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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농약 원샷 만독불침 독공지존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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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뿡꺕
작품등록일 :
2022.05.11 15:17
최근연재일 :
2022.05.28 08:35
연재수 :
19 회
조회수 :
1,633
추천수 :
172
글자수 :
102,973

작성
22.05.26 08:10
조회
35
추천
5
글자
11쪽

16화-루시아(1)

DUMMY

마당에 화로를 들고 와 숯 대신 나무를 넣었다. 숯이 아닌 나무에 불을 붙이는 게 생각보다 어려운데, 도미닉이 하자 금방 불이 붙었다.


‘저게 재능이 있는 거라고 봐야 하나, 많이 해봐서 잘하는 것 같기도 하고.’


불에 대한 재능이 있다고 한들 그조차도 매우 다양했다. ‘불에 피해를 받지 않는 능력’이라던가, ‘연기가 나만 따라오는 능력’ 같은 것도 있었으니까.


나무가 활활 타올랐다.


“불이 더 활활 타오르게 한다고 생각해봐.”


“응, 한번 해본다.”


도미닉이 두 손을 불 쪽으로 향하고 초능력자 흉내를 냈다.


“이야압! 활활 타올라라!”


불은 일정하지 않았다. 세졌다가 약해졌다가 하니까 봐도 알 수가 없었다.


‘잘못 짚었나?’


재능이 있다고 해서 처음부터 강하게 쓸 수 있을 리 없다. 능력을 키우고 노력해야 가능한 일이었다.


‘그래도 재능이 있다면 조금의 변화는 있을 텐데.’


불을 끄고 다른 것을 찾아볼까 하다가 다시 도미닉의 말이 떠올랐다. 고기를 구울 때 불 조절이 원하는 대로 된다고 했다. 그런 상황을 만들면 좀 더 편하고 익숙하게 될지도 모르는 거였다.


로이가 불판과 고기를 가져왔다. 불을 쬐고 있던 도미닉이 배를 문질렀다.


“안 그래도 배고팠는데 잘됐다.”


“네가 구워.”


도미닉이 불판을 올리고 고기를 위에 올렸다.


치이이익.


소리가 나며 고기가 익기 시작했다.


‘어랏?’


분명 숯이 아니라 나무에 불을 붙인 거였다. 거기에 고기를 올리면 금방 타는 게 맞았다.


숯에 고기를 올려도 고기에서 떨어지는 기름 때문에 쉽게 불이 붙는데 이건 팬에 올린 것처럼 노릇노릇 익고 있었다.


로이는 아무 말 없이 불을 살폈다. 나무에서 타오르는 불이 솟구치지 않고 약하게 숯처럼 불을 피워내고 있었다.


“야 불 좀 세게 해봐.”


“탈 텐데?”


“고기 또 있어. 한번 해봐.”


께름칙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던 도미닉은 ‘아’ 하는 탄성을 냈다. 막상 하려고 하니 어떻게 하는지 머리가 멍해졌다.


아까 고기를 올릴 때는 타면 안 되니까 불이 좀 사그라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을 뿐이다. 속으로 뭐라고 했었는지 떠올렸다.


‘왜 이렇게 세! 고기 어떻게 구우라고, 좀 사그라들어라. 얼른!’


그냥 좀 약해진 것 같아서 고기를 올렸을 뿐이고.


‘지금은 어떻게 생각해야 하지?’


숯이 거의 다 타버려서 하얗게 될 때 고기를 올렸다고 생각하고?


‘아, 불이 너무 약한데, 좀 세야 고기를 굽지.’


하고 떠올렸지만, 변화가 없었다. 마음대로 안 되자 고기를 뒤적거리며 화를 냈다.


“왜 이렇게 약하고 지랄이야! 팍팍 타올라야지!”


‘확’ 하는 소리가 나며 불이 고기 위까지 타올랐다.


치이이익.


기름이 끓으며 고기가 시커멓게 타올랐다.


“야! 된다! 됐다!”


로이의 얼굴에 미소가 걸렸다. 사실 진짜로 될 줄은 몰랐는데.


“다시 약하게 해봐.”


“약해져라!······ 안 되는데?”


“아까처럼 해봐.”


“불이 왜 이렇게 세! 좀 약해져! 오, 된다 된다.”


“화를 내야 되는 거냐?”


“······그런가 본데?”


“되는 게 어디냐. 축하한다.”


“근데 불 조절 해서 어디다 쓰냐? 고기는 잘 굽겠지만.”


도미닉은 자신의 재능이 얼마나 좋은 건지 몰랐다. 이능력은 확장팩에서 추가됐으니 관련된 정보를 아는 사람은 로이밖에 없었다.


“이제 시작이야. 마법사 피델리오라고 들어봤냐?”


“당연하지, 최강의 전력계 마법사잖아.”


“그 마법사는 처음부터 그렇게 대단했겠냐? 처음 마법에 성공했을 때, 정전기만도 못한 스파크 하나를 만들었다고 하더라.”


“근데 난 마법사가 아닌데, 불 조절이 왜 되는지도 모르겠어. 네가 해보라니까 해서 되긴 했는데.”


“마법과는 다른 새로운 힘이라고 생각하면 돼. 배워서 쓰는 게 아니라, 주어진 재능을 찾아내고 그걸 발전시키는 거지. 마법처럼 다양한 기술을 쓰진 못하지만. 하기에 따라서 그에 못지않게 강해질 수도 있어.”


“그럼 이제 뭘 어떻게 해야 하는데?”


“불을 조절하는 걸 연습해다가, 없는 불을 만드는 연습을 해야지. 그담엔 만든 불을 무기로 쓸 수 있도록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방법을 연마해야 해.”


“···쉽게 되진 않겠지?”


로이가 딱딱한 표정으로 말했다.


“대충 할 것 같으면 때려치우고, 돼지나 잡고, 소나 잡고, 고기나 굽고 그러면 된다. 네가 진짜 강해지고 싶다면, 하루도 허투루 보내서는 안 돼. 목숨이 오가는 싸움에서 하루의 노력이 승패를 가를 수도 있는 거야.”


“진지하게?”


“그래, 진지하게. 나도 노력하고 있다. 매일 고민하고 최선을 다하고 있어.”


“네가 하면 나도 한다. 너보다 내가 싸움 더 잘했다니까. 조금만 기다려라. 따라잡는다. 내가.”


피식거리던 로이가 크게 웃자, 도미닉도 웃었다.


“하하하하하하하.”


“배고픈데 고기나 구워 먹자. 신비한 능력으로 잘 구워줄 테니.”


“너나 먹어라.”


로이는 품에서 느괴버섯을 꺼냈다. 고기를 앞에 두고도 독초나 씹어야 했다.


그래도 다행인 건 버섯은 식감이 나쁘지 않았다.


“웬 버섯이냐, 고기랑 같이 구워 먹자.”


로이의 광대가 꿈틀했다. 폭소가 터져 나오려는 걸 간신히 참았다.


“먹으면 죽는다.”


“먹는 거 가지고 그러냐?”


“그게 아니라, 이거 독이야.”


“독버섯? 그걸 왜 먹어?”


“그런 게 있다.”


독을 먹는다고 하면 이해할까? 아직은 자세한 이야기를 하기엔 시기상조였다.


“이유가 있겠지, 뭐.”


도미닉은 로이가 하는 말이니 그러려니 했다.






* * *


라니는 아직도 잠에서 깨어나지 않았다. 몸은 멀쩡해서 백정에게 옆에 있으라고 하고 밖으로 나왔다.


하늘이 맑은 걸 보니 오늘은 꽤 더운 날씨일 것 같았다. 일찍 나오길 다행이었다.


택시를 타고 21구역에서 내렸다. 시정부에서 운영하는 도서관. 국회의사당을 닮은 건물은 규모만큼이나 자료도 방대했다.


가시비늘뱀의 독을 먹었을 때, 다른 느낌이 있었다. 코어가 간질간질했는데 딱 거기까지였다. 독이나 혹은 가시비늘뱀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면 뭔가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이곳에 왔다.


나는 도서관을 올려다보며 작게 감탄했다.


거대한 크기의 건물을 보고 감탄한 게 아니었다.


게임에 불과했던 세계는 이렇게 실존하고 있었다. 저 안에 들어 있는 방대한 역사와 지식은 누가 가짜로 만들어 낸 게 아니었다.


입구로 들어가 안내판을 보고 4층으로 올라갔다. 원소 마법과 자연과학을 한 층에서 다루고 있었다. 어차피 마법서는 도서관에서 구할 수 없었으니, 마법과 관련된 학술자료일터. 관심 가는 내용은 아니었다.


‘자연과학 쪽에서 뱀, 혹은 독에 관한 책을 찾아보자.’


‘티라노보아 뱀의 분포와 서식지, 뱀의 구동 원리를 마도 공학에 응용한 사례, 뱀 숭배와 토속신앙, 마약중독이 뇌와 마력에 미치는 영향······.’


책이 많아도 너무 많았다. 제목만 보고 관련성이 있는 걸 찾아내는 것도 힘들었다. 독극물에 관련된 책과 뱀 도감으로 보이는 책을 들고 자리에 앉았다.


너무 이른 시간인지 아무도 없었다.


도감을 뒤져 가시비늘뱀을 찾았다. 생각보다 작은 뱀이었다. 작은 고추가 맵다더니. 도감에 있는 뱀 중 독성으로 단연코 최고였다. 섬나라 험프리스에 많은 뱀이지만 거기에만 있는 건 아니었다.


‘아키스 시 바깥 오염지대에도 사는구나.’


오염지대는 아키스 시 빈민가 일부분을 포함해 시 바깥에 넓게 퍼져있었다.


가시비늘뱀의 독은 충분히 먹었기에 이 뱀을 찾는 것만으로는 의미가 없었다.


‘이것보다 더 강한 뱀독은 없는 걸까.’


코어에서 느꼈던 감각을 떠올려 본다면 더 강한 독이라면 변화가 찾아올 것 같은 확신이 있었다.


오염지대의 자연환경에 관해 서술한 책을 찾아왔다. 주로 출몰하는 키라크나, 폐허가 된 지역에 대해 다루고 있었다. 그러다 가시비늘뱀에 관한 내용을 발견했다.


‘험프리스가 주요 서식지로 알려져 있으나, 비네브렉에 서식하던 뱀이 상인들의 짐에 섞여 험프리스로 넘어간 것이다. 비네브렉이 폐허가 되기 전 확인한 기록에 따르면 여왕벌처럼 가시비늘뱀이 따르는 왕관 가시비늘뱀이 존재한다.’


왕관 가시비늘뱀이라? 다음 내용을 읽어봤다.


‘가시비늘뱀과 흡사하나 몸체가 크고 머리에 왕관 모양의 혹이 있다. 독성은 수십 배 이상 강하다.’


수십 배? 그 정도면 뭔가 해결책이 될 것도 같다. 왕관이라는 것도 그렇고. 그런데 비네브렉이 동네 골목도 아니고···.


책을 모두 돌려놓고 검색창에 가서 자판을 두드렸다.


‘왕관 가시비늘뱀’


검색창은 텅 비어있었다. 혹시나 해서 띄어쓰기를 바꿔봐도 변하는 건 없었다.


‘비네브렉 지도’


역시 나오는 건 없었다. 하기야 도서관에 있을 내용이 아니라 용병이나 감찰대에 있을 만한 거였다. 그럼 일단 독에 대해서 좀 알아봐야겠다.


‘독극물’


검색 결과는 상당히 많았는데, 그중에 눈에 띄는 제목이 있었다. ‘암살에 사용되는 독극물’ 흥미가 생겨 책이 있는 곳을 찾아 책을 꺼내고 자리로 돌아가기 위해 코너를 돌았다.


툭.


누군가와 어깨를 부딪쳤다. 나는 고개를 들어 얼굴을 확인했다.


싸늘한 표정은 금방이라도 얼음이 얼 것 같았다. 살짝 웨이브 진 금발 머리가 살짝 흔들리고 있었다. 귀티 나는 얼굴에 세련된 옷차림은 누가 봐도 잘나가는 집안의 여식이었다.


‘어디서 본 것 같은데.’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나로선 외국인 얼굴이라 다 비슷비슷하게 느껴졌다.


“······사과 안 해요?


“······?”


‘별 황당한 여자를 다 보겠네.’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 여자를 위아래로 한번 훑어보고 곧장 자리에 앉아 책을 폈다.





* * *


루시아는 새벽 6시에 차를 타고 나왔다. 3구역 중심부에 거주하는 그녀는 집행자 사관학교에서 내준 과제를 하기 위해 도서관으로 향했다.


집행자는 마인을 추적해 체포하거나 처형하는 감찰대 소속 특수 인력이었는데 루시아는 사관학교에 다니는 예비 집행자였다.


유난히 맑은 날씨였다. 파란 하늘에는 구름 한 점 없어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고급스러운 세단에서 내려 도서관으로 향할 때까지는 기분이 좋았다.


저 무례한 남자를 만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마구스 등급의 마법사, 피델리오의 손녀이자 촉망받는 마법사인 그녀에게 감히 그런 행동을 하는 사람은 없었다. 집에서는 하나뿐인 귀한 손녀이고 어디서나 대우받는 사람이었다.


어깨를 부딪친 것도 모자라, 사과는커녕 그 삐딱한 눈빛은 뭐란 말인가. 루시아는 손톱을 물어뜯었다.


‘최고의 마법사가 될 나에게, 감히.’


남자의 앞자리로 가, 책을 툭― 던지듯 내려놓았다.


로이는 책상을 울리는 소음에 고개를 들었다가 여자를 보고 인상을 찌푸렸다. 주위를 둘러봐도 자리는 텅텅 비어있다.


‘지금 시비를 거는 건가?’


기가 막힌 여자였다. 같이 부딪혔는데 사과를 요구하더니 왜 앞에 앉는 걸까.


“뭐야?”


“이 자리가 맘에 들어서 앉는 데, 문제 있어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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