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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rr284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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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농약 원샷 만독불침 독공지존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연재 주기
뿡꺕
작품등록일 :
2022.05.11 15:17
최근연재일 :
2022.05.28 08:35
연재수 :
19 회
조회수 :
1,645
추천수 :
172
글자수 :
102,973

작성
22.05.18 10:45
조회
67
추천
10
글자
13쪽

8화-갱단(1)

DUMMY

괜한 책임감이라고 할 수도 있었다.


이런 세상이라. 따지고 보면 이런 세상을 만드는데 크게 한몫했지.


이런 세계가 실존하게 될 거라 생각한 적은 없었다. 그렇다고 책임감을 전혀 느끼지 않는 건 아니었다.


“그렇다고 네놈의 용서 되는 건 아니다.”


멱살을 잡아 들어 올리자 단추가 떨어지며 안쪽 주머니가 열렸다. 동그란 도박 칩들이 바닥에 떨어져 이리저리 굴러다녔다.


“도박쟁이였군. 내 예상이 맞았다.”


퍽! 퍽! 퍽! 퍽!


어딘가는 부러지고 어딘가는 살이 터졌다.


“끄으윽. ······살려줘.”


가논이 붉고 푸르게 멍든 얼굴로 나를 보며 말했다.


살려 줄 생각이 없었다. 아키스에서 후환을 남겨서는 절대로 안 된다.


가논이 사용했던 독을 그에게 돌려줬다.


“커헉, 켁, 케엑.”


가논이 자기 목을 붙잡았다. 한 손은 바닥을 긁었다. 버둥거리는 몸짓이 끔찍했고 표정에서 괴로움이 느껴졌다.


나는 화들짝 놀라 뒷걸음질 쳤다.


‘내가 왜 이러지.’


또다시 죽음을 관찰하고 있었다.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가논에게 다가갔다. 손으로 목을 붙잡아 부러트렸다. 죽음을 앞둔 이에 대한 자비였다.


가논의 시체를 쓰레기 매립지에 파묻었다. 쓰레기는 쓰레기장에 버리는 게 맞았다.


시체는 쓰레기와 함께 썩을 것이다.


사람은 아깝지 않았지만 망가진 술통은 아니었다. 고쳐 쓸 수가 없어 같이 버렸다. 술도 꽤 많이 쏟아졌다. 쏟아진 술은 피를 닦는 데 사용했다.


가논이 빼돌린 돈은 남은 게 하나도 없었다. 품에서 무려 1억 비트짜리 발세바 차용증이 나왔다. 였다.


발세바는 이 거리를 지배하고 보호비를 뜯어내는 갱단이다. 보호는 없었고 행패만 있었다. 내 몸에 있는 몇 개의 흉터도 그놈들 작품이었다.


흔적을 지운 나는 고민에 빠졌다.


처음엔 감방에서 간수란 놈을 죽일 때였다.


두 번째는 가논을 죽일 때였다.


죽음을 관찰하고 즐기는 살인자 같은 행태에 스스로도 놀랐다.


나, 김현우. 이제는 로이가 된 사람.


살인 같은 건 꿈꿔 본 적 없는 사람이다.


로이에게서 받은 기억도 다를 바 없다. 마인을 증오했지만 그 이상으로 두려워했다. 아마 마인을 만났다면 오줌을 지렸을 정도였다.


폭력적 성향이 있었지만, 그건 트라우마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하나뿐이다. 이 살인자 같은 행태는 바로 나의 설정 때문이다.


[전체적으로 연쇄살인범 느낌]


외모를 생각하고 적은 한마디가 나를 난폭하게 만들고 있었다.


불만은 또 있었다. 배고프면 예민하다는 설정이 독이 모자라면 신경질적으로 변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신이 악의적으로 나의 의도를 왜곡하고 있는 것 같았다.


‘엿 먹으라는 건가.’






* * *


손바닥만 한 단검을 잔뜩 샀왔다. 단검을 꽂는 벨트가 따로 있었는데 12개를 꽂을 수 있었다.


암기를 들고 집중하니 아까처럼 목표물이 확대됐다. 나무에 표시한 곳에 조준해 단검을 던져보니 정확히 명중했다.


“이거 끝내 준다.”


처음엔 시야가 확대되는 게 적응하기 힘들었는데 몇 차례 해보니 익숙해졌다. 가까운 곳에 단검을 날릴 때 시야가 확대되지 않도록 할 수도 있었다.


이번엔 여러 개를 연달아 던지는 연습을 했다.


단검을 꺼내며 목표를 정하고 던지고, 또 던지고, 또 던진다.


“백발백중이군.”


내 입에서 자화자찬 감탄이 터져 나왔다. 거친 목소리가 이제는 좀 익숙했다.


스킬이라 할만한 능력을 얻었다. 사실 재능을 활용한 것에 불과했지만 개발자가 이름을 정하면 그게 스킬 아닌가?


우겨도 뭐라 할 사람도 없다.


나는 [암기 조준]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그렇다면 독은?


손가락으로 독을 주입하는 능력뿐이었다.


마비독을 써서 건드리는 것만으로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기술은 꽤 쓸만했다.


[터치 마비]정도면 괜찮을 것 같다.


[터치 마비]와 [암기 조준].


겨우 두 개의 기술뿐이지만 이제 시작이다.


나는 암기 두 개를 동시에 던지는 연습을 시작했다. 쉬운 일이 아니었다. 포물선 두 개가 동시에 움직이는데 손이 어지러웠다.


연습이 필요했다.


기술만 습득하면 자동으로 사용할 수 있던 화면 속 게임이 아니었다.


한번, 두 번.

열 번, 스무 번.

백번, 이백 번.


나의 연습은 계속됐다.






* * *


“가논이 사라졌습니다.”


“그놈 빚이 얼마?”


“1억 비트입니다.”


부하의 말에 막시모의 얼굴이 구겨졌다.


“도망?”


“도망친 흔적은 없습니다. ······양조장에 들어간 뒤로 보이지 않습니다.”


“양조장 주인을 놈을 죽인다 했었지. 그놈은 살아있고?”


“그렇습니다.”


“가논이 졌군, 대표란 놈한테 전해. 빌린 돈을 대신 갚던지 양조장을 넘기라고.”


발세바는 빌려준 돈을 못 받은 적이 없었다. 장기를 팔아서건, 친척을 족쳐서건, 항상 그 이상의 돈을 뽑아냈다.


연대보증 같은 건 필요 없었다. 힘 있는 놈이 우기면 그만이었다.






* * *


남자 둘이 나를 찾아왔다.


나는 거만하게 다리를 책상에 올렸다. 턱을 치켜들고 발끝을 까딱거렸다. 초대받지 않은 손님을 대하는 나의 자세다.


“아주 재밌는 소리를 하네.”


싸늘한 저음이 오늘따라 맘에 들었다.


가논이 가지고 있던 차용증은 내 서랍에 들어있다. 그러니 놈이 빚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다.


‘근데 그게 나랑 무슨 상관?’


난데없이 대신 갚으라며 두 놈이 찾아왔다.


놈들은 항상 이런 식이였다. 거래처였던 술집 하나도 놈들이 빼앗았다. 그 후로는 내 양조장과 거래가 끊겼다.


주인은 술독에 빠져서 산다지?


나는 둘을 보며 피식 웃었다. 기분 좋아 웃는 것은 아니었다.


“돈을 뜯으려거든, 깡패 새끼답게 내놓으라고 하던가. 이따위 조잡한 서류를 가지고 뭐 하는 짓이지?”


“이 새끼가, 선 넘는 소리를 하네?”


발세바의 똘마니 두 명이 나를 노려봤다. 손목을 꺾어 전완근을 꿈틀대며 시위했다.


보통은 이 정도만 해도 겁을 집어먹었겠지. 아마 로이도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아니다.


나와 로이가 합쳐져서 간덩이가 두 배가 된 것인지, 게임을 만든 사람으로서의 NPC 따위에 겁먹을 수 없다는 자존심인지는 모르겠다.


“너랑 나랑 선이 많이 다른가 보다.”


“······적당히 하고 일주일 내로 돈이나 준비해. 아니면 그냥 있다가 알몸으로 쫓겨나던가!”


“그런 취향이었나? 어쩐지 하는 짓이 계집애 같더군.”


나는 놈들이 가져온 종이를 북북 찢어 사방에 뿌렸다. 흩날리는 서류 조각을 본 똘마니들 얼굴이 차갑게 굳었다.


“이 미친 새끼가.”


두 똘마니가 팔을 걷어붙였다.


“오늘은 통보만 하고 오라고 했는데, 아무래도 뒤지게 처맞아야겠다. 맞은 지 너무 오래됐지?”


놈들은 건수를 잡았다는 듯 성큼 다가왔다.


마침 나도 그냥 보낼 생각이 없었다.


다부진 체격의 놈은 힘이 셌고, 호리호리한 놈은 몸이 빨랐다.


물론 지금 나한테는 약하고 느렸다. 나는 몸을 일으켜 놈들 앞에 섰다.


“너 이 새끼 자알 걸렸다. 오늘 뒤질 줄 알아!”


호리호리한 놈이 주먹을 날렸다.


예전엔 빨랐는데 이제 보니 급했다.


턱.


나는 느릿느릿 날아오는 주먹을 잡아챘다. 놈이 당황해 손을 빼려고 했지만, 바위틈에 박힌 듯 꿈쩍도 하지 않았다.


“X새끼가! 이거 안 놔!”


놈은 몰랐다. 지금 겁을 주는 대상이 나라는 사람으로 인해 얼마나 달라졌는지.


더 이상 발세바의 똘마니들은 위협이 되는 존재가 아니었다.


우득! 우드득!


단단하게 틀어잡은 손에 힘을 줬다. 혹시몰라서 힘을 뺐는데도 놈의 손가락이 부러졌고 손등의 뼈도 함께 뒤틀렸다.


“아아···소, 손 좀. 끄아아악!”


“힘 조절이 서툴러서 그만.”


몸을 비비 꼬며 허리를 숙이는 놈의 가슴을 발로 걷어찼다.


우당탕!


툭 밀어 차는 발길질에도 손을 부여잡고 바닥을 두 바퀴나 굴렀다.


이번엔 다부진 체격의 놈이었다. 달려드는 놈의 옆으로 이동해 따귀를 올려붙였다. 이번엔 힘 조절을 잘해서 살짝 때려줬다.


찰싹!


놈이 비스듬히 고개를 틀어 나를 노려보았다.


살짝 때린 이유는 놈이 다칠까 봐서가 아니었다. 주먹으로 맞는 것보다 모욕적인 게 싸대기다.


찰싹! 찰싹! 찰싹!


바로 여러 대를 때리기 위해서다.


놈의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성난 코뿔소처럼 내 목을 감아왔다.


저 굵은 팔에 목이 감기면 끝이었다. 물론 그건 평범한 사람들 이야기다.


나는 평범하지 않았다. 코어를 가진 자와 그렇지 않은 자와의 차이는 매우 컸다.


주먹으로 놈의 명치를 짧게 끊어쳤다. 뱃가죽이 북처럼 흔들리며 충격이 내장까지 적중했다.


욱하는 소리를 내더니 배를 부여잡고 쓰러졌다.


내가 놈의 머리를 붙잡아 눈을 마주 봤다. 눈이 반쯤 풀려있었다.


“반만 돌아갔으니 한 대 더 맞아라.”

놈의 눈이 마저 돌아갔다.






* * *


나는 발세바에서 운영하는 술집 문을 벌컥 열었다.


얼마 전까진 다른 이의 소유였지만 더러운 수작과 협박으로 뺏은 곳이다.


담배 연기가 자욱하고 시끄러운 술집이었다. 내 눈살도 찌푸려졌다.


목재로 된 벽에는 발 세 바의 이름이 크게 쓰여있었다.


이 근방에서 큰 술집에 속했다.


나는 두리번거리며 안으로 들어서다. 싸움이 붙었는지 언성을 높이며 멱살을 틀어잡는 두 남자를 지나쳤다. 구석에는 발세바의 똘마니들이 입구를 주시하고 있었다.


우측에 이층으로 향하는 계단이 있었기에 그리로 올라갔다.


이층은 메뉴가 조금 더 비쌌는데 그래봐야 잡육으로 만든 소시지나, 화이트럼 대신 골드럼 그런 걸 팔았다.


몇몇 손님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나는 빈자리에 가서 앉았다. 아래층 소리가 들렸지만 그래도 훨씬 조용했다.


고급 술집을 흉내 내 차려입은 남성이 다가와 메뉴판을 건넸다.


“주문하시겠어요?”


“소시지와 골드럼.”


남자는 고개를 끄덕이고 일 층 주방으로 향했다.


나는 주변을 둘러봤다. 발세바의 똘마니들이 보이지 않았다.


‘일 층으로 갈 걸 그랬나?’



잠시 후 술과 소시지가 나왔는데 소시지라기엔 피와 부산물이 많이 섞여 순대에 가까웠다.


냄새는 좋았으나 나는 딱히 생각이 없었다.


쩝.


내가 궁금했던 건 골드럼이었다. 발세바에서는 보호비를 따박따박 받아 가면서 술집을 빼앗았다. 나와 상관없는 일이 아니었다. 거래처 한곳이 없어졌고 이젠 양조장을 내놓으라고 했으니.


생소한 마크가 붙은 골드럼을 한잔 따랐다. 맛을 보니 묽은 술에 캐러멜만 섞여 있었다. 가격도 훨씬 저렴할 터.


한마디로 엉망인 술이었다.


나는 유리잔을 만지작거리다가 바닥에 집어 던졌다.


-와장창!


시끄러운 소리에 시선이 집중됐다.

종업원이 다가와 아리송한 얼굴로 말했다.


“손님, 잔을 떨어트리셨군요. 유리잔값을 추가하겠습니다.”


“유리잔값? 이왕이면 접시도 포함하지?”


이번에는 안주가 담긴 접시를 집어던졌다.


와장창창!


접시가 계단까지 날아가 깨지며 음식이 사방으로 튀었다.


종업원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긴장하고 놀라야 할 텐데,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뿌득. 뿌득.


깨진 그릇이 밟히는 소리가 연달아 나며 1층에서 발세바 놈들이 올라왔다.


떡대들이 난장판인 계단과 바닥을 보고 눈썹을 치켜올렸다.


“무슨 일이지?”


나는 싱긋 웃으며 럼주를 들어 올렸다.


“술이 너무 맛이 없잖아? 럼주에 물 탔니?”


“미친놈이군. 깨진 그릇을 배상하고 청소비를 내고 꺼져라. 뒤지기 싫으면.”


“발세바 놈들은 상도가 없나? 제프리 양조장에서 상납받으면서 다른 곳의 술을 쓰는 게 말이 돼?”


올라온 자 중 하나가 내 얼굴을 알아봤다.


“양조장 놈이군? 건방지게 여기가 어딘 줄 알고!”


“어디긴 어디야. 발세바에서 빼앗은 술집이지! 그것도 모자라서 이번엔 우리 양조장을 달라면서?”


2층의 손님들이 수군거렸다.


“또 시작이군. 이곳도 예전에는 오스발이······.”


“술집 안에 발세바의 갱원들이 열 명이 넘는데, 용기가 대단하군. 죽지 않으면 다행이겠지.”


“나는 저 청년을 이해하네, 자기 것을 빼앗기는 건 괴로운 일이지.”


주변의 웅성거림에 발세바의 부하들이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한 놈이 가까이와 억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뭔가 단단히 오해하고 있군. 이럴 게 아니라 나가서 이야기하지.”


나는 그럴 생각이 없었다.


“일주일 안으로 양조장을 넘기라고 하지 않았나? 난 그럴 생각이 없으니 이곳에 온 것이다.”


놈이 내 팔을 잡아 왔다. 주변 눈치를 보며 은근히 손아귀에 힘을 줬다.


우당탕!


난 역으로 놈의 팔을 꺾어 바닥에 던져버렸다. 그리고 내 앞에 있던 테이블을 잡았다.


쾅! 우당탕!


바닥에 집어 던지자 나무 바닥이 퍽 소리를 내며 조각나 같이 튀었다.


“대장 나오라고 해!”


원형 테이블이 바닥을 구르며 빙빙 돌다 쓰러졌다.


“대장 나오라고! 발세바인지. 발 냄새인지 한번 나와 봐!”


나는 최대한 소란을 피웠다. 그래야 소문이 많이 퍼질 것이다.


2층에 사람이 갈수록 늘어났다. 그리고 구경꾼 사이로 대머리 하나가 얼굴을 디밀었다.


[268]


놈의 머리 위에 보이는 전투력이 상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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