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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스톤의 서재입니다.

종말의 경계를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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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센스톤
작품등록일 :
2023.05.10 10:11
최근연재일 :
2023.10.04 22:00
연재수 :
27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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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649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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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933,298

작성
23.08.2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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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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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7쪽

187화. 아카디아

DUMMY

제국의 관문인 마살라 계곡까지 가는 길은 말을 타고 열흘이 걸리는 길이었지만, 루한이 전속력으로 달려 나가자 오일 만에 도착할 수 있었다.

‘밤을 새워 달려오니 반 정도는 빠르게 왔지만, 관문을 통하지 않고 가파른 산을 넘으려면 하루는 더 걸리겠지..’

관문을 우회해서 가파른 절벽 길을 올라가면서, 그릿초로 식사를 때우는 루한의 모습은 황무지를 주파하느라 진회색의 로브가 뿌연 먼지로 덮혀 있는 모습이었다.


산을 넘으면서 운이 없는 오크무리들의 목을 치고 나서, 습관적으로 마핵을 채취하는 자신의 모습이 우스워서 실소를 하면서 산 아래로 보이는 제국의 푸른 초지를 바라보았다.

‘마살라 산맥을 경계로 초지와 황무지로 바뀌니, 이 산맥이 비구름을 막고 있는 모양이군..나중에 이 땅을 쥬신이 가져야 하는데...황녀가 제대로 약속을 지킬지 두고 봐야겠군..’



루한이 마살라의 산에서 마핵을 채취하고 있을 그 즈음에, 아카드 제국의 수도인 아카디아의 가장 깊은 곳인 황궁에서도 더 안쪽에 위치한 황녀궁에서 이오니아 아스란이 파리한 병색의 얼굴로 테라로 보냈던 근위기사 팔레모를 기다리고 있었다.

‘무사히 돌아온 것을 보면 테라의 대공을 만나고 온 것인가...생각보다는 빠르게 돌아 온 것 같은데..’


이오니아가 단장을 마치고 눈짓을 하자, 황녀궁의 내실로 팔레모가 시녀의 안내를 받으며 들어섰다.

이오니아가 주변을 물리고 나서, 팔레모를 보며 말했다.

“경이 생각보다 일찍 돌아왔다는 말을 듣고 반가우면서도 걱정이 많았는데...별 다른 일은 없었는가?..”

‘시아라가 같이 오지 않은 걸 보면, 테라까지 무사히 간 것도 같고...’


“특별한 인연을 만나는 바람에 하명하신 일과는 다르게 조금 변하게 되었습니다.....사마르의 경내에서 괴한들의 습격을 받고 있었는데...쥬신의 대공을 만나면서..”


“쥬신의 대공이라니...무슨 말인지 상세하게 말해보게..”

이오니아가 깜짝 놀라 소리를 높였다가 다시 음성을 낮추며 조용히 물었다.


팔레모들이 습격을 받으면서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했을 때, 쥬신의 대공이 나타나서 괴한들을 죽이고 황녀가 부탁한 일들을 중계해주겠다며 서신까지 맡겨두었다는 소리에 이오니아가 급히 말했다.

“그 서신을 먼저 봐야겠어...”


-쥬신의 루한 준 코레아라고 하오...개인적인 일을 보고 쥬신으로 귀환하는 중에 우연히 황녀 전하의 사절을 만나 구하게 되었소이다.. 나 역시 테라 대공과 조만간 회합이 예정되어 있던 차에 시아라 루네시스의 간곡한 부탁으로 내가 테라 대공에게 중재를 해서 일이 성사 되게끔 하기로 했소이다.

만일 테라 대공이 여의치 않다면, 내가 그 일을 맡아줄 용의도 있소이다...물론 황녀전하가 제위에 오르고 나서야 가능하겠지만, 그 조건은 카마프라가 속한 남동부 일대를 쥬신에게 할양하는 것이오...나와 테라 대공이 합심한다면 마라칸 정도는 쉽게 지울 수가 있으니..그 또한 황녀 전하께는 이로운 일이라 생각이 드는군요..차후에 테라 대공과 회합을 가지면서 이일을 같이 의논을 하면, 더 좋은 방안이 나올 것도 같군요...따로 하실 말씀이 있으면 테라의 사절이나 케마이아 상회를 통해서 연락을 주시기 바랍니다...그럼 이만 줄이겠소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그야말로 천운이야...시아라만 피신시키는 것 말고는 큰 기대도 하지 않았건만...쥬신의 대공이 어떻게 나를 도와주려고 마음을 먹었을까..아무리 카마프라에 대한 욕심이 있다고 한들 먼 훗날에 될지 안 될지도 모를 일인데...그 역시 시아라의 미모에 혹한 것일까...그렇더라도 호사르 그 놈에게 가는 것 보다는 백배 나은 일이지만, 시아라가 자신의 어려움 속에서도 나를 위기에서 구할 단초를 주다니...’


“...미네트경이 큰 부상을 입은 것이 안타까운 일이지만, 큰 위기에서 오히려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으니..아누의 은총이라고 밖에 할 말이 없을 것 같네...그대는 물론이고 미네트경에게도 후사를 하도록 하겠네...이 일은 절대로 비밀로 지켜져야 한다는 것은 경들도 잘 알고 있을 것이오...고생이 많았으니 이제 좀 쉬도록 하게.”

이오니아가 기사 팔레모를 물러나게 하고 루한이 보낸 서신을 다시 한 번 꼼꼼히 보면서 어두운 하늘에 한줄기 서광이 비추는 기분을 느끼고 있을 때, 시녀가 들어와서 테라의 사절이 병 문안차 예방을 했다면서 어떻게 할지를 아뢰었다.


‘공교롭구나...마치 팔레모가 귀환하는 날에 맞춘 것처럼 테라에서 사절이 오다니...쥬신의 대공이 전해준 말로 미루어..두 대공이 회합을 가지면서 의논을 하고 시기도 맞춘 게 틀림없어...어째든 일의 성사를 떠나서, 두 대공이 내 뒷배만 되어주어도 나에게는 큰 힘이니..’

“이 쪽으로 안내해주고 외인의 접근을 막도록 하라...”


아카디아에 상주하면서 마법의 종파와 교류하는 일과 제국과의 통상도 같이 겸하는 일을 같이 보는 판지아르 행정관이 시녀의 안내를 받으며 내실로 조심스럽게 걸어 들어왔다.

시녀가 문을 닫고 밖으로 나서자, 판지아르가 입을 열었다.

“저희 대공 전하께서 보내신 긴요한 전언이 있어서 이리 예방하게 되었습니다..”


판지아르가 올리는 얇은 속지로 된 서신을 받으며 이오니아가 떨리는 마음을 억누르면서 말했다.

“...서신을 읽을 동안 잠시 기다려 주게...”


서신을 다 읽고 난 이오니아가 판지아르를 보며 말했다.

“서신 말고..따로 전하신 말씀은 안 계셨던가?”


“대공께서 저에게 보낸 전언으로는... 황녀전하께 서신을 올리는 시기에 대해서 말씀하신 것이 다이옵니다...대공의 말씀은 그 서신에 함축되어있을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런가...차후에 내가 전할 말이 있을 때는 그대에게 사람을 따로 보낼 테니...그때 다시 보기로 하지..”

이오니아가 판지아르가 나가는 것을 보고는, 다시 얇은 속지에 적힌 테라 대공의 전언을 유심히 살폈다.


“테라와 쥬신...두 대공이 어째서 나를 이렇게 도와주려고 할까...특히 테라의 대공은 별도의 조건도 붙이지 않는 것이 더 이상해...나중에 사마르를 가져가는 것은 테라의 대공이겠지만,여기에 무슨 다른 의도가 숨어 있을까...”

이오니아가 혼자말로 중얼거리며 쥬신과 테라의 대공이 보낸 서신 두 장을 파리한 손으로 꼭 잡았다.


‘나보고 요양을 핑계로 카마프라의 이궁으로 옮기는 게 좋다고 했지만...이 와중에 황궁까지 비워버리면 남아있는 몇 안 되는 지지자들마저 다 떨어져 나갈 것인데...황후의 힘이 약해지는 큰 변란이 생길 때를 보고나서 옮기는 것이 좋다고 했지만...큰 변란이 무엇을 의미할까..어째든 선택할 시간이 있으니, 상황을 보면서 천천히 정리를 해 나가야겠어..’

이오니아가 다시 루한이 보낸 서신을 보면서 중얼거렸다.


“카마프라면 쥬신과 가까운 곳이고...정말로 약초를 구해 온다면, 황후궁의 눈 밖에서 치료를 하기도 좋으니...그렇다면 쥬신의 대공이 그냥 하는 빈말이 아니고 진심으로 카라트를 넘어 갈 생각이 아닐까.....그렇게만 된다면...”

이오니아가 오랜만에 흥분을 느끼자, 온 몸으로 고통이 몰려왔지만, 그런 고통마저도 잊을 만큼 가슴 떨리는 희열을 느꼈다.



마살라의 가파른 산지를 넘어온 루한이 지도를 펼쳐보며 아카디아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을 다시 숙지했다.

산에서 들로 이동한지 일주일 가까이 북쪽으로 올라가자, 드디어 산 아래에서 카마프라의 거대한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지구차원에 갖다 놓아도 뒤지지 않을 거대한 도시야...견물생심이라고..카마프라를 보니 쥬신은 정말 촌구석 같군..’


루한이 싱겁게 웃으며 소로를 따라서 내려가면서 농원들이 산개해 잇는 평원을 쳐다보았다.

‘카어두워지기를 기다렸다가 가는 것이 낫겠지...지도를 봐도 확실한 위치는 모르겠고...카마프라의 서쪽에 강을 끼고 돌아가면 나온다고 했으니, 가까이 가보면 케마이아 상회의 깃발이 걸려있겠지...물류창고를 겸해서 쓴다고 농원까지 인수했다고 하는 것이.. 예전에 프사돈의 별장이 생각이 나는군...’


해가 서쪽으로 넘어가면서, 루한이 산길에서 내려와 몇 개의 농원을 지나자 강물의 냄새가 나더니 카마프라가 있는 방향으로 천천히 흘러가는 강이 나타났다.

대충 그려진 약식의 지도대로 이 강을 따라서 두어 시간 쯤 내려간다면, 케마이아에서 운영한다는 그 장원이 나타날 것이었다.

그렇게 강을 따라 다시 두어 개의 장원을 지나치자, 멀리서 깃대에 걸린 마나등이 주변을 밝히고 있는 장원의 모습이 보였다.

‘일부러 깃대에 마나등을 걸어둔 것을 보니, 저곳이 케마이아의 장원이겠군...’


강둑가까이 은신을 하면서 다가가서 살펴보니, 루한의 생각대로 케마이아의 문장이 그려진 깃발이었다.

정문을 지키고 있는 경비원이 눈치 못 채게 루한이 장원의 담을 뛰어넘어가서 건물의 거실을 들여다보니, 케마이아의 상단주 사이마르가 벽난로 앞에서 서성이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루한이 창문을 두드리자, 깜짝 놀란 사이마르가 뒤 돌아 보고서 로브를 내려 얼굴을 보여주는 루한을 보고는 환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하하...대공 전하께서 오늘 내일 오시겠지 싶었는데, 시간을 딱 맞춰서 오셨군요..문을 열어드릴 테니 들어오시지요...사람들은 물려놓았습니다.”


“오랜만이네...이렇게 또 단주에게 폐를 끼치게 되었군...”

루한이 응접실에서 사이마르가 건네주는 차를 마시며 말했다.


“당연히 제가 해야 할 일이지요...니아케경으로부터 저번에 받아 본 서신을 보고 참으로 놀랍고 기뻤습니다...대공께서 찾으시는 그 분을 직접 찾으셨다는 그 말에...역시 대공께서 남 다른 분이시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저희가 아무리 수소문해도 찾을 수 없었는데 말이죠....그러다가 이번에 니아케경이 보낸 서신을 보고는 상당한 긴밀한 일이구나라고는 생각했지만 저로서는 감히 짐작을 못하겠더군요...”


“단주가 그리 생각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지...혹여 서신이 노출되지 않을까 싶어서..내가 그리 하라고 했으니, 단주가 이해해 주게...원래는 카마프라도 경유하지 않고 산지를 통해서 아카디아까지 가려고 했지만, 제국의 가도를 우회해서 가는 길이 너무 멀더군..”

루한이 사이마르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여기서 카마프라까지는 저희 상행의 마차로 이동하시다가, 카마프라 근교의 별장에서 테라의 사절과 만나서 그 쪽을 통하여 아카디아로 들어가신다고 들었습니다만...아카디아에 그리 비밀스럽게 가시는 이유가...어느 분을 만나시기에..”


“하하...누구를 만나러 가는 것이 아니라...누구를 죽이기 위해서라네..”


“죽이다니요.. 혹시 암살을...대공께서 직접 말입니까?...대공께서 직접 그 일을 하실 정도면... 그 상대도 역시...”


“그러네.. 그 상대는 호사르 오세르티 후작이지...나는 물론이고 쥬신의 가신들과도 악연이 꽤 잇는 놈이야...그렇다고 이렇게까지 무리해서 없애야 할 정도까지는 아니었지만, 이번에 황녀와 관계를 가지면서, 사전작업으로 먼저 손을 보기로 한 것이지..”


“이오니아 황녀 전하를 말씀하시는 것이면...그럼 제위 계승권과 관련이 있는 일이겠군요..”

사이마르가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며 말했다.


“단주도 눈치를 채었겠지만, 테라 대공과도 같이 힘을 합치기로 했어..그리고 덧붙여 이야기를 해주자면.. 호사르를 암살하고 나면, 황녀가 이곳 카마프라의 이궁으로 요양 차 올 것이네..그 점도 참고하도록 하게..”


“이오니아 황녀께서는 마나역전의 병으로...중독으로 그리 되셨다는 소문이 많습니다만...그래서 제위계승에서는 멀어지신 것으로 다들 알고 있습니다.”


“호사르를 처치하고 나서, 카라트를 넘어갈 생각이네...테라의 대공이 카라트 너머에서 가르시아의 전전대 국왕을 구한 그 약초를 가져왔으니까 말일세..”


‘....다들 대삼림 깊은 곳에서 약초를 캐온 줄 알았건만...그런데 카라트 너머는 인간이 갈수 없는 마경이라고 들었는데...테라대공의 경지라면 그럴 수도 ...아니 코레아 대공의 경지라면 그 또한 충분하시겠지만....’

사이마르가 정신없는 와중에 머릿속으로 여러 생각들을 정리하고 나서 말을 했다.

“정말 놀라운 일의 연속이군요...그런데 어찌 황녀의 제위에 두 분 대공이 그렇게 관심을 가지시는지...”


“하하...일단은 황녀와 이번에 내가 찾았던 그 사람과 관계가 있는 일이고... 황녀가 병을 고치고 제위에 오를 시에 여기 카마프라를 넘겨받기로 했네...”


“...카마프라...이곳을 말입니까?”

루한의 이번 말에는 사이마르가 놀라 일어섰다가 다시 앉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죄송합니다...너무도 엄청난 말씀이라...그리고 너무도 감사드립니다..그런 중대한 비밀을 저 같은 장사꾼에게 말씀해 주시다니...이 사이마르.. 대공의 모든 말씀을 가슴에만 묻겠습니다....감히 천만금의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귀한 정보를...앞으로 저희 케마이아가 가는 방향이 어디로 가야할 지 명확하게 알 수 있었습니다.”

‘황녀와 쥬신 그리고 테라가 합심하고...황후와 호사르 그리고 사마르의 마르칸이 대척점이 되겠구나...황녀가 완쾌되고 두 대공이 힘을 보태어 준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는 일이지...그리고 나중에 카마프라까지...케마이아가 참으로 커다란 동아줄을 잡았어...대공과의 인연으로 우리 케마이아가 대륙 제일의 거상이 될 기회를...’


“대략적인 상황이 그러하니, 상단주도 그런 방향에 맞춰서 일을 진행해 나가면 되겠지...”

루한이 말을 마치고 차를 들었다.

‘이로서 케마이아도 한배를 탄 몸이니, 쥬신의 일에 한층 더 신경을 쓰겠지..’


“이번 달에 황후의 생신축하연이 있다고 들었는데, 그 시기를 맞추신 것이군요...혹시 아카디아에 안가가 필요하시다면 내성에 제가 구한 집이 한 채 있습니다..수도에 볼일이 있을 때를 대비해서 거점처럼 구해 놓았었는데..저의 심복의 명의로 되어있으니 부담 없이 쓰셔도 될 것 같습니다..우연히 호사르 후작의 저택과도 멀지 않으니 더 잘 된 일인 것 같습니다..거기서 정보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심복에게 전서구를 띄워 놓도록 하겠습니다.”

사이마르가 이참에 루한과의 관계를 더 다지고자 적극적인 자세로 말했다.


“그렇다면...테라의 사절이 구한 집보다 더 나을 수도 있겠군...그 쪽은 감시의 눈초리도 있을 수 있으니...일단 그곳도 염두에 두도록 하지...”

루한과 사이마르가 조금 더 대화를 나누면서 내일 아침 일찍 상행의 마차로 아카디아로 출발하기로 하고 오랜만에 만난 두 사람의 대화가 끝나게 되었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상행의 깃발을 뒤에 꽂은 마차 두 대가 장원에서 빠져나갔다.

뒤쪽의 마차에도 짐이 실려 있었지만, 뒤쪽의 칸을 교묘하게 위장해 한사람이 편히 갈수 있게 만든 구조의 마차에 루한이 쪽창을 통해서 달려가는 풍경을 보고 있었다.

‘답답하지만 시간은 이쪽이 더 빠르겠지...가는 길에 감지와 동조를 더 연습이나 해야겠군...그릿초가 이럴 때는 정말 요긴해..’


루한이 이틀에 한번 정도로 그릿초로 끼니를 때우며 세 개의 그릿초를 먹은 다음 날 저녁에 아카디아의 외곽에 위치한 테라의 별장에 드디어 도착하게 되었다.

몇 일 전부터 별장에 내려와 있던 테라의 행정관 판지아르가 마당으로 들어서는 케마이아의 깃발이 달린 마차를 응접하며, 마차에서 내리는 루한에게 깊이 머리를 숙이며 말했다.

“귀하신 분을 뵈옵니다...약간의 음식을 마련해 두었으니 안으로 드시지요.”


로브를 쓰고 스카프로 얼굴을 가린 루한이 판지아르에게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안으로 따라나서자, 케마이아의 마차가 일을 다 보았다는 듯이 별장을 빠져나갔다.

테라의 대공이 당부를 해 두었는지, 판지아르가 별다른 말없이 루한이 건네주는 지도를 보고나서 말했다.

“이곳이라면...내성에 있는 테라의 안가보다 위치가 좋을 듯 합니다..따로 안가를 한 채 빌렸지만, 급하게 빌리느라 내성의 외곽에 있는 집입니다..”


“위치를 보니 성벽과 가까우니..일을 보고나서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 같네... 먼저 그대가 구한 안가를 먼저 들러서 위치를 한번 확인을 한 다음, 케마이아에서 구한 안가로 가면 되겠군...황후의 생일이 사흘 후라고 하니, 내일 아카디아의 성문이 열리는 대로, 그대의 마차로 같이 들어가도록 하겠네.. 이만 그대도 쉬도록 하게나”

루한이 대강의 행선을 말해주고 나서 이층에 마련된 침실로 올라갔다.


‘저곳이 대륙최고의 도시 아카디아인가...연회가 사흘을 한다니, 호사르 네놈의 남은 목숨이 육일 밖에 안 남았겠구나...’

루한이 하늘에 걸린 푸른 달을 바라보며, 쥬신에서 기다릴 시아라의 푸른 눈을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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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 188화. 암살 23.08.20 235 5 14쪽
» 187화. 아카디아 23.08.20 246 4 17쪽
186 186화. 암행 23.08.19 242 4 14쪽
185 185화. 계획을 세우다. 23.08.19 247 5 15쪽
184 184화. 테라에서의 대련 23.08.18 243 3 15쪽
183 183화. 루한의 이야기 23.08.18 240 3 17쪽
182 182화. 김태현의 이야기 23.08.17 244 7 15쪽
181 181화. 한 밤중의 방문 23.08.17 234 6 15쪽
180 180화. 테라의 대공을 만나다. 23.08.16 244 5 16쪽
179 179화. 행복한 시간 23.08.16 247 5 15쪽
178 178화. 스태프의 마석 23.08.15 244 5 16쪽
177 177화. 쥬신으로 돌아오다. 23.08.15 243 5 15쪽
176 176화. 시아라의 운명 23.08.14 254 5 14쪽
175 175화. 새로운 맹서 23.08.14 249 5 16쪽
174 174화. 종속의 인 23.08.13 245 5 16쪽
173 173화. 합일 23.08.13 247 4 14쪽
172 172화. 운명이 이끈 만남 23.08.12 247 3 16쪽
171 171화. 테라 대공이 보낸 서신 23.08.12 250 4 14쪽
170 170화. 엘프의 피 23.08.11 260 4 15쪽
169 169화. 이안나와 대련하다. 23.08.11 255 3 16쪽
168 168화. 아난드라의 마스터 23.08.10 259 4 16쪽
167 167화. 석판의 예언 23.08.10 254 5 15쪽
166 166화. 엔닐 23.08.09 259 5 16쪽
165 165화. 거룡의 사념 23.08.09 258 5 14쪽
164 164화. 물의 사원 23.08.08 256 5 15쪽
163 163화. 카마프라 23.08.08 258 4 15쪽
162 162화. 조직을 갖추다. 23.08.07 257 6 14쪽
161 161화. 기반을 다지다. 23.08.07 253 5 15쪽
160 160화. 카베온 검법 23.08.06 255 4 16쪽
159 159화. 찾아오는 사람들 23.08.06 260 5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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