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뿡꺕 님의 서재입니다.

농약 원샷 만독불침 독공지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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뿡꺕
작품등록일 :
2022.05.11 15:17
최근연재일 :
2022.05.28 08:35
연재수 :
1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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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5
추천수 :
172
글자수 :
102,9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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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25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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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15화-조르가이(3)

DUMMY

조르가이는 소파에 푹 잠겨있었다. 피식피식 웃음이 입가를 떠나지 않았다. 힘, 권력, 원하던 모든 것을 손에 넣는다면 이런 기분일까? 어쨌든 좋았다.


탁자 위에는 하얀 가루가 흩어져 있었고 건너편에는 필릭스와 홀이 널브러져 있었다.


“오랜만에 같이 빠니까, X나 좋다.”


이들 셋은 같이 용병 생활을 하던 사이였다. 그 바닥에서는 별 볼 일 없었지만, 이곳에선 갱단으로 어깨에 힘을 줄 수 있었다.


패밀리가 되고, 권력자와 손을 잡고, 그러다 보면? 뇌에서 흥분이 쏟아지며 모든 것을 이룬 것처럼 그의 가슴을 뛰게 했다.


“우리가 최고다. 우리가 왕이다. 크큭.”


사방에서 웃음이 터졌다. 필릭스는 술까지 마시고 있었다. 마약을 한 뒤 마시는 술은 더 끝내줬다.


독한 술은 아주 썼지만, 마약을 하고 나서는 꿀처럼 달았다.


필릭스의 확장된 감각에 ‘삐걱’하는 소리가 들렸다.


필릭스는 홀에게 눈짓했다. 턱으로 천장을 가리켰다. 가정집으로 위장된 아지트, 지하로 향하는 나무 바닥, 숨겨진 문에서 소리가 났다.


용병 일로 단련된 그들은 외부 공격에 대비했고, 이런 공간을 만들었다. 부하들은 아닐 것이다. 이곳은 오롯이 그들 셋을 위한 곳이다. 맘 편히 마약을 즐기는 힐링 공간이었다.


‘도둑인가?’


필릭스가 방탄조끼를 걸쳤다. 손도끼와 총이 꽂혀있고, 갈고리가 튀어나와 있었다. 홀과 조르가이도 조끼를 챙겨 입었다. 마찬가지였다.


확장된 감각이 위에 누가 있다는 걸 느끼게 했다. 조르가이가 입 위에 손가락 하나를 올렸다.


철컥.


필릭스와 홀이 고개를 끄덕이며 총을 꺼내 입구에서 내려오는 계단을 겨눴다.


나는 나무 바닥을 내려다보며 아쉬웠다.


전사처럼 검기를 날릴 수 있다면 좋았을 거다.

이놈들만 정리하면 당장 가시비늘뱀 독에 대해서 알아내야겠다.


갈퀴연꽃 뿌리 독으로 몸의 출력을 높였을 때 손까지 독으로 뒤덮였던 걸 생각하면, 더 성장하면 독기를 무기에 실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무 바닥을 잡고 천천히 들어 올렸다.


끼이익.


소리가 안 날 수가 없었다. 몰래 덮치는 건 포기했다.


드러난 틈에 입구 위에 올려져 있던 빈 병이 들어있는 상자를 냅다 집어던졌다.


우당탕.


쨍그랑! 쾅! 쾅!


총알이 술병을 깨트리고 계단을 쑤셨다.


‘살벌하네.’


내려가기가 곤란했다. 보이기만 하면 단검을 던져 맞추면 되는데. 위치가 안 좋았다.


‘뭔가 방법이 없나?’


이번엔 술이 꽉 찬 상자를 들고 왔다. 커튼을 찢어 술병을 말아 상자 밖으로 늘어트렸다. 바닥을 굴러다니는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상자를 발로 차 입구로 쑤셔 넣었다.


쾅! 쾅! 우당탕!


쨍그랑!


기다렸다는 듯 총격에 요란한 소리가 났다. 그리고 화악 하고 불이 붙었다.


“불이야! 미친 새끼!”


“미친, 어떤 새낀지 뒤졌어.”


세 명의 남자가 총을 난사하며 계단을 뛰어 올라왔다. 피해 기다리던 나는 단검을 집어던졌다.


팅.


응?


꽂히는 소리가 아니었다.


한 놈의 도끼에 맞고 튕겨 나갔다. 놈들은 나를 발견하자 훈련된 병사처럼 사방으로 퍼졌다.


세 명의 눈빛이 이상했다. 눈이 반쯤 돌아가 섬뜩했다. 그들이 뜨거운 호흡을 천천히 내쉬었다.


“넌 누구지?”


조르가이의 눈짓에 셋이 동시에 갈고리를 집어 던졌다.


나는 피하려다가 멈출 수밖에 없었다. 조준이 영 이상했다.


갈고리에 사슬이 달린 무기가 몸을 비껴갔다. 근데 세 개 다 똑같았다.


‘아뿔싸!’


뭔가 있다. 뭐지? 사슬이 공중에서 삼각형으로 붙더니 그대로 줄어들었다. 바닥을 박찼지만, 너무 늦었다.



내 허리가 사슬에 감싸였고 삼각형으로 푸른 빛이 터졌다.


“끄아아악!”


전기로 지지는 통증이 허리에서 밀려왔다. 몸이 저절로 멈추고 턱이 덜덜 떨려왔다.


벗어나려 몸을 움직일수록 통증은 커졌다.


“잡았다. 쥐새끼 같은 놈.”


움직임을 멈추고 정지한 듯 서니 통증도 멈췄다.


“······이, 새끼들.”


놈을 걷어차려고 발을 움직이자 또다시 신경이 찌릿찌릿 아파 왔다.


“몬스터를 생포할 때 쓰는 아티팩트를 개조한 구속구지. 사람의 의지로 벗어날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 다시 한번 묻지, 넌 누구지?”


셋 중 가장 나이 든 남자가 물었다. 그가 조르가이였다.


내 머릿속은 구속구를 벗어날 생각뿐이었기에 되는대로 지껄였다.


“······저승사자다. 오늘이 제삿날이다. 이것들아.”


“크크크. 잡힌 주제에 입은 살았네. 움직이지도 못하는데, 저승사자가 저승에 계셔야지? 얼른 보내드려야겠네.”


남자 셋이 껄껄 웃었고 필릭스가 손도끼를 꺼냈다. 할 말이 남은 조르가이가 손을 들어 말렸다.


“누구야? 왜 왔는지는 알고 죽여야지. 그래야 가족이든 친척이든 전부 다 조질 수 있지.”


“내가 누군지 궁금해? ···양조장 주인이다!”


“하, 소문난 또라이가 너구나?”


나를 안다는 건 놈들이 라니를 노린 목적이 나라는 이야기였다.


“내 동생 납치해서 뭐 하려고 했어?”


“너한테 일 좀 시키고, 동생도 우리 업장에서 일도 시키고 그러는 거지.”


“추잡한 새끼들. 다 뒤졌어.”


“크하하핫 크흑.”


조르가이가 배를 잡고 웃었다. 나는 그 낯짝을 노려봤다.


“아이고, 이 와중에도 눈빛 한번 매섭네? 눈부터 파야 하나?”


홀이 조끼에서 칼을 꺼냈다. 그때 총소리를 들었는지 부하들이 들이닥쳤다.


“장례식에 손님이 늘었습니다?”


홀의 말에 조르가이가 피식거리며 웃었다.


“새꺄, 너 진짜 공부하냐? 말이 찰지네, 이거.”


인원이 늘어났지만, 난 신경쓰지 않았다. 오로지 몸을 구속하고 있는 아티팩트의 원리, 장점 단점을 빠르게 분석했다.


‘벗어날 방법이 없다.’


그럼? 이번엔 몸을 분석했다. 내 몸은 평범하지 않다.


문제는 통증, 미칠듯한 통증이었다.


‘키라크의 쓸개!’


방법을 떠올리자 코어에서 쏟아져 나온 키라크의 쓸개 독이 온몸에 퍼졌다. 몸을 조이고 있는 구속구에서 느껴지던 찌릿찌릿한 통증이 사라졌다.


“그럼 눈알부터 파겠습니다.”


홀이 진행자 톤으로 말하며 다가왔다. 둘러싼 부하들을 보며 씩 웃었다.


나는 놈이 가까이 다가오길 기다렸다. 눈앞에 칼이 닿기 직전 내 손이 단검을 뽑아 최대의 속도로 휘둘렀다.


“컥!”


홀의 목에 빨간 선이 생겼다.


“뭐, 뭐야!”


경동맥이 피 분수를 뿜었고 성대가 잘린 홀은 가래 끓는 소리를 내며 주저앉았다.


홀이 쓰러지자 부하들이 화들짝 놀라 나를 바라봤다. 조르가이를 보니 그도 당황해 말을 잊지 못했다.


“······어떻게 움직였지?”


그가 왼손에 들고 있던 장치를 확인했다.

‘저 장치로 구속구를 풀면 되는군.’


“저 새끼 죽여!”


필릭스가 정신을 먼저 차려 도끼를 들고 달려들었다.


부하들이 무기를 들고 달려들려고 하자, 조르가이가 외쳤다.


“죽이지 마! 다리부터 끊어!”


놈들은 큰 실수를 했다. 제압과 동시에 단검을 압수했어야 한다. 그래서 나는 단검을 꺼내들었다.


[암기 조준]


나는 몸을 한 바퀴 회전시켰다. 갈퀴연꽃 뿌리의 독이 전보다 빠름 움직임을 가능하게 했다.


단검을 잡고 붉은 점을 확인하며 집어 던졌다. 연속으로, 가장 빠른 속도로, 천순관음 보살처럼 팔이 여러 개로 보일 정도였다.


쉭쉭 소리가 멈추지 않았다.


“컥!”


“으악! 악!”


“크윽···.”


단검이 사방을 날며 갱단 부하들의 심장, 목, 명치에 꽂혔다.


지켜보던 조르가이의 입이 딱 벌어졌다. 당황한 그의 눈이 입구를 향했다. 슬쩍 내 눈치를 보는게 보였다.


난 놈의 의식했지만 일단 숫자부터 줄이기로 했다.


내 몸은 갈퀴연꽃 뿌리 독이 퍼진 상태였다. 심장이 쿵쿵 소리를 냈고 속이 울렁거렸다. 독의 소모가 급격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포위된 상황에서 아낄 때가 아니었기에 거두지 않았다.


‘단검이 하나도 없다.’


가까이 죽어있는 남자의 목에서 단검을 뽑아 들고 사방을 헤집었다. 바닥과 주변의 물건이 평소보다 두 배는 빠르게 지나갔다.


쾅! 쾅!


총을 쏘는 자들도 빠르게 움직이는 나를 조준하기 힘들어했다. 종횡무진 단검을 휘두르는 내 앞에 필릭스가 뛰어들어 손도끼를 휘둘렀다.


턱 하고 단검이 막았지만 무거운 도끼에 밀렸다.


힘을 줘 도끼를 밀어내자 놈이 다시 도끼를 휘둘렀다. 하지만 이번엔 단검이 마주하지 않았다.



그걸 잡은 놈의 손목을 휙 그었다. 그리고 배를 빠르게 두 번 쑤셨다.


“커헉.”


얼마 안 남은 갱원들이 슬금슬금 도망쳤다.


내 눈은 그들이 아닌 조르가이를 향했다.


“네 차례다.”


“어어, 이게, 어떻게.”


숨을 몰아쉬었다. 내 손끝이 살짝 떨렸다. 독이 거의 소모되어 신경이 곤두섰는지 짜증이 솟구쳤다.


단검을 들고 조르가이에게 다가갔다. 그는 손에 들고 있던 장치를 껐다 켰다 반복하다 떨어트리고 소리쳤다.


“돈! 여자! 필요한 건 뭐든 말해! 다 줄 수 있어! 살려줘. 난 아무것도 아니야. 바, 바지사장처럼 그냥 보스 자리에만 있던 거야. 저놈! 저 도끼 든 놈. 쟤가 진짜 보스야.”


한 조직의 보스란 놈이 어이없는 소리를 지껄였다.


“야비한 놈일수록 죽음 앞에서 말이 많아진다지?”


“자, 잘못했어! 살려줘! 제발!”


“내가 누구라고 했지?”


“······양조장! 양조장 주인, 아니 사장님! 회장님!”


“틀렸어. 저승사자라니까?”


정신에서 패배한 놈의 목을 긋는 건 쉬웠다. 나는 역수로 단검을 세게 휘둘렀다.


목이 반 이상 잘려 나갔다.


나는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스스로 쓴 독에 엉망진창이 되어가고 있었다.


낮췄던 저항력을 끌어올렸다. 쿵쿵거리던 맥박 소리가 사라졌다.


“휴······.”


힘들었다.


마약을 꺼내 입에 들이부었다. 사람을 죽이는 독이, 나에겐 밥이고 약이었다.


지하실을 태우던 불이 어느새 위까지 올라왔다. 연기가 밖으로 피어나와 눈과 코가 매웠다.


조르가이가 떨어트린 장치를 주워 ‘잠금 해제’라고 된 버튼을 눌렀다.


‘철컥’ 소리가 나고 몸을 조이고 있던 쇠사슬이 떨어졌다. 세 형제의 몸에서 방탄조끼를 벗겨 쇠사슬과 마약까지 전부 챙겼다.


특히 구속구 아티팩트는 쓸모가 많아 보였다. 아티팩트는 보이는 대로 주워 담아야 했다. 몬스터만 죽이면 아티팩트가 떨어지는 게임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불길이 거세져 얼른 밖으로 나왔다.


안에 돈도 꽤 있지 않았을까? 조금 아쉬웠다.


연기가 풀풀 나고 건물 밖에서도 불에 타는 게 보였다. 사람들이 하나둘 몰려들었기에 라니와 도미닉이 기다리는 차로 갔다.


토니의 독을 풀어주고 운전시켰다. 집에 돌아와 라니를 눕혔다. 토니가 이를 갈았지만, 조르가이가 죽었다는 말에 당황인지 기쁨인지 모를 얼굴을 했다.


발세바가 돌아올 때까지는 정신이 없을 테니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양조장에 백정 친구와 함께 누워 술을 한 병씩 깠다.


“공짜냐?”


“그래, 인마. 넌 공짜다.”


“친구 좋네.”


“고맙다.”


“뭐가?”


“이것저것, 라니도 네 덕에 찾았고.”


“그럼, 라니한테 내 이야기 좀 잘해라.”


“미친놈.”


도미닉이 머리를 긁적였다. 슬쩍 나를 한번 보고 ‘끙’하는 소리를 냈다.


“조르가이는 어떻게 죽였냐?”


“목을 그었지 뭐.”


“너 나보다 싸움 못했잖아?”


나는 기가 차서 어깨를 떨었다.


“생각해 봤냐?”


도미닉이 입술을 꾹 다물었다. 술병을 들어 한 모금 마시니 속이 화끈화끈했다.


“내가 특별히 잘하는 거, 아무리 생각해봐도 뭐가 없더라. 대단하게 싸움을 잘하는 것도 아니고, 몸이 빠른 것도 아니고 힘이 센 것도 아니잖아.”


“꼭 싸움과 관련된 거 아니어도 돼.”


“대단하게 잘하는 게 있었으면 그걸로 먹고살았겠지. 돼지 잡는 거? 그것도 그냥 하니까 하는 거지 특별히 잘하는 건 아니야. 아! 잡은 고기를 굽는 건 내가 잘한다. 불 조절이 기가 막히지. 뭐, 그렇다고 요리사를 할 정도는 아니고.”


‘뭔가 재능이 분명히 있을 텐데.’


이능력이 추가되면서 만들어낸 게 돌연변이니까. 아무리 작은 거라도 확실히 있다.


“진짜 없냐? 사소한 거라도 생각해봐.”


“······고기 잘 굽는 거 말고 없다. 너도 먹어봤잖아. 이게 아주 섬세한 불 조절이 필요하거든? 근데 내가 하면 원하는 데로 조절이 아주 잘되는 것 같다.”


“불 조절?”


“어, 가스 불 말고 나무로 불을 피워도 다른 사람이 하면 막 타는데, 내가 하면 적당하게 조절이 잘 되는데···, 이런 것도 뭐 강해질 수 있는 거야?”


‘불과 관련된 재능일까?’


만약 그렇다면 로또에 당첨된 거나 마찬가지였다. 돌연변이도 드물지만 자질구레한 능력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불 좀 피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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