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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듀글 님의 서재입니다.

용사의 스승은 마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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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듀글
작품등록일 :
2024.05.16 15:51
최근연재일 :
2024.06.14 18:50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304
추천수 :
5
글자수 :
157,715

작성
24.06.10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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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25. 언카스텔란-5

DUMMY

푸슝 푸슝.


“뜨악!”

“악! 잠깐만요! 조금만 천천히...!”


폰쉬는 고무공이 달린 화살을 석궁에 장전하여 노아의 일행에게 발사하기 시작했다.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로 날아드는 화살을 피하기 시작하는 세 사람.

모래주머니로 인해 몸은 생각처럼 잘 피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하...하지만, 봐준다면 제 휴...휴식이 사라진다구요...!!”


폰쉬는 휴식을 빼앗기기 싫기에 무거운 팔을 이끌고서 전력으로 그들을 맞춰나가기 시작했다.


“정말 박빙의 승부였군. 둘째 날의 결과를 발표하지.”


네 사람에게는 언제 끝나냐는 생각이 끝없이 들던 찰나에 수련이 종료되었음을 알리는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제피르는 재밌는 구경을 한 표정으로 그들에게 말을 꺼냈다.


“...후욱, 후욱.”

“폰쉬가 쏜 화살은 총 100발. 그중에서 명중한 화살은... 97발이군.”

“네? 어제랑 두 발 차이??”


기진맥진한 모습으로 가빠진 호흡을 진정하려 노력했다.

첫날의 그들은 1대99라는 암담한 결과로 끝이 났다.

대결의 점수를 들은 세 사람은 지친 표정에 맥이 더욱 빠지는 것처럼 흐물흐물해진 모습이었다.


“오늘의 수련은 여기서 끝이지만, 내일부터는 정말 진 팀에게 해지기 전까지 수련을 시킬 것이니 알아두게.”

“허...허억.”


지쳐 대답할 힘도 없는 이들은 그가 사라지는 것도 눈치채지 못한 채로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오늘은 반복해서 백만 번 휘두르기를 할 것이다.”

“...백만 번 말씀 이십니까.”

“그래. 횟수는 우리 크라켄이 세줄 것이다.”


제피르는 세로 방향으로 베는 기초적인 자세를 반복하라는 말을 했다.

그의 반복 동작에 도움을 줄 마물이 있었는데, 다름이 아닌 문어의 모습을 한 거대한 크라켄이었다.


“이 방법이 맞는지 의문이 들어도 그냥 하거라. 나아가는 방향에 의구심을 가지는 것만큼 멍청한 짓이 없으니 말이다.”

“네.”


수장은 뒤돌아서 자리를 떠나기 전에 멈춰서서는 두 번은 얘기하지 않겠다는 말투로 얘기했다.


“후웁.”


크라켄과 둘만 남게 된 노아는 말없이 검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정말로 용사가 검을 한 번 휘두를 때마다 수많은 녀석의 다리 중 하나가 카운트를 세는 것처럼 까딱이기 시작했다.


“정말 너만 믿고 난 휘두르기만 한다.”

“끽-.”


처음에는 인간도 아닌 녀석을 믿기 불편한 마음에 속으로 세고 있었다.

하지만, 세면 셀수록 녀석을 정확하게 다리를 움직이는 모습에 검을 휘두르는 것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의 말에 크라켄도 말을 이해한 듯이 이상한 소리로 대답했다.




“노아.”

“...스승님?”

“내가 분명히 일러두지 않았느냐.”

“무슨 말씀 이십니까...”


오직 검을 휘두르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을 때쯤이었다.

어디선가 흐릿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군가 노아를 부르는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고 짙어지자, 그 목소리의 주인이 멜키르라는 것이 느껴졌다.


“내가 전해준 편지를 읽지 않았느냐.”

“......”

“운명은 거스를 수가 없는 것이다. 내 충고를 무시한다면, 내 의지와는 관계없이 너를 죽일 수밖에 없단 말이다.”


노아가 죽음을 맞이하기 직전에 마주했던 마족 상태의 멜키르가 모습을 드러냈다.


“정말, 저희가 파멸하는 운명을 믿으시는 겁니까. 스승님은 지금 잘못된 길로 향하시고 있습니다!!”

“내가 쫓는 것이 가짜라고 말하고 싶은 게냐.”

“그런 뜻이 아닙니다.”

“너야말로, 마신을 이겼다고 세계의 진리를 무시하려 드는 것이냐.”


멜키르는 악마의 힘에 잠식된 탓인지 더 이상 용사가 알던 그의 스승의 모습은 사라지고, 마족과 다름없는 표정을 하는 악마 하나가 눈앞에 있었다.


“만약 세상이 무너져 내리는 것을 두고 보는 것이 운명이라면, 저는 그 운명을 거역하고 최선을 다해서 발버둥 칠 겁니다.”


“노아야...”




“노아야!!!”

“키엑-. 키엑-.”

“헉...!”


마지막으로 그를 부른 멜키르는 순간적이었지만, 마족이 아닌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그를 부르는 외침에 정신이 든 노아는 여전히 검을 쥐고서 베는 동작을 이어가고 있었다.

눈을 뜨자, 충격을 받은 듯이 동그랗게 눈을 뜨고 있는 제피르와 크라켄이 있었다.


“몇 번이나 불렀는지 아느냐.”

“죄송합니다. 잠깐 다른 곳에 정신을 팔고 있었습니다.”


걱정 가득한 표정으로 용사에게 물었다.


“무슨 일이냐.”

“아무 일 아닙니다. 정말로.”

“거짓말 말거라. 방금 네 눈동자가 사라진 상태로 검술을 이어가고 있었느니라.”

“......”


정신을 놓은 듯이 검은 눈동자는 사라진 모습으로, 입을 벌린 채로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는 그의 말을 듣고는 생각에 빠진 모습을 보였다.


“그게...”


자신이 잠깐이지만 겪었던 일을 그대로 제피르에게 전했다.


“아마, ‘의식 연결’의 가능성이 있어 보이긴 하나...”

“의식 연결 말입니까?”

“그래.”


의식 연결은 둘 또는 그 이상의 사람이 같은 의식 속에 모이는 것을 뜻한다.

정신 조작에 능한 마법사가 인위적으로 벌이는 짓이 대부분이고, 나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아 모두가 우연이나 망상이라 말한다.


“하지만, 스승님은 정신 마법은 사용하실 줄 모르십니다.”

“그렇다면 둘 중 하나일 것이다.”

“...정신 조작 마법의 힘을 빌렸거나.”

“그래. 아니면 네 의지나 열망에 의해 벌어진 망상일 수도 있다.”


그가 겪은 일의 증상이 의식 연결에 가까운 증상이기는 하다.

그러나, 제피르가 굳이 망상이라고 언급할 정도로 의식 연결이 일어날 확률은 낮은 데다가 좋지 않은 징조였기 때문이다.



“별일 아닐 것이다. 하지만, 당분간 수련법은 바꿀 것이니 알아두거라.”

“네. 걱정하지 마십시오.”

“큭, 누가 누굴 걱정한단 말이냐.”


의식 연결을 겪은 사람들 공통점이 하나 있었다.

그 일을 겪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서 죽음을 맞이했다는 것.



“오빠는 오늘 어땠어요?”

“수장에 말을 따라서 베기만 백만 번 했는데.”

“백만 번?? 팔 아프지 않아요??”


노아와 일행이 사용하는 휴식 공간으로 그가 돌아왔다.

그 모습을 제일 먼저 발견한 서하늘은 용사가 앉음과 동시에 무슨 수련을 했냐며 물었다.


“아프진 않아. 단지 감각이 없을 뿐이지.”

“아...”

“했는데?”

“응?”


그녀의 반응을 구경한 후에 이스카리온은 ‘했는데?’라는 말을 꺼냈다.


“형씨가 방금 말을 그렇게 끝냈잖아. 무슨 일이 더 있었다는 것 아냐?”

“...그게 사실, 불쾌한 일이 하나 있었어.”


꽤 긴 고민 끝에 결국 동료들에게 멜키르와 있었던 일을 설명했다.



“멜키르 아저씨가 마족이 되었다고?”

“거기다, 오빠를 죽이려 한다니...”


그의 말에 심각한 표정으로 세 사람은 충격에 빠졌다.


“그렇담 형씨 스승이라는 사람을 만나지 않으면 되는 것 아닌가?”

“아니, 실제로 만난 게 아니니까 아직 확신할 수 없어. 제피르의 말처럼 내 망상이나 꿈에 불과할 수 있으니까.”

“그래도 조금 소름 돋네요.”


꺼림칙한 일을 겪었기에 멜키르를 만나지 않는 것을 추천한 이스카리온의 말을 거절하고 오히려 확신에 찬 목소리로 다짐을 굳혔다.



“너희야말로, 무슨 수련을 받았길래 그렇게 녹초가 된 거야.”

“우리는 말이지.”

“전투의 핵심은 상대의 공격을 파악하고 회피하는 것이다! 라면서 어제부터 하루 종일 화살만 피하고 있어요.”


그가 세 사람에게 무슨 수련을 받았냐고 묻자, 서하늘이 제피르를 흉내 내면서 수련을 몸으로 표현했다.


“그래도, 폰쉬라는 사람이 되게 잘 쏘나 보네.”

“맞아. 휴식 시간을 뺏는다니까, 아주 이를 악물고 최선을 다하더라고.”

“하하하.”


이스카리온은 팔다리를 포함한 전신의 고무공 모양의 멍을 보여주며 투정했다.


“그런데, 이 아이템은 어디서 만들었을까. 쓸데없이 잘 만들었네.”

“들어보니까 수장이 직접 수제로 만들었다던데.”

“에에?!”


무지개색으로 일렁이는 모래주머니 역할의 아이템은 다른 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제피르만의 특수 제작 아이템이었다.


“우악!! 너 어떻게 걸어 다니는 거야?”

“엥? 저도 들어볼래요!! 아아악!!!”


대화를 나누는 소파 앞에 놓인 탁자에 두 팔을 축 늘어놓고 생각에 빠진 노아의 모습.

카일린은 그의 모습에 기운을 내라는 의미로 장난스럽게 그의 팔에 착용한 모래주머니를 들어보았다.

그러자, 도저히 그녀의 힘으로는 들 수가 없다는 듯이 끙끙대는 모습이었다.


“저희도 팔찌를 차고 있다지만, 말도 안 되는 무게네요...”

“궁금한 건 좋은데, 함부로 힘 빼지 마. 너희 내일도 오늘만큼 움직일 거 아냐.”

“윽...”


그 모습에 용사는 미소를 지으며, 그들을 걱정해 주는 모습이었다.



“맞아, 전에 궁금했는데. 제피르 씨가 너보다 강하다고 생각한 이유가 뭐야.”

“본능적인 감각이 느껴졌어. 평범한 사람에게서 느껴지는 기운은 아니었는데 다가 그에게서 느껴지는 영혼이 하나가 아니었으니까.”

“노아의 말이 맞다네.”


문득 떠오른 카일린의 궁금한 점을 노아에게 물었다.

용사는 인간뿐만이 아니라, 모든 생명체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힘을 느낄 수 있다.

제피르에게서는 인간을 초월한 느낌의 강한 기운이 흘러나오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자, 누군가 탁자를 두 손을 내려치면서 이목을 끌었다.


“단 씨?”

“잘 있나 해서 와보았지.”

“맞다는 게 무슨 말이에요?”

“수장님은 남들과 다르다는 것 말 일세. 그분은 환상종의 마물을 다루시는 능력이 있네.”

“환상종??”


제피르에게서 여러 개의 영혼이 느껴지는 이유는 그가 다루는 환상종의 마물은 평소에 그의 영혼에 보관이 되기 때문이었다.


“여러분이 본 독수리도 사실 평범한 독수리가 아니라, 천둥 독수리라 불리는 환상종이라네.”

“헐.”


용사를 감시했다던 새도 천둥을 포함하여 날씨를 자유자재로 변하게 하는 전설 속의 마물이었다.


“그렇다면 오늘 보았던 크라켄도 제가 아는 그 크라켄이 맞았군요.”

“오, 크라켄을 만났는가? 나름 친절한 마물이라네.”


그저 특수한 능력이라 생각했지만, 진짜 크라켄일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환상종 없이 단신으로도 우리 정도는 가볍게 농락할 실력을 가지고 계시다.”

“확실히 보통은 아닌 것 같아 보였어요.”


단은 그의 전투력을 안다는 모습으로 손가락을 치며 세우며 자신의 말을 강조했다.


“하고 싶은 말은, 수장님은 나쁜 의도 없이 정말로 너희를 돕고 싶어 하시는 거라는 걸 알아줬으면 한다는 거야.”



그는 제피르가 이상한 마음을 품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전해주며 더는 방해하지 않겠다면서 자리에서 사라졌다.


작가의말

오늘도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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