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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큐 님의 서재입니다.

왜놈 때려잡는 조선각성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판타지

타큐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3.07.23 14:41
최근연재일 :
2023.09.27 10:00
연재수 :
63 회
조회수 :
79,8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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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5
글자수 :
338,928

작성
23.09.0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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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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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글자
12쪽

왜놈보다 못한 놈.

DUMMY

“자네 그게 무슨 말이야, 지금 우리는 왜국으로 가야하지 않나.”

“예, 맞습니다. 서두를 수록 좋죠. 알고있습니다만.”


상의되지 않은 갑작스러운 말에 포도장이 동굴 밖으로 불러냈다.


“근데 여기서 얼마나 시간을 지체하려고..!”

“우리 수군의 목적은 왜구들이 조선에 상륙하지 못하게 하는거 아니겠습니까?”

“그렇지.”

“저희가 항시 지켜줄 수 없는 상황이라면 이들의 힘을 키워주거나 왜구들이 다신 침범할 수 없게 만들어줘야 합니다.”

“누가 그걸 모른단 말인가!”


이곳에선 내 방식을 따르겠다던 인간도 이건 납득이 되지 않은 모양이다.


“오래 걸리진 않을겁니다.”

“하 참.. 마음대로 하시게!


동굴에 모인 인원이 의용군 전원은 아니다.

주로 배를 빼앗겨 일터를 잃은 어부들이었고, 그외에 생업에 종사중인 의용군들은 마을 곳곳에 퍼져있다.


“자네는 배 상태를 좀 봐주겠나?”

“왜구들만 오지 못하게 해주신다면 그깟거 얼마든지요.”


이 고을은 대부분의 것을 자급자족한다.

어부들은 배 수리에도 익숙했다.

긴 항해를 하기 전.

배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은 필수다.


“천형이 형 마을에 쇠붙이들 모으고 모래주머니도 만들어주세요.”

“그래.”


언제나 하는 기본 훈련을 준비했다.

하지만 그것만으론 부족하다.


“제대로 된 무기는 없는 겁니까?”

“뭐.. 많지는 않았도 있기는 합니다만..”


의용군 대장이 어딘가 착찹한 표정이다.


“말해보시죠.”

“고을 병사들도 전부 송대감이 차지한 것은 알고 계십니까?”

“예.. 설마..”

“맞습니다. 무기들 마저 송대감이 전부 독차지하고 있습니다.”


탐관오리의 수준을 넘어 같은 인간이 맞나 싶을 정도의 탐욕스러운 인물이다.


“왜구가 아니라 송대감부터 혼을 내줘야겠군요.”

“제발 그랬으면 합니다.. 왜구들이야 합당한 이유가 있지만 송대감은 감히 건들 수 없으니까요..”


왜구도 그렇지만 진짜 급한건 송대감이다.

혈세를 빨아먹는걸 넘어 백성들을 약탈하는 모습까지 왜구들과 다를 바가 없다.

아니 오히려 더 하면 더 했다.


“송대감 뿐 아니라 그의 일가 모두 골칫덩이입니다.”


송대감 일가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하나뿐인 아들 송학연 놈은 16살에 관직에 오를 생각 따윈 일찍이 접고 계집질을 하거나 고을의 젊은 여자는 한번씩 다 건드리고 보는 난봉꾼이다.


“얼마 전엔 제 처도 그놈에게 희롱을 당했습니다..”

“게다가 송대감댁 안주인은 장터에만 나오면 멀쩡한 물건들에 억지로 하자를 만들어 헐값에 가져가거나 그냥 가져가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덕분에 판매상들이 장터에 안 나오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때문에 피해를 받는 건 결국 일반백성들이다.


“하나같이 쓰레기들 뿐이군. 이 고을에 배정 된 병사들도 있다하지 않았나?”

“그들도 모두 한통 속입니다. 송대감에게 잘 보이고 싶었는지··· 마을 사람들을 실질적으로 쥐어짜는건 그 놈들 입니다.”


왜구들로 부터 백성들을 지켜야 할 병사놈들이 개인의 이익을 위해 백성들을 괴롭히고 있다.

절대 용서 못할 인간들이군.


“어떻게 할 생각인가?”

“배는 물론 무기들도 뺏어와야겠죠.”

“우리가? 우리는 어사가 아니네. 탐관오리를 잡을게 아니라 왜구들을 잡아야 하지않나.”

“맞습니다. 하지만 내부의 적은 왜구보다도 더 큰 위협이 될 겁니다. 썩은 부분은 도려내야죠.”

“끄응..”


이번엔 내 뜻에 따른다던 포도장이 당장에라도 거절할 기세였다.


“훈도 자네가 뛰어난건 알겠지만, 언제까지고 참아줘야하나. 적정선이 있어야지. 처음의 목적을 잊지말게.”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송대감의 모습을 보니 나를 괄시하고 무시하던 몇몇 상위 각성자들이 떠올라 치가 떨렸다.

저들끼리 모든걸 독점하고 힘 없는 각성자들의 일자리마더 빼앗는 속물들.


“어찌됐든 나는 반댈세. 여기서 힘 빼지 말자고. 송대감은 이 일이 끝나는대로 내가 아버님께 가서..!”

“그런다고 달라질 거였으면 진작에 달라졌을 겁니다.”

“안돼! 당장 왜국으로 떠나..!끄흑!”

“한양에 다녀오시더니 잊으셨나보군요..?”


자리에서 일어나 거세게 반대하는 포도장의 쇄골 사이에 엄지손가락을 넣었다.


“송대감의 이런 횡포가 이곳의 방비를 약화시키고 결국 왜구들을 더욱 많이 불러들일 겁니다. 어찌 상관이 없겠습니까?”

“미..미안하네.. 내가 잠깐 성급했어. 그래 송대감.. 송대감부터..”

“송대감부터 뭐?”


엄지손가락을 더욱 깊이 눌렀다.


“아악!! 혀..형님..! 형님 말씀대로 하겠습니다! 죄송해요.”

“그래 잘못 된 관리 하나 때문에 왜구들에게 고통받는 백성들을 늘릴 순 없겠지?”

“예..옙! 맞습니다, 당장 송대감 댁으로 가시죠!”


확언을 듣고 나서야 포도장의 쇄골을 놓아줬다.


“가자.”


백헌관이나 도총관에게 잘 이야기하면 송대감 놈을 처리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시간도 오래걸리고···

조선의 법대로 하기에는 내 속이 시원치 않다.


“지금부터 탐관오리 패러 가볼까.”


*


“꼭 이꼴로 가야하는겐가?”

“포도장님 아버님까지 불어버린 마당에 대놓고 찾아갈 순 없지 않겠습니까?”

“그래도 다른 방법이 있을텐데요..아니 있을텐데..”


포도장 성지원은 이석준의 살벌한 눈빛 한방에 입을 다물었다.


“우리가 먼저 들어가 병사들을 처리할 겁니다. 여러분은 문이 열리면 들어와 머슴들과 송대감을 제압하십시오.”


이곳의 병사는 열명남짓.

많은 수는 아니다.


의용군의 수가 훨씬 많았기에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쿠데타를 일으킬 수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그러지 못하는 이유가 있었다.


“송대감 밑에서 아주 기세등등했었습니다.”


병사들은 봉급 외에 송대감 밑에서 돈을 받아가며 휘둘리는것에 만족하고 있었다.


점점 송대감에게 물든 병사들은 백성들을 괄시했다.


그럼에도 의용군이 그들을 함부로 할 수 없던 이유는···


왜구들을 상대하느라 지치고 다친 의용군이 훈련받은 병사들을 상대로 쉽게 덤벼들 수 없었다.


“두 분이서 먼저 송대감댁을 조용히 정리해주세요.”


자시에 가까운 시각.

송대감댁 불은 모두 꺼져있다.

최소한의 보초만 남고 모두 인근 막사에 있단 얘기를 들었다.


송대감댁에 병사 넷.

막사에는 열.

나홀로 막사에 들어갈 생각이다.

송대감에게 붙은 이 녀석들도 매국노와 다를 바 없는 놈들이다.


“조심해 석준대장.”

“정말 그곳에 혼자 가시겠단 말입니까? 저희도 함께 가겠습니다.”

“맞습니다, 송대감댁은 머슴들을 빼면 병사가 넷입니다. 그런데 병사가 열이나 있는 곳에 혼자 가겠다뇨?”


임천형의 말에 의용군들도 동요했다.


“아니.. 제 말은 그게 아니라.”


의용군들의 반응에 임천형이 꽤나 당황했다.


“다 함께 막사부터 치시죠!”

“아니··· 제 말은..”

“좋습니다!!”

“다들 흥분하지 말고 목소리 낮추시게나.”


이석준의 말에 그제야 모두가 조용해졌다.


“괜찮으니 제가 조용히 다녀오겠습니다.”


이석준이 홀로 병사들이 있는 막사로 떠났고, 걱정되는 듯 의용군이 수근거렸다.


“저 분이 죽는 것도 문제지만.. 괜히 병사들이 깨어나서 송대감을 지키러 오면 그것도 문제가 아닌가..”

“그래도 지금 우리 숫자가 스물이나 되네. 심지어 무관 한분과 수병이시지 않은가, 놈들이 송대감댁에 도착하기 전에 네 명을 먼저 처치한다면 못할 것도 없을걸세.”

“저기요.. 죄송한데 제가 조심하라고 한건.. 석준대장이 병사들 다 죽일까봐 그런거예요.”

“그게 무슨..”


의용군 중 누구도 믿지 않는 눈치였고, 포도장은 입도 뻥끗하지 않았다.


“우리는 우리가 해야할 일만 신경쓰면 되는걸세.”


그는 조용히 혼잣말을 속삭인 뒤 볏짚가면을 쓴 채 송대감댁 담을 넘었다.


“저 높은 담을..”


임천형도 이석준 외에 다른 사람이 이 담을 넘을 수 있을거라 생각은 못했다.


툭.


잠시후 담벼락 안쪽에서 둔탁한 소리가 났고.


끼이익..


출입구 쪽에서 삐걱거리는 나무소리가 들렸다.


“쉿!”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을지 모르기에 임천형은 의용군들을 침묵시켰다.


끼이익..


조금씩 문이 열렸고, 벌어지는 나무 대문 사이로 보인 것은···


“안 들어오고 뭐해. 발소리 죽이고.”


포도장이다.

숨 죽인 채 살짝 열린 대문을 지나자 옆쪽에 무장한 병사 하나가 쓰러져있다.


“집 사방에 있는 문 마다 병사가 있다. 임찬형 자네가 이쪽으로 돌고 내가 반대쪽으로 갈테니 자네들은 둘로 나뉘어 하나는 배를 옮기고, 나머지는 안채와 머슴들이 지내는 창고를 둘러싸게.”

“예.”


성지원,임찬형 그리고 의용군이 총 세 무리로 나뉘었다.


성지원이 부딪혀 본 결과.

이곳 병사들의 수준은 그다지 높지 않다.


임찬형이라면 이들과 대인전에서 질거란 생각이 들지 않는다.


“최대한 조용히 처리하게.”


송대감댁이 마을과 떨어져있는 것이 오히려 좋았다.

인근에 송대감을 도울 인원은 막사에 있는 병사들이 전부지만..


임찬형과 막사로 떠난 이석준이 잘해내리라 믿었고, 성지원은 이석준이 실패하더라도 놈들에게 큰 타격을 줄 것이라 믿었다.


그 뒤론 어떻게든 할 수 있으리라 믿었기에 겁나지 않았다.


배를 옮기는 인원 외에 의용군 무리는 집안 곳곳을 둘러쌌다.

더 이상 누구도 도망가거나 다른 곳에 도움을 청하지 못한다.


성지원은 발소리를 죽인 채.

안채를 중심으로 왼쪽 편에 있는 소문으로 향했고, 창을 들고 졸고있는 병사를 단숨에 제압했다.


이제 오른편으로 간 임찬형이 빠르게 병사를 제압해 뒷문에서 만나기를 바랐다.

발 빠른 성지원은 마지막 병사가 있을 뒷문 쪽으로 뛰었다.


“자리를 비우고 어딜 간게야! 여긴 속초보다 더 하군, 아주 군기가 해이해졌어.”


그때였다.


따악!!


임찬형이 갔을 방향에서 박 터지는 소리가 들렸다.


“무슨 일이냐!”


이내 안채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낮에 들었던 송대감의 목소리다.


“결국 깨버렸군.. 젠장.. 조용히 좀 하라 일러두었거늘..”


뒷문에서 안채 뒤쪽으로 바짝 다가가 붙었다.


“네..네놈들은 누구냐!”

“아무데도 못 가십니다 나으리.”

“웬 볏짚을 얼굴에 두르고는..! 예가 어디라고 설치는게냐! 게 아무도 없느냐! 모두 나와 이것들을 치우거라!”


송대감의 호통에 창고 문이 열리며 머슴들이 나왔다.


“으으.. 이 시간에 뭔 일이래..”


아직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한 머슴이 문을 열고 나오자 느낀 것은 배 쪽에 닿은 단단하고 차가운 쇠의 촉감이다.


“으응..?”

“그대로 뒤돌아 들어가시오!”


그제야 눈을 비벼보니 눈 앞에 볏짚을 뒤집어 쓴 괴한 대여섯명이 자신의 배에 낫자루를 들이댔다.


“귀..귀신이다!”


머슴 하나가 그 자리에서 기절했고, 그 모습을 본 머슴 하나가 겁을 먹고는 조용히 문을 닫았다.


“게..게.. 아무도 없느냐! 어째 단 한놈도 나오지 않느냔 말이다!”

“조용히 하시오 송대감. 이곳에 당신을 도울 사람은 더 이상 아무도 없소.”


의용군이 송대감 앞으로 날이 세개에 끝이 뾰족한 쇠스랑을 들이밀었다.


“워..원하는게 무엇이냐..”

“모든게 끝날 때까지 죽은 듯 기다리시오.”


그때였다.


쿠당탕!!


임찬형이 갔던 오른쪽 방향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렸다.

송대감을 깨운 박 터지는 소리와 같은 방향이다.


“으윽..!”

“어 그래! 너희들이 있었구나 어서 이놈들을···!”


송대감댁을 지키던 병사 하나가 무언가에 튕겨져 나온 듯 안채쪽으로 굴러들어왔다.


“대감.. 기다리시오 내 저 놈만 처리하고..!”


빠악-!!


“커헉!”


그 뒤로 병사 하나가 머리에 피를 흘리며 밀려들어왔다.


“보통 놈이 아니다. 둘이 같이 처리해야 돼.”

“후우··· 누가 한 놈이라 그랬어!”


잠시후 안채쪽으로 걸어온 것은 편곤을 든 임천형이다.

편곤 끝 쇠붙이에는 선명한 혈흔이 묻어있다.


“가자!”


병사 둘이 임천형을 향해 달려들었고, 임천형은 편곤의 봉을 잡고 위쪽의 쇠방망이를 빠르게 돌렸다.


“이번엔 네 놈 대가리를 깨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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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도총관의 차남(1) +2 23.09.16 368 16 12쪽
55 도총관의 차남 +2 23.09.15 383 1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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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노부나가의 집(1) +1 23.09.09 435 16 11쪽
50 포로를 구출하라. +4 23.09.08 460 16 11쪽
49 노부나가의 집 +1 23.09.07 489 18 12쪽
48 야쿠자와의 첫 대면. +1 23.09.06 481 14 12쪽
47 왜국으로의 출항. +1 23.09.05 508 17 11쪽
46 볏짚 의용군. +2 23.09.04 533 15 12쪽
» 왜놈보다 못한 놈. +1 23.09.03 597 18 12쪽
44 어부가 도적이 된 이유.(1) 23.09.02 613 18 12쪽
43 배 옮기는 미친자. +2 23.09.01 657 18 12쪽
42 어부가 도적이 된 이유. +1 23.08.31 692 23 13쪽
41 약골 도적단. +3 23.08.30 713 21 12쪽
40 도총관의 총애를 받는 자. +2 23.08.29 775 21 13쪽
39 한양에 간 포도장 +1 23.08.28 757 1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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