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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Sn50 님의 서재입니다.

튜토리얼 보스가 탈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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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Sn50
작품등록일 :
2023.05.10 17:42
최근연재일 :
2023.11.01 19:20
연재수 :
121 회
조회수 :
20,933
추천수 :
434
글자수 :
637,414

작성
23.09.15 19:31
조회
99
추천
2
글자
10쪽

인정

DUMMY

- ...따라서 저희는 그럴만한 사람들을 모아서 파티를 꾸려줬을 뿐입니다.


저지먼트 길드의 긴 해명 글이 끝났다.

그는 시나리오를 진행하는 데 있어 모든 유저들을 차별 없이, 그리고 공평하게 대했다는 점을 명시했다.


- 별 혜택은 없었단 소리네.

- 그럼 인정이지.

- PK범을 초대한 건 팩트 아님?

- 솔직히 그럴 줄 누가 알았겠냐.

- 억까ㄴ

- 그냥 약간의 책임은 있단 소리임.


외인으로 구성된 파티는 지인이라는 논란은 있었지만, 어디를 가더라도 대접받을 실력자들이었다.

강속구는 예전 인맥을 동원해서.

그리고 리안은 길드장의 동생을 통해서 파티에 들어간 사실이 확인되었다.


- 길드장 동생의 지인이었대.

- 중학생이라던데 배신감 클 듯.

- 친구 잘못 사귀었네.

- 자업자득이지ㅋㅋㅋ


리안을 꽂아 넣은 성훈에 관해서도 이야기가 나왔고.


- 잼민이 자식 몇 개월만 해도 뉴비였네.


그가 쓴 과거 글도 조명되었다.


[라린이 1일 차 후기!]


- 워···. 이거 진짜냐?ㄷㄷㄷ

- 야 이거 만우절에 올린 글이잖아. 당연히 구라겠지.

- 낚이는 녀석이 있네.


당시와 비슷하게 거짓말로 치부하는 듯했으나, 이내 내용에서 신기한 점을 발견했다.


- 여기서도 리안이 나오네.

- 초보자 때부터 친해졌나?

- 이거 사실일 가능성 높음. 실제로 저 잼민이 S급 가호 가지고 있음. 하도 자랑해대서 유명함.


신빙성이 부여되며 진실로 밝혀지자, 유저들이 감탄사를 내뱉었다.


- 와우, 믿기지가 않네.

- ㄹㅇ? 이게 진짜라고?

- 근데 다 사실이라면 리안=골리앗이란 뜻임?

- 보니까 닮긴 했던데.

- 뭔 솔. 리안은 강속구 방송에서 나온 특수 NPC 컨셉러인데.

- 여러 가지 하는 컨셉 유저인가 보지.


보통 단편적인 조각을 진실과 연결 짓기란 쉽지 않았지만.


- 걔네들 대체 정체가 뭐임?

- 세리: 뭐긴 유저들 뒤통수 깐 배신자들이지.

- 누나 이상한 소리 좀 그만해;

- 누가 약 좀 가져다줘라.


한 네임드 유저의 고집스러운 주장으로 인해 주제가 끊어지지 않았다.


- 세리: 진~~~짜. 내 모든 걸 걸고 말한다.

- 저렇게 말하는데 한번 믿어주자 애들아···.


그녀를 어르고 달래주기 위해 여러 가능성이 언급되었다.


- 사실 저것도 히든 피스였던 거임.

- 유저가 타락해서 오염종의 편에 섰네.

- 그런 것도 가능하냐? 무쳤네ㅋㅋㅋ

- 뭐야, 나도 하고 싶다. 끼워주셈.


물론 대부분이 그녀를 놀리려는 농담이었지만.

협력자를 유추해냈다.

심해지고 길어지면서 혼란을 유발.


- 세리: 나 진지하다.

- 누나, 진심이야?

- 이쯤 되니까 헷갈리네.

- 내가 나비인가 나비가 나인가.

- 그냥 양 탈 쓴 놈들이 저놈들 맞다고 쳐.

- 척살령 내린 거 보면 일단 PK범은 맞을 듯.


평소 똥글을 마구 생성해놨던 사람들이 어디 가지 않았는지.

많은 글이 올라왔고 별별 의혹이 탄생했으며.

진지하게 리안을 의심하는 이들도 생겼다.


- 이렇게 똑같은 게 말이 돼?

- 흠냐링.


그들은 골리앗, 리안 그리고 혈맹 측으로 참전했던 리안까지.

모든 리안의 움직임을 분석, 대조했다.

깡주노의 방송 덕분에 전투 장면이 영상으로 고스란히 남아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럴듯한 주장과 뒷받침되는 글로 혼란이 발생했다.


- 솔직히 골리앗한테 뭔가 있을 줄 알았어.

- 초반에 나온 녀석이 라스트 보스인 거 흔한 설정이긴 해.

- 단체로 정신이 나갔나? 뭔 애새끼가 싸지른 글을 뭐 이리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냐.

- 그래서 주장하고 싶은 게 뭐임? 골리앗이 지하굴 탈출했다는 거임?

- 그게 말이 되나;;;

- 안될 게 뭐 있어. 하드모드 골리앗도 잘만 돌아다니더만.


유저들의 의문이 이어졌고.

거의 진실에 근접하고 있었다.

모든 것은 추측에 불과했지만.


- 오피셜 떴다!

- ㅈㄴ 문의 넣은 보람이 있네.


이들을 진정시킬 라스트 월드의 제작사, 비전의 공식적인 공지사항이 뜨면서 반전되었다.


* * *


철퍽. 철퍽.

습기로 가득 찬 공기.

발목이 잠기는 늪지를 정처 없이 걷고 있는 한 인물.

리안은 연신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경계의 눈빛을 지었다.


설원으로 향했던 그가 어째서 이런 곳에 있는지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리안은 로그아웃이 비활성화되며 당황스러웠다.

그리고 반납과 조언을 구할 겸 칸을 찾아갔었다.


- 장군을 지키진 못했지만, 개인적인 성과를 거뒀군.


칸은 리안의 설명을 듣고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앞으로 있을 일을 예견하였다.


- 감시자가 조만간 자네를 찾아가겠어.


그때까지 최대한 유저들에게 얼굴을 비치면서 돌아다니라고 조언하며.

동쪽으로 이동하길 권유했다.


- 나와 친분이 있는 사이니, 위급할 때 도움을 청하면 못 본 척하지는 않을 거다.


마음 같아선 설산에서 쉬고 싶었지만.

칸의 말을 따라서 여러 장소를 거치며 동쪽으로 가기로 결심했는데.


이게 웬걸.

도시에 도착하자마자 유저들이 칼을 들이밀었다.


‘척살령이라···. 현상 수배랑 비슷하네.’


이 또한 성훈을 통해서 알아낸 사실이었다.

하지만 리안이 사건에 대한 해명을 해주지 않자, 적잖이 상심했는지 그 이후로 연락은 없었다.


‘사과 이외에 다른 할 말이 없다.’


그는 도망자 신세가 되고 로그아웃이 막히면서.

마음 놓고 쉬질 못했고 성훈을 헤아려줄 형편이 못되었다.

언젠가 그를 용서하고 연락해주길 기다릴 뿐이었다.


‘잘도 쫓아오는군.’


어쌔신 길드라는 이름에 걸맞게 도적과 암살자들이 찾아왔고.

리안은 압도적인 힘으로 그들을 물리쳤지만.

포기하지 지속해서 추격해왔다.


어느 시점부터는 그를 사살하려는 어쌔신 길드원뿐만 아니라.

일반 유저들조차 유명인사를 보듯 그를 따라왔다.

리안은 물량 공세에 시달리다가 무작정 발을 옮기다보니, 동쪽의 외곽 늪지대에 도착했다.


하지만 유저의 의지는 항상 그의 상상을 뛰어넘었다.


“저쪽이다!”


“리안이 저기 있어!”


끈질기게 금역까지 넣어오는 기염을 토해냈다.


“그만 좀 쫓아와라.”


리안은 이젠 정말 정신적으로 휴식이 필요한 상태다.

그는 늪 표면에 떠 있는 연꽃잎에 걸터앉아, 지친 목소리로 소리쳤다.


“여기오면 도와준다고 했잖아. 당장 나와!”


늪지는 그의 외침을 기점으로 소리 한 점 없이 조용해졌다.

그리고 리안을 뒤쫓던 유저들 대신 한 여성이 나타났다.


연둣빛 머리칼, 칸과 비슷하게 파충류의 찢어진 눈동자를 가진 여성.

사왕, 레이나가 뱀을 목도리처럼 두르고 있었다.

미리 들었던 외견과 같아서 눈치챘다.


“초면부터 예의 없게 소리를 지르네. 너는 뭐길래 진왕 님의 기운을 풍기니? 응?”


적개심이 가득 찬 싸늘한 목소리.

분명 친밀하다고 들었는데, 잘못 찾아온 것 같았다.


“그게 나는···.”


예기치 못한 적의에 변명을 주워섬기는데.

그가 서 있던 늪지 밑에서부터 빛이 새어 나왔다.


‘제길, 지금인가?’


한번 겪어본 순간이동 기술.

리안이 운영자와 만날 마음의 준비를 할 찰나.


“어딜 내빼려고.”


레이나가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손을 뻗어 원형의 진을 지워버렸다.


“...”


심호흡을 마친 순간.

리안은 어벙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본의 아니게 운영자의 부름을 거절하게 되었다.


“그럼 대화를 계속해볼까?”


“지금 무슨 짓을···.”


“너 뭔데 진왕 님의 가호를 갖고 있냐고.”


리안이 말을 잇지 못했지만, 레이나는 개의치 않고 따지듯 말한다.

그녀가 손을 풀며 리안에게 다가가는 순간.

이번엔 두 사람 사이의 바닥에서 원형의 빛이 생겼고.


“어쩐지 강제 이동이 안 되더라니, 네가 방해한 거로군.”


그곳에서 운영자, 김 팀장이 나타났다.

엇박자로 등장한 운영자, 급변하는 상황에 리안의 사고가 바로 따라가지 못했는데.


“어머나, 이게 누구야? 웬일로 운영자 나리께서 행차하셨어?”


되려 레이나가 익숙하게 운영자를 맞이했다.

운영자는 그녀의 비꼬는 말투를 흘려들으며 리안을 응시했다.

노골적으로 무시당한 레이나.

뱀이 신경질적으로 혀를 날름거린다.


“오랜만이군. 보아하니 아주 오염종이 되었어.”


허공에서 무언가를 두드리는 시늉을 하더니 혀를 차며 말을 건넸다.

김 팀장은 리안의 상태창을 엿보면서. 그가 능숙하게 오염을 다루고 있음을 확인했다.


“과거를 찾는 게 목적이 아니었나?”


마치 리안의 행보가 마음에 안 든다는 듯한 언짢은 표정이었다.


“...내가 하는 행동 하나하나에 허락이라도 받아야 하나?”


웬만하면 수긍하고 싶었지만, 운영자를 보자 반발심이 멋대로 튀어나왔다.

가시돋친 말에 김 팀장이 실소를 짓는다.


“아, 그랬지. 그래도 주어진 일부터 빨리 해치우는 게 좋지 않아?”


“그걸 위한 과정이었다.”


리안은 괜한 훈수에 속이 뒤틀리는 기분이었다.

누굴 바보로 아는 걸까.

은근하게 부추기는 모습을 보니 그 더러운 속내가 보였다.


‘칸의 말이 사실인가.’


확신은 금물이지만, 방금 전 말로 그쪽으로 마음이 기울고 말았다.


“뭐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어쨌든 여기저기 시나리오에 간섭하러 다니던데.”


“그래서 문제 있나?”


“아니, 약간의 잡음이 있었지만···. 이걸로 확실해졌어. 정말 고마워.”


“...?”


느닷없는 감사 인사에 얼떨떨한 표정을 지을 때.

김 팀장은 억지로 미소 띤 얼굴로 자신의 말을 이어갔다.


“축하한다, 리안. 이제부터 너는 악 성향의 특수 NPC가 되었어.”


과연 그게 축하할 일일까.

리안의 귀에는 나쁜 소식처럼 들렸다.

그가 의아해하고 있을 무렵.


“이걸로 넌 좀 더 수월하게 네 과거에 대해 도달할 수 있을 거야.”


리안은 그제야 칸이 말했던, 개인적인 성과를 이루었다는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라스트 월드의 시스템은 리안을 신의 사도, 오염군주와 버금가는 존재임을 인정했다.


“얼른 리셋하고 3대륙으로 가도록 해. 넌 원하는 걸 쟁취하면 돼.”


연극 투의 희망찬 선언.

그 억양이 어색함을 리안도 느꼈다.

마치 여기서 할 일은 끝났다는 일방적인 통보를 받는 것 같았다.


“그리고 이건 압수한다.”


“!?”


김 팀장은 그의 인벤토리에서 멋대로 아이템 하나를 빼갔는데.

바로 가일스가 선물해준 지팡이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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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 괜찮겠지. 아마도. 23.10.06 99 3 9쪽
105 어디 한번 들어나 보자고 23.10.05 100 3 11쪽
104 다윗의 후손 23.10.04 102 3 11쪽
103 가일스 23.09.27 100 3 12쪽
102 너만 오면 시작이다 23.09.26 102 3 11쪽
101 다시 찾아올게 23.09.25 101 2 12쪽
100 해결 23.09.18 101 2 10쪽
» 인정 23.09.15 100 2 10쪽
98 척살령 23.09.14 98 2 11쪽
97 너는 얼마나 알고 있지? 23.09.13 104 3 12쪽
96 시나리오 실패 23.09.12 106 3 11쪽
95 규칙 23.09.11 109 3 11쪽
94 지금 도망가시는 거죠? 23.09.08 110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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