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e 09 - 上# 마도사란 이름의 폭력(5)
![DUMMY](http://cdn1.munpia.com/blank.png)
에니스의 대답에 테시오는 모든 의욕이 꺾여버렸다. 다음날 해가 중천에 뜰 무렵이 되어서야 이벨만이 집으로 돌아왔다. 테시오는 화려하게 차려입고 있는 이벨만의 모습을 보고 약 3초정도 설렐뻔 했지만 바로 자기혐오에 빠져버렸다. 확실히 지금의 이벨만은 엄청난 미녀였다. 그만큼 노출도 엄청났다.
“...도대체 그 꼴은 뭐야?”
“당연하잖아? 뼈와 살이 타는 밤을 보내기 위한 무장이지!”
“...............”
이벨만의 대답에 테시오는 할 말을 잃었다. 이벨만은 뭐가 문제냐는 듯한 태도였다.
“그래서 현 상황을 타개하겠다는 생각은 없고?”
“글쎄....이것도 나쁘진 않은데?”
이벨만은 완전히 현재상황을 즐기고 있다는 것을 테시오는 절실하게 느꼈다. 이벨만의 얼굴에서는 한점의 그늘도 찾아 볼 수 없었다.
“그래서, 정직 풀리고 나면 그렇게 출근하게?”
“헛...”
이벨만은 거기까지는 생각을 하지 못했는지 얼굴이 굳었다. 분명 굉장히 귀찮은 일이 엄청나게 많아질 것이라는 것은 확실했다. 이벨만의 태도가 달라졌다.
“그러면 이야기가 달라지지.”
“그럼 어떻게 할 건데?”
테시오의 물음에 이벨만은 잠시 생각을 하더니 말했다.
“일단 지금은 피곤하니까 한숨 자고 이따 저녁에 생각해보자.”
그러더니 준비되어있던 아침 겸 점심식사를 순식간에 흡입하고 자기 방으로 올라가버렸다. 테시오는 멍하니 서서 이벨만의 뒷모습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저 인간의 두개골을 열어서 한번쯤 관찰을 해보고 싶단 말이야...”
스릉
“으아앗!! 유리아!! 잠깐! 스톱!! 멈춰!!”
유리아는 테시오도 모르게 귀신처럼 뒤에 서 있다가 테시오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단도를 뽑아들고 위층으로 달려 올라가려고 했다. 테시오가 기겁하면서 유리아를 불러 세웠더니 유리아는 고개를 갸웃하면서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두개골을 열면 되는 일 아닌가요?”
“그럴 리가 있겠냐!!”
유리아는 왠지 아쉬워하는 기색을 보이면서 단도를 다시 집어넣었다. 그동안 완전히 우울함의 극치를 달리던 테시오를 위해서 뭔가를 하고 싶었던 유리아의 과잉 충성은 다행히도 실행 전에 막을 수 있었다. 이벨만이 일어난 것은 저녁식사를 할 즈음이 되어서였다. 이벨만은 편한 복장으로 갈아입고서 식당으로 내려와서 깨작깨작 거리면서 식사를 하고 있었다. 테시오는 이벨만과 마주 앉아서 식사를 하면서 물었다.
“그래서 어떻게 할지 생각은 해봤어?”
“일단 이걸 보라고.”
이벨만은 그렇게 말하면서 가슴으로 손을 집어넣어서 마도사가 남기고 간 쪽지를 꺼냈다. 그런 이벨만의 행동에 테시오가 기겁했다.
“뭐하는 거야!!”
“한번쯤 해보고 싶었거든.”
테시오는 속으로 욕을 마구하면서 그 쪽지를 펼쳤다.
“레트라디노?”
“여기서 기차타고 서쪽으로 하루정도 가면 있는 도시 이름이다.”
“그렇다는건...”
“거기로 오라는 뜻이겠지?”
테시오도 이벨만의 의견에 동의했다.
“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어떻게든 되겠지...언제 출발할 거야?”
“내일 아침에 출발할 거니까 준비해둬.”
테시오는 쪽지를 접어서 식탁에 올려놨다.
- 작가의말
짧긴 합니다만...
이걸로 上편은 종료입니다
下편 절망의 탑으로 돌아오지요
Comment '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