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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me 님의 서재입니다.

퍼펙트 메이지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완결

justme
작품등록일 :
2019.04.01 10:10
최근연재일 :
2019.12.14 07:00
연재수 :
22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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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8,0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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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143,357

작성
19.08.10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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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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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115. 7막 3장 - 외로운 항해자 (3) | Isaac

DUMMY

파도치는 소리가 들려온다. 맥과 글린다와 에스나가 배의 난간에 매달려 나를 바라본다.

출렁이는 바닷물이 나에게 튀어 부딪힌다. 차갑다.

"아이작. 일할 시간입니다."

그래. 일할 시간이지. 몸을 일으키고 바닷물을 밟는다. 찰랑거리는 바다가 신발을 간지럽힌다.

마법진 그리개를 양손으로 잡는다. 거대한 붓이 바다 표면에 닿는다. 평범한 붓을 바다에 댄다고 그릴 수 있을 리가 없다. 그래서 필요한 게 이 마법진 그리개.

어떠한 표면에도 마법진을 그리게 해주는 마법 물품! 심지어 공중에도 그릴 수 있다고! 이런 멋진 상품이 단돈 일만 골드!

"아이작 뭐하는 겁니까!"

에스나가 나를 재촉한다. 아. 조금 노는 것도 못하게 하네. 일이나 하자.

붓끝을 바다에 대고 마나를 불어넣는다. 하얀 물감이 바다를 적신다. 마력이 담겨 있기에 흩어지지 않고 형태를 유지한다.

이대로 그리면 곤란한 일이 발생한다. 배는 계속 움직이니까. 배의 움직임에 맞추어서 원을 크게 그릴 필요가 있다.

빠르게 움직이는 배 주변을 더 빠르게 날아다니며 거대한 원을 그린다. 시작점으로 돌아왔을 때는 한눈에 보이지 않는 원이 탄생해있다. 너무 넓은가.

뭐. 상관없겠지. 괜찮을 거야.

바다에 그려진 마법진을 발로 밟는다. 육망성은 마나로 때우자. 그것까지 그리는 건 너무나 귀찮은 일이다.

"마법진 발동. 진실의 방."

하얀 물감이 빛난다. 반짝반짝 빛난다. 그리고 마법이 시작된다.

"마법 쓰신 거에요? 달라진 건 없어 보이는데."

당연하지. 이건 그렇게 화려한 효과가 아닌걸.

"금방 효과를 보여드리겠습니다."

글린다의 말에 간단하게 대답하고 다시 공중으로 날아오른다. 배의 위쪽으로 날아가서 아래를 내려다본다.

선원들은 자신의 할 일에 바빠서 나를 보고 있지 않다. 그론 만은 나를 주시하고 있다.

"확성."

목소리를 크게 해주는 마법. 다른 효과는 전혀 없다.

"아아! 내 말 다 들리지?"

작은 목소리로 말했는데도 모든 선원이 나를 바라본다. 확성 마법은 문제없이 적용되고 있다.

그럼 시작해 볼까? 귀찮은 추리는 넘기고 바로 범인을 알아내는 마법.

숨을 크게 들이쉬고,

"선상 반란을 꾸미고 있는 사람! 소리 질러!!!"

내뱉는다.

"와!!!"

반응이 있다. 몇몇 선원이 양손을 들고 소리를 지른다. 역시 마법은 사기야.

"에스나! 다 잡아!"

에스나가 재빠르게 움직인다. 대충 상황을 눈치챘는지 그론도 칼을 꺼내 든다. 소리를 질렀던 선원들이 당황하는 것이 보인다.

"어쩔 수 없다! 전부 칼을 들어라!"

반란 집단의 리더로 보이는 선원이 소리치며 칼을 뽑는다. 그 지시를 받은 반란 선원들이 칼을 뽑는다. 동시에 반란에 참여하지 않은 선원들도 칼을 뽑는다.

선원 하나가 닻을 내린다. 다른 선원들이 돛을 접는다. 배는 금방 움직임을 멈춘다.

개판이군. 그리고 난 개판이 좋다. 재밌잖아.

"나도 참전이다!"

비행 마법을 취소한다. 중력에 따라 몸이 떨어진다. 몸을 스치는 바람. 갑판에 떨어지기 전에 속도가 줄어든다. 낙하 피해를 막아주는 반지의 힘이다.

"이게 어떻게 된 거에요!"

갑판에 도착하자마자 글린다의 목소리가 귓전을 때린다. 고개를 돌려 목소리가 들려온 곳을 바라본다.

피 묻은 옷을 입은 글린다가 보인다. 손에는 이미 피범벅인 검 한 자루가 들려있다. 검신과 손잡이 전부 하얀색. 내가 아직도 저걸 회수 안 했구나.

바닥에는 선원 하나가 쓰러져 있다. 글린다를 공격하려다 역으로 당했군.

"설명 좀 해주세요."

글린다의 뒤에서 맥이 고개만 내민다. 글린다 뒤에 숨어있었다는 거다. 나중에 시간이 되면 에스나를 시켜서 검술이라도 배우게 해야지.

"별거 아닙니다. 선상 반란을 진압 중입니다."

내 설명에 글린다의 얼굴이 굳는다.

"아이작! 손이 비면 좀 도와주실 수 있습니까?"

에스나가 나를 부른다. 방패로 선원의 검을 막고 있다. 살짝 발을 뒤로 빼더니 선원이 균형을 잃고 넘어진다. 뭘 어떻게 한 걸까.

순식간에 하얀 검이 선원의 다리를 베고 지나간다. 선원은 쓰러져서 비명을 지른다.

"얼른 도와주십시오. 기왕이면 제압하는 방향입니다."

죽이면 안 되는 건가. 나에게 말을 던지고 난 에스나는 다음 적을 향해 걸어간다.

"마법사님. 자세한 설명이 필요할 거 같은데요?"

아. 나 글린다랑 대화하고 있었지. 다시 글린다를 바라본다. 글린다는 팔짱을 낀 상태로 나를 바라본다.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죠?"

음. 재미난 일이 일어나고 있지.

"아이작! 얼른 오십시오!"

양쪽에서 나를 부른다. 머리가 아파지기 딱 좋은 상황이다. 하나만 선택하자.

"글린다 양. 에스나가 저를 부르네요. 대답은 다음 기회에."

"마법사님!"

나를 부르는 글린다의 외침은 깔끔하게 무시한다. 나중에 한소리 듣겠지만, 그건 그때의 나에게 맡기자.

"마력 탄환. 마법 부여. 마비."

제압해 달라고 했으니 평화로운 방법을 사용하자. 음···. 안 죽으면 평화지 뭐.

파란 탄환은 손 위에 나타난다. 이제 이걸 맞으면 몸이 빳빳하게 굳을 거다. 근데 누구한테 던져야 하지?

주변을 둘러본다. 에스나와 선원이 싸우고 있다. 그론과 선원이 싸우고 있다. 선원과 선원이 싸우고 있다. 누가 우리 편이지?

그론과 에스나의 상대는 적이겠지. 그런데 그 사람들이야 알아서 잘하는 거 같다. 도와줄 필요는 없겠지. 문제는 선원과 선원끼리 싸우는 건데. 누가 우리 편인지 알아야 도와주지.

다행히 잠깐의 고민 끝에 괜찮은 해답을 얻었다. 적과 아군을 구분할 수 없으면, 전부 적으로 가정하고 싸우면 된다. 아주 간단하고 명확하고 마음에 드는 해답이다.

손 위에 존재하는 마력 탄환을 취소한다. 파란 탄환은 가루로 부서져 사라진다. 적과 아군을 구별하지 않을 거면 일일이 마비를 걸 필요가 없다.

"마력 폭풍. 마법 부여. 마비."

광역 마법은 좋은 것이다. 내 몸을 중심으로 마력이 터져나간다. 평범한 마력 폭풍은 그냥 몸을 살짝 미는 정도의 충격을 주는 마법이다. 다른 마법이 부여되면 이야기가 달라지지만.

충격파에 휩쓸려 잠시 비틀거린 사람들이 쓰러진다. 서로 칼을 맞대던 선원. 칼을 들고 있던 글린다와 그 뒤에 숨은 맥. 그리고 그론까지. 털썩털썩 잘도 쓰러진다.

모든 사람이 쓰러지고 남아 있는 사람은 나와 에스나 뿐이다. 에스나는 들고 있던 검과 방패를 등에 매단다.

"너무한 거 아닙니까?"

에스나가 나를 바라보며 한숨을 쉰다.

"너무하긴 뭐가. 한 번에 끝났으니 된 거 아니야?"

에스나는 다시 한숨을 쉰다.

"일단 그론과 다른 사람부터 깨웁시다."

"그러자. 내 앞으로 데려와."

에스나는 다시 한숨을 내쉬고 쓰러진 그론에게 다가간다. 그론을 한 손을 들어서 어깨에 멘다. 꽤 덩치가 큰 사람인데 번쩍 들어 올린다.

그론은 금세 내 앞에 놓인다. 역시 에스나가 일 처리는 빨라.

"글린다와 맥을 데리고 오겠습니다."

에스나는 그론만 내려놓고 글린다에게 다가간다. 그럼 그동안 그론을 깨워보자.

"물벼락."

그론의 머리 위에 물방울이 나타난다. 두둥실 떠오른 물방울이 펑 터진다.

"푸하어푸!"

역시나 이상한 소리를 내며 잔뜩 젖은 몸을 일으킨다. 상황을 이해 못 했는지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뭐가 어떻게 된 건가?"

의문이 가득한 눈동자로 나를 바라본다.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

조금 말을 고르고 있는 동안 에스나가 맥과 글린다를 양어깨에 메고 다가온다.

"뭐가 어떻게 된 건가?"

그론은 아까와 같은 질문을 한다. 에스나는 작게 한숨을 쉬며 어깨 위의 두 사람을 내려놓는다.

"그 대답은 아이작에게 들으십시오."

에스나와 그론의 시선이 나를 향한다. 대답은 해줘야겠군.

"마법을 썼습니다."

두 사람이 동시에 한숨을 쉰다. 대답이 마음에 들지 않나 보다.

"일단 이 두 사람을 깨웁시다."

에스나는 한숨을 쉬고 기절한 맥과 글린다를 가리킨다.

"물벼락."

그론과 같은 방식으로 물방울을 만든다. 맥과 글린다의 머리 위에서 터트린다.

"아푸푸푸!"

"푸하하!"

괴상한 소리를 내면서 몸을 일으킨다. 젖은 얼굴로 주변을 둘러본다. 그러더니 나를 바라본다.

"뭐가 어떻게 된 건가요?"

맥과 글린다가 동시에 말한다.

"마법을 썼습니다."

동시에 한숨을 쉰다.

"이런 식으로 마법을 쓸 거면 미리 경고해주세요."

머리를 긁적이며 멋쩍게 웃는다.

"아무튼, 반란은 진압된 거로군."

확실하게 진압되었지. 이걸 진압이라고 안 부르면 뭘 진압이라고 부르겠어?

그론이 쓰러진 선원들을 바라보며 한숨을 쉰다. 팔을 위로 뻗으며 기지개를 켜고 일어난다.

"그럼 반란 선원들을 묶어 볼까?"

"누가 반란을 일으켰는지 기억하십니까?"

내 질문에 그론은 고개를 끄덕인다. 대단한 기억력이군. 잠깐 손을 들어 올린 것만으로 전부 기억하다니.

"누군지만 알려주시면 마법으로 묶겠습니다."

"마법은 정말 편리하군."

그론이 쓴웃음을 짓는다. 저 말에는 다른 뜻이 담겨 있다. 마법은 사기야. 글린다와 비슷한 감상이네.

글린다와 맥은 아직 정신을 완전히 차리지 못한 모습이다. 머리를 부여잡고 자리에 앉아 있다. 에스나는 그 둘을 지키는 듯 자리를 잡고 서 있다.

"우선 이놈."

쓰러진 선원 하나를 발로 건드리며 그론이 말한다. 반란에 참여한 인원이라 그런지 대우가 좋지 않다.

"포박."

항복했거나 기절하여 대항할 의지가 없는 존재를 묶는 마법. 전투에서는 쓸 수 없다. 그래도 재사용 대기시간이 없으므로 대규모 인원을 묶는 데는 적합한 마법이다.

마법이 효과를 발휘하자 선원의 양팔이 등 뒤에서 묶인다. 파란빛을 내뿜는 빛의 밧줄로. 참고로 다리도 무릎 부분이 묶인다.

"마법은 대단하군."

약간의 놀람. 그리고 안심. 아마 내가 적이 아니라는 것에 느낀 감정일 것이다.

"자 빨리 묶자고."

그론은 선원들 사이를 걸어 다니며 한 사람씩 발로 건드린다. 그럼 내가 그 사람들을 마법으로 묶는다.

모든 반란 선원을 기억하는 그론과 순식간에 사람을 묶는 마법 덕분에 일은 빠르게 처리되었다.

"그럼 이 사람들은 한쪽에 옮기자고. 에스나! 자네도 도와주게."

에스나가 그론에게 다가와 묶인 선원 둘을 양어깨에 멘다. 그론도 선원 하나를 어깨에 멘다. 나는 염동 마법으로 선원을 들어 올린다.

"뭐. 왜. 뭐."

나를 바라보며 한숨을 쉬는 에스나에게 콧방귀를 뀌어준다.

"선미 쪽으로 옮기세."

반란에 참가한 선원 67명은 전부 선미로 옮겨졌다. 그론은 모여 있는 선원들을 보고 한숨을 쉰다.

"생각보다 많이 참가했군. 빨리 제압하지 않았으면 더 늘어났겠어."

"이 사람들은 어떻게 할겁니까?"

"일단 하나씩 심문을 해 볼걸세. 일단 다른 선원들부터 깨우자고."

그론과 에스나가 나를 바라본다.

"부탁 좀 하겠네."

"걱정하지 마시죠."

물벼락이야 쉽게 만들 수 있으니.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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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76 MR.Kang.
    작성일
    19.08.12 09:38
    No. 1

    역시 난리판을 좋아하는 아이작... 음? 반란인원이 67명이나 되요? 6~7명? 이란 느낌 아닌가...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2 justme
    작성일
    19.08.12 15:05
    No. 2

    67명이 맞습니다. 항해하는 동안 더 많은 동료를 모집할 예정이었으나 아이작 덕분에 그 계획이 틀어졌습니다.

    찬성: 1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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