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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me 님의 서재입니다.

퍼펙트 메이지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완결

justme
작품등록일 :
2019.04.01 10:10
최근연재일 :
2019.12.14 07:00
연재수 :
22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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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8,214
추천수 :
6,068
글자수 :
1,143,357

작성
19.08.08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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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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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글자
11쪽

113. 7막 3장 - 외로운 항해자 (1) | Isaac

DUMMY

나는 외로운 항해자

어디도 머무를 곳이 없네

항구 하나 없이 바다를 떠도는 망령


- 시, `외로운 항해자` 中 발췌 -


거대한 범선. 범선 맞긴 하지? 내가 배에 대해 잘 몰라서.

아무튼, 웬만한 건물보다 커다란 배 한 척이 부두에 묶여 있다. 돛은 돛대에 묶여 있고 땅과 연결된 판자로 수많은 사람이 오고 간다.

올라가는 사람들은 짐을 싣고 가고, 내려오는 사람들은 짐을 두고 내려온다.

"우와아."

맥과 글린다가 배를 보고 감탄을 내뱉는다.

"가까이서 보니까 더 크다."

"저런 게 물 위에 뜨다니."

둘 다 자신의 감상을 나누고 있다. 그런 두 사람에게 선원으로 보이는 남자가 다가온다.

"말은 저에게 주십시오."

선원 하나가 에스나에게 다가와 손을 펼친다. 에스나는 선원에게 고삐를 넘긴다.

"어. 이 마갑을 입은 말은 어떻게 관리할까요?"

선원은 에스나의 말, 천하무적을 바라보고 당황한다.

"마구간에만 놓으시면 제가 직접 관리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고개를 끄덕이고 말과 함께 배에 오른다.

"좋아. 이제 두 사람을 챙겨서 올라가 볼까?"

배를 보고 멍하니 서 있는 맥과 글린다에게 다가간다. 이 두 명의 마음을 이해한다. 처음 타보는 것은 언제나 신기하지.

"정신 차리시죠."

두 사람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린다.

"마법사님 배가 엄청나게 커요!"

"저런 배가 바다 위를 떠다닌 데요!"

잘못 건드렸다. 두 사람의 눈은 흥분으로 반짝인다. 신기한 것을 처음 본 아이의 눈동자.

"나무로 만들어졌는데 썩지 않는데요!"

"돛을 펼치면 바람의 힘으로 나아간다더라고요."

"탑승 인원이 무려 250명!"

"노도 달려서 바람이 없어도 간답니다!"

"무하나 공국 까지 걸리는 시간은 30일!"

와. 되게 시끄러워. 이 인간들 나한테 배 팔러 온 건가. 그보다 저런 정보는 어디서 얻은 거지.

"두 분 다 진정하시지요."

다행히 에스나가 끼어들었다. 맥과 글린다가 에스나를 바라본다.

"에스나! 배가 엄청나게 커!"

"저런 배가 바다 위를 떠다닌 데요!"

"나무로 만들어졌는데 썩지 않는데요!"

"돛을 펼치면 바람의 힘으로 나아간다더라고요."

다시 시작하는 거야? 에스나는 두 사람의 시선을 받으며 한숨을 쉰다.

"어떻게 방법 없습니까?"

에스나가 나에게 구원을 요청한다. 목소리에 간절함이 묻어나온다. 에스나가 괴로워하는 모습을 더 보고 싶지만, 슬슬 배에 올라탈 때다.

"진정."

재잘재잘 떠드는 두 사람에게 손을 뻗고 마법을 사용한다. 멈춤이 없을 거 같은 두 사람의 입이 멈춘다.

"에······."

"어······."

맥과 글린다의 입에서 멍청한 소리가 흘러나온다. 에스나가 나를 바라본다.

"괜찮은 겁니까?"

"조금 시간이 지나면 돌아올 거야."

아무리 생각해도 진정이란 이름은 어울리지 않는다. 진정시킨 게 아니라 마취시킨 거 같단 말이지.

"자. 우리 이제 배에 올라가죠."

두 사람의 등을 가볍게 민다. 맥과 글린다는 별다른 반응 없이 앞으로 걸어간다. 에스나는 그런 두 사람을 바라본다. 나도 조금 걱정스럽다. 마법이 너무 강했나.

배로 올라가는 널빤지를 지나치는 맥과 글린다를 붙잡는다. 방향을 잘 맞추고 다시 등을 민다.

"정말 괜찮은 거 맞습니까?"

"괜찮다니까 그러네. 봐봐. 잘 올라가잖아."

걱정이 가득한 에스나의 질문에 널빤지를 올라가는 두 사람을 가리킨다.

"걷는 모양이 꼭 좀비 같지 않습니까."

음. 그런가? 난 괜찮아 보이는데. 에스나는 한숨을 내쉰다.

"저희도 올라갑시다."

"그러자고."

부두와 배 사이에 걸쳐진 판자를 밟는다. 발을 옮길 때마다 삐걱거리고 흔들린다. 더 안정적인 방법은 없었을까. 부서지진 않을 거 같지만, 불안한 건 사실이다.

"우와아!"

배의 갑판에 오르자마자 맥과 글린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마법이 풀린 건가? 이렇게 짧은 시간에 풀릴 리는 없는데.

조금 관찰한 결과 진정 마법이 풀린 건 아니다. 그저 강한 흥분감이 마법을 뚫고 삐져나온 것 뿐.

두 사람은 배의 난간에 매달려 바다를 구경하고 있다. 감탄도 저렇게 나온 거겠지.

"마법사님! 완전 신기해요!"

나를 발견한 글린다가 손을 흔든다. 옆의 맥은 계속 탄성만 지르고.

"얼른 가시죠."

"응?"

에스나가 이상한 말을 한다. 어딜 가라는 거지?

내 표정을 읽었는지 에스나는 한숨을 쉰다. 그리고 손을 뻗어 어딘가를 가리킨다. 손을 흔드는 글린다가 에스나의 손끝에 있다.

"뭐가?"

"가서 글린다랑 노시라는 겁니다. 잡무는 제가 하겠습니다."

글린다랑 놀다니. 영문 모를 소리를 한다.

"무슨 소리야. 내가 글린다랑 왜 놀아."

에스나는 나를 바라보고 한숨을 쉰다. 얼굴 앞에서 한숨을 쉬다니. 너무한 거 아니야?

"그런 말을 하실 거면 표정이나 숨기고 말씀하십시오. 지금 신나서 어찌할 줄 모르십니다."

이런. 들켰다. 표정 못 숨기고 있었구나. 에스나의 말대로. 나는 처음 타보는 배라는 물체에 흥분한 상태다.

"좋아. 그럼 나는 가본다! 나머지 일은 알아서 하도록!"

들켰으니까 놀아야지. 한숨을 쉬는 에스나를 내버려 두고 글린다에게 달려간다.

"마법사님 보세요! 바다가 파래요!"

"바다는 원래 파랗답니다!"

글린다의 옆에 자리를 잡고 바다를 바라본다. 바다는 너무나 파랗다. 하늘의 파란색과는 다르다. 하늘은 환하고 상쾌한 파란색. 바다는 맑고 투명한 파란색. 아무튼, 그런 거다.

"저기 물고기!"

맥이 배 밑에 지나가는 물고기들을 가리킨다. 비늘이 태양을 받아 은빛으로 반짝인다.

"저기 신기한 것도 있어요!"

글린다가 내 몸을 흔들며 어딘가를 가리킨다. 글린다의 손은 파도를 가르며 뛰어오르는 돌고래를 향해 있다.

"돌고래네요."

"완전 신기해요! 처음 봐요!"

나도 처음 본다. 나도 신기하다. 바다란 신비로 가득 찬 멋진 곳이다.

바닷바람이 불어온다. 바다의 맛을 품고 있는 바람이다. 하늘의 태양도 평소보다 밝게 빛나는 것 같다.

"거기 손님들! 잠깐 이리로 모여 보지!"

누군가 우리를 부른다. 귀가 떨어져 나갈 듯한 목소리로. 뒤를 돌아보자 선장이 입을 법한 제복을 입은 그론의 모습이 보인다.

"그래 거기 손님들!"

나를 바라보며 손짓한다. 손님이 아니라 손님들인 것을 보면 맥과 글린다도 부른 것이겠지.

아직도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두 사람의 뒷덜미를 붙잡고 그론에게 다가간다. 진정 마법의 효과가 남아있는지 반항하지 않는다.

"무슨 일로 부르셨습니까?"

이제 보니 에스나도 그론의 옆에 서 있다.

"이제 출항할 건데 선두에 구경하러 가자고 불렀지."

선두면 배의 앞부분이지? 출항할 때 배의 앞부분에서 바람을 맞으며 파도를 가르고 지나가는 배. 최고군!

"갑시다!"

그론은 크게 웃으며 우리를 안내한다. 그론이 배를 가로지르자 선원들이 일제히 경례를 올린다. 그론은 그저 고개를 끄덕인다.

이런 모습을 보니 좀 선장 같다. 아. 해적도 선장은 있지.

"우와아! 더 잘 보여요!"

아직 마법에 영향을 받는 게 분명하다. 글린다는 소리를 지르고 선두의 끝으로 뛰쳐나간다. 물론 그 옆에는 맥도 있다.

"저 아가씨는 왜 저러나?"

사무소와는 다른 모습에 그론의 의문을 표한다.

"마법의 영향입니다."

곤란한 질문은 에스나가 대답해줬다. 그론은 그저 고개를 끄덕인다.

"그럼 저는 글린다 양을 챙기러 가보겠습니다."

"바다 구경이 하고 싶다면 그냥 그렇다고 말하게나. 으하하!"

제기랄. 그론도 알고 있네. 지끈거리는 머리를 붙잡고 에스나의 옆에 가서 선다.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파도치는 바다가. 바람에 흔들리는 바다가. 아까 보았던 돌고래들이 뛰어노는 바다가. 이름 모를 바닷새들이 날아다니는 바다가.

"전 선원 출항준비!"

뒤쪽에서 그론이 큰 목소리로 외친다. 그리고 그것보다 큰 목소리로 선원들이 힘차게 대답한다.

보이지 않아도 바쁘게 움직이는 것이 느껴진다. 선원의 움직임에 맞추어 갑판이 흔들리거든.

"닻 올렸습니다!"

"널빤지 회수!"

"밧줄도 풀었습니다!"

선원들이 자기 일을 보고한다. 그 소리가 배를 가득히 채운다. 나와 글린다, 맥은 그런 소리에 신경 쓰지 않고 바다를 바라본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눈을 감고 바다를 그대로 느낀다.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네요."

"원래 배에는 선원이 많아."

맥의 말에 간단하게 대답해준다. 별의별 거로 다 놀라네.

"배에 말고요. 저기 보세요."

글린다가 가리키는 곳은 우리가 걸어왔던 부두. 엄청난 숫자의 사람들이 배를 바라보고 있다. 놀람과 경악으로 가득하다.

"해적이 득실거리는 바다로 출항하는 배를 바라보는 사람들일 겁니다. 손이나 흔들어주죠."

맥과 글린다는 내 말을 듣고 사람들에게 손을 흔든다. 마법은 역시 재밌어.

"출항 준비 완료!"

선원들의 큰 목소리가 들려온다. 바다도 충분히 바라봤고, 뭘 하는지 구경하자. 글린다와 맥은 손이나 흔들게 내버려두자.

"좋아! 그럼 외로운 항해자 출항이다!"

배 이름이 외로운 항해자야? 뭔가 불안한 이름인데. 꼭 망망대해에 표류할 거 같은 이름이다.

"우와아!!!"

그론의 출항 선언에 선원들이 크게 소리 지른다. 귀가 떨어져 나가겠다. 그론의 옆에 서 있는 에스나도 손을 올려 귀를 막는다.

그런데 투구 위로 귀를 막아도 효과가 있는 건가?

"돛을 펼쳐라!"

하얀 돛이 흘러내린다. 바람을 받은 돛이 팽팽하게 펼쳐진다. 그리고 배가 움직인다.

"와아아!!!"

맥과 글린다가 동시에 함성을 내지른다. 나도 입 밖으로 소리를 낼뻔했다. 조심해야지.

"노를 저어라! 바람을 타야 한다!"

배 양옆에서 뭔가 물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아마도 저게 노겠지. 노를 젓는 중인지 계속 물을 가르는 소리가 들린다.

부두에서 멀어지는 배. 부두에 서 있던 사람들도 함성을 내지른다. 용기 있는 자를 향한 함성. 아마 우리가 생환할 수 있다고 믿지 않는듯하다.

"이렇게 큰 게 정말 움직이는군요."

글린다가 작게 중얼거린다. 직접 경험하고도 믿지 못하는 거구나. 잘 모르는 사람에게는 놀라운 일이지. 나야 배라는 물건을 처음 보는 건 아니니까.

"자자. 거기 마법사 손님. 이제 슬슬 이야기해 볼까?"

그론이 나를 부른다. 아마 해적에 관련된 이야기겠지. 바다도 충분히 봤으니 해야 할 일을 하자.

난간에서 몸을 떼고 그론에게 다가간다. 맥과 글린다는 그런 건 신경도 쓰지 않고 바다를 바라본다.

"무슨 일로 불렀습니까? 대충 예상은 됩니다만."

"예상대로 해적 때문입니다."

대답은 그론의 옆에 서 있던 에스나의 몫이다. 그론은 그저 고개를 끄덕인다.

"두 사람은 내버려두고 선장실로 가세. 여긴 좀 시끄러우니."

확실히 조용한 환경은 아니지. 뱃전에 부딪히는 파도 소리와 바쁘게 움직이는 선원들. 바람 소리와 맥과 글린다의 환호성도 꽤 크다.

"따라오게."

그론이 몸을 돌려 선미 쪽으로 걸어간다. 나와 에스나는 잠시 시선을 나누고 그론을 따라간다.


작가의말

망망대해

오직 구름만이

바람과 파도 소리가 귓가를 스치운다

아무것도 없이

그저 이곳을 떠다니며

끝을 모를 항해를 재개한다

나는 외로운 항해자

어디도 머무를 곳이 없네

항구 하나 없이 바다를 떠도는 망령

아무도 없는 이곳에서

아무도 몰라주는 항해를

그저 묵묵히 해내 가는 항해자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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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 132. 8막 3장 - 유령선장 (3)| Glinda +2 19.08.30 1,261 14 11쪽
131 131. 8막 3장 - 유령선장 (2)| Isaac +2 19.08.29 1,239 14 11쪽
130 130. 8막 3장 -유령선장 (1) | Isaac +2 19.08.28 1,290 13 11쪽
129 129. 8막 2장 - 산 위의 마녀 (4)| Isaac +4 19.08.27 1,277 15 12쪽
128 128. 8막 2장 - 산 위의 마녀 (3)| Isaac +2 19.08.26 1,301 14 11쪽
127 127. 8막 2장 - 산 위의 마녀 (2)| Isaac +2 19.08.24 1,307 15 11쪽
126 126. 8막 2장 - 산 위의 마녀 (1)| Isaac +6 19.08.23 1,340 13 11쪽
125 125. 8막 1장 - 푹풍이 지나간 후 (2)| Isaac +4 19.08.22 1,354 16 11쪽
124 124. 8막 1장 - 푹풍이 지나간 후 (1)| Isaac +2 19.08.21 1,387 15 11쪽
123 123. 8막 서장 - Tempest | Isaac +4 19.08.20 1,373 17 11쪽
122 122. 7막 막간 - 마법사는 어디 계신가 | Glinda +4 19.08.19 1,437 14 11쪽
121 121. 7막 5장 - 해적왕 (4) | Isaac +6 19.08.17 1,431 14 11쪽
120 120. 7막 5장 - 해적왕 (3) | Isaac +2 19.08.16 1,425 15 12쪽
119 119. 7막 5장 - 해적왕 (2) | Isaac +2 19.08.15 1,441 13 11쪽
118 118. 7막 5장 - 해적왕 (1) | Glinda +2 19.08.14 1,472 14 11쪽
117 117. 7막 4장 - 본질에 관하여 (2) | Isaac +3 19.08.13 1,455 13 11쪽
116 116. 7막 4장 - 본질에 관하여 (1) | Isaac +2 19.08.12 1,479 13 11쪽
115 115. 7막 3장 - 외로운 항해자 (3) | Isaac +2 19.08.10 1,478 15 11쪽
114 114. 7막 3장 - 외로운 항해자 (2) | Isaac +3 19.08.09 1,505 1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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