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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뿡꺕
작품등록일 :
2022.05.11 15:17
최근연재일 :
2022.05.28 08:35
연재수 :
19 회
조회수 :
1,640
추천수 :
172
글자수 :
102,973

작성
22.05.19 09:05
조회
55
추천
9
글자
11쪽

9화-갱단(2)

DUMMY

기억 속에 있는 자였다. ‘더크’라는 자로 발세바 갱단의 간부이자 술집의 총책임자였다. 놈의 얼굴은 상당히 자신만만해 보였다.


“이 새끼가, 정신 나갔나? 내 앞으로 데려와!”


부하들이 사람들을 비집고 나왔다. 사방으로 쏟아지는 흉흉한 기세에 주변이 다 움츠러들었지만 나는 아니었다.


내가 신경 쓰는 건 더크, 저놈 하나뿐이다. 나머지는 가볍게 밟을 자신이 있었다.


[암기 조준]


내 손에서 단검이 사방으로 날았다.


독이 팔다리 근육에 폭발적인 힘을 내게 했다. 당연히 놈들은 누구 하나 피하지 못했다.


그냥 던진 것이 아니다.


[암기 조준]


수많은 연습으로 투척과 투척 사이의 시간을 줄였기 때문에 놈들이 보기엔 연속으로 쏟아지는 것처럼 느낄 것이다.


빨간 점을 확인하고 단검을 던진다. 그럼 비명이 터져나왔다.


“끄악!”


“헉!”


“으아악!”


“······뭐가 지나갔나?”


사람들은 얼빠진 표정으로 눈만 깜빡였다.


“양조장 주인이 칼을 저렇게 잘 던져?”


“괜히 나서는 게 아니었어!”


“총보다 빠른 거 아닐까?”


“발세바 놈들만 골라서 정확히 다 맞췄어!”


사람들이 혀를 내둘렀고 발세바의 부하들은 칼에 맞지 않으려 숨기 바빴다.


나는 구경꾼 사이에 핑크색 표식을 하나 발견했다.


어깨 사이에 숨어 눈만 내민 채 뭔가 꼼지락거리고 있었다. 아마도 총을 꺼내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부하들이 쓰러지자 사람들은 휘파람을 불며 환호했다. 싸움 구경만큼 신나는 일이 없었으니.


“와씨, 밥 먹고 칼만 던졌냐!”


“혹시 서커스단 아니야? 나도 좀 가르쳐 주라!”


“대단하다! 백발백중!”


사람들의 환호에도 나는 분홍색 표식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틈은 겨우 손가락 하나의 공간뿐이었다. 빨간 점은 작은 움직임에도 빗나갔다. 놈에게 맞춰진 순간, 내 손이 움직였다.


“끄아악!”


동시에 구경꾼 사이에서 비명이 터졌다.


남자 한 명이 눈에 박힌 단검을 부여잡고 바닥을 긁었다. 바닥에는 총 한 자루가 떨어져 있었다.


그 작은 틈을 정확히 맞춘 실력에 사람들의 눈이 커졌다.


남은 부하들이 몇 있었지만, 몸을 사린 채 구경꾼인 척 얌전히 있었다.


그들을 내버려 둔 채, 더크를 마주했다.


나는 얼굴을 노리고 기습하듯 단검을 던졌다.


‘268’이라는 전투력이 거짓이 아닌 듯, 그는 상체를 꺾어 쉽게 피했다.


“제법이군. 하지만 그딴 걸로 날 맞출 수 있을 까?”


268이면 마력을 쓰는 자일까?


조그마한 갱단이라도 두목이나, 간부 중 한둘은 약간의 마력을 쓸 법도 했다.


더크가 품에서 홀쭉하고 날카로운 검을 꺼내 역수로 잡았다.


웅.


그에게서 무형의 압력이 느껴졌다. 마력을 쓰는 자가 분명했다.


정신을 집중했다. 나 또한 겨우 코어를 각성한 상태였다.


서로 원을 그리며 몸을 조금씩 움직였다.


긴장감에 심장이 쿵쿵 뛰었다. 허리춤에 꽂아 넣은 단검 손잡이를 쥐고, 몸에 독을 한 바퀴 돌리니 조금 진정됐다.


나에겐 암기도 있고, 독도 있다. 정신만 똑바로 차리면 이긴다. 절대 지지 않는다.


패배를 생각하면 시작부터 지는 거였다. 정신이 먼저 이겨야 한다.


공격은 대머리가 먼저였다. 드리블하며 페이크를 쓰듯 왼쪽으로 향했다가 오른쪽으로 몸이 쑥 다가왔다. 역수로 잡은 검이 반원을 그리며 목을 베려 했다.


빠른 몸놀림으로 일격 필살을 노려왔지만 나는 고개를 살짝 젖히는 것으로 검을 피했다. 가장 단순하면서 빠른 회피였다.


더크의 공격이 이어졌다. 검이 회수되기도 전에 발이 하단을 노려왔다. 이런 싸움에 익숙한 듯 변칙적인 공격이었다.


연속기에 휘말리면 위험했다. 상대의 반응을 예측한 대응이 이어지며 외통수에 빠지게 하기 때문이었다.


그 찰나의 순간 나는 생각했다.


‘일반적이지 않은 회피가 필요하다.’


발을 들어 피하거나 점프하는 대신, 몸을 뒤집어 크게 뒤로 한 바퀴 돌았다. 손바닥으로 바닥을 밀어 거리를 띄우며 착지해 동시에 단검을 휘둘렀다.


몇 미터나 뒤로 물러났음에도 예상대로 그는 ?i아와 검을 휘둘렀다.


비슷한 크기를 가진 두 개의 단검이 교차했다.


하지만, 나의 예상외의 회피에 더크는 상체를 앞으로 뺄 수밖에 없었다.


원하는 공격패턴이 끊겼고 칼에 실린 힘이 모잘랐다. 내가 검을 밀어내자 그대로 밀렸다.


공격의 타이밍이 나에게 넘어오자, 더크가 주둥이 전술을 사용했다.


“그만 항복하지 애송이! 죽는 것 보단 그게 낫지 않나? 사무실로 가서 조용히 이야기 좀 하자고.”


“응. 안돼.”


말과 동시에 몸을 낮춰 대머리의 발목을 걷어찼다. 하지만 그가 발을 들어 오히려 발을 밟아왔다.


처음으로 쉽지 않은 상대였다.


나는 몸을 뒤로 빼면서 기습적으로 단검을 집어 던졌다.

“앗!”


더크는 상체를 틀어 피해 보고자 했지만 가까운 거리에서 빠르게 날아가는 내 단검을 쉽게 피할 리 만무했다.


검날이 그의 어깨를 찢으며 스쳐 지나갔다.


화끈한 통증에 그의 눈이 찌푸려지는 순간, 내 손이 더크의 멱살을 가볍게 잡았다.


놈은 만만치 않았다. 손목을 아래서 잡아 꺾으려 틀어잡았다.


하지만 이 또한 내 노림수였다. 암기만 쓰면서 싸울 필요가 없었다.


암기를 피하는 놈에겐 독을 써야 했다. 하지만 내가 독을 쓴다는 건 남들이 몰라야 했다.


멱살을 틀어잡으며 이미 내 검지 끝이 놈에게 닿아있었다. 옷자락과 손등에 가려진 내 손가락 끝에서 독이 주입됐다.


‘걸렸다.’


[터치 마비]


더크가 멈칫했다. 표정을 일그러트렸다. 그는 조금이나마 독에 저항했다. 입이 나무늘보처럼 느리게 움직였다.


3초에 1센티 정도?


“······너.”


그의 눈이 분노로 휩싸여 있었다. 남들이 보기엔 기 싸움을 하는 듯 보였을 것이다.


난 서슴없이 더크의 목을 베었다. 목에 빨간 선이 생기며 피가 터져 나왔다.


나의 승리였다.


남들은 내가 몸놀림이 빠르고 단검을 잘 쓴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진짜 내 무기는 독이었다. 상대가 모르는 독은 단번에 승부를 뒤집었다.


“더크가 지다니! 발세바의 더크가 죽었어!”


“이제 어떻게 되는 거지? 발세바가 가만히 있진 않을 텐데.”


사람들이 수군거렸고 어떤 이들은 좋아했다.


“쓰레기 새끼들 잘 죽었다. 내 속이 다 시원하네.”


“뉘 집 자식인지 싸움 한번 기깔나네.”


“마지막엔 어떻게 된 거야? 왜 못 피한 거지?”


“그런 걸 기세 싸움이라고 하는 거야. 단검을 던졌을 때 이미 놀란 거지. 심장이 오그라들면서 멈칫하게 되는 거야.”


꿈보다 해몽이다. 정정해 줄 필요는 없었다.


남은 발세바의 부하는 죽이지 않았다.


대신 내 앞에 무릎 꿇렸다.


“사, 살려주세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단검으로 사람을 죽이는 걸 목격한 부하들은 죽지 않기 위해 빌기 시작했다.


“모두 죽이지 않겠다.”


나의 선언에 놈들의 눈빛에 희망이 서렸다.


“너희 두목한테 전해. 도전을 받아 줄 테니 찾아오라고 말이야.”


의도는 이렇다.


발세바에서 응징하러 오는 것이 아니라, 패자가 승자인 나에게 도전하는 것이라고 다음 싸움을 정의한 것이다.


“끝내준다! 멋지다!”


“와, 패기 보소.”


그 말에 사람들은 환호했다.






* * *


집으로 돌아가는 도중 한 남자가 말을 걸어왔다.


“로이! 살아있었네? 난 또 안 보이길래 뒤졌는지 알았지. 하하하!”


난 잠시 뜸을 들이고 누군지 떠올렸다.


이 몸의 유일무이한 친구였다.


돼지나 양, 소 따위의 동물을 도축하는 도축업자로 백정 놈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나에겐 초면이었다.


“음, 그래. 도미닉 오랜만이다.”


내 입에서 어색한 인사가 나왔다.


“뭐냐. 그 늙은이 같은 말투는? ”


도미닉은 이놈이 약을 처먹었나 생각했다.


그때, 시끄러운 발소리를 내며 발세바 놈들이 몰려왔다. 소식을 듣고 본진에서 몰려온 것이었다.


“저기 저놈 아니야?”


“로이란 놈이 너냐!”


도미닉은 눈치가 빨랐다. 친구의 위험은 곧 자신의 위험이었다.


나보다 그가 먼저 대답했다.


“나다! 내가 로이다!”


나는 기가 막혔다. 근데 입은 웃고 있었다. 저 많은 인원에게 무슨 짓을 당할 줄 알고 지가 나라고 하는지. 기특한 놈이었다.


근데 어차피 싸울 상황은 아니었다.


독이 딸려서 더는 싸우기 힘들었다. 이놈의 독은 자동 보충이 안 됐다. 집에 가서 감자 싹이라도 주워 먹어서 채워야 했다.


그래서 속삭였다.


“······야, 그냥 튀어.”


나와 도미닉이 동시에 뛰쳐나갔다. 도미닉은 그 와중에 뒤를 돌아보며 혓바닥을 내밀었다.


“잡아!”


놈들이 들소 떼처럼 몰려왔다. 무사히 도망치기 위해서 술집에서 회수한 단검을 제일 앞장선 놈을 향해 던졌다.


“끄악!”


심장에 단검이 박혀 즉사였다. 몇몇은 발을 멈췄지만 나머진 더 사나워졌다.


“저 개새끼를··· 잡아 죽여!”


나는 다시 단검을 던졌다. 이번에도 제일 앞의 놈이다.


“컥!”


이번에도 즉사였다. 놈들이 서로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그때 내가 큰 소리로 외쳤다.


“내일 정오에 제프리 양조장으로 와라! 얼마든지 상대해주겠다!”


도미닉도 나를 따라 외쳤다.


“와서 나를 찾아라! 뼈와 살을 발라버리겠다!”


도미닉이 나와 똑같은 자세로 팔을 휘둘렀다. 겁먹은 놈들이 걸음을 멈추고 급히 몸을 수그렸다.


잠시 정적이 흘렀으나 아무것도 날아오지 않았다.


“머저리들아, 머리가 나쁘니 깡패짓이나 하지!”


“하하하하하하하하!”


나는 도미닉이 맘에 들었다. 과거에 친구였겠지만 나에겐 이제부터 친구였다.






* * *


“많이들 드세요!”


부자들은 내장을 혐오했고 부산물은 빈민과 중산층의 별미였다.


백정인 도미닉이 곱창, 오소리감투, 염통 등의 내장과 갈매기살 등을 푸짐하게 준비해 왔다.


지글지글 익어가며 고소한 돼지기름 냄새가 진동했다.


동네잔치나 다름없었다. 이 거리에 점포를 가진 수십의 상인들이 먹고 마시며 즐거워했다.

술은 걱정 없었다. 주최자가 양조장 주인이었다.


“휴우··· 나를 왜 불렀는지는 모르겠지만, 공짜니까.”


오스발은 가지고 있는 점포가 없었다. 정확히 말하면 있었다가 없어졌다. 발세바 놈들에게 빼앗겼으니까. 돈을 받긴 받았다. 시세의 10분의 1정도 되는 돈을 받았다. 술집 주인에서 술 없이는 못 사는 사람이 됐다. 그래서 공짜 술이 더 반가웠다.


특히 제프리 양조장의 럼주는 깔끔하고 뒷맛이 개운했다. 향신료를 넣지 않은 순수한 화이트 럼이었다. 그가 술집을 할 때는 레몬이나 라임을 넣어서 팔곤 했었다.


“무슨 일로 이렇게 사람들을 모았지?”


“듣자 하니 발세바에서 양조장을 인수한다던데 마지막으로 술이나 실컷 마시자는 거겠지.”


“술집에 이어 양조장까지··· 이러다 전부 발세바에 넘어가는 거 아닌가?”


오스발은 자조 섞인 웃음을 지었다. 자신의 점포가 넘어갈 때, 남의 일이라며 안심하던 놈들도 결국 자신처럼 될 거였다.


바로 그때였다.


“쾅!”


총소리가 들렸고 그곳에는 발세바의 이인자 막시모가 있었다. 그 옆에는 그의 부하들이 포위하듯 둘러섰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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