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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 님의 서재입니다.

내가 살아가는 이유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gongchirisa
작품등록일 :
2021.05.12 10:02
최근연재일 :
2021.06.19 03:39
연재수 :
99 회
조회수 :
10,742
추천수 :
174
글자수 :
637,166

작성
21.06.07 00:03
조회
73
추천
2
글자
19쪽

제57장 그리고 그는 과거로 떠난다.

DUMMY

제57장 그리고 그는 과거로 떠난다.



루즈펠을 중심으로 검은 아우라가 주위를 감싼다. 내가 그에게서 벗어나려 했지만 이미 내 뒤에까지 그가 퍼트린 어두운 기운이 나를 둘러싸기 시작했다.


“카린!”


“[세이크리드 턴언데드]!”


카린의 지팡이에서 내뿜어지는 빛이 날 둘러싸던 어두운 아우라를 물러나게 했다. 속박에서 벗어난 내가 그에게서 멀어지려 하자 어느새 내 앞으로 다가온 그가 검을 내리쳤다.


내가 뒤로 몸을 던지며 그것을 피하자 어두운 아우라가 정육면체의 공간을 형성해 우릴 가뒀다.


“젠장...! 애들아! 들려?!”


“어! 좀만 기다려! 이런 건 금방 부숴줄게!”


“좋았어. 넌...! 윽...! 뭐야....”


정신이 아늑해진다. 금방이라도 잠들어버릴 것 같다. 몸이 무거워지고 시야가 점점 보이지 않기 시작했다.


“과거를 회상하라. 그리고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내라.”

“이 녀석...난...!”













‘띠리리리리리링!!’


알람소리....그렇구나. 벌써 아침인가? 더 자고 싶은데....


‘띠리리리리리링!!’


아...일어난다 일어나.


나는 두 팔을 벌려 침대 위를 허우적거렸다. 곧 배게 옆에 있는 휴대폰이 내 손 안으로 들어왔고 난 알람을 끄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여, 오늘은 혼자네?”


등교 중 누군가 내 어깨를 치기에 고개를 돌려보니 같은 반의 남자애가 서있었다.


“어어. 혼자라니?”


“왜~항상 같이 등교하는 여친 있잖아.”


“걔는 그냥 같은 아파트라서 가끔씩 같이 등교하는 거야. 하암~! 그나저나 어제 준 건 다 읽었어?”


“교실가서 줄게. 재미는 있더라 야.”

“어땠는데?”


“응~씹덕. 다음 권 가지고 왔어?”


“크크크크크 재미있나보네. 교실가서 줄게. 1교시 체육이었나?”


“축구화 가져왔어?”

“교실에 있어.”


나는 그와 교실로 들어왔고 가방을 펴 그 안에 있던 소설을 꺼내 그 친구에게 건네주었다. 그러자 그도 내가 건넨 소설의 전편을 돌려주며 자기 자리로 갔다.


하교 시간이 되자 나는 친구들과 피씨방을 가서 5대 5로 나뉘어 서로 싸우는 게임을 몇판 돌리고 저녁이 되자 근처 저렴한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잘가라~!”

“어, 내일 봐.”


친구들과 헤어진 나는 집으로 돌아왔다. 식사 중이시던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고 난 내 방으로 들어갔다.


옷을 갈아입고 책상에 앉은 나는 가방을 열었다. 그리고 휴대폰으로 같은 반의 반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뭐하심.”

“게임.”


“야, 우리 수학 중간고사 범위가 어디였지?”

“3단원까지.”


“오키 땡큐. 모르는 거 있으면 다시 물어볼게.”


“모르는 거 있으면 일단 넘겼다가 내일 학교에서 물어봐. 아! 아이씨...! 거기서 왜 들어가!”


“알았어. 끊는다.”

“어어~”


다음 날, 1교시가 끝나고 우린 애들끼리 모여 대화를 했다.


“야, 얘 요즘 중딩 만난데.”

“진짜? 와~경찰서 가고 싶나.”


“1살 차이거든? 뭐 너도 얘 친구 하나 소개시켜줘?”

“야이씨 그래도 중딩은 아니지.”


“네가 지금 가릴 처지냐?”


“와 개너무하네.”

“엌.”


곧 다음 수업종이 쳤고 선생님이 들어오자 우린 각자의 자리로 이동했다.


그 후, 점심시간이 되자 일찌감치 점심을 먹고 운동장에 공을 들고 나가 3학년 선배들과 같이 공을 찼다.


“오~야, 너 이름이 뭐냐.”


내가 선배들을 제치고 골을 넣자 덩치가 큰 선배 하나가 내 어깨에 손을 올리며 말을 걸었다.


“조오성이요. 1반.”

“너 축구부였냐?”


“네. 중학교때까진 축구부 했었어요.”


“오~야! 얘 축구부였데!”

“진짜?! 어쩐지 잘하더라.”


그 계기로 형들에게 눈이 띄고 연락처도 주고받으며 SNS에서도 친구가 되었다.


중간고사가 끝나자 우린 PC방을 갔다가 노래방을 갔다. 거기서 신나게 놀고 집에 돌아온 나는 침대 위에 누워 휴대폰을 들여다보았다.


휴대폰으로 SNS를 들여다보고 게임도 하니 어느새 시간이 자정을 지났기에 나는 휴대폰을 충전기에 꼽고 침대 옆에 놓았다.


방의 불을 끄고 이불을 덮자 마음 속 한가운데에서 무언가 아쉬운 감정이 느껴졌다.


뭘까....왜 이리 공허하지? 분명 대학가야해서 공부도 열심히 하고, 애들하고도 재밌게 놀고 그러는데 뭘까. 정말 즐거운데...뭔가...이게 왜 내 삶이 아닌 것 같지?


나는 눈을 감았다. 곧바로 잠에 빠진 나는 한 가지 꿈을 꾸었다. 내가 이세계에서 예쁜 동료들과 괴물들을 마구 쓰러트리는 꿈이었다.


꿈에서 깬 나는 책장 속에 있는 소설들을 바라봤다.


별 이상한 꿈이라고 넘기고 난 휴대폰을 찾기 위해 두 팔을 허우적거렸다.


휴대폰을 찾아 SNS를 보니 서울에서 두 고등학생이 잔인하게 죽었다는 뉴스가 보였다.


‘두 17살 남학생과 여학생이 각각 배와 목에 구멍이 뚫린 채 골목길에서 발견되었다. 그들은...’


그 뉴스의 댓글들은 하나같이 그들을 추모하며 그들을 죽인 이들이 잡혔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댓글 창을 내리다 한 댓글이 내 눈에 들어왔다.


“헐, 우리학교야;; 지금 난리났잖아.”


난 그 사람의 프로필에 들어가 보았다. 그러자 나는 놀라며 몸을 일으켰다.


“우리 학교잖아?!”


나이도 나와 동갑이다. 이게 무슨 일이지?


그 순간, 내게 수많은 메시지들이 보내져왔다. 같은 반 녀석들, 그저 이름만 아는 녀석들, 심지어 선배들까지 내게 메시지를 보내온 것이다.


하나를 열어보니 그곳엔 충격적인 메시지가 써있었다.


“그곳에서 행복하라니....?”


다른 메시지도 이런 식이었다. 왜인지 나를 추모하기 시작했다. 난 여기에 있는데. 난 여기에 살아있는데.


‘무슨 소리야?’


나는 전송버튼을 눌렀다. 하지만, 그 메시지는 전송되지 않았고 곧 내 폰은 꺼져버렸다.


“뭐야? 밤새 충전이 안됐나?”


나는 휴대폰을 충전기에 껴놓고 방을 나섰다.


“엄마? 아빠?”


집이 조용하며 사늘했다. 부엌에도, 안방에도, 거실에도 부모님은 계시지 않았다. 곧 리모콘엔 손을 대지 않았음에도 티비가 저절로 켜지더니 아침뉴스가 방영되기 시작했다.


그곳엔 내가 다니던 학교의 근처에서 두 고등학생이 무참히 살해되었다고 나왔고 곧 그 현장과 살해된 두 학생의 얼굴이 화면에 띄어졌다.



17살 조오성, 17살 이고희.



우리 둘의 사진이 나오자 나는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았다. 내가 방에 뛰쳐 들어가 위에 옷을 한 벌 걸치고 지갑과 휴대폰을 챙겨 집밖으로 나오자 항상 누군가는 있었던 길엔 아무도 없었다.


“뭐야 이거....”


나는 달리기 시작했다. 공허한 거리는 현실같지 않았다. 나는 학교를 향해 달렸고 그 순간 누군가가 보였다.


“어? 잠깐만요!”


키가 큰 한 남자가 거적대기를 뒤집어쓰고 한 건물의 틈 사이로 들어갔다. 따라 들어간 나는 깜짝 놀라 소리를 지르며 주저앉았다.


그곳에는 2구의 시신이 있었다.


그 시신은 목과 배에 구멍이 나 피를 흘리고 있는 나와 목에 구멍이 뚫리고 눈물을 흘리며 죽어있는 이고희의 시신이었고 그들은 그 골목에서 죽어있었다.


그것을 본 나는 쓰러지듯 주저앉았다.


“이...이게 뭐야?! 나...? 이게 뭐야! 이게 뭐냐고!! 끄아악! 끄아아악!!”


난 그곳에서 벗어나기 위해 뒤돌아 몸을 일으켰다. 그러자 무언가가 내 발목을 잡아 넘어졌고 내 발목을 쳐다보자 피가 묻어있는 손으로 내 발을 잡고 있는 내 얼굴이 보였다.


“어딜 가는 거야....넌, 여기에 있어.....”


“아냐...그럴 리 없어! 난 살아있다고...!”


“넌 죽었어. 너 때문에 이고희도 죽은 거라고.”


“그럴 리....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어제까지만 해도 이고희랑 만났는데!”


“네가 죽였어. 너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상처를 입었다고.”


그가 나를 끌어당긴다. 그러고는 피가 흐르는 눈으로 날 내려다보며 내 어깨를 잡았다. 공포에 질린 내가 그에게서 벗어나려 하자 곧 여자의 목소리도 들렸다.


“오성아....!”


난 두려움 가득한 눈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나에게 잡혀 누워있는 내 옆에 이고희가 무릎을 꿇고 앉아 날 내려다보고 있었다.


“왜 그런 거야...?”

“뭐....?!”


“너 때문에....너 때문에!!”


이고희가 소리를 지르자 그녀의 눈물자국이 빨갛게 변하더니 그녀의 눈에서 붉은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너만 아니었어도 난...! 너 때문에 가족하고도 친구들하고도 헤어졌어! 네가 오지랖만 부리지 않았어도! 네가 괜한 짓을 했기 때문에 내가 이렇게 됐어!”


“무슨 소리야?! 내가 뭔....! 크헉?! 야...이거...놔....!”


내 위에서 누군가 내 목을 잡았다. 그것은 목에 베어진 상처를 가진 채 붉은 눈을 하고 날 내려다보는 나 자신이었다. 분명히 나일 텐데, 내 목을 죄는 그 힘은 엄청나서, 이러단 목이 부러질 것 같았다.


“크윽!!”


눈을 감았다 뜨자 시야가 바뀌었다. 그곳은 어딘가의 영안실이었다.


“오...오성아! 오성아....! 왜 이렇게.....!”


엄마의 목소리다. 고개를 돌리자 부모님이 내 시체 앞에서 하염없이 울고 있었다. 내 손과 볼을 어루만지며, 온기가 남아있지 않은 내 육체를 안으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엄마...아빠! 전 살아있어요! 전 여기에 있다고요! 네?! 엄마! 아빠!! 전....!”


내가 그들에게 다가가 그들의 어깨를 만지려 하였으나, 내 손은 마치 유령처럼 그들의 몸을 통과했다.


이상한 기분이 들어 빠르게 손을 빼낸 나는 조심스레 내 시체를 안고 울고있는 아버지의 등에 손을 댔다. 그러자 그것마저 통과되었고 나는 다시 손을 뺐다.


“뭐야....나...진짜로 죽은 거야? 어째서...? 왜....? 난 여기에 있는데.....엄마...아빠....! 미안해요. 나...진짜 죽었나봐...두 분을 안아드릴 수가 없어....흐윽....미안해.....죄송해요....!”


나는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내가 죽었단 것을 깨닫자 나 역시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크아아아아악!!! 흐아아아아아악!!! 왜! 왜냐고!! 대체 왜....!”


나는 주저앉아 바닥을 치기 시작했다. 내가 유령이라는 것을 증명하듯 아프지 않았다. 계속해서 온 힘을 대해 땅을 치며 후회해도, 크나큰 마음의 고통과 달리, 내 육체....아니 내 영혼은 전혀 아프지 않았다.


“정신차려!!”

“뭐?!”


그 순간 무엇이 내 머리에 큰 충격을 가했다. 정신을 차려보니 내 앞에는 이고희가 두 무릎을 꿇은 채 있었고 그녀는 전투복을 입은 채 내 양 어깨를 잡고 있었다.


“에리....에리?! 여긴....!”


그녀의 이마는 무엇인가에 부딪혔는지 붉게 물들여있었고 그 상처를 보자 내 이마에서도 강한 통증이 느껴졌다.


“전투 중이야! 이제 정신차려!!”


내게 소리치는 그녀의 뒤엔 대악마 루즈펠이 그녀에게 검을 내리치려하고 있었다. 나는 그녀를 안고 옆으로 뛰며 그의 공격을 피하고 주먹에 마력을 담아 그에게 달려들었다.


그러자 그는 검을 쥐지 않은 손으로 주먹을 쥐어 내게 휘둘렀고 나는 그의 주먹을 맞고 뒤로 나자빠졌다.


“퉤, 악마자식. 꼭 사람 마음 가지고 장난해야 속이 후련했냐.”


바닥에 나자빠진 나는 상체를 일으키며 그를 노려보았다.


내가 그동안 꿈을 꾸고 있었다는 것은 금방 알아챘다. 저 악마에게 현혹되어 고통스런 악몽을 꾼 것이다.


“무슨 꿈을 꿨는지 궁금하군. 그렇게 눈물까지 흘리고 말이야.”


“크흐흐흐....아무리 악마라지만 부모님을 건드리는 건 너무하잖아?”


나는 손으로 눈물을 닦으며 옆에 떨어져있는 내 검을 잡았다. 그러자 그는 미소를 지은 채 날 내려다보며 말했다.


“그런가. 그런 꿈을 꾼 것이냐. 그것 참 고통스러웠겠군. 하지만 너도 알잖나? 네 행동으로 인해 저쪽 세계에서는 네가 본 일들이 일어났다. 분명 네놈들의 부모는 평생 고통스러워하겠지.”


“적당히 해!”


이고희가 그에게 지팡이를 겨누며 소리를 질렀다.


“설마 엘렌이 본 게 우리 부모님이 우는 모습이라면 절대 용서 안 해. 너희가 우릴 그렇게 만들었으면서! 너네 때문에 우린 부모님하고 친구들과 떨어졌어. 그리워서...보고 싶어도 이젠 돌아갈 수 없어서 참아왔어. 분명 부모님은 우리를 보고 슬퍼하시겠지. 우린 부모님의 마음에 커다란 못을 박았어. 평생 뺄 수 없는 못을! 근데....그걸 건드리는 거야? 너희는 우릴 얼마나 고통스럽게 해야 직성이 풀리는 거야!! [인페르노]!!”


이고희의 지팡이에서 거대한 불이 순식간에 루즈펠을 덮쳤다, 그는 손을 뻗어 방어막을 만들었지만 지팡이에서 나오는 화력을 보고는 놀란 듯 눈을 크게 뜨며 불꽃의 휘감겼다.


“그렇구나...! 주문없이 시전한 스킬은 불안정해. 어디로 향할지, 얼마나 강할지 자신도 모르니 저 녀석도 알 수 없어!”


“크으....그래. 그 말이 맞나보군.”


불꽃이 꺼지자 그 속에선 불꽃에 한껏 그을린 루즈펠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앞에 서있던 에리는 눈물을 한줄기 흘리며 다시 한 번 주문을 외었다.


“[인페르노]!”

“이번엔 통하지 않는다!!”


다시 이고희에게서 뿜어져나간 불꽃은 루즈펠을 감쌌다. 하지만 이번엔 방어막을 견고히 한 루즈펠에게 닿지 않았고 그는 에리에게 달려들었다.


“[세이크리드 턴언데드]!”

“[엑스테리온]!!”


그러자 그의 양 옆으로 거대한 빛들이 날아왔고 루즈펠은 하늘로 크게 뛰며 그녀들의 공격을 피했다.


“저 녀석에게 먹히는 건 본의 아닌 공격....아니면 예측해도 피할 수 없을 정도의 공격인가?”


쳇...그거라면 하나밖에 없잖아!


“에리! [텔레포트]를 준비해!”

“알았어!”


“이제 와서 도망칠 순 없다!”


그는 하늘 높이 올라 하늘을 향해 손을 뻗었고 그곳에선 거대한 구체가 생겨났다.

나와 에리는 서로에게 달려갔고 그녀의 손에 내 손이 닿자 그녀는 날 하늘 위로 보내주었다.


“소용없다! 네놈들의 전술은 전부....뭣?!”


루즈펠보다 더 위로 이동한 나의 머릿속을 읽었는지 그는 놀라 움츠렸다가 자신의 손에 있는 거대한 구체를 내게 던지려하였다.


나는 오른손을 핀 채 그에게 내밀며 왼손으로 그 손목을 잡았다. 그리곤, 남은 마력에 따라 달라지는 공격이기에 그가 예측하지 못할 공격을, 그에게 쏟아냈다.


“[소울 블래스트]!!”

“이 녀석!!!”


내 모든 마력과 그의 커다란 구체가 부딪혔고 그것은 곧 거대한 폭발로 이어졌다. 나는 폭발에 휘말려 땅에 빠른 속도로 떨어지는 순간에, 품에 있던 마력석으로 마력을 회복하여 [텔레포트]로 동료들의 곁으로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었다.


폭발과 함께 빠르게 땅으로 떨어진 루즈펠에게 다가가자 그는 부서진 몸으로 우릴 보며 서있었다.


“크으윽...!”

“저기 있다!!”


“크흐흐흐흐....훌륭하구나. 하지만 한 끗이 부족했다. 다음에는, 네놈들 인간들이 패배할 것이다. [텔레포트]!”


카린의 사정거리 안에 들어가기 전, 그는 사라졌다.


[적 탐지]로 그가 사라진 것을 확인한 나는 폭발에 휘말려 터진 상처를 부여잡고 쓰러졌다.


“엘렌씨! [힐]! [힐]!”


“오라버니! 괜찮으세요?! 마차에 약이...!”


카린이 내 상처를 치료하고 레이첼이 약을 위해 마차로 가자 이고희도 내게 걸어왔다.


“오성아, 너...뭘 보고 왔어?”


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우리가 이 세계로 오고, 우리의 시체를 보며 슬퍼하는 부모님. 그리고 슬퍼해주는 사람들.”


그녀는 내 말에 눈물을 흘렸다. 그리곤 무릎을 꿇더니 피가 나고 있는 내 뺨을 물에 적신 손수건으로 닦아주며 말했다.


“괜찮은 거야?”


“....그럴 리가 없잖아. 부모님을 뵙고 싶긴 했어도 그런 방식으론 보기 싫었다고. 참나....!”


내가 고개를 돌리자 그녀는 내 머리를 안고 자신의 가슴에 갖다 대었다.


“바보...울고 있으면서.”

“아파서 우는 거야....마음이.”


나는 고개를 숙인 채 눈물을 흘렸다. 그동안 참고 있던 그리움이 폭발하듯, 내 눈에선 눈물이 폭포처럼 쏟아졌다. 남자답지 못하게, 바보같이, 집이 그리워 눈물을 흘렸다.


“스튜, 다시 대필게. 밥 먹고 빨리 자자.”

“응, 배고파....젠장...! 루즈펠 녀석...!”


나는 바닥에 주저앉은 채 흐르는 눈물을 옷으로 닦았다. 카린이 계속해서 치료해주고 레이첼이 약초를 바르고 붕대를 감아줘도 내 눈물은 멈추지 않았고 그녀들은 내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나를 치료해주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는 먼저 텐트에서 잠에 들었다. 또 부모님을 볼까봐, 아까와 같은 꿈을 꿀까 두려워 좀처럼 눈을 감지 못했지만, 다행히, 어쩌면 불행히, 그 날을 아무 꿈도 꾸지 않고 깊은 잠에 빠졌었다.










“자! 가자!!”


나는 마부석에 앉아 마차를 끌었다. 동료들은 부상을 입었으니 마부석에서 쉬라고 했지만, 그녀들의 눈엔 밤새 날 간호하고 보초를 섰는지 피로감이 가득해 있었기에 나는 먼저 마부석에 올랐다.


“너네야말로 좀 자. 무슨 일 있으면 깨워줄게.”


그녀들이 마차에 탑승하자 나는 리자드 러너들을 출발시켰다. 몬스터들이 나타나거나 식사 시간이 되면 마차를 세웠고 그 외에 시간에는 계속 달렸다.


해가 지고 세상이 어두워지자 우린 마차를 세우고 다시 결계를 깔았다.


“오늘은 아무도 안 나타나겠죠?”

“그렇겠지. 자, 이거 들어.”


나는 카린에게 날이 없는 창을 건네며 목검을 들었다.


“정말 괜찮은 거예요? 그렇게 움직일 수 있는 상처가 아니라고요.”


“괜찮아. 하루 종일 앉아있어서 좀이 쑤신다고. 자, 덤벼.”


“하아...알겠어요. 엘렌씨가 그렇다면...갑니다!”


그 뒤, 한동안 두 나무 막대가 부딪히는 소리가 주위에 울려 퍼졌고 저녁이 완성되자 카린은 땅에 누워있는 날 일으켜주었다.


“허억...! 아파라...!”


“[힐]! 엘렌씨. 오른손으로 주먹 쥐어 봐요.”

“어?”


“오른손이요. 어제 폭발에 휘말려서 지금 주먹도 제대로 못 쥐고 있잖아요. 그러면서 무슨 검을 잡겠다고 하는 거예요? 저녁을 먹고 나면 제대로 쉬세요. 단련도 좋지만 몸 상태가 최우선이에요. 아시겠어요?”


“...넵. 미안.”


“하여튼 무리나 하고. 지켜보는 입장도 좀 생각해주시라고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내 오른손을 두 손으로 잡고는 내 손에 [힐]을 써주었다. 덕분에 고통이 없어지고 편안해지자 나는 반대쪽 손으로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머리 헝클어져요.”

“고마워.”


“윽...! 화내는 거거든요? 빨리 가요. 이러다 다 식겠어요.”


“뭐해?! 빨리 와~!”

“네~! 가요!”


나는 먼저 웃으면서 식탁으로 가는 카린을 보곤 하늘을 올려다보며 반짝이는 별에다 말했다.


“엄마, 아빠. 여기서도, 절 정말 사랑해주고 지켜봐주는 녀석들이 있어요.”


“오라버니?”

“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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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제71장. 그들은 더 이상 초보자가 아니다. 21.06.14 68 0 15쪽
70 제70장 그녀는 그들을 돕고 싶다. 21.06.14 66 0 21쪽
69 제69장 그녀들은 그의 이유가 되어준다. 21.06.13 67 0 11쪽
68 제68장 그와 나. 21.06.13 61 0 12쪽
67 제67장 진실이란건 숨어있는 법이다. 그것을 드러내는 것은, 용기가 필요하다. 21.06.12 61 0 13쪽
66 제66장 그녀들은 또 다시 눈물을 흘린다. 21.06.12 61 0 15쪽
65 제65장 세상은 잔혹하다. 그렇기에, 누군가가 슬퍼하면 누군가는 기뻐한다. 21.06.11 59 1 11쪽
64 제64장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21.06.11 71 1 17쪽
63 제63장. 그녀들은 강하다. 21.06.10 66 1 12쪽
62 제62장 사면초가 21.06.10 71 1 16쪽
61 제61장 그들은 더 이상 이용당하며 살지 않는다. 21.06.09 66 1 14쪽
60 제60장 어둠은 어느 곳에서나 존재한다. 21.06.09 68 1 16쪽
59 제59장 그들은 정체를 숨긴다. 21.06.08 69 1 14쪽
58 제58장 어리석은 남자는 여자들에게 이용당한다. 21.06.08 68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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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제54장. 마력공급이라면 합법...이려나? 21.06.06 73 3 22쪽
53 제53장 그들은 물과 마력으로 이루어져 있다. 21.06.05 69 2 9쪽
52 제52장 그는 이제 숨기지 않는다. 21.06.05 72 1 9쪽
51 제51장 그녀는 그에게 의존하기 시작한다. 21.06.04 75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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