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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Sn50 님의 서재입니다.

튜토리얼 보스가 탈출했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게임

완결

Sn50
작품등록일 :
2023.05.10 17:42
최근연재일 :
2023.11.01 19:20
연재수 :
121 회
조회수 :
20,941
추천수 :
434
글자수 :
637,414

작성
23.09.18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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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해결

DUMMY

순식간에 강철 지팡이를 앗아간 운영자.

그는 허락도 없이 리안의 인벤토리를 탐색했다.


“도끼는 귀속템이고 나머진···. 크게 특별한 건 없네.”


마치 리안이 가지고 있을 특정 아이템을 찾는 뉘앙스.

아마 그가 칸에게 대여했었던 장비들을 일컫는 말일 터.

만약 리안이 반납하지 않고 있었다면 그것들조차 압수당했을 것이다.


‘이것도 예견한 걸까.’


그는 내심 모든 장비를 반납하고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례한 인벤토리를 검사한 운영자의 행동이 무척이나 짜증 났지만.

이를 악물며 참아내고 의문을 드러냈다.


“느닷없이 와선 3대륙으로 가라니, 무슨 소리지? 특수 NPC로 지정되었다는 건 또 뭐고?”


당연하다는 듯이 강탈해가는 모습.

힘으로 빼앗을 수도, 말로 설득할 수도 없을 상대이니만큼.

쓸데없는 실랑이로 시간을 잡아먹기보단 실리를 추구했다.


“아직 그것도 모르나? 진도가 늦네.”


김 팀장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설명해주었다.


“너의 과거 이야기는 팔론데 대륙에서 있을 메인 시나리오와 연관이 있다. 그러니 서둘러 가도록 해. 질문은 하지 않아도 돼. 어차피 부활하면 저절로 깨달을 테니까.”


그는 마치 앓던 이가 쏙 빠진 것처럼 시원하게 웃었다.


팔론데 대륙에 진행될 시나리오의 서브 스토리 캐릭터.

골리앗은 그걸 위해서 탈출하게 된 것이다.


“결국 너는 스스로 자아를 가지고 탈출한 건 아니란 거겠지.”


“뭐?”


“아니야. 그냥 고맙다고. 하하하!”


그는 리안을 오류로 여겼으나, 호기심에 일부러 제한을 걸지 않았는데.

시스템은 이를 자연스럽게 처리했다.


‘역시 그런 일은 있을 수 없지.’


처음부터 의도된 일이었는지, 아니면 도중에 수정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다시 한번 라스트 월드의 시스템은 완벽함을 입증했다.


김 팀장은 계속해서 기분 나쁜 웃음을 흘렸고.

리안이 불쾌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래서 당장 죽으라는 말이냐.”


“맞아, 지금 당장 했으면 좋겠어.”


일명 리안한테 자살하라고 명령한 것.

그리고 자살은 리안이 스스로 금기한 행동이었다.


“혼자서 힘드나? 하긴 자살이 꺼림칙하지.”


그가 미동도 하지 않자 김 팀장은 그 심정을 알겠다는 듯이 말했지만.

말로만 그럴 뿐이지, 진심으로 헤아린 건 아니었다.


“레이나.”


김 팀장은 지루한 표정으로 뱀을 어루만지는 레이나를 돌아봤다.


“이름으로 부르지 말래. 짜증 나니까.”


그녀는 그를 더러운 오물을 보듯이 깔아보았으나.

김 팀장은 개의치 않고 리안을 가리키며 말했다.


“죽여라.”


“그걸 나보고 하라고?”


레이나는 반항적인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두 사람이 불꽃 튀는 눈싸움을 벌이고.


“네네, 그러지 뭐.”


레이나가 어깨를 으쓱하며 졌다는 듯 요구를 들어주었다.


“잘됐네. 안 그래도 희미하지만 진왕님의 체취를 풍기는 게, 영 마음에 들지 않았거든.”


그녀는 허리춤에서 무언가를 집어 들더니 주저 없이 공격을 날렸다.

투척 무기로 예상하여 반사적으로 막으려는 찰나.


짝-!

리안은 불시에 날아든 둔탁한 일격에 눈앞이 번쩍였다.

그의 눈앞을 어지러이 움직이는 무기는 바로 채찍이었다.


“큭!”

“끄억!”


그리고 한 바퀴 휘둘러진 채찍이 김 팀장에게도 향했는데.

의도한 것인지 그의 고간을 타격했다.


“이크, 실수로 그만. 이게 워낙 다루기 어려운 물건이라서.”


위력도 위력인데 그것과 별개로 무지막지하게 고통스러웠다.


휘릭.

고통에 한 손으로 면상을 부여잡고 있는 리안.

이번엔 그의 목을 한순간에 졸라매어 끌어왔다.

레이나의 발치에 속절없이 질질 끌려갔다.


“그래서 넌 진왕님과 무슨 사이니? 아니다, 별로 듣고 싶지 않네. 그냥 죽어.”


목을 휘감은 채찍에 엄청난 힘이 가해진다.

애초에 끌려왔을 때부터 대답은커녕, 말하기도 나오지 않는 상태였다.

리안은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질식으로 사망했다.


그녀는 김 팀장이 회복하여 자리에서 일어나기도 전에 그 자리를 벗어났다.


“후우, 후우!”


김 팀장은 크게 심호흡하며 가까스로 몸을 일으켰다.

당장 저 몬스터를 찢어버리고 싶었으나, 그럴 수 없었다.

그가 가진 권한이 막강하지만 오염군주에겐 상성이 좋지 않았으며.

그리고 그보다 더 급한 일이 있었다.


‘이 대리 일부터 확인해야지.’


먼저 이 대리가 무사히 일을 마쳤는지 확인해야만 했다.


유저들의 컨텐츠 소모 속도는 운영팀의 예상을 훨씬 웃돌았다.

흐름을 막기도 힘들었으며 그렇다고 억지로 속도를 늦춰봤자, 불만만 나올 게 뻔했다.

그래서 그들은 선로를 돌리기로 마음먹었다.

괜히 애쓰지 말고, 다음 시즌을 준비하기로 계획했다.


‘다음 시즌은 최종 보스의 권한은 축소하고, 몬스터의 리미트를 조금 풀어보는 것이 괜찮겠어.’


리안이 그를 위한 시범적인 실험 데이터가 되었다.

예상치 못한 행위로 하나씩 사고를 일으켰지만.

게임을 재밌게 만들어 줄 것이다.

전부 시스템의 통제 속에 있었다.


* * *


“...그럼 이만 물러가도록 하겠습니다.”


돌아오자마자 보고를 마친 가일스.

예상대로 대주교는 그를 질책하지 않았다.

그저 앞으로도 수고하라는 식의 덕담으로 끝났을 뿐이다.


‘...한번 알아볼까.’


그는 리안이 말한 주장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밝혀내기 위해 신전에 있는 서적을 조사했고.

신기한 사실을 알아냈다.

저자가 다름에도 오염종에 대해 전부 똑같은 의견과 견해를 내보였던 것이다.


‘어째서 다른 말이 하나도 없는 거지?’


애초에 목격했다는 진술도 없으면서 확신에 가득차 있었다.

가일스는 이쯤 되니 정말 의심스러웠다.


‘신전은 왜 그들을 인류의 적이라고 공표한 거지?’


벽화에서 근거로 삼은 서적을 제외하면 남은 책이 한 권도 없었다.

다각적인 분석은 불가능했고.

결국 신전은 고작 벽에 섀겨진 그림으로 모든 것을 판단했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그건 말도 안돼.’


불신이 깊어진 가일스는 종교의 근원에까지 거슬러 올라갔다.

각각 태양, 달, 별을 상징하는 세 여신을 따르는 신전은 역사가 길지 않았다.

확인해본 바에 따르면 악마가 탄생했을 당시의 기록이 가장 오래된 기록이었다.


‘길어봤자 수백 년에 불과하다.’


어쩔 수 없다는 생각에 그는 왕국에서 그 답을 구하기도 했다.

멸망과 탄생을 반복한 왕국이라면 무언가 실마리를 잡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지만.

찾아간 결과, 모두 유실되었다고만 쓰여 있다.

마치 누가 일부러 삭제라도 시킨 것처럼.


‘모르겠다, 모르겠어.’


가일스는 해답을 구하기 위해 여신께 기도를 드렸다.

평소와 다를 바 없는 명상이었지만.

그날은 달랐다.


“여기는 어디지?”


무한으로 펼쳐진 새하얀 공간.

그가 무릎을 피고 일어선 순간.

하늘이라고 해야 할지 모를, 아득히 높은 곳에서부터 천사가 내려왔다.

머리 뒤로 비치는 후광.

가일스가 다시금 무릎을 꿇으며 물었다.


“천사님이신지요?”


“크흠.”


다소 민망한듯한 어색한 헛기침을 하더니.

주어진 지문을 읽는 것 같은 딱딱한 어조로 말했는데.


“...전부 마귀의 속삭임이다.”


골자는 이러했다.

일반 신도들이라면 울면서 알겠다고 고개를 숙일지 모르겠으나.

가일스는 달랐다.


“죄송하지만 그 말은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오염종의 입장에서 그들의 주장은 타당하다고 느껴집니다.”


그쪽에선 비록 대리인이긴 하다만, 천년을 넘게 산 장본인 오염군주의 주장을 가져왔다.

별다른 근거도 없이 오염종을 악하다고 규정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았다.


“그들이 악하다는 걸 증명할, 신뢰할만한 물증을 제시해주시옵소서.”


이른바 반박할 수 없는 상황.

가일스가 진실임을 입증할 증거를 부탁하자, 실눈을 뜬 천사가 침을 꿀떡 삼키는 게 보였다.

당황하며 안절부절못하는 모습.

가일스는 이상함을 바로 눈치채고 물었다.


“...설마, 당신이 운영자란 존재이십니까.”


단단하고 굳건한 눈빛.

천사 아니, 천사로 변장한 이 대리가 가일스의 눈을 회피했다.


“헙, 그건 어디서 주워들은 거래. 그쪽 주제는 자체적으로 필터링 돼서 들릴 텐데.”


“저희들의 창조주가 맞으십니까.”


“나는 개발자는 아니라···. 으으, 이럴 땐 어떡해야 돼.”


“묻고 싶은 게 많습니다. 그들을 왜 공적으로 지정했으니까? 그리고 악으로 규정했으면선 어째서 모험가들에게 그들을 도울 수 있도록 한 겁니까? 또···.”


“하아···. 어디까지 알고 있는 거야?”


이 대리가 한숨을 내쉬더니, 결국 천사 연기를 때려치웠다.


“아, 난 몰라!”


그녀는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그저 팀장이 지시를 따르기로 했다.


“궁금한 것도 겁나 많네! 그만 떠들고 잠이나 자!”


그녀의 말에 가일스가 끈 떨어진 연처럼 풀썩 쓰러졌다.


“이거 버그투성이잖아. 확 그냥 삭제해 버리고 싶네.”


이 자리에 남겨두면 필시 시나리오를 방해할 NPC지만.

그렇다고 함부로 처분할 순 없었다.


가일스는 신의 사도로, 특수 NPC로 지정된 캐릭터.

전투로 사망한 것도 아니고 임의적으로 삭제하면.

시스템의 공백이 생기고 시스템에서 자체적으로 복구하는데 제법 큰 시간이 필요하고.

결국 운영팀에게 업보로 돌아온다.

번거롭지만 자연스럽게 처리해야 했다.


“힘들어서 은퇴하는 거로 하라고 했지.”


이런 경우에 운영자는 암시를 걸어두어 해결해왔다.

최면, 세뇌라고 해야 할까.

물론 만능은 아니다.

그럴듯한 근거로 이루어질 만한 일만 가능하기에. 현실성이 무척이나 중요했다.


“제발 다시 돌아올 생각 말고 거기서 쉬렴.”


가일스는 본래 신의 사도 복직에 마땅찮아 했던 인물.

체력이 떨어지고 능력이 이전만 못하다고 판단하여 은퇴하는 것은 이상하지 않았다.


“이러면 되겠지.”


그녀는 매우 깔끔하게 해결했다고 여겼다.


* * *


조용하고 축축한 지하굴.

부활한 리안은 눈앞에 뜬 문구에 집중했다.


‘부활하면 바로 알아차릴 거라더니···.’


[퀘스트 ‘골리앗의 여정’이 생성되었습니다.]

[영문도 모른 채 사지를 결박당하고 죽음을 반복하는 죄인이 되고, 수십 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 당신은 불현듯 고향이 떠올랐습니다. 과거와 이것이 어떻게 된 일인지 밝히기 위해 일단 당신의 고향으로 향하기로 했습니다.]


‘아예 가라고 못을 박아버리는군.’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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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 그건 조금 곤란한데 23.10.09 105 3 12쪽
106 괜찮겠지. 아마도. 23.10.06 99 3 9쪽
105 어디 한번 들어나 보자고 23.10.05 100 3 11쪽
104 다윗의 후손 23.10.04 103 3 11쪽
103 가일스 23.09.27 100 3 12쪽
102 너만 오면 시작이다 23.09.26 102 3 11쪽
101 다시 찾아올게 23.09.25 101 2 12쪽
» 해결 23.09.18 102 2 10쪽
99 인정 23.09.15 100 2 10쪽
98 척살령 23.09.14 99 2 11쪽
97 너는 얼마나 알고 있지? 23.09.13 104 3 12쪽
96 시나리오 실패 23.09.12 106 3 11쪽
95 규칙 23.09.11 109 3 11쪽
94 지금 도망가시는 거죠? 23.09.08 110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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