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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뿡꺕
작품등록일 :
2022.05.11 15:17
최근연재일 :
2022.05.28 08:35
연재수 :
19 회
조회수 :
1,647
추천수 :
172
글자수 :
102,973

작성
22.05.20 06:15
조회
56
추천
8
글자
11쪽

10화-갱단(3)

DUMMY

“이거 원, 동네 사람들이 다 모여있구먼. 로이인가 하는 잡놈은 어디 갔어?”


도미닉이 곱창을 자르던 칼을 들고 말했다.


“내가 로이다.”


“저놈 아닙니다.”


조직의 머리를 담당하는 토니의 말에 막시모는 기가 막혀 총을 겨눴다.


“넌 뭐 하는 새끼야?”


“보면 모르나? 곱창을 굽고 있다. 하나 먹을래?”


도미닉이 곱창을 들어 올려 약 올리듯 흔들었다. 막시모가 혀를 찼다. 총까지 겨누고 있는데 겁도 안 나나? 가소로워 웃음이 났다. 머리를 겨누고 손가락을 방아쇠에 걸었다.


그때 반짝이는 게 날아왔다. 총을 틀어 후려쳤으나 손목이 시큰거렸다. 보통 힘이 아니었다.

눈을 가로지르는 흉터에 보라색 눈을 한 남자가 서 있었다.


“내가 진짜 로이다. 시간 맞춰 왔구나. 말을 잘 들어 다행이다.”


막시모는 놈을 찬찬히 살폈다. 생김새가 자신보다 깡패 같았다. 단검을 날리는 실력이 상당하다고 들었다. 덕분에 더크가 저놈에게 죽었다.


“네놈이구나. 겁도 없이 우릴 불렀다지?”


“겁도 없이 양조장을 내놓으란 건 너희들이 아닌가?”


“하하하하하핫.”


수십 명이 내는 웃음소리에 상인들은 숨도 제대로 못 쉬었다. 겨우 한 명, 아니 곱창 귀신까지 두 명, 상대가 될 리가 없었다.


“더크와 애들 몇 잡았다고 뭐라도 된 것 같냐?”


술집에서의 싸움을 전해 들은 막시모는 여유로웠다. 더크와 막상막하의 싸움을 했다면 자신보다 훨씬 밑이었다.


로이가 물었다.


“이봐. 이름이 뭐지?”


“죽을 놈에게 이름 정도는 알려주지. 내가 막시모다.”


막시모는 보스 바로 다음 서열이었다. 로이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친절하군. 근데 한 가지 부탁 좀 하지.”


“부탁? 흐흐, 살려달라는 말은 거절이다.”


“일대일로 싸우는 건 어때? 쪽팔리게 단체로 싸울 건 아니지? 그러겠다면 말리진 않겠지만 소문은 감수해야 할 거야.”


막시모는 로이의 말에 입술을 뒤틀었다. 어디서 나오는 자신감일까. 어린놈의 치기에는 세상이 넓다는 걸 보여줘야 했다. 이 어르신께서 말이다.


“간이 부었군. 그 주둥이를 뭉개주겠다.”


그가 팔을 풀었다.


-위잉. 끼릭.


왼쪽 손목을 꺾을 때마다 기계음이 났다.


로이는 기계음을 듣고 바로 알아차렸다. 팔이 기계로 된 개조 인간이 분명했다.


겨우 팔 한쪽이지만, 그의 전투력을 상당히 올려주었다.


그의 머리 위에 떠 있는 전투력은 [377] 였다.






* * *


‘이길 수 있을까?’


나는 침착하게 막시모란 남자를 노려봤다.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했다. 불안한 마음에 잠식당하면 끝이었다.


‘할 수 있다.’


쉽지 않은 것은 불가능한 일이 아니었다.


그를 살펴보니 장갑을 낀 손과 옷자락 사이로 금속이 반짝였다.


나는 손을 벌리고 자세를 잡았다. 오늘을 위해 온갖 지저분한 것들을 꾸역꾸역 먹어야 했다.


감자는 방안 가득 싹을 틔우고 있었고, 썩혀 만든 배, 요즘 들어 자주 애용하는 살충제 등이다.


막시모는 가만히 서서 지켜보다 손가락을 까딱거렸다.


-휙.


내 발이 풍차처럼 돌아가 그의 종아리를 쓸었다. 막시모가 살짝 뛰어오르며 내 정강이를 피했다. 몸놀림이 더크보다 더 빨랐다.



그는 공중에 뜬 상태로 발을 앞으로 차올렸다 아래로 내리찍었다.


“흡!”


그의 공격이 깊었기에 난 허리까지 뒤로 제쳤다가 발을 빼 아슬아슬하게 피했다.


“제법이군. 이제 시작인데 괜찮겠나?”


몸통에 드러난 빈틈을 본 나는 최대한의 속도로 놈의 앞으로 이동했다.


단검으로 찌르거나 독으로 마비시키거나, 둘 중 하나로 빠르게 끝낼 생각이었다.


위잉. 퍽!


나보다 막시모가 빨랐다.


“크학!”


기계 팔의 위력은 엄청났다. 부딪히자마자 몸이 통째로 튕겨 나갔다. 팔이 욱신거리고 저려왔다.


독이 혈관을 흐르며 보호하지 않았다면 부러졌을 것이다.


놈에 관한 판단을 수정해야 했다. 기계 팔을 부착해 뻥튀기된 전투력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것만은 아닌 것 같다.


막시모의 주먹이 내 쪽을 향했다. 나는 이를 악물고 온 힘으로 지면을 박찼다.


두두두두두두.


막시모의 기계 팔에서 날카로운 쇠가 쏟아졌다. 손바닥에서 금속 파편이 발사된 것이다.


역시, 예상이 맞았다.


팔이 이쪽을 향하는 순간, 찰나의 판단이 목숨을 살렸다.


나는 공중에 뜬 상태에서 단검을 집어 던졌다. 기계팔을 위로 올리던 막시모가 한 바퀴 굴러 피했다.


구경하던 자들은 놀란 입을 다물지 못했다.


“로이가 새처럼 날았어!”


“칼 던지는 거 봤어? 공중에서 정확하게 던졌잖아!”


“저걸 피한 막시모도 대단해.”


상인들은 기대감 서린 얼굴이었다. 양조장 주인이 갱단 이인자를 이긴다면 그건 보통 일이 아니니까.


하지만 현실은 낙관적이지 않았다.


기계 팔과 내 주먹이 맞닿으면? 그대로 뼈가 으스러질 것이다.


나는 바닥에 착지하자마자 두꺼운 불판을 잡아 들고 달려들었다. 거리를 두면 오히려 위험했다.


몸을 일으킨 막시모의 팔을 두꺼운 불판으로 냅다 후려쳤다.


텅! 텅! 텅!


미친 듯이 후려치다가 밀어붙였다. 막시모의 얼굴이 씨뻘개졌다.


“잡놈의 새끼가!”


어떻게든 손끝이 나를 향하려고 했지만, 불판을 방패처럼 활용했다. 기계 팔이 한쪽이라 다행이었다.


나는 거리를 두며 단검 두 개를 동시에 던졌다.


막시모가 이리저리 피하는 동안 나는 놈의 앞까지 따라붙었다.


놈의 팔을 밀쳐내며 얼굴에 박치기를 날렸다.


막시모가 뒤로 벌러덩 넘어졌다.


“내, 내 코!”


막시모가 부러진 매부리코를 감쌌다. 코피가 쏟아져 손을 타고 흘렀다.


“주둥이를 뭉갠다더니 코가 뭉개지셨네! 깔깔깔!”


지켜보던 도미닉이 박장대소하며 막시모를 자극했다.


“매부리코가 더 휘어졌다! 아키스 최고의 매부리코는 막시모가 분명하다!”


그가 도미닉을 노려보며 기계 팔에서 파편을 발사했다.


타당탕탕탕!


내 손에서 날아간 불판이 공격을 막았다. 두꺼운 불판이 결국 깨져나갔다.


놈은 도미닉에게 정신을 팔아서는 안 됐다.


내 손이 막시모의 심장을 향했다.


턱!


단단하고 차가운 손가락이 내 손을 막았고 손가락 끝이 얽혔다.


“이, 개잡놈의 새끼야!”


막시모가 침을 튀기며 말했다.


손 하나가 얽혔으나 손이 하나씩 남았다. 내 손에는 이미 단검이 들려있었다.


뿌드득.


막시모가 얽힌 손을 꺾어왔다.


“으아아아악!”


내 입에서 비명이 터졌다. 그래도 단검은 놈의 명치를 향했다. 막시모가 피하려 하자 그대로 밀어붙여 쓰러트렸다.


명치를 향해 수직으로 내리꽂히는 단검.


금속의 기계 손가락에 얽혀있는 나의 손.


놈이 빈손으로 검날을 움켜잡았다. 양손이 모두 대치 상태였다.


내 손가락이 기계의 힘을 버티지 못하고 꺾이고 있었다.


고통스러웠다. 그때 막시모의 팔에서 윙윙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손이 뜨거웠다. 놈의 손이 점점 달아오르고 있었다.


“아아악!”


반쯤은 비명이고, 반쯤은 기합이었다.


놈의 뱃가죽을 뚫은 검날이 내장으로 밀려들어가고 있었다.


막시모의 눈이 공포에 사로잡혀 흔들렸다. 내 눈엔 그의 정신이 패배를 선언한 것으로 보였다.


‘끝이다.’


이를 악물고 다리를 굽혀 무릎으로 단검 손잡이를 눌렀다.


“커, 커헉!”


명치에 단검이 쑥 밀려들어 갔다. 놈은 피가 역류했는지 연신 숨을 헐떡거렸다.


금속 손가락에 얽혀 너덜너덜해진 손을 풀었다.

손바닥이 화끈거렸다. 조금만 늦었다면 타버렸을 것이다.


막시모의 명치와 입에서 선홍빛 핏물이 흐르고 있었다. 단검을 뽑아내자 얼마못가 몸이 축 늘어졌다.


나는 포기하지 않았기에 이긴 것이다.


막시모의 죽음에 정적이 흘렀다.


고요함을 깬 것은 유일하게 로이의 승리를 점쳤던 사람이다.


“보았느냐! 로이가 너희 대장을 이겼다. 어서 무릎을 꿇어라!”


도미닉이 신이 나서 손뼉을 치며 괴성을 질러댔다.


“우와와와와! 정의는 승리한다!”


“이런 개······!”


막시모의 부하들이 각자 무기를 꺼내 들었다. 도미닉이 곱창을 썰던 칼을 들고 내 옆으로 다가왔다.


“덤비려면 덤벼!”


나는 손가락으로 한 사람을 가리켰다. 막시모 옆에서 수군대던 토니라는 놈이었다.


“너, 머리 좀 돌아가냐?”


토니는 기가 차서 어깨를 떨었다.


“매우, 굉장히, 엄청나게! 잘, 돌아간다. 왜?”


“다행이군. 그럼 내 말을 알아듣겠네. 너희가 이 거리를 지배한다지? 이곳만이 아니고 꽤 넓다고 들었다.”


“그걸 아는 놈이 덤벼? 네가 이 인원을 상대할 수 있을까?”


얼핏 봐도 수십 명이 나를 둘러싸고 있었다. 게다가 머리 위의 전투력이 200 넘는 자가 다섯이 넘었고 300대도 한 명이 있었다.


하지만, 싸움은 힘으로만 하는 게 아니다.


전투력이 수치가 250이 넘어가면 마력 사용자일 확률이 높았다.


하지만 그 정도 수치는 부작용투성이의 효율 낮은 입문서를 익혔을 때의 전투력이다.


로이는 침착하게 말했다.


“내가 왜 상대해야 하지?”


“도망치겠다는 거냐? 이제 와서?”


“시답잖은 소리 말고, 조르가이 패밀리와 구역 다툼을 하다가 이 거리 끝을 경계로 했다고 들었다. 맞나?”


“그건 왜 묻지?”


“보호를 기대하고 상납한 건 아니었다. 힘이 없었을 뿐이지. 하지만! 상인들의 점포를 뺏고 이제는 내 양조장까지 뺏으려 했다. 그럼 어떻게 할까? 그냥 가만히 있을까?”


“가만히 있는 게 사는 길이란 걸 모르겠냐?”


발세바를 다 죽이는 것도 방법이다. 나눠서 상대한다면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다른 갱단이 그 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더 좋은 방법이 있었다.


“상인들 전부가 조르가이를 찾아가 이 구역을 보호해 달라고 보호비를 상납하면 어떻게 될까?”


토니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아주 그럴듯한 명분이 생겼다면 조르가이는 굴러온 떡을 받아먹을까 안 먹을까? 더크와 막시모는 내 손에 죽었고, 조르가이는 이곳부터 치고 들어온다. 그럼 너희는 어떻게 될까?”


“그게······.”


“망하는 거지?”


“여기 있는 상인들이 가게를 하나둘 뺏기는 꼴을 그대로 보고 있을 줄 알았나?”


토니가 침을 꿀꺽 삼켰다. 이런 대응은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었다.


그들은 사자나 호랑이 같은 맹수였고 상인들은 토끼였다. 토끼가 뭉치는 건 겁나지 않았다. 하지만 다른 맹수가 등장한다면 큰일이었다.


싸움을 멈추고 경계를 정한 건, 리퍽 패밀리의 중재 때문이다. 다시 싸우기 위해선 명분이 필요했고, 지금 로이의 말은 충분한 사유가 될 수 있었다.


“······.”


토니의 말문이 막혔다. 조르가이는 분명 거절하지 않을 것이다. 아무렇지 않은 척 미소를 지었지만, 자꾸 팔뚝을 문지르고 있었다.


로이가 요구사항을 통보했다.


“오스발의 술집과 거리 끝의 상점은 원래 주인에게 돌려주고, 나한테 개수작 부린 걸 사과해. 물론 보상도 해야겠지?”


“하, 한번 고민해 보겠다.”


“알았으면 꺼져라.”


“네에?”


당황한 토니의 입에서 존댓말이 튀어나왔다.


“우리 상인연합은 회식하며 조르가이와 협상 문제를 논의 해야 하니까.”


“조, 좋은 결론을······.”


“요구사항을 받아들인다면 현재의 체제를 바꿀 생각은 없다. 사흘 내로 네가 직접 나한테 찾아와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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