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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농약 원샷 만독불침 독공지존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연재 주기
뿡꺕
작품등록일 :
2022.05.11 15:17
최근연재일 :
2022.05.28 08:35
연재수 :
19 회
조회수 :
1,641
추천수 :
172
글자수 :
102,973

작성
22.05.22 08:10
조회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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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13쪽

12화-독초(2)

DUMMY

먼저 갈퀴연꽃의 뿌리를 씹었다. 억세고 질겨서 입안에서 질겅거렸다.


목이 말라서 물을 찾다가 대신 농약 뚜껑을 열었다.


콜라가 아니라 농약이라니. 내 신세도 참 어지간하다.


근데 또 맛은 있었다. 독초를 씹어 넘긴 나는 키라크의 쓸개로 손을 뻗었다.


입으로 쓸개를 가져가려다 멈칫했다.


벌써 중독 증상이 찾아왔다.


손발이 떨리고 숨이 가빠졌다. 드러난 팔에 빨간 반점이 올라온 게 보였다. 씹어 삼킨 뿌리보다 액체인 농약이 더 빨리 반응이 왔다. 피부가 가려워서 벅벅 긁었더니 빨간 자국이 온몸에 새겨졌다.


기다리는 게 답이었다.


테이블을 잡고 꾹 참으며 기다리자 이번엔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혈관이 터질 듯 팽창하는 느낌이었다. 숨은 가빴지만, 농약보다는 참을 만했다. 찌르는 통증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갈퀴연꽃의 뿌리 독 때문인 것 같았다.


적응이 끝나자 몸 상태를 점검했다.


방전된 배터리가 충전되듯 독이 채워진 게 느껴졌다. 마법사가 마력을 회복하는 것처럼 자동으로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지만 안되는 건 어쩔 수 없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


일단 하나씩 먹어보는 게 우선이었다.


키라크의 쓸개와 햄록개구리의 눈알은 둘다 마비를 일으키는 독이었지만 차이가 있었다.


감방에서 마셨던 여섯눈 황금거미독은 몸자체가 멈춘 듯 정지하는 느낌이라면, 키라크의 쓸개는 신경이 마비돼 감각이 느껴지지 않았다.


햄록개구리의 눈알은 적은 양에도 근육이 경직되고 뻣뻣해져서 제대로 걸을 수가 없었다.


마지막으로 얼룩줄꼬리뱀 독을 먹었더니 피가 젤리처럼 굳고 얼굴이 성형수술 부작용에 시달리는 것처럼 팅팅 부었다.


나는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약방 노인이 독을 약으로 사용하던 원리를 내 몸에 적용할 수 없을까.


한가지 생각이 떠올라 바닥에 정좌해 양손을 무릎에 올렸다.


숨을 천천히 내쉬고 들이쉬고 내쉬며 갈퀴연꽃 뿌리 독을 온몸에 퍼트렸다. 적응이 끝난 독은 몸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았기에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나의 독 저항력은 무한대이다.


몸이 반응하려면 저항력이 떨어져야 가능했다. 그렇다면 스스로 저항력을 낮추는 것이 가능할까.


그건 해봐야 안다.


갈퀴연꽃 뿌리의 생김새를 머릿속으로 떠올리며 저항하려는 마음을 천천히 내려놨다. 독이 사방을 마음껏 움직였지만, 몸에 변화가 없었다.


‘다른 누구도 아닌 내 몸이다. 내가 통제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다시 한번 정신을 집중했다.


‘갈퀴연꽃 뿌리 독에 대한 저항을 낮춘다.’


두근, 두근.


심장 박동이 느껴졌다. 조금 더 집중하며 독을 움직였다. 혈관이 조금씩 부풀어 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팽창되고 통로가 넓어지고 있었다. 내가 됐다고 느낀 순간, 딱 그 느낌을 기억하고 유지하기 위해 석상처럼 몸을 멈췄다.


충분히 내 몸이 기억하자 그 상태를 유지하며 다른 독을 흘려보냈다. 평소에 시냇물이었던 것이 하천이 되어 흘러갔다.


평소처럼 손끝에 독을 모았다. 전과는 달리 많은 양이 흘러가는 게 느껴졌다. 눈을 떠 보니 손바닥 전체가 녹색 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전보다 출력이 두 배는 세진 듯했다.


단점은 분명했다. 코어에 저장할 수 있는 독의 양이 그대로였다. 두 배의 출력을 사용한다면 두 배로 빨리 지칠 것이다.


한 번에 만족할 수는 없는 거다.


하나씩, 한 발짝씩.


앞으로, 위로 올라가다 보면 끝이 나올 것이다.






* * *


토니는 제프리 양조장을 찾아왔다.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계단을 올랐다.


‘쌍놈의 새끼는 손님 맞을 줄도 모르나.’


위층에 있는 로이를 보자 아무 말 없이 작은 병을 건넸다. 병이 흔들리며 물소리를 냈다.


어린놈을 보자 치아가 욱신거렸다. 이놈 때문에 갱단의 전력이 깎였고 계획도 엉망진창이 됐다.


‘하! 씨······ 뭐 이딴 새끼가 다 있어.’


정작 로이는 의자에 등을 기댄 채 일어날 생각도 하지 않았다. 아직도 믿어지지 않았다. 이런 애송이에게 그런 실력이 있다니. 간부들의 이야기로는 마력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했다.


육체 능력이란 말인가? 몸을 봐서는 그렇지 않은데. 토니는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어쨌거나 지금 상황에서 이놈과 싸워봐야 손해였다.


더 이상의 전력 낭비는 절대로 안 되는 일이다.


‘이것만 주고 끝내자.’


손을 다 뻗기도 전에 로이가 병을 낚아챘다. 꽉 깨문 이가 더 아파졌다. 예의라는 걸 모르는 놈인가.


“이게 그거야?”


말은 또 짧았다. 갱단의 간부가 되고 나서 이런 대접은 처음이었다. 혼자 이곳에 온 이상 참아야 했다.


“그래! 네가 원했던 물건. 가시비늘뱀 독이다.”


로이가 뚜껑을 돌려 냄새를 맡았다. 맹물처럼 투명하고 아무 냄새도 나지 않았다. 물을 넣고 속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잠시 했다.


근데 진짜였다. 시끄럽게 귓가를 울려대면 누구나 알 것이다. 무슨 독인지, 어떤 효과가 있는지도 자연히 떠올랐다. 공부 한번 하지 않고 독 전문가가 되어 있었다. 그렇다고 기쁜 일은 아니었다.


신에게 ‘너를 위해서야’라며 강요당하는 기분이었다.


물건은 원했던 게 확실했다. 만족스러웠지만 삐딱한 고개가 토니를 향했다.


“덜었니?”


토니는 멍하니 눈만 깜빡였다. 몇 초의 시간이 흐른 뒤 로이가 다시 물었다.


“양이 적은데······, 좀 덜었지?”


쾅!


토니가 테이블을 내려치고 주먹을 꽉 쥐었다. 얼마나 더 참아야 할까. 입술을 깨물어 다시 한번 마음을 가라앉혔다.


“그게 전부야.”


로이가 눈을 가늘게 뜨고 가만히 그를 응시했다.


토니는 끙, 앓는 소리가 절로 났다. 불과 며칠 전에만 해도 갱단은 이 구역 왕이었다. 눈앞의 놈이 대단한 것도 아니었다.


다만. 희생을 더 치르다간 조직의 존패가 위태로울 수도 있었다.


‘딱, 이번만 참는 거다. 보스가 돌아오면 너도 끝이다.’


그의 입술이 잘근잘근 씹혀 너덜거렸다.


“전부라고! 그거 남겨서 뭐 하는데. 예전에 필요해서 구해놨을 뿐 쓰지도 않아!”


악을 쓰며 테이블을 몇 번이고 쾅쾅 두드렸다. 로이가 고개를 끄덕였고 다시 눈을 지긋이 바라봤다.


“···어디서 구해?”


툭툭 끊기는 로이의 말투는 토니를 계속 자극하고 있었다. 상대가 신중하게 대답할 틈을 주지 않았다. 오르내리는 감정으로 진실을 토해내게 했다.


“나도 잘 몰라! 섬나라 놈들 거야.”


“섬나라······ 험프리스.”


아키스시 남쪽 아래, 바다 건너의 군도이다. 시 외곽 성벽 가까이엔 외국인들이 많이 살았다.


“놈들한테 가면 구할 수 있나?”


간단한 일이 아니었지만, 로이는 그런 거래를 잘 알지 못했다.


“밀무역으로 들여온 물건들을 대놓고 팔겠냐? 비밀리에 거래가 이루어지는 은밀한 시장이 있는 거지.”


“암시장 같은 건가? 거기가 어디야?”


게임을 만든 사람도 모르는 이야기다.


“나도 몰라. 나는 가본 적 없어! 형님에게 들은 거야.”


보스인 발세바는 마피아인 리퍽 패밀리 출신이었다. 마피아 출신인 그자라면 암시장을 알 만도 했다.


“발세바는 44구역에서 아직 안 온 건가? 올 때까지는 네가 리더야?”


토니가 고개를 꼿꼿이 쳐들었다. 자신도 모르게 광대가 올라갔다.


“···형님이 없을 땐 그런 셈이지. 원래부터 막시모보다 내가 위였다.”


로이가 속으로 혀를 차고 웃다가 뜬금없이 다시 물었다.


“이런 걸 파는 시장이 어디야?


“모른다니 까아! 형님이 마피아지 내가 마피아야? 됐고! 이제 계산은 끝난 거지?”


“뭐, 점포랑 술집을 돌려준 건 확인 했으니까.”


토니가 기다렸다는 듯 돌아섰다.


“아참, 막시모 말이야.”


걸음이 멈춘 건, 로이가 불렀기 때문이 아니라 죽은 이름 때문이다. 막시모는 중요한 전력이었고 그를 잃은 건 뼈아픈 실수였다. 이름 하나로 표정이 다 쓴 호일처럼 구겨졌다.


애타는 가족의 심정이 아닌 유용하게 쓰일 물건을 잃어버린 장사꾼의 마음이었다.


“죽은 사람 이야기는 왜 꺼내?”


“팔이 기계 팔 이던데, 어디서 개조한 거야?”


껌딱지처럼 지긋지긋한 물음이다. 이곳에 온 지 얼마나 됐지? 시건망진 말투는 시간을 느리게 만들었다.


“몰라! 죽은 놈한테 묻지 왜 나한테 쳐 물어.”


“그거 내놔.”


“······?”


“막시모 팔 말이야. 달라고.”


토니가 오만상을 찌푸렸다. 어이가 없어서 머리가 핑 돌았다. 똘아이다. 이놈을 똘아이다. 속으로 몇 번을 되뇌었다.


“뭔, 개소리야.”


“전리품.”


“하! 미친놈······.”


“내놔.”


로이가 멱살을 잡더니 사납게 흔들었다. 단추가 튀어 나가 보이지 않는 곳으로 굴러갔다.


보라색 눈이 인간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 정신병자를 눈앞에 둔 것처럼 토니는 한숨을 쉬었다.


“······안돼.”


“막시모는 물려줄 자식도 없잖아, 가져와.”


토니가 어이없이 삐죽대던 입술을 꽉 깨물었다.


대단한 물건은 아니었다. 마력회로를 이용해 더 강한 힘을 낼 수 있었지만 그게 전부였다. 기능에 문제가 있었다. 최하급으로 팔을 잃은 용병들의 애용품이었다. 그런 건 갱단끼리 싸울 때나 유용했다.


“······먹고 떨어져! 새꺄!”


근데 최하급도 돈이 됐다. 마력회로는 고가의 테르티늄으로 만들었다. 마력 전도율이 높고 저항이 낮은 희귀금속. 로이는 팔아서 돈을 챙길 생각이었다.


“팔을 잘라 올 걸 그랬나?”


로이가 큭큭 웃자 토니는 동태 눈깔이 되었다.


분노가 들끓었다. 그러다 ‘이놈이 일부러 자극하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혼자 오라고 한 목적이 그건가. 그의 눈빛이 가라앉았다.


“이만 가보겠다.”


자리를 피하는 게 안전했다.


“잠깐!”


토니의 심장이 요동쳤다. 설마, 하는 생각이 뇌리를 채웠다. 떨리는 목소리를 감춰야 했다.


“할 말이 남았··· 어?”


펌프질하는 심장에 말끝이 조금 떨렸다.


“발세바는 언제 오지?”


“···조만간 오실 거다.”


“조만 간이 언제야. 말 좀 똑바로 하고 살자.”


“음······ 한 달쯤?”


“그렇군. 가봐.”


“······.”


토니는 겁을 집어먹었다는 게 수치스러웠다. 결국 그냥 미친놈이었던 거다.


다시는 볼 일이 없겠지 하는 생각에 문을 쾅 닫고 나가버렸다.


혼자 남은 로이의 눈이 차가워졌다.


‘한 달 뒤라······.’


발세바가 온다면 부하들이 죽어 나간 걸 묵인하진 않을 것이다. 대비해야 했다.


‘더 강해져야 하겠지.’


로이는 가시비늘뱀의 독을 작은 잔에 덜었다.


잔을 들어 한 모금 넘겼다. 술을 마신 듯 알싸하고 화끈했다. 그리고 가논이 술에 탄 독을 먹었을 때처럼 코어가 간질거렸다.


다시 한잔 더 따라 마셨다. 시장에서 산 얼룩줄꼬리뱀 독과는 분명히 다른 느낌이었다.


‘그러고 보니.’


처음 코어가 생길 때도 비슷한 느낌이 있었다. 가시비늘뱀 독. 신경독으로 질식을 일으키는데 굉장히 독성이 강했다. 로이가 마신 양이면 수백 명의 사람을 죽일 수 있을 정도였다. 아키스시에 서식하는 뱀이 아니었기에 구하기 힘들었다.


로이는 토니에게 받은 독을 남김없이 마셨다. 그리고 변화를 기대했다. 분명 독이 빠르게 흐르며 코어에 묘한 기분이 느껴졌지만 그게 끝이었다.


‘다른 독과는 분명 다른 느낌이 있다.’


양이 부족해서라고 생각되진 않았다. 조금 마셨을 때나 큰 차이가 없었다. 가시비늘뱀에 대한 정보가 필요했다. 해답을 찾는다면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을 것 같았다.






* * *


갱단 조르가이의 사무실은 화려했다. 유흥가 일부를 지배하는 건 확실한 돈줄을 쥐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발세바만 아니었다면 좀 더 큰 갱, 아니 마피아라고 이름 붙일 수 있었을 것이다. 조르가이가 볼 때 갱이나 마피아나 그게 그거였다.


패밀리라는 이름을 붙일 만큼 넓은 구역과 부하들을 데리고 있느냐의 문제였다.


“마피아라······ 언제쯤 그 이름으로 불릴 수 있지?”


마피아라는 것들은 함부로 그 이름이 쓰이는 걸 원하지 않았다. 그래서 조르가이는 아직 갱단에 불과했고 조르가이는 그게 항상 불만이었다.


대립하고 있는 발세바는 44구역을 지배하는 오래된 마피아인 리퍽 패밀리 출신이었다. 지금은 갱단 보스지만 패밀리와의 관계가 완전히 끊어진 것은 아니었다.


44구역은 멀었고 리퍽이 이곳에 진출하는 건 불가능했다. 근방의 잉그리드 패밀리가 가만 있지 않을 것이다.


몇 해 전, 구역 경계를 정하는데 리퍽 패밀리가 중재한 것은 사실이었다. 발세바를 친다면 그들이 개입할 명분이 생기는 셈이었다. 모욕이라고 여기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조르가이를 무너트릴 것이다.


깡패 주제에 고고한 신사인양 구는 것이 맘에 들지 않았다.


“지들이 뭐 대단한 귀족이라도 되는 것처럼.”


조르가이는 입안에 ‘마피아’, ‘패밀리’라는 말이 맴돌았다. 세글자에 불과한 단어가 뭐 그리 대단하다고.


똑똑.


“들어와.”


올백 머리를 넘긴 슈트 차림의 남자가 두 명 들어왔다. 조르가이는 항상 옷차림을 중요시했다. 언젠가 품격있는 마피아가 될 거니까.


“필릭스, 홀, 이리 와서 한잔해.”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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