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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Sn50 님의 서재입니다.

튜토리얼 보스가 탈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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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Sn50
작품등록일 :
2023.05.10 17:42
최근연재일 :
2023.11.01 19:20
연재수 :
121 회
조회수 :
20,942
추천수 :
434
글자수 :
637,414

작성
23.09.08 19:24
조회
110
추천
3
글자
10쪽

지금 도망가시는 거죠?

DUMMY

서부의 외곽은 목초지로, 드넓고 푸른 초원이 펼쳐져 있다.

하지만 안으로 걸음을 옮길수록 들이 적어지고 산이 많아지는데.

탐사대는 그 산악지대를 오염종이 터를 잡은 땅이라고 여겼다.

그중에서 산봉우리에 호수가 있는 세 개의 산을 중심으로 조사를 이어가고 있었다.


저지먼트의 인맥으로 형성된 파티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제 몫을 해냈고.

순조롭고 여유롭게 조사를 진행했다.


‘저 중앙에 있는 산이 본거지란 말이지.’


꼭대기에 호수가 생성된 휴화산.

강속구로부터 서부의 정보를 받은 리안은 멀리 보이는 산 하나를 눈여겨 보였다.


‘벌써 바로 앞까지 도착했군.’


그의 예상보다 훨씬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르면 오늘 안에 장군과 마주칠 수 있겠어.’


유저들로 구성된 탐사단은 왼쪽 산의 조사를 끝낸 상태.

이제 중앙 산으로 진입하는 실정이다.

시나리오가 시작되기 일보 직전이었다.


‘역시 머릿수와 성장 속도가 다르다는 건가.’


앨리온드의 카르니오네 왕국 탐사대가 한 달가량의 시간이 걸렸던 것을 감안하면.

진척 속도 면에서 비교가 안 된다.


“그나마 다행인 건, 저쪽 전력이 상상 이상이라는 건데.”


“아무래도 그렇겠죠. 막상 맞닥뜨리고 나면 머리가 어지러울 겁니다.”


강속구가 리안의 말에 맞장구쳤다.


강속구의 설명에 따르면, 본래 양쪽 산을 지키던 두 명의 장군이 중앙 산에서 함께 대기 중이라고 한다.

실력 자체는 라파에 비해 한 수 아래인 듯했지만.

두 명이 한곳에 있다니 유저 입장에서는 황당할 것이다.


‘단순하지만 효과적인 대비야.’


오염군주의 수하들이 아예 없거나 다수 존재한다는 것은 탐사를 통해 이미 밝혀졌지만.

한자리에 모여있는 경우는 없었다.

유저 측은 깜짝 놀랄 것이 분명했다.


유저들이 기존보다 성장했고 신전에서 사도들을 지원해준다고 한들.

동시에 그들을 상대할 수는 없었고. 그에게 엄청난 희소식이었다.


‘딱히 나설 필요가 없을지도 모르겠어.’


굳이 끼어들 필요가 없다고 느껴질 수준이었다.


“리안 님까지 총 세 명이네요. 이걸로 제 역할은 다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강속구의 본래 목표는 상대의 전략이나 힘을 파악하고.

위험을 알리는 것이었는데.


“이 정도 전력이면 사도가 한 트럭이 오지 않는 이상, 절대 문제 없습니다!”


리안의 보고 난 이후,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이미 장군 아니라고 설명해도 믿질 않았는데.

리안의 눈엔 진심으로 생각하는 것보단, 애써 그리 믿고 싶어 하는 것처럼 보였다.


시간이 흐르고 해가 질 무렵.

리안의 짐작대로 유저들은 오염종의 꼬리를 붙잡았다.


쾅!

중앙 산 분화구의 호수에서 폭발하는 소리가 산 전체에 울려 퍼진다.

그곳은 강속구가 미리 점찍어주었던 장소였다.


“꼭대기다, 저기서 소리가 들렸어.”

“정상으로 간 선발대인가.”

“찾았나?”


소란에 이끌린 유저들은 멀찍한 곳에서 찾아다녔던 몬스터를 발견할 수 있었다.


“한번 해봐?”

“지랄말고 도망쳐!”


발굽으로 사정없이 침입자들을 밟아 죽이는 거대한 짐승.


“찾았네. 중앙 산에 있었어.”

“여기가 양이었구나. 남쪽이 용이니까. 나머진 뱀이랑 말이 있겠네.”

“동쪽은 늪지대니까 상식적으로 뱀이겠지.”

“그럼 다 나왔네.”


오염종을 발견한 파티는 열심히 도망치고는 있으나.

솔직히 살아남기 어려워 보였다.


“근데 왜 두 마리나 있지?”

“그런 거 아냐? 그, 두 명이서 하나의 역할을 하는 몬스터 같은 거.”


흑색과 백색으로, 각 한 마리씩 있는 것이 그럴싸한 추론이었지만.

그들로선 확신할 수 없는 말이었다.


“그렇게 보이냐? 내 눈엔 둘 다 괴물 같은데.”

“아니면 뭐 어때? 어쨌든 이제 시나리오 좀 진행할 수 있겠네.”


한 유저가 속이 시원하다는 듯이 내뱉고.

다른 유저가 그 말에 동감했다.


“하긴 엘리온드 새끼들이 입터는 거 개 같긴 했어.”


그들은 도태되었다는 소릴 듣지 않아도 된다는 것에 순수히 기뻐했다.

이윽고 이 사실이 서부에 알려지며.

흩어졌던 유저들은 서둘러서 마을로 복귀했다.


* * *


리안이 참여한 지 고작 하루.

탐사가 종료되었지만.

그는 딱히 초조해하지 않았다.


‘어차피 일어날 일이야.’


명색이 금역의 지배자가 백날 숨어다닐 수도 없는 노릇.

유저에게 발각되는 것은 시간문제였으니.

중요한 건 오염종을 맞상대할 수 있는 신의 사도와 기사들이었다.

이기기 위해선 먼저 적의 전력부터 확인해야 한다.


‘몇 명이나 올지 모르겠군.’


과연 신전과 왕국에선 어떤 판단을 내렸을까.


‘흐르는 사막과 똑같은 인원이면 사실상 필승이지.’


그렇게 된다면 굳이 싸워보지 않아도 그 결과를 쉽게 예측할 수 있었다.


다음날 새벽.

성문으로 신전과 왕국의 병력이 도착했는데.

그 광경을 본 유저들은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뭐야, 저게 다라고?”


누군가의 한마디로 모든 것이 설명되었다.

못해도 왕궁 기사단은 올 것이라 예상했는데.

어째서인지 다섯 명의 인원이 찾아온 것이다.

조촐하기 짝이 없는 규모에 유저들이 떨떠름한 반응을 보일 때.


‘설마 아니지···?’


리안은 문득 불안감을 느꼈다.

그리고 그와 마찬가지로 또 다른 가능성을 알아차린 이들 또한 기대감을 품기 시작했다.

일행 중 가운데 위치한 인물이 말을 앞으로 이끌고 나오고, 입을 뗐다.


“모험가분들. 안녕하십니까. 저는 가일스라고 합니다.”


조곤조곤하지만 듣는 이로 하여금 주목하게 만드는 목소리.

그는 머리를 덮고 있는 후드를 벗으며 말을 이어가는데.

리안이 어디선가 들어본 이름이었다.


‘가일스···? 가일스?!’


드러난 얼굴을 보고 잠시 고민한 끝에.

특수 NPC 가일스. 그가 첫 번째 생에서 만났던 마법사란 걸 깨달을 수 있었다.


“아는 분입니까?”


강속구가 리안에게 조용히 물었다.


“몇 달 전에 튜토리얼 섬에서 만났던 특수 NPC다.”


이런 곳에서 느닷없이 재회할 줄은 몰랐다.


“신전의 대표자입니다. 혹시 이곳에 모인 분 중에 저지먼트 길드원이 있습니까? 우선 자세한 보고를 들어야겠습니다.”


가일스는 곧바로 서부에서 가장 명성과 공헌도가 높은 길드를 찾았고.

미리 대기하고 있던 저지먼트의 길드장이 나와 그를 안내했다.


스치듯 지나쳐가는 다섯 명.

가일스는 그 많은 군중에서 우연스럽게도 리안의 앞을 지나간다.

그리고 리안과 정면으로 눈이 마주쳤다.


“가일스.”


리안이 나직이 그의 이름을 내뱉기도 했지만.


“...?”


휙.

처음 만난 모르는 사람처럼 리안을 완벽히 무시했다.


‘날 못 알아본 건가?’


“...사람을 착각할 수도 있는 거죠. 상처받지 마세요.”


강속구가 딴엔 위로를 건네는데.

리안은 그의 헛소리를 흘려넘기며 고민에 빠져들었다.


‘신전의 병력이 고작 다섯 명인 건 말도 안 돼.’


오염종의 정화를 우선시하는 신전이라면 과하게 준비하면 준비했을 터.

그 뜻은 다섯 명으로 충분하다는 의미였다.


‘정말 상상하고 싶지 않지만···. 저 다섯 명이 전부 신의 사도일 수도 있겠군.’


아직도 괜한 위로를 건네고 있는 강속구에게 이 사실을 말해주자.


“...저희 어떡하죠?”


단번에 울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커뮤니티에서는 대략 장군 하나와 신의 사도 둘이 막상막하라고 논쟁을 벌인다.

그것을 배경 삼아 단순히 계산기를 두드려봤을 때.

사도 넷을 제외하면 나머지 한 명과 수천의 유저가 남는다.


이는 리안과 강속구 둘이서 최대, 사도 하나와 수천 명의 유저를 담당해야 한다는 소리였다.


그리고 리안의 예상대로 그 다섯 명은 전부 신의 사도가 맞았다.


* * *


신의 사도 5인방은 유저 측의 대표 길드인 저지먼트와 회의를 가졌다.

이리아스 대륙은 신의 사도가 사망하는, 앨리온드 대륙과 같은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과분하다 싶은 전력을 보냈으며, 보다 적극적으로 불사자인 모험가와 협조를 구했다.


“같이 힘을 모아서 오염종을 처단합시다.”


미끼로만 내세웠던 것과는 달리 이들은 모험가들을 더욱 유용하게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대략적인 계획은 4인이 확실하게 하나의 오염종을 처리하는 동안.

나머지 1인과 모험가들은 힘을 합쳐서 한 마리를 저지하는 것이었다.


“좋습니다!”


유저들은 두말할 것도 없다는 듯 제안을 흔쾌히 수락했다.

들러리나 구경꾼일 될 줄 알았는데.

직접 참여할 기회를 준다니. 그들로선 거부할 이유가 없었다.


“시각은 언제가 좋을지도 상의해서 전해주시면 되겠습니다.”


계획을 실행할 시간 또한 그들에게 맡겨 주었으니. 정말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저지먼트 길드는 곧장 토요일 오후 시간대에 시나리오를 시작한다고 공지했고.


- 배틀메이지 가일스와 유저들이 흑염소, 나머지 사도들이 백염소를 상대하기로 했어.


리안은 성훈을 통해서 이 사실을 알아냈다.


“젠장, 하필 또 주말로 정했네.”


강속구가 막막한 듯 한숨을 내쉬었다.

리안도 비슷한 심정이었다.


“...4:1 아니면 수천 명의 유저와 사도 하나를 상대할 것을 정해야겠군.”


“그건 이미 정해져 있지 않습니까?”


사실 어느 쪽을 도와주든 만만치 않겠지만.

사도 4인을 상대로 가세해봤자 별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 뻔했다.

그나마 도움이 될 유저와 사도 연합을 공략해야 하는데···.

이들을 상대로도 딱히 가망 있어 보이진 않았다.


‘일단 격투가로는 어렵다.’


그가 거대 몬스터와 같은 덩치를 지녔으면 모를까.

일대일에 특화된 격투가로는 어림도 없었다.


‘차라리 마법사라면···.’


한순간 리안은 기발한 생각을 떠올렸다.

상대가 마침 가일스이기도 했으니.

정신적으로 흔들어 놓을 수도 있었다.


‘시간 내에 마칠 수 있을지가 문제인데.’


빨리 행동할 필요가 있었다.


“지금 도망가시는 거죠?”


리안은 또다시 헛소리를 지껄이는 강속구를 내버려 두고 도시를 벗어났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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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 그건 조금 곤란한데 23.10.09 105 3 12쪽
106 괜찮겠지. 아마도. 23.10.06 99 3 9쪽
105 어디 한번 들어나 보자고 23.10.05 100 3 11쪽
104 다윗의 후손 23.10.04 103 3 11쪽
103 가일스 23.09.27 100 3 12쪽
102 너만 오면 시작이다 23.09.26 102 3 11쪽
101 다시 찾아올게 23.09.25 101 2 12쪽
100 해결 23.09.18 102 2 10쪽
99 인정 23.09.15 100 2 10쪽
98 척살령 23.09.14 99 2 11쪽
97 너는 얼마나 알고 있지? 23.09.13 104 3 12쪽
96 시나리오 실패 23.09.12 106 3 11쪽
95 규칙 23.09.11 109 3 11쪽
» 지금 도망가시는 거죠? 23.09.08 111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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