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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아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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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gongchirisa
작품등록일 :
2021.05.12 10:02
최근연재일 :
2021.06.19 03:39
연재수 :
99 회
조회수 :
10,729
추천수 :
174
글자수 :
637,166

작성
21.06.08 00:01
조회
67
추천
1
글자
10쪽

제58장 어리석은 남자는 여자들에게 이용당한다.

DUMMY

제58장 어리석은 남자는 여자들에게 이용당한다.



모드레드 왕국에서 출발하고 일주일.


“보인다! 에이체스 왕국의 성벽인가 봐!!”


앞에서 말을 끌던 내 눈에 보인 것은 거대한 성벽이었고 그 앞에는 에이체스 왕국이라고 쓰여 있었다.


그 후 우린 그곳의 병사들을 따라 최전선에서 왕도로 이동하였고 왕국의 정문에 들어서자 수많은 자들이 우릴 맞이했다.


수많은 병사들과 사용인, 그리고 그 뒤에서 이쪽을 향해 걸어오는 고급스러운 옷을 입은 세 사람. 금발의 머리카락이 곱게 뻗어있는 여자와 뒤로 묶은 여자. 그리고 그 가운데에 있는 작은 남자애까지 왕족으로 보이는 자들이 우리를 맞이해주었다.


“어서오시지요. 모드레드 왕국의 공주님.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저는 에이체스 왕국의 제1왕녀, 헤라라고 합니다.”


“저는 제2왕녀 헤리. 그리고 이곳에 계신 분이 레이첼님의 약혼자이시자 제1왕위계승자, 제1왕자 마르첼이라고 합니다.”


머리를 길게 늘어트린 여자가 자신을 제1왕녀, 머리를 묶은 여자가 자신을 제2왕녀라고 소개하며 치마를 살짝 들추며 예를 표하자 레이첼 역시 빛이 나는 하얀 드레스를 살짝 들추며 그녀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마르첼입니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어딘가 무뚝뚝해 보이는 그는 고개만 살짝 끄덕거려 레이첼에게 인사를 한 뒤 뒤돌아 걷기 시작했다.


“만나 뵙게 되어서 영광입니다. 공주님의 호위이자 모드레드 왕국의 모험가 엘렌이라고 하옵니다.”


“아! 소문으로 들었습니다. 마왕군 간부들을 연이어 토벌하셨다는 용사님이시군요!”


“어머~! 이렇게 찾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내가 자기소개를 하자 쌍둥이 공주들이 다가와 내 양팔을 잡았다. 내가 놀라며 그녀들의 팔에서 빠져나오자 그녀들은 웃으면서 날 바라봤다.


“아...! 죄송합니다. 놀라서 그만...”


순간적으로 외교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 고개를 숙이며 사과하자 그녀들은 괜찮다며 내 팔에 다시 붙었다.


“잠...! 엘렌님에게서 떨어져주세요!”


레이첼이 소리치자 그녀들은 웃으면서 레이첼을 바라보고 이야기했다.


“죄송합니다. 저희들이 엘렌님의 팬이라서 그만...후후후...”


“레이첼님과 용사님의 일행분들은 병사들을 따라 안으로 들어가시면 돼요~자, 용사님? 용사님께서는 저희와 함께 가실까요?”


“아니...예?”


이게 뭘까....기분 좋긴 한데 처음 받아보는 대우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네...? 이거 거절해도 되는 건가? 아니, 무서우니까 거절할래....


“오호호호호! 공주님? 초면에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예, 엘렌님은 약혼자도 계시기에 이러시면 매우 곤란하다고요?”


내가 갈등하고 있자 에리와 카린이 두 여자를 가로막으며 내 양옆을 차지하자 나는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레이첼의 어깨를 잡으며 말했다.


“자, 그럼 폐하를 만나 뵈러 가실까요? 레이첼님?”

“네! 그러도록 하죠. 안내해주시겠어요?”


그녀가 한 병사를 보며 말하자 그는 우렁찬 대답과 함께 우리를 궁 안으로 이끌어 주었다. 슬그머니 뒤를 돌아보니 어느새 내 뒤에 바짝 붙어 따라오고 있는 내 동료들과 그 뒤에서 날 바라보고 있는 쌍둥이 공주가 따라 걸어오고 있었다.


병사들은 곧바로 우릴 알현실로 안내하였고 현재 중요한 회의를 진행 중인 이쪽 왕을 기다리는 동안 그의 자식들이 우리의 앞에 앉아 우리를 맞이했다.


“후훗, 그러고 보니 태어났을 때부터 약혼이 정해졌던 두 분이 정작 만나는 건 처음이시죠? 그러고 보면 아직 인사도 안 나누셨네요.”


“됐어요. 누님. 편하게 하세요.”


“어머 왕자님? 우호국의 중요한 분을 앞에 두시고 그런 태도를 보이시면 안 된다고요?”


“....네. 작은 누님. 처음 뵙겠습니다. 에이체스 알렉산더 마르첼이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공주님.”


“앗! 네! 저야말로 잘 부탁드립니다. 모드레드 벨 레이첼이라고 해요. 세분 모두 잘 부탁드릴게요.”


의기소침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는 왕자와 달리 그의 누나들은 웃으면서 레이첼의 인사를 받았다. 저 왕자는 낯을 많이 가리는 건지, 아니면 두 누님 앞에서는 기를 못 펴는 건지 모르겠다만, 저 두 언니들이 심상치 않은 인물이란 것은 알 수 있었다.


“응? 무슨 일이시죠 용사님? 저희 얼굴을 그렇게 뻔히 쳐다보고. 후훗, 저희는 나중에 저희끼리만 얘기하도록 하죠?”


나는 몸을 일으키려는 에리의 다리를 잡으며 그녀를 막았다. 그녀가 일어나려다가 내 손에 막혀 다시 앉자 나는 그녀의 귀에 살며시 말했다.


“선을 넘지 않는 이상 참아. 이건 외교야. 말 한마디 잘못했다간 모든 일이 틀어져. 말했잖아.”


“....알았어. 미안.”


그녀는 의기소침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더니 고개를 숙였다.


“그나저나 들었어요. 최전선에서 거대한 전투가 일어났고 그 전투에서 마왕군 간부를 쓰러트렸지만 최전선이 붕괴되고 용사님께서도 큰 부상을 입으셨다고.”


“예. 그랬습니다. 엘렌님도 현재 부상이 완치되지 않으셨고 최전선을 다시 세우기 위해 엘렌님같은 용감한 모험가들과 에드거 왕자님께서 최전선으로 향하셨습니다. 저희가 오늘 이렇게 오게 된 것은 제 약혼자이신 마르첼 왕자님의 용안을 뵈러 온 것도 있지만 지원을 늘려주시기를 청하고 싶기에 찾아왔습니다.”


“흐흠~그게 목적이시군요. 너무하시네요, 제 사랑스러운 동생을 핑계로 삼다니요.”


뭐...!


“아닙니다! 레이첼님은 결혼할 수 있는 나이가 다가오기에 미리 약혼자이신 마르첼님을 뵙고 싶어 하셨습니다! 그 후, 최전선에서 전투가 벌어졌고, 붕괴된 최전선을 복구하는 비용을 위해 이렇게 오신 겁니다!”


내가 몸을 일으켜 소리치자 날 바라보던 제1왕녀의 눈이 바뀌었다. 그 눈에 공포심이 든 내가 주춤해하자 그녀는 눈은 감더니 다시 웃으면서 날 바라봤다.


“헤에~그렇군요. 정말로 레이첼 공주님은 우리 왕자님이랑 결혼할 생각이 있는 건가요?”


“네?!”


레이첼은 불안한 눈으로 날 바라봤다. 우린 이곳으로 오는 동안 이번 일의 우선순위를 정했었다. 첫째는 지원금, 둘째가 약혼의 취소. 후자의 경우엔 우호국인 두 나라의 사이를 서먹하게 할 수 있는 위험한 일이다. 그렇기에 내년에 재도전할지라도 이번 여정에선 지원금이 우선순위인 것이다.


나와 그렇게 이야기한 레이첼은 웃으면서 그녀의 말에 대답했다.


“네. 그럼요!”


“후후후, 그런가요. 그거 다행이네요. 하지만 모드레드 왕국엔 그런 전통이 있더라고요? 용사를 왕족과 결혼시켜 후손들에게 용사의 피를 전한다. 만약 여기계신 엘렌님께서 마왕을 쓰러트린다면, 레이첼님께서는 여기 계신 저희 왕자를 차버리고 엘렌님과 결혼하는 거 아닌가요?”


그 순간, 나와 레이첼, 에리와 카린까지 표정이 굳었다. 마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듯 말하는 그녀들의 모습에, 나는 식은땀을 흘리며 조심스레 자리에 앉았다.


“어머, 정곡이신가요. 아아~불쌍한 마르첼. 두 나라의 외교를 위해 이용당하다가 차일 운명이구나.”


두 여자는 우릴 비꼬는 식으로 가운데에 앉아있는 자신의 남동생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무표정으로 앉아 고개를 숙이고 있는 왕자는 지금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마치 인형인 듯, 잘생긴 얼굴을 숨기고 들어내지 않고 있다.


대신 그 옆의 두 여인은 겉으로는 미소를 드러내고 있지만 그 속내를 숨기고 있는 듯 보였다.


“크흠...! 폐하가 늦으시네요.”


지금까지 아무 말 없이 상황을 지켜보던 카린이 주위를 둘러보며 대화를 전환했다.


“유감스럽지만 아바마마께선 다른 일 때문에 바쁘십니다. 그러니 저희에게 말씀해주시죠.”


“두 나라는 마르첼 왕자와 레이첼 공주의 약혼을 명목으로 우호관계로서 지내왔습니다. 모드레드 왕국이 다른 나라들을 대신해 앞에서 싸우고 있으니 저희는 항상 거액의 돈을 지원하고 있죠. 허나...”


“현재 이 나라는 마족이 아닌 다른 이들과의 전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뭐?


“네?! 인간들끼리 힘을 합쳐도 모자랄 판에 서로 전쟁을 하겠다는 겁니까?!”


“걱정 마세요. 저희의 상대는 다른 나라의 병사들이 아니니까요. 저희의 적은 이 나라를 지배하려는 조직. 데스윙.”


“검은 날개의 문신을 한 이들과의 전쟁을 준비하느라 현재 드리고 있는 지원금도 못 드릴 판국입니다.”


내가 낙심해 있자 그녀들 중 제1왕녀가 일어나 우리 쪽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내 어깨에 손을 올리고 자신의 얼굴을 내 귀에 가까이하며 말했다.


“뭐, 어디의 백마 탄 용사님이 그들을 소탕하고 무사히 이 일을 해결해준다면 지원금을 늘릴 수 있겠죠. 그러면 두 나라의 사이는 더욱 돈독해지지 않겠어요? 공주님과 왕자님의 약혼이 깨진다 하더라도.”


그녀의 말에 내가 들고 있는 잔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내가 고개를 살짝 돌려 그녀를 바라보자 그녀는 윙크를 하며 내게서 멀어져갔다.


“다...알고 계셨던 겁니까?”


“외교의 기본은 정보죠. 후훗, 저희도 그렇게 여유가 있는 상황이 아니라서요. 만약 엘렌님께서 도와주신다고 한다면 저희가 가지고 있는 모든 정보를 드리도록 하죠.”


“엘렌, 어떡할 거야?”


“오라버니...”


양 옆의 두 여자가 날 바라보며 속삭였다. 그 옆의 카린도 날 보더니 고개를 끄덕였고 나는 심호흡을 한 뒤 그녀의 말에 대답했다.


“좋습니다. 데스윙이라는 조직의 관한 정보를 모두 알려주십쇼.”


“후후훗, 그래야죠.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용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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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제71장. 그들은 더 이상 초보자가 아니다. 21.06.14 67 0 15쪽
70 제70장 그녀는 그들을 돕고 싶다. 21.06.14 66 0 21쪽
69 제69장 그녀들은 그의 이유가 되어준다. 21.06.13 66 0 11쪽
68 제68장 그와 나. 21.06.13 61 0 12쪽
67 제67장 진실이란건 숨어있는 법이다. 그것을 드러내는 것은, 용기가 필요하다. 21.06.12 60 0 13쪽
66 제66장 그녀들은 또 다시 눈물을 흘린다. 21.06.12 61 0 15쪽
65 제65장 세상은 잔혹하다. 그렇기에, 누군가가 슬퍼하면 누군가는 기뻐한다. 21.06.11 59 1 11쪽
64 제64장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21.06.11 71 1 17쪽
63 제63장. 그녀들은 강하다. 21.06.10 66 1 12쪽
62 제62장 사면초가 21.06.10 70 1 16쪽
61 제61장 그들은 더 이상 이용당하며 살지 않는다. 21.06.09 66 1 14쪽
60 제60장 어둠은 어느 곳에서나 존재한다. 21.06.09 67 1 16쪽
59 제59장 그들은 정체를 숨긴다. 21.06.08 69 1 14쪽
» 제58장 어리석은 남자는 여자들에게 이용당한다. 21.06.08 68 1 10쪽
57 제57장 그리고 그는 과거로 떠난다. 21.06.07 73 2 19쪽
56 제56장 대악마는 보고 싶어 한다. 21.06.07 84 1 19쪽
55 제55장 그들은 함께 성장해나간다. 21.06.06 72 2 14쪽
54 제54장. 마력공급이라면 합법...이려나? 21.06.06 73 3 22쪽
53 제53장 그들은 물과 마력으로 이루어져 있다. 21.06.05 69 2 9쪽
52 제52장 그는 이제 숨기지 않는다. 21.06.05 72 1 9쪽
51 제51장 그녀는 그에게 의존하기 시작한다. 21.06.04 74 1 11쪽
50 제50장 그들은 원래부터 솔직하지 못했다. 21.06.04 77 1 12쪽
49 제49장. 그는, 그녀들을 사랑한다. 21.06.03 80 2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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