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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스톤의 서재입니다.

종말의 경계를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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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센스톤
작품등록일 :
2023.05.10 10:11
최근연재일 :
2023.10.04 22:00
연재수 :
27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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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476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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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933,298

작성
23.08.1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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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4
추천
3
글자
16쪽

169화. 이안나와 대련하다.

DUMMY

“대련이라 오러는 사용하지 않는 걸로... 손님이시니 선공을 양보하겠습니다.”


이안나의 말에 루한이 고개를 끄덕이고 나서 공간의 감지를 연결해나갔다.

루한이 주변과 동화해 나가자, 이안나의 기척에서 루한의 기세가 서서히 사라져갔다.


‘자신을 지우고 있어...어둠의 검 같은 기술인가...’

원래부터 이곳에 있었던 물품들처럼 아무 위화감도 없이 루한이 느껴진다고 생각한 순간, 루한의 목검이 이안나의 앞으로 공간을 뛰어넘는 것처럼 불쑥 나타났다.


이안나의 목검이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루한의 검을 비켜가듯이 젖혀 올리며, 몸이 닿을 정도로 가까이 붙여오다가 갑자기 방향을 선회하면서 원을 그리듯이 수평으로 루한을 베어왔다.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자연스럽구나..’

마치 비어있는 공간으로 자연스럽게 바람이 비집고 흐르는 것처럼, 이안나의 검이 루한의 비어있는 우측어깨를 베어왔다.

빠르게 느껴지지도 않으면서도 유유하게 흐르는 움직임이었다.


아직까지는 위기라고 할 만한 정도는 아니었기에, 시감감속을 펼치지 않고 임기응변식으로 공간의 감지를 통해 이안나의 검을 막아 가면서 공격을 날려보았지만, 이안나의 검은 물처럼 바람처럼 자연스럽게 이어지면서 몇 합의 대련이 금세 지나갔다.


‘대공의 검은 뭔가 검법이 아닌 임기응변의 홀로 배운 검법 같은 느낌이야 ...대공이 있었던 세계에서는 검법이란 것이 없었던 걸까...아니면 전대의 마스터가 하신 말처럼 검법 그 자체의 형식에서 벗어난 것일까..’

이안나가 슬쩍 물러섰다가 산들 바람같은 기세에서 폭풍이 불어오는 강한 기세로 바뀌면서, 강하게 루한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검세가 변했지만, 이 또한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러워..’

점차 모든 공간이 풍압에 눌리며 물샐틈없이 루한을 압박하며 사방으로 이안나의 검이 바람이 몰아치듯 움직여오자, 어쩔 수 없이 시간감속을 펼칠 수밖에 없었다.


이안나가 모든 공간을 선점하고 빠르게 검을 찔러가면서 상대가 피할 길은 오직 빠르게 뒤로 물러나는 수밖에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피하자고 뒤로 물러나는 순간이 바로 최대의 실착이 되겠지...’

루한이 이안나의 거센 공격을 피하고자 물러나는 순간 이안나가 일으킨 테풍이 물러난 공간을 더 빠르게 채우며 더 강한 힘으로 루한을 밀어 붙이려는 순간, 루한의 신형이 공간이동처럼 옆으로 빠져나오며 예상치 못한 사각에서 루한의 검이 이안나의 좌측을 쓸어오자, 이안나가 크게 놀라며 도리어 자신이 뒤로 물러서면서 잠시간의 조용한 대치가 이루어졌다.


‘어떻게 그런 속도로 움직일 수가 있는 거지...순간적으로 그 움직임을 놓쳤어..’

이안나가 조금 전의 상황을 생각하니 등에 식은땀이 흐르는 것 같았다.


루한이 문득 쾌검식을 시험해 보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조금 전에 시간감속을 사용하지 않았다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겠지...치명적인 살초로 이루어진 이십이 식이지만 이안나 정도의 경지라면 어느 정도는 상대가 되어주지 않을까..’


루한이 상단세로 빠르게 베어가는 도중에 시간감속을 일으키며 이십이 식의 쾌검식을 펼치기 시작했다.

단순하게 내려치는 루한의 목검을 바라보며 이안나가 의아한 눈빛을 가지는 순간, 루한의 검이 기괴하게 비틀리며 마치 분열하는 검처럼 이안나의 목과 심장을 동시에 노리고 짓쳐 들어왔다.


이안나가 빠르게 두 방향으로 들어오는 검을 쳐냈다고 생각하는 순간 루한의 검이 두 번째로 변용하면서 팔과 어깨와 동시에 이안나의 가느다란 목까지 노리면서 극한의 빠르기로 베어왔다.


루한의 검이 이안나의 목에 닿을 듯이 붙여오는 순간, 이안나의 몸이 희미해지며 바람처럼 무형화 되는 것 같더니, 루한의 검이 중반 십일 식까지 이안나의 주변으로 찌르고 베어나갔지만, 이안나의 그림자를 베는 것처럼 루한의 검은 공간만을 베어갈 뿐이었다.


‘이것을...모두 피하다니...마지막 육식만이 남았는데..중첩을 써야 하나..’

하지만 마지막 순간을 위해서는 시간감속의 중첩을 남겨두어야 할 것 같았기에, 시간감속이 사라기 전에 마지막 남은 육식까지는 끝까지 해보기로 했다.

마지막 육식이야 말로 괴랄하고 치명적인 공격이라, 이안나가 이것까지 피할 수 있을지도 궁금했다.


‘.. 마지막 비책까지 쓸 줄이야...대공과 동화하여 대공이 움직이는 만큼 나또한 같이 움직이는데도 그 빠르기를 쫒아가기가 힘들 정도니...’

아안나의 눈은 루한을 보는 것이 아니라 파장으로 이루어진 세계를 보고 있었다.

루한의 파장이 자신의 파장을 밀어내면 자신의 파장 또한 밀려나가면서, 쾌속의 시간 속에서 루한의 파장과 이안나의 파장이 마치 물과 기름처럼 뒤섞이지 않으면서 맹렬하게 회전하고 있었다.


루한의 마지막 육식이 여섯 방위를 점하며 동시에 찔러오며 이안나의 퇴로까지 막아서면서 다가왔다.

위아래 동서남북의 방향에서 이안나가 절묘하게 비틀어가며 막는 목검이 마지막 두 번째 찔러오는 루한의 목검에 힘없이 날아가 버리고, 마지막 일식의 쾌검이 이안나의 중추를 꿰뚫기 직전의 긴급한 상황에서 루한이 중첩의 시간감속을 빠르게 일으켰다.


이안나의 심장 밑으로 한 뼘도 남지 않은 목검의 끝이 닿으려는 순간, 루한의 몸이 검보다 빠르게 좌측으로 돌아 나오며 목검에서 왼손을 떼고 이안나를 뒤로 밀쳤다.


이안나가 뒤로 밀리면서 엉덩방아를 찧고, 루한도 억지로 몸을 틀면서 겨우 중심을 잡는 우스꽝스러운 동작으로 대련을 끝맺게 되었지만, 주저앉은 이안나나 루한도 잠시 동안 말없이 그 자세 그대로 있을 뿐이었다.


“나가슈로 공작...괜찮으십니까..”

루한이 그대로 멍하니 주저 앉아있는 이안나의 손을 잡아 일으켜주며 말했다.


“...대공께서 절 보호해 주신 덕으로 낭패는 면하게 되었습니다,...마지막에 펼쳐진 여섯 방위의 그 초식 중 마지막 한 초식은 결국 막지 못했군요...”

이안나가 루한이 내미는 손을 잡아서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결국 대련은.. 저의 패배로 끝나게 되었군요...”


‘마지막 공격이 육식으로 이루어진 것까지 볼 수 있다니...눈으로는 분간할 수 없는 빠르기를 다른 방식으로 느끼고 볼 수 있는 것인가...’

“..오러를 사용하지 않은 대련이라...공작의 순수한 오러가 들어갔더라면, 마지막 공격이 가기 전에 제가 힘들었을 겁니다....혹시 공작께서는 예전에 다른 마스터와도 대련을 하신 적이 있으십니까?”

루한이 목검을 진열대에 수납을 하고나서 물었다.


“제국의 공작 중 한명인 테레니아의 공작과 만나서 그 경지를 재어보기는 했습니다만... 대련까지는 못해봤어도, 저보다 높다고는 느끼지 못했습니다..하지만 대공과는 실전처럼 오러를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제가 이긴다고 감히 자신하지 못하겠군요...잠시 앉으셔서 식은 차라도 한잔 하시며 목을 좀 축이시죠.”

이안나가 테이블에 놓인 찻잔에 도기주전자의 찻물을 따뤄서 루한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혹시 제가 마지막으로 행했던 연결식이 총 몇 식으로 이루어진 것인지 아시겠습니까..공작을 시험하고자 여쭤보는 것이 아니라... 제 궁금증으로...”


“하하...괜찮습니다..대련을 마치고 서로 간에 논하는 것이야 말로 큰 즐거움인데, 저와 이렇게 대련정도를 할 만한 상대가 지금껏 없다보니.. 대공을 만나서 이런 기회를 얻으니, 오늘 같이 기쁜 날은 저도 처음입니다.

제가 볼 때는 처음의 이식이 동시에 들어왔고.. 두 번째와 세 번째의 삼식과 네 번째 다섯 번째의 사식..그리고 마지막의 육식이니 총 이십이 식으로 이루어진 검식으로 보였습니다.“


“대단하시군요...그 짧은 순간에 펼쳐진 검식을 온전히 다 보신 것입니까?”

‘아무리 마스터의 동체시력이라고 해도 불가능하지 싶은데...육식정도로 밖에 보지 못할 것을 한 초식씩 명확하게 구별까지 할 수 있다니...’

루한이 당혹스런 눈빛으로 이안나를 쳐다보았다.


“하하.. 그 짧은 순간에 그 검식을 다 펼친 대공께서 더 대단하신 것 같습니다만...제가 보는 것은 형태가 아닌 빛의 파장으로 느끼니...어떻게 보면 순간적인 예측과 비슷하다고 봐야겠지요...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이초 식은 쫒아갈 수조차 없었으니, 대공의 검은 마치 순간의 시간 속에서 오로지 대공만의 시공간을 따로 가지고 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여태까지 만나본 사람들 중에 가장 정확하게 내가 가진 특성을 파악하고 있어...’

“정확하게 파악하고 계시는군요...제가 가진 능력이 시공간의 능력이라고 한다면, 공작께서 보는 시공간은 오로지 빛과 파장만으로 이루어진 세계로군요...아무리 쾌속의 빠르기라 한들 빛을 넘을 수는 없으니.. 그런 예측을 하실 수 있었겠군요..”


“하하..빛의 속도를 제가 어찌 따라갈 수 있겠습니까...단지 호수에 어린 파장이 중첩하여 복잡한 문양을 그려가는 것처럼... 그 다음 파장을 예상하는 정도에 불과할 뿐이죠...어째든 대공의 그런 능력은 저는 물론이고 이곳 에우리아의 마스터들도 넘어서지 못 할 겁니다.”

이안나가 쑥스럽게 웃으며 루한의 말을 받아서 말했다.


“제가 동대륙에 들어와서 듣기로는...테라의 대공이 팔대 마스터 중에서 제법 강하다고 들었는데...그라면 뭔가 다른 게 있지 않을까요?..듣기로는 오러의 강도가 가장 강하다고 들었습니다만...”


“저도 그런 이야기를 들었지만, 조금 과장을 한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검의 길이만큼 늘어난 오러라니... 그 정도가 된다면 어떤 기술이나 능력도 압도하지 싶습니다만...”

이안나가 쓴웃음을 지으며 회의적으로 말했다.


“제가 카라트 너머의 대지를 오면서 여러 마수들을 겪어보았는데...여기서는 가장 강하다는 오우거도 카라트 너머에서는 위험도가 중간급 정도 밖에 안 되는 마수였지요...그 이상 되는 준대형 마수도 있었지만, 그 보다 위험한 대형급 이상의 마수는 그 크기의 규모로 인하여 오러의 검이라 할지라도 상대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습니다...공작의 말씀대로 어떤 수준을 넘어버리면, 어떤 검법이든 능력이든지 압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말 대단한 그런 곳을 넘어 오셨다니...엔닐께서도 예전에 카라트 너머의 절벽을 내려가셨다가 되돌아 온 적이 있다고 들었는데...대공의 능력은 그 범주를 벗어나신 것 같군요..”


“제가 무력으로 뚫고 온 것이 아닙니다...에리샤 엔닐께서는 제가 가진 마나의 결이 이곳과 틀린지라, 대형급의 마수들에게서 몸을 숨길 수 있었다고 말씀하시더군요...”


“대공의 기운이 뭔가 다른 느낌을 받았었는데...그런 까닭이 있었군요..”


“.....”

‘에리샤 엔닐의 말로는 그런 차이점을 느끼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했는데...이안나 정도의 경지가 되면 그런 게 보이는 모양이군...파장의 결을 보고 예측할 정도면, 그리 어려운 정도도 아니겠지..’


“대공의 말씀대로... 한 가지 능력이 완성의 경지에 달한다면, 미완성의 여러 능력들이 수없이 합쳐져도 잡기에 불과할 뿐이겠지요...하지만 오러를 얼마만큼이나 발현해야 그런 경지에 이를지 감히 생각지 못하겠군요..차라리 대공의 그런 능력이 극에 달한다면, 말씀하신 그런 마수도 뛰어넘지 않을까요?...베어야할 공간이 아무리 크다 한들, 그런 공간조차 시간에 갇혀 버린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하하...그런 부분은 공작께서 가지신 능력 또한 마찬가지겠지요...엔닐께서도 그렇고 공작께서도 하시는 말씀마다 현기를 가지신 것 같은 느낌입니다...여기 북국에 와서 두 분을 만난 것 만해도 동대륙에 들어온 힘든 여정을 보상받는 기분입니다.”

루한이 이안나가 말하는 시공간의 개념에 뭔가 눈이 뜨이는 느낌을 받으며, 이안나에게 정중하게 예를 갖춰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루한과 이안나가 대련실을 나서자, 카라트의 너머로 지나가는 석양빛이 성의 첨탑들을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그런 첨탑들을 바라보며 루한이 말했다.

“공작께서 십년 전에 광휘의 검을 얻으시면서 이곳을 영지로 받으셨다는 말씀을 들었는데, 나가슈의 본성은 정말 고생창연하면서도 아름답군요...”


“제가 새로운 영지를 개발하고 성을 만든 것이 아니라, 마스터가 되면서 나가슈를 이어 받은 것이지요...칼리는 제가 이곳을 이어 받으면서 새로이 개축을 했지만, 그 또한 예전부터 그리하기로 예정되어있던 것을 제가 손을 댄 것뿐이지요..”


“이곳이 카라트를 넘어오는 마물을 막기 위한 최전선이라, 대대로 마스터의 영지로 이어져 온 거군요...”

‘우루크와 아난드라는 에르피안들이 지배하는 나라라서 그런지, 그 전에 거쳐 왔던 나라들과는 다른 의미의 집단들 같아..’


루한과 이안나가 대련실을 나설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던지, 정원의 입구에서 라이센느가 둘을 보며 반갑게 다가서며 말했다.

“공작전하와 대공 전하께서 대련실로 들어가시고 나서, 마음을 졸이며 기다리고 있었는데...이렇게 화기애애한 모습으로 나서시니 정말 보기가 좋아 보입니다...그럼 연회실까지 제가 안내하도록 하겠습니다.”


‘잘못했으면...정말 큰일이 날 뻔 했지만, 시간중첩을 사용하지 않고 그대로 남겨둔 것이 천만다행이었어..’

루한이 라이센느의 말에 미소를 지으며 이안나를 슬쩍 쳐다보니, 이안나도 은연중에 미소를 지으며 모른척하고 라이센느의 뒤를 따라 걸어가고 있었다.


연회실에는 측근들과 함께 두세 명의 마법사 복장을 한 사람들도 있는 걸 보니, 아난드라라고 해서 기사들만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았다.

‘남녀 간에 극심한 마나의 불균형이라도 있는 것인지...거의 다 여자로군...남자라고 해봐야 기사급 두 명밖에 보이지 않으니...’

우루크의 엔닐의 말에 따르면 수준이 올라갈수록 에르피안이라 할지라도 엘프가 전해준 마나의 수련에 여성이 적합하다고 했는데, 아마도 엘프가 여성체라서 그런 것 같다고 했었다.


‘최초에 엘프가 마나의 길을 전수해주며 검법이 시작되었다고 했지만, 마법과는 다르게 검법은 다른 지역에서 오히려 나름의 방법을 개발하고 발전한 것인지도 모르지...그렇더라도 마스터의 경지는 아직도 이곳 아난드라만이 순수하고 유일무이한 것 같고...’

쥬신으로 돌아간다면, 테라의 대공이 과연 소문 그대로 동대륙 최고의 마스터인지 루한자신이 직접 방문해서라도 확인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에르피안답게 사찰 음식 같은 담백한 음식으로 차려낸 연회식 이었지만, 그 맛은 여태껏 먹어본 음식 중에서 가장 입맛에 맞는 것 같았다.

니아케와 파세토도 담백한 음식의 맛에 서두르지 않고 하나하나씩 음미해가며 조용히 식사를 즐기는 모습이었고, 전체적으로 연회의 분위기가 조용하고 경건한 분위기였다.

이안나도 연회석상에서 처음의 인사말 이외에는 조용히 식사만 하는 것을 보니, 에르피안의 연회란 평상시에도 이런 모습으로 하는 게 아닌지 싶었다.


늦은 저녁을 마치고 안내를 받은 본성의 별채로 들어서니, 이 건물 하나만으로도 쥬신에서 제일 잘 지어놓은 행정관보다 우아하고 규모 또한 커보였다.

니아케와 파세토에게 일찍 쉬어라고 이층으로 올려 보내고 나서, 응접실에 앉아 주변을 둘러보니 가구는 물론이고 소품 하나하나까지 고색창연하면서 우아해서, 동대륙에서 보아온 어느 실내장식보다 정결해 보였다.

그런 소품들과 벽에 걸린 그림들을 감상하는 루한의 기감에 이안나의 기감이 느껴졌다.

‘무슨 일이지...늦은 밤에 대련을 다시 하자고 왔을 리는 없을 테고...’


시중드는 시녀의 안내도 없이 이안나가 한 손에 술병을 들고는 루한이 있는 응접실을 찾아서 들어서며 말했다.

“아직 주무시지 않으실까 싶어서...대공과 술 한 잔을 하고 싶어서 이렇게 찾아왔습니다만...실례가 된 건 아닌지...”

판금을 덧댄 기사의 무구가 아닌 예전에 니아케가 차려입었던 동대륙 귀족 아가씨들의 복장과는 다른 화사한 은빛의 옷차림에 허리에 검대를 걸친 이안나의 모습은 또 다른 매력적인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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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 187화. 아카디아 23.08.20 245 4 17쪽
186 186화. 암행 23.08.19 241 4 14쪽
185 185화. 계획을 세우다. 23.08.19 247 5 15쪽
184 184화. 테라에서의 대련 23.08.18 242 3 15쪽
183 183화. 루한의 이야기 23.08.18 240 3 17쪽
182 182화. 김태현의 이야기 23.08.17 243 7 15쪽
181 181화. 한 밤중의 방문 23.08.17 233 6 15쪽
180 180화. 테라의 대공을 만나다. 23.08.16 242 5 16쪽
179 179화. 행복한 시간 23.08.16 247 5 15쪽
178 178화. 스태프의 마석 23.08.15 244 5 16쪽
177 177화. 쥬신으로 돌아오다. 23.08.15 243 5 15쪽
176 176화. 시아라의 운명 23.08.14 254 5 14쪽
175 175화. 새로운 맹서 23.08.14 248 5 16쪽
174 174화. 종속의 인 23.08.13 244 5 16쪽
173 173화. 합일 23.08.13 247 4 14쪽
172 172화. 운명이 이끈 만남 23.08.12 247 3 16쪽
171 171화. 테라 대공이 보낸 서신 23.08.12 250 4 14쪽
170 170화. 엘프의 피 23.08.11 260 4 15쪽
» 169화. 이안나와 대련하다. 23.08.11 255 3 16쪽
168 168화. 아난드라의 마스터 23.08.10 258 4 16쪽
167 167화. 석판의 예언 23.08.10 254 5 15쪽
166 166화. 엔닐 23.08.09 259 5 16쪽
165 165화. 거룡의 사념 23.08.09 257 5 14쪽
164 164화. 물의 사원 23.08.08 255 5 15쪽
163 163화. 카마프라 23.08.08 258 4 15쪽
162 162화. 조직을 갖추다. 23.08.07 257 6 14쪽
161 161화. 기반을 다지다. 23.08.07 253 5 15쪽
160 160화. 카베온 검법 23.08.06 253 4 16쪽
159 159화. 찾아오는 사람들 23.08.06 260 5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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