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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농약 원샷 만독불침 독공지존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연재 주기
뿡꺕
작품등록일 :
2022.05.11 15:17
최근연재일 :
2022.05.28 08:35
연재수 :
19 회
조회수 :
1,635
추천수 :
172
글자수 :
102,973

작성
22.05.12 17:10
조회
157
추천
14
글자
12쪽

2화-탈출(2)

DUMMY

고약한 냄새에 맛은 최고라는 두리안을 먹은 건가.


꿀꺽. 꿀꺽.


혀가 감미로웠다. 이온 음료처럼 부드럽게 목구멍을 감싸왔다. 무엇을 마시고 있는지 잊어버릴 정도다. 제대로 먹지 못했던 감방 생활을 위로받는 느낌이었다.


‘원래 이런 맛인가?’


반쯤 비어버린 병을 내려놓았다. 다른 병 차례였다.


이건 냄새가 덜하겠지.


“으악···.”


개 같은 냄새다. 야생동물의 누린내, 코가 찌르르 울렸다. 그래도 결심한 대로 마셔야 했다.



꿀꺽.


‘아···. 달콤해.’


입에선 썩은 내가 났지만, 혀에 느껴지는 맛은 최고였다. 시럽이 잔뜩 들어간 달콤한 밀크셰이크 같은 맛이랄까.


꺽.


곤두섰던 눈썹이 내려앉았다. 나는 벽에 등을 기대고 앉았다.


짜증이 솟구치던 예민함이 잠잠해졌다.


‘설마···.’


캐릭터의 단점으로 배고프면 예민하다고 적었던 게 떠올랐다.


그런데, 지금 음식을 먹은 게 아니었다.


나는 배에 손을 가져다 댔다.


‘어라?’


배가 너무 차가웠다. 몸도 으슬으슬했다.


‘감기가 오려나.’


이런 곳에서 병까지 걸리면 큰일이다.


움직여 체온을 올리려고 늘어진 몸을 일으켰다.


“윽···.”


내 입에서 억눌린 소리가 터져 나왔다.


갑자기 온몸이 쓰라려서다. 피부를 벗겨내는 것처럼 따가웠다.


‘너무, 너무 아프다.’


주먹을 쥐고 소리가 새 나갈까 이를 악물어 버텼다.


“······큭, 크흑.”


이번엔 눈이었다. 각막이 너무 쓰라려 죽을 것 같다. 팔다리에 힘이 풀려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때, 내 눈앞에 글씨가 나타났다.


[체내에 들어온 독을 이겨냅니다.]


“이런, 미친.”


두 손으로 얼굴의 땀을 훔쳤다. 기막힌 일이 아닐 수 없다.


독을 쓰는 캐릭터라면 멀쩡해야 하는 거 아닌가? 독 저항력도 무한대로 셋팅했는데, 중독 증상을 견디고 이겨내는 시스템이라니 터무니없다.


개발자가 있다면 목을 조르고 싶었다. 근데, 개발자는 누구도 아닌 나였다.


‘목을 조르다니. 내가 생각하고도 정신병자 같다.’


더러운 옷에 땀이 흥건한 손을 닦았다.


독을 마셔서일까? 몸에 변화가 느껴졌다. 뜨거운 온탕에 몸을 담근 기분이었다.


독이라고 생각되는 것이 몸속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실처럼 꼬인 혈관을 따라 길을 내고 다녔다. 그러다 빙글빙글 돌며 가슴에 뭉치기 시작했다.


두근.


맥박과는 다른 박동이 몸을 두드렸다. 심장 근처가 간질간질했다. 몸속에 새로운 기관이 생기는 순간이었다.


[코어]


마력을 쓰는 전사나 마법사만이 가지고 있는 힘의 원천.

기계의 엔진이자 컴퓨터의 CPU 같은 핵심 기관.

그게 덜컥 생겨났다. 차이가 있다면 마력이 아닌 독의 코어다.


이름을 짓자면,


[포이즌 코어]


독의 결정체가 회전하고 수축하며 독을 품어낸다. 나는 이리저리 움직이며 몸을 점검했다.


코어는 걸으면 천천히, 뛰면 빠르게 움직이는 심장처럼 자연스러웠다.


‘몸에 힘이 넘친다.’


해볼 것이 있어 눈을 감고 느리게 숨을 쉬었다. 몸에 흐르는 독을 한곳으로 움직였다. 손목을 지나 손끝을 향하는 힘에 집중하며 의지를 부여했다.


그러자 손끝에 반딧불만 한 녹색의 빛 덩어리가 맺혔다. 어두운 창고를 비추는 촛불처럼 부드럽기도 강렬하기도 했다.


“아름답다.”


나는 새까맣게 때가 낀 얼굴로 웃었다.

.

.

.


나는 창고를 빠져나왔다.

멀리 쇠창살 밖에서 왁자지껄한 웃음소리가 들렸다.


‘간수들이 시답잖은 소리를 하면서 웃는 거겠지.’


“우웨엑.”


복도엔 토사물을 쏟아내는 죄수가 있었다. 쇠창살 앞에 하나, 중간에 하나.


‘영역표시를 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불쌍할 따름이다.


토하던 남자가 고개를 들었다. 내 얼굴을 보더니 격한 구역질과 함께 걸쭉하게 쏟아냈다.


“우웨엑. 우엑.”


얼굴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토하는 건, 굉장한 실례라는 것을 깨닫는다.


기분이 별로인 그때, 쇠창살이 열리며 간수가 기세등등한 모습을 드러냈다.


콰앙!


사방을 부라리며 사납게 창살을 닫았다.


“헛.”


창살 안으로 디뎌진 간수의 발이 토사물에 닿으면서 주욱 미끄러졌다.


근데 하필이면 제 1토사물에 미끄러져 제 2토사물에 머리가 안착했다.


머리카락이 해조류가 달라붙은 미역처럼 젖어버렸다.


‘큭큭.’


나는 웃음이 나왔지만, 표정을 굳히고 안 웃긴 척 슬금슬금 자리를 피했다.


간수가 뒤통수를 문지르며 일어나 포효했다.


“더러운 새끼가!”


머리에서 걸쭉한 액체를 방울방울 떨구며 분노의 발차기를 날렸다.


토하던 남자의 몸이 붕― 날아갔다. 페인트가 다 벗겨진 벽에 처박혀 핏자국이 남았다.


쫓아와 발길질 콤보를 날리던 간수는 남자를 즈려밟고 있었다.


“이···! 미친 X새끼야! 죽어!”


두들겨 맞는 남자의 입에서 옥수수가 날아갔다.

왠지 측은 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때, 제복을 입은 간수를 눈여겨보던 내 눈이 커졌다.

간수의 머리 위에 숫자가 보였다.


[113]


머리 위의 숫자는 전투력 수치를 나타내는 표시였다. 개발자 모드가 게임 화면처럼 작동하고 있었다.


상대의 전투력을 안다는 건 굉장한 이점이었다. 113이라면 게임을 이틀만 해도 피떡을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나는 이제 막 코어를 만들었다. 스킬도 없으니 게임을 막 시작한 것보다 불리한 상황이었다.


‘몰래 독을 쓴다면?’


독은 간수가 전혀 예상할 수 없는 변수다. 적당한 독으로 놈에게 시험을 한다면, 폭행을 멈출 수 있었다.


모르는 죄수를 구하고자 하는 마음은 아니었다. 탈출하기 위해서는 각성한 독을 사용할 수 있는지 확인이 필요했다.


손을 감춰 손가락 끝에 독을 모았다. 배우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나는 은밀히 다가갔다. 간수는 화풀이에 정신이 팔려있었다.


손끝으로 살짝 간수의 몸을 터치하며 스쳐 갔다. 손끝에 맺힌 녹색 빛은 아무도 보지 못했다.


“뭐야! 썅!”


간수는 생각보다 예민했다.


다부진 체격의 그가 오만상을 쓰더니 내 멱살을 확 틀어잡았다.


나는 병자 같은 얼굴로 버둥거리며 그의 안색을 살폈다. 간수의 얼굴에 붉은 기가 사라지고 있었다. 중독 증상이 분명했다.


간수의 주먹이 눈앞까지 다가왔지만, 독이 더 빨랐다.


꾸르륵.


신호음과 함께 천둥이 울려 퍼졌다. 그의 얼굴이 당혹과 당황으로 물들었다.


엉덩이에서 폭탄이 터졌다. 항문 속 뇌관이 작동하며 더러움이라는 파편을 분출했다.


푸화학! 푸드특! 푸학!


복도가 전쟁터로 변했다. 피바다가 아니라 똥 바다였다. 한 남자의 자존심을 뭉개는 냄새가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이, 이런, 이, 제, 젠장. 흐악. 흑.”


간수는 바지춤을 부여잡았다. 당장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이었다. 갈피를 잃어버린 눈이 좌우로 흔들렸다.


‘꼴 좋다.’


그때 또 다른 워커 소리가 들렸다.


다른 간수가 쇠창살 밖에서 다가오고 있었다. 나는 효과를 확인했기에 얼른 그를 지나쳤다.


자리를 피하는 게 상책이었다.


돌아와 벽에 기대고 손을 들어 올렸다. 터치스크린을 작동하듯 닿은 것만으로 상대를 중독시켰다.


이 몸의 가능성이 확인된 것이다.






* * *


“너는 정말 잘 버티네.”


제약회사 연구원을 알아본 용병이었다. 이름이 엘리엇이라고 했다.


“하지만, 결국 죽게 될 거야. 이곳에서 살아나간 자가 없거든. 쿨럭.”


나는 이대로 포기할 생각이 없었다.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이 구역만 빠져나간다면 탈출할 통로를 알고 있는데, 나갈 방법이 없다니······.”


엘리엇의 푸념 섞인 말에 고개가 돌아갔다.


“탈출할 통로?”


간수를 제압하고 구역을 벗어나도 그다음이 문제였다. 대공초소와 외부 경계가 남아있었다.


“······이곳은 오래전 병원이었어. 지하 하수도와 연결된 곳이 있지.”


‘지하 하수도?’


게임을 만들 땐 플레이에 필요한 지형만 제작한다. 당연히 하수도를 만들 필요는 없다. 맵에도 지하에 대한 정보는 나와 있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바닥에 보이는 흙과 먼지. 손바닥 가득한 지문과 주름. 그 또한 만든 적 없는 것들이다.


나는 깨달았다. 이곳은 세세한 모든 것들이 존재하고 있다. 게임처럼 생각해서는 많은 것을 놓치게 될 것이다.


지하도를 알고 있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한 명 더 달고 간다고 문제 될 건 없다. 다만


그런데 그는 오늘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몸 상태였다.


“몸을 잠시 살펴보겠다.”


“모, 몸을? 그건 좀···.”


그가 겁먹은 표정으로 다리를 모으며 시선을 피했다. 나는 그의 등짝을 후려쳤다. 얼토당토않은 착각에 어이가 없었다.


“으앗! 아파······.”


“무슨 생각을 하는 거냐? 머저리같이.”


나는 혀를 차며 등에 손바닥을 가져다 댔다.


‘역시 독에 중독됐다.’


그의 몸속에 느껴지는 이질적인 기운, 그게 몸을 갉아 먹고 있었다.


정신을 집중해 포이즌 코어를 움직였다. 손끝에 빛을 만들 때와는 반대였다.


그의 몸속의 독을 진공청소기처럼 끌어당겼다. 엘리엇 안의 독이 움찔거렸다. 끈끈하게 버티고 있었다.


그도 잠시, 머리채를 붙잡힌 채 발버둥 치며 나에게 끌려왔다.


그래봤자 독이다. 나는 독을 쓰는 사람이고.


“지금 뭘 한 거···. 어랏!”


그가 손바닥을 쥐었다 폈다 하더니 팔을 빙빙 돌리고, 앉았다 일어났다를 몇 번 했다. 눈이 두 배는 커지고 목소리가 상기됐다.


“세상에 이런 일이! 팔 저림이 없어졌어! 울렁거림도! 의사였나? 하지만 약도 없이?”


엘리엇의 얼굴에 혈색이 돌아왔다.


“이건···. 믿기지 않아. 순식간에 나은 것 같아.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하지?”


엘리엇의 눈이 튀어나올 듯했다.


“그래! 마법사였어. 그렇다면 이해가 가지! 하지만······ 왜 이곳에 순순히 잡혀 온 거지?”


그의 목소리에 기대감이 뒤섞였다.

마법사와 함께라면 이곳을 탈출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그가 목소리를 낮춰 소곤댔다.


“혹시 비밀 작전을 하는 거야?”


나는 터무니 없는 소리를 하는 엘리엇이 시끄러웠다.


“이런 말 직접 하긴 그렇지만, 여러 작전에 참여한 경험이 있지. 그 작전에 나도 끼워 줘.”


손을 바깥으로 흔들어 귀찮다는 표현을 했지만, 그의 말은 계속됐다.


“한번 말해봐. 비밀로 해줄 테니.”


다시 중독 시켜 버릴까.






* * *


나는 호시탐탐 창고에 드나들며 다양한 독을 먹었다. 그리고 내 것이 된 몸을 살폈다. 단련되지 않은 몸이었다.


로이라는 사람에 대해 아는 게 없었다. 떠오르는 기억들은 있었지만, 극히 일부에 불과했다.


여기에 있는 것부터가 의문이다.


그때, 슬그머니 엘리엇이 다가왔다.


“저······ 로이.”


그가 입술을 달싹이며 뜸을 들였다. 내 턱짓에 그제야 입을 열었다.


“들은 말이 있는데, 연구원이 너를 해부한다고······.”


그가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돌연변이에게 알아낼 것이 있는 모양이야. 아마도······ 그 대상이지 않을까.”


감방 안에 남은 돌연변이는 나 하나뿐이다. 듣고 보니 위험했다.


“언제쯤이란 말은 없었나?”


“출장 간 연구원이 내일 돌아오면······, 뭔가 계획이 있다면 서둘러야······.”


그의 말이 맞았다. 죽음이 가까이 다가왔다. 생각했던 것들을 해야 했다.


“엘리엇.”


“어. 어. 그래. 무슨 말이든······.”


“오늘 저녁 이곳을 빠져나간다. 지하도를 안내해라.”


“이봐. 간수 숫자가 이 구역에만 몇인데, 나갈 방법도 없잖아. 마법사라면 모르겠지만······ 아니라며?”


입만 산 놈처럼 주절거릴 생각은 없었다.


“지켜보면 알겠지.”


나는 서둘러 몸을 일으켰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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