?

"일단 우리 서로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서 상황을 파악해보자. 괜찮지?"

고개를 끄덕인다. 마녀의 말이 맞다. 이 상황은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 서로가 알고 있는 부분이 너무 다르다.

"좋아. 그럼 나부터 시작해볼까?"

시작은 마녀부터. 잔을 들어 올려 음료를 삼킨 마녀가 입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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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76 MR.Kang.
    작성일
    19.08.26 17:40
    No. 1

    역시 마법사는 정상이 아니고...
    강할 수 록 더 그런것 같아...

    아이작 같은... 이런 존재가 또 잇다니... (흐릿

    자기 생각대로 안흘러가니까 멍 때리는 아이작이다!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2 justme
    작성일
    19.08.26 18:09
    No. 2

    큰 힘을 가진자는 큰 정신이상을 겪는겁니다.

    찬성: 2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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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 134. 8막 4장 - 강철 연맹 (1)| Isaac +2 19.09.02 1,251 15 11쪽
133 133. 8막 3장 - 유령선장 (4)| Isaac +4 19.08.31 1,267 16 11쪽
132 132. 8막 3장 - 유령선장 (3)| Glinda +2 19.08.30 1,261 14 11쪽
131 131. 8막 3장 - 유령선장 (2)| Isaac +2 19.08.29 1,239 14 11쪽
130 130. 8막 3장 -유령선장 (1) | Isaac +2 19.08.28 1,290 13 11쪽
129 129. 8막 2장 - 산 위의 마녀 (4)| Isaac +4 19.08.27 1,277 15 12쪽
» 128. 8막 2장 - 산 위의 마녀 (3)| Isaac +2 19.08.26 1,301 14 11쪽
127 127. 8막 2장 - 산 위의 마녀 (2)| Isaac +2 19.08.24 1,307 15 11쪽
126 126. 8막 2장 - 산 위의 마녀 (1)| Isaac +6 19.08.23 1,340 13 11쪽
125 125. 8막 1장 - 푹풍이 지나간 후 (2)| Isaac +4 19.08.22 1,354 16 11쪽
124 124. 8막 1장 - 푹풍이 지나간 후 (1)| Isaac +2 19.08.21 1,387 15 11쪽
123 123. 8막 서장 - Tempest | Isaac +4 19.08.20 1,373 17 11쪽
122 122. 7막 막간 - 마법사는 어디 계신가 | Glinda +4 19.08.19 1,437 14 11쪽
121 121. 7막 5장 - 해적왕 (4) | Isaac +6 19.08.17 1,430 14 11쪽
120 120. 7막 5장 - 해적왕 (3) | Isaac +2 19.08.16 1,425 15 12쪽
119 119. 7막 5장 - 해적왕 (2) | Isaac +2 19.08.15 1,440 13 11쪽
118 118. 7막 5장 - 해적왕 (1) | Glinda +2 19.08.14 1,472 14 11쪽
117 117. 7막 4장 - 본질에 관하여 (2) | Isaac +3 19.08.13 1,455 13 11쪽
116 116. 7막 4장 - 본질에 관하여 (1) | Isaac +2 19.08.12 1,478 13 11쪽
115 115. 7막 3장 - 외로운 항해자 (3) | Isaac +2 19.08.10 1,478 15 11쪽
114 114. 7막 3장 - 외로운 항해자 (2) | Isaac +3 19.08.09 1,505 12 11쪽
113 113. 7막 3장 - 외로운 항해자 (1) | Isaac +4 19.08.08 1,524 1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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