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xSn50 님의 서재입니다.

튜토리얼 보스가 탈출했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게임

완결

Sn50
작품등록일 :
2023.05.10 17:42
최근연재일 :
2023.11.01 19:20
연재수 :
121 회
조회수 :
20,959
추천수 :
434
글자수 :
637,414

작성
23.06.07 19:20
조회
175
추천
4
글자
12쪽

원래 도적은 없어도 상관없습니다

DUMMY

“우릴 속이고 유인한 건가. 무슨 일이 있어서 그랬지? 우린 서로 초면인 것 같은데.”


시시덕거리는 그들을 향해 한울이 낮은 목소리로 묻자.

상대 진영의 대장으로 보이는 전사가 손가락 마디 관절을 꺾으며 말한다.


“너희 혈맹 길드원들이잖아. 맞지? 얌전히 한 번만 죽어.”


적대 길드원과 조우.

길드 핑계를 대고 있긴 하지만, 아마 개인적인 복수일 것이다.

이건 빼도 박도 못 하게 되었다.


“야, 좇된 거 같은데. 한울아. 어떻게 할래?”


어차피 낮은 레벨이라 현재 레벨 다운과 아이템 드랍은 강한 패널티가 아니다.

그냥 똥 밟았다 생각하고 휴식 겸 하루 쉬면 그만이었지만.


“뒤에 있는 사람들은 살려줬으면 하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이다.”


문제는 그들 뒤에서 오들오들 떨고 있을 뉴비들이었다.

한울의 부탁에 불한당들이 거참 안타깝다는 듯이 울상을 지었다.


“그것참, 불쌍하네.”


“근데 어쩌겠냐. 죽어야지.”


“이게 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경험 아니겠어?”


“신고식 치른다고 생각하십쇼.”


아무래도 살려줄 생각은 없는 듯했다.


“그러니까 내가 저 사람은 살짝 이상하다고 했잖아.”


“너도 결국 묵인한 셈이거든? 이제 와서 탓하는 건 그렇지 않냐. 이제 뉴비 레이더라고 말하고 다니지 마라.”


“그것도 네가 붙인 별명 아니냐···?”


둘은 티격태격하면서도 상대의 전력과 자신들의 전력을 비교하고 있었다.

다행히 상대 중에 본캐를 들고 온 유저는 없었다.

다들 부캐 키우느라 바쁘기도 했지만.


‘패널티가 심하니까 그럴 수도 없겠지.’


자신보다 현격히 약한 저레벨 PK는, 비슷한 레벨을 살해하는 것과 비교가 안되는 악명이 쌓이고.

대중들의 몰매를 맞기에, 대체로 벌어지기 힘든 사건이었다.

어쨋든 저들 또한 대충 부캐들로 긁어모은 급조된 팀이란 뜻이다.


‘그렇다고 상황이 좋은 건 아니지만.’


대충 비슷한 레벨이겠지만 엄청나게 불리했다.

5대4, 쪽수로도 밀리는데 이쪽은 반절이 뉴비.

전투력 측면에서 너무 차이가 컸다.


“리안님, 설리님 죄송합니다. 이걸 어쩌지?”


“일단 뒤로 빠져있어 보시겠습니까. 도와주지 않으셔도 됩니다.”


한울이 앞을 막아서며 몰래 빠져나가라고 작게 속삭인다.

능력치도 컨트롤도 부족한 뉴비가 상대가 될 리 없을 테니까.


“너도 앞으로 나와. 지금 뉴비 분들한테 보호받을 때냐?”


한울의 말을 듣고 간다르프가 앞에 섰다.


“알아. 그러려고 했어. 에휴.”


마법사의 호위를 받는 전사라니.

정말 보기 드문, 생소한 장면이었다


“버티고만 있어라. 내가 어떻게든 하나씩 처리해볼 테니까.”


“암살자가 붙을 텐데 그럴 수 있겠냐?”


“죽더라도 막아달라고. 그럼 이길 수 있어.”


뉴비들은 아예 전력에서 제외하고 둘이서 나름 상황을 타파할 계획을 짰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애들아, 쳐라!”


대장의 말에 적들이 일제히 달려든다.

적들의 구성원은 전사 둘, 암살자, 궁수, 마법사로 골고루 갖춰져 있었다.


챙-!


가장 먼저 앞선에서 전사들이 격돌하고.

한울의 예상대로 암살자가 그를 무시하며 지나쳤다.


“이걸 어떻게 막으라고!”


두 전사에게 속수무책으로 얻어맞는 한울.


“트리플 킬은 못 참지!”


“에이씨, 매너 해!”


간다르프는 암살자를 피하기 위해 발이 땀나도록 도망 다녀야 했다.


“난타 공연 보러 온 것 같네,”


“저긴 술래잡기 중이고.”


“우린 구경이나 할래?”


마법사와 궁수가 잡담을 나눌 정도로 여유로웠다.


“어딜 도망가? 그림자 밟기.”


“악-!”


간다르프가 뒤에 나타난 아라곤을 보고 비명을 질렀다.


“넣을게~.”


아라곤이 뒤통수에 단검을 꽂으려는 순간.

어디선가 날아온 도끼가 그의 옆구리에 박혔다.


“끄악!”


고통에 비틀거리고 있을 때.

간다르프는 얼굴에 화색을 띄우며 리안에게 감사를 전했다.


“리안님, 도와주시게요? 감사합니다! 저에게 다가오지 못하게 홀딩만 해주시면 제 마법으로 순식간에 녹여버리겠습니다.”


그는 거의 네발로 기다시피 하며 자리를 벗어났고.


“후욱, 훅··· 한 10초만 쉬었다가요.”


스태미나가 바닥난 간다르프가 잠시 휴식하는 사이.

리안은 자리를 박차고 도약했다.


‘아라곤, 이름부터 마음에 안 들었어.’


드라곤 길드와 연관이 있을진 모르겠지만. 비슷한 어감이 그를 불쾌하게 만들었다.


“이거 버그 아냐? 데미지 왜 이래?”


아직 정신을 못차리는 상대.


‘상황 판단이 느리군.’


리안은 남아있는 도끼로 아라곤의 어깨를 베어내면서, 옆구리에 박힌 도끼를 수거했다.

뒤늦게 위기를 느낀 아라곤이 회피하려 했지만.

한참이나 늦은 행동이었다.


양손을 교차시킨 공격이 단숨에 목을 갈랐다.


“어···?”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와 리안의 몸을 적셨다.


[정당방위로 ‘아라곤’ 님을 살해하였습니다. 명성이 5 상승합니다.]

[오염이 진행됩니다. 5->10]


그는 메시지창에 신경 쓰지 않고 다음 목표를 찾았다.


팟.


다시 한번 도약을 시전했다.

하늘 높이 뜬 그의 육신은 전사들이 벌이는 격전지 넘어서.

아직 사태를 모르는 원딜 2인방에게 향했다.


“어, 어!?”


“저 미친놈은 뭐야?”


난데없이 행해진 기습에 적들의 진영이 풍비박산이 났다.

양 떼에 무리에 나타난 늑대같이 종횡무진 공격하는 리안.


“야! 걔 놔두고 한 명 빨리 와!”


방어마법을 시전한 마법사가 다급히 외쳤다.


‘지원이 오기 전에 끝내야 해.’


리안은 회피에 전념하는 궁수를 무시하고 마법사를 공략하기로 결정했다.


“가만히 있지 말고 카이팅 해!”


“내가 궁수냐?! 됐고 활이나 쏴!”


쩌적-.

금이 간 보호막은 이어지는 도끼질에 박살이 났는데.

마법사의 실드 마법 재사용 시간은 아직 멀었다.


“이거나 먹어!”


[적이 ‘파이어 볼’을 시전했습니다.]


오브를 사용해서 인위적으로 만든 가짜 파이어 볼이 아닌 진짜 마법.

화염구가 강렬한 열기를 내뿜으며 날아왔지만.


콰아앙!!!


리안은 폭발력에 밀려나지 않고 제자리에서 버텨냈다.


“이 새끼 피 1이다. 빨리 죽여!”


마법 데미지를 고스란히 받은 그를 보고 마법사가 급하게 외치는데.

리안은 방어를 도외시한 채, 마법사를 공격했다.


[적이 ‘에어 커터’를 시전했습니다.]


앞에선 바람의 칼날이 전신을 휩쓸고, 뒤에는 궁수가 화살을 퍼부었다.

마법사는 죽어가는 와중에도 거세게 딜을 욱여넣었지만.

우습게도 먼저 죽음의 문턱을 밟은 것은 리안이 아닌 마법사였다.


“이게 뭔 일이야?”


뒤늦게 찾아온 전사가 상황의 심각성을 눈치챘다.


“왜 이제 와? 내가 딜 넣을 테니까. 저 녀석 막아!”


마법사를 도륙낸 리안은 서로가 협력하기 전에 궁수를 처치하려 했지만.


“어딜!”


창을 쥔 전사가 앞을 가로막으며.

전사와 궁수의 정석적인 조합을 상대로 2대1 구도가 완성되었다.


“뭐야, 얘 존나 쎈데?”


“어설프게 공격할 생각 말고 방어에만 전념해.”


궁수의 충고에 전사가 안정적인 태세를 취했다.

긴 사거리를 자랑하는 창과 접근을 견제해주는 화살.

작정하고 방어적으로 나서자 그조차 쉽게 들어갈 수 없는 구조가 형성되었다.


‘답답하네. 확 그냥 들어가 버려?’


같이 전투한 적이 많았는지, 손발이 잘 맞아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자원을 아끼지 않고 쏟아부은 탓에 도약할 마나가 부족했는데.

리안은 약간의 피해를 무릅쓰고 무식하게 돌진하려는 순간.


“오케이, 표적 설정 완료.”


간다르프의 마법이 답답한 상황을 해결해주었다.


“체인 라이트닝!”


그의 손에서 뿜어져 나온 푸른 번개가 적들 사이를 누비며 연이어 적중했고.


“치유의 손길!”


신성한 빛이 리안을 치료했다.

그러고 보니 이쪽도 파티원들이 있었다.


힐이야 솔직히 있으나 없으나 매한가지였지만.

적들의 기세를 꺾기엔 충분했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고···.”


“5:4를 졌다고?”


“아라곤, 이 트롤 새끼. 트리플 킬 한다고 자신 있게 다이브하더니만.”


적들이 곧바로 무기를 집어넣으며 항복했다.

리안이 무장 해제한 적들을 감시하고 있을 때.

간다르프가 한울에게 다가갔다.


“용케 살아 있네. 암, 명색이 혈맹 길드의 에이스인데 이 정도는 해줘야지.”


“닥쳐. 기어다니면서 막타나 주워먹은 게.”


간다르프가 앉아있는 불한당들을 바라보며 묻는다.


“어떻게 할까? 죽이면 꽤 짭짤할 것 같은데.”


“길드 원칙대로 해야지.”


한울의 답변에 갈라디르는 얼굴을 구겼고.

그와 대적했던 전사가 조소를 머금었다.


“아주 정의의 길드 납셨구먼. 죽이지 않으면 우리야 좋지.”


간다르프는 어림도 없다는 듯 한발 크게 내딛으며 말했다.


“그냥 보낼 줄 것 같냐? 비상용으로 회복 포션들 가지고 있지? 각자 하나씩 내놓고 가라. 죽은 녀석들 몫까지.”


“흥. 그러도록 하지.”


순간 전사가 눈살을 찌푸렸지만, 순순히 회복약 5개를 모아 건네주었는데.

이를 지켜보던 한울이 그의 어깨를 붙잡았다.


“야.”


“시끄러. 내 몫으로 챙긴 거 아니거든? 리안님이랑 설리님께 드릴 생각이다. 우리 때문인데미안하지도 않아?”


“아···.”


미처 생각지 못했다는 듯 한울이 멍하게 입을 벌렸고.

간다르프는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내저었다.


“이걸로 서로 뒤끝 없었으면 좋겠군. 애초에 걔네 둘이 주도했으니까.”


살기 위해 적당히 꾸며낸 변명인가 싶었는데.


“진짜 어떻게 딱 고놈들만 죽였지? 저분 무당이신가?”


궁수가 리안을 신기하다는 눈빛으로 쳐다보는 걸 봐선 진심으로 보였다.

대장 또한 리안이 궁금했는지 그의 정체에 대해 물었다.


“저 사람은 뭐냐. 우릴 눈치채고 역으로 설계한 건 아닐 테고, 니들은 부캐 키울 때 보디가드를 대동시키냐?”


“아니 우리도 처음 만난 뉴비 분이다. 괜히 건드리지 마라.”


“뉴비라고?”


간다르프도 그 부분은 이상하다 여기고 있었는지 잠시 고민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아까 레벨이 몇이라고 하셨더라?”


“20.”


“솔직히 그건 구라 아니야?”


“아마 아닐 거다.”


뉴비 레이더의 한울의 발언.

간다르프는 잠자코 의심을 거뒀다.


“그럼 설명할 길이 하나밖에 없는데.”


컨트롤이 뛰어난 것쯤이야 납득할 수 있다.

그 부분은 타고나는 영역.

원체 몸을 잘 쓰는 인간들은 가상현실에 익숙해지면 날아다녔으니까.

하지만 방금 보여준 압도적인 강함은 비단 컨트롤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그래. 가호를 잘 받은 거겠지.”


“저 정도 하려면 얼마나 하려나?”


“적어도 더블 A··· 아니 S급이 나왔다고 해도 믿을 수 있겠어.”


직접 두 눈으로 봤으니 믿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

간다르프가 혀를 내둘렀다.


“하, 그게 더 믿기 힘든 소린데.”


그 내용을 들은 기웃거리던 대장이 리안한테 소리를 질렀다.


“저기, 님! 레벨이 20에 더블 에이십니까?”


리안은 부정하지 않았다.

저들이 그렇게밖에 설명할 길이 없다는데.

뭘 어쩌겠는가.


“저희 길드에 오지 않으시겠습니까? 성심껏 모시겠습니다!”


대장의 외침에 전투를 시작하고부터 포커페이스를 유지했던 리안의 얼굴에 당황한 표정이 드러났다.


‘뭐지 이놈. 또라인가?’


솔직한 심정으로 이들을 살려주는 것도 다소 이해가 안 갔는데.

갑자기 자신 편으로 끌어들이려 한다니.

새삼 유저들의 사고방식이 남다르게 느껴졌다.


“저희 길드에 오시죠! 정말 자유롭고 가족 같은 분위기입니다.”


리안이 질색하는 얼굴에도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간다르프가 둘의 사이를 가르며 말했다.


“눈독 들이지 마라. 리안 님, 만약 이 새끼들이 귀찮게 굴면 저희 혈맹 길드로 찾아오세요. 혼쭐을 내줄 테니까.”


“하, 그럴 수는 있겠냐?”

“패배자는 꺼지기나 하셔.”


서로의 눈빛이 마주치며, 불꽃 튀는 신경전을 벌이다가.

상대편은 아쉬움을 삼키며 이내 마을 귀환서를 찢으며 사라졌다.


모든 상황이 정리되자, 간다르프가 리안과 설리에게 물었다.


“그럼 해결도 되었겠다, 던전으로 가볼까요?”


“네? 그래도 되나요?”


“원래 도적은 없어도 상관없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튜토리얼 보스가 탈출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3 제발 나까지만 23.06.13 168 2 13쪽
32 네 말대로 잠이나 잘 걸 그랬네 +1 23.06.12 165 4 12쪽
31 생각보다 할 만한데? 23.06.09 166 3 12쪽
30 설마 하루종일 하겠어 +2 23.06.08 172 4 13쪽
» 원래 도적은 없어도 상관없습니다 23.06.07 176 4 12쪽
28 그냥 혼자 다닐 걸 그랬나 23.06.06 179 4 11쪽
27 혹시 따로 원하시는 바가 있으십니까 +1 23.06.05 186 3 13쪽
26 또 같이 게임하자 23.06.04 184 4 14쪽
25 드디어 모든 걸 되찾았다 23.06.03 189 4 12쪽
24 너무 수상한데 +2 23.06.02 197 4 13쪽
23 제법 치네 23.06.01 196 3 12쪽
22 넌 좀 반응이 재미없다 23.05.31 195 3 12쪽
21 잭팟 23.05.30 195 3 11쪽
20 까비요 23.05.29 210 3 13쪽
19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23.05.28 219 2 12쪽
18 이거 거짓말이지? 23.05.27 221 3 12쪽
17 이 새끼 왜 이래 23.05.26 230 3 12쪽
16 더럽고 치사해도 이기면 그만이야 23.05.25 245 3 13쪽
15 이제부턴 너희가 날 즐겁게 할 차례야 23.05.24 245 4 13쪽
14 하나도 남김없이 정화해야 한다 23.05.23 263 3 12쪽
13 참 요란스럽게 구네 23.05.22 273 4 14쪽
12 무슨 자신감이지 23.05.21 275 5 13쪽
11 파이어볼 23.05.20 283 5 13쪽
10 요즘 유행인가 23.05.19 292 5 12쪽
9 이거 순 사기꾼 새끼 아니야 23.05.18 321 5 12쪽
8 얘 어디 갔는 지 아시는 분 23.05.17 343 7 14쪽
7 여러분 제가 돌아왔습니다 23.05.16 355 5 11쪽
6 그건 힘들겠는데. 23.05.15 378 5 13쪽
5 좀더 해보면 알려나 23.05.14 410 6 12쪽
4 본래 입문은 간단한 법이지 23.05.13 478 6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