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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듀글 님의 서재입니다.

용사의 스승은 마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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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완결

듀글
작품등록일 :
2024.05.16 15:51
최근연재일 :
2024.08.14 21:31
연재수 :
6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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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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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수 :
334,794

작성
24.05.21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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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5. 아르카디아-4

DUMMY

“뭔 저런 괴물이...”


노아의 마법으로 드래곤의 공격을 막아냈음에도 그에게 뚜렷하게 데미지를 입혔다.

부러져 움직이지도 못하는 팔을 부여잡고도 그의 머릿속에는 녀석을 막을 생각밖에 존재하지 않았다.



“으윽, 그만해. 라니엘.”

“용사님, 마법이 통하지 않아요.”


라니엘이 다급하게 용사의 팔에다 회복 마법을 흘려보냈다.

하지만, 잘린 팔도 재생하는 그녀의 마법은 팔에 닿음과 동시에 역으로 통증만 악화시키고 있었다.


“저 덩치에게 무언가 특별한 힘이 있는 거겠지.”

“어떻게 방법이 없을까요?”

“...없진 않지. 대신 누군가 시간을 끌어줘야 해.”


언제 저 커다란 녀석에게 들켜 다시 공격받을지 모르는 일이다.

각박한 시간 속에서, 라니엘과 작게 속삭였다.



“그렇다면 제가 저것을 잠깐 묶어 두겠습니다. 그 뒤는 용사님에게 맡길게요.”

“괜찮겠어? 무리라면 하지 마.”


이미 그녀는 성녀 무리를 향해 뛰어간 후였다.


항상 뒤에서 전투를 보조하던 라니엘.

웬일인지 이번에는 먼저 자처해서 나서는 모습은 낯설게 느껴졌다.


“...괜찮을까?”

“다 생각이 있으니까 그러는 거겠지.”

“용사님. 바로 시작해도 괜찮을까요?”


성녀들이 한데 모여 라니엘의 말을 들었다.

꽤 거리가 있는 바람에 대화 내용을 듣지는 못했지만, 심각하다는 것은 분명했다.

그렇게 길면서도 짧은 작전 타임이 끝난 그녀들은 노아에게 다가왔다.


“응, 가능한 빠르게 부탁해.”

“네. 여러분들, 지금입니다.”


그곳의 모든 성녀가 원형으로 마주 보며 무릎을 꿇고 둘러앉기 시작했다.

앉은 이후에 곧장 눈을 감고 양손을 모아 천천히 기도를 하기 시작했다.


“...신께 이렇게 간절히 부탁하노니, 성에 해를 가하는 저 악한 마물을 말뚝으로 제압해 주십시오.”


중얼거리듯이 무언가를 읊조리느라 제대로 들리지는 않았지만, 이상하게 마지막 문장은 선명하게 들려왔다.

기도가 끝이 나자, 부서진 성당 건물 안에서 건물의 기둥으로 보이는 모양의 황금빛 말뚝이 하늘로 치솟았다.

빛을 내뿜으며 날아오른 기둥은 방향 바뀜과 동시에 드래곤을 향해서 낙하하기 시작했다.


“저건?”

“뭐야, 성당에서 무언가 나왔어??”

“...저 말뚝은 신물로서 딱 한 번만 사용이 불가한 물건입니다.”

“저것에 당한 것은 무엇이든 제압이 가능하답니다.”


낙하함과 동시에 대부분의 성녀는 마력 과부하로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겨우 정신을 유지한 다빈 성녀와 라니엘은 노아와 카일린에게 말뚝에 대한 설명을 해주었다.


키에에엑!!!


정확히 명중한 말뚝은 드래곤의 몸통에 정확히 내리꽂혔다.

그것은 녀석의 단단한 비늘을 뚫지는 못했지만, 뚫는 것 못지않은 데미지와 함께 무사히 속박에 걸려든 것처럼 발버둥을 치고 있었다.

그리고 말뚝의 효과인 것인지, 신성력이 깃든 사슬 형태의 주술이 드래곤을 묶어대고 있었다.


“저 주술도 오래 버티지는 못할 겁니다.”

“고생하셨습니다. 라니엘도 고생했다.”


두 사람마저도 그의 말에 웃음을 띠며 의식을 잃고 털썩 쓰러졌다.


“후우.”


용사는 부러진 손을 이끌고 녀석의 코앞에 도달했다.


"크기가 너무 커서 압축이 되려나 모르겠지만."


드래곤의 날개에 손을 갖다 대었다.

노아는 호흡을 가다듬고 녀석에게 최대한 강하게 마법을 가했다.


공간과 중력을 다루는 그는 원하는 물체나 공간을 다루는 것에 매우 능했다.

베이지 않는 것은 공간 채로 갈라버릴 수도 있다.

당연히 물체를 압축하거나 팽창하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그렇기에 검이 없는 현재로서는 녀석 자체를 최대한으로 압축해서 소멸시켜 버리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쿨럭... 남은 마력을 너무 끌어다 썼나.”


기술이 무사히 발동된 것인지 드래곤이 있던 자리에는 뿌연 안개만이 자리하고 있었다.


“노아야?!”

“괜찮아요?”


카일린과 서하늘은 안개를 뚫고 그를 찾기 위해 소리치고 있었다.

쓰러진 용사를 본 카일린은 그를 얼른 부축해 일으켜 주었다.

몸을 가누기 힘들어 쓰러지긴 했지만, 정신을 잃은 것은 아니었다.

그러한 그가 그녀의 도움으로 일어나 숨을 돌리려던 그때.



“...이 몸이 어찌 이리된 것이냐? 날 당장 원래대로 돌려놓지 못할까??!”


어디선가 낯선 목소리가 귀를 자극했다.

자욱한 연기가 사라진 곳에서 열심히 날개를 퍼덕이며 날아오는 아담한 무언가가 노아를 향해 말을 걸었다.


“뭐야? 짱 귀여워?!”

“...너 혹시 그 드래곤이냐?”

“그렇다. 이 몸은 용왕 더글러스이니라.”


작은 생명체가 공중에서 날개로 허리춤을 잡고는 콧김을 내뿜었다.


저게 아까 전 그 커다란 녀석이라니.

아무래도 무언가 잘못되었다.


더글러스를 본 모두가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녀석을 껴안기 직전인 서하늘만 빼고 말이다.


“이게 아까 그거라고요?”

“그거라니, 그 무례한 손가락이나 집어넣거라.”


서하늘이 용왕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거대한 무언가를 몸짓으로 표현하더니 입을 다물지 못하는 표정으로 거리를 벌리기 시작했다.

더글러스는 그러한 그녀의 손가락을 깨물었지만, 젖니가 되어버린 탓에 간지러움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이상해.”


지금 노아의 마력량이라면 충분히 소멸했어야 마땅했다.

그런데, 소멸하지 않은 것도 모자라 작아진 모습으로 형태를 유지한 경우는 용사도 처음이었다.


“그만 만지거라.”

“생각보다 푹신한데?”


카일린은 서하늘의 모습에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손을 내뻗어 더글러스를 쓰다듬었다.

커다란 말뚝도 뚫지 못했던 비늘은 푹신푹신한 솜털이 되어있었다.

잠깐 만진 천상의 감촉에 그만 그녀는 용왕을 애완동물 만지듯이 마구 문지르기 시작했다.


“그나저나 원래 말할 줄 알아요?”

“나 같은 고위 생명체에게 언어를 구사할 줄 아느냐 묻다니 정말 실례군, 인간.”


혼자서 심각한 고민을 하는 용사에게는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았다.

더글러스도 어느새 두 여성의 손길에 적응하여 좋다는 듯이 품이 쏙 들어가 있었다.


“설마.”


7년 전의 과거로 돌아온 용사.

그렇다면 기억만 유지된 상태로 신체 능력과 마력량은 7년 전 상태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어쩌면 당연한 것이라 생각하며 그러려니 하면서 넘겼다.


“되었고, 얼른 이 몸을 원래대로 돌려놓거라!”

“안돼.”

“어찌 안된다는 것이냐.”


다짜고짜 노아에게 명령의 어투로 언성을 높였다.


“우리 다 죽으라고 돌려놓게? 그리고, 쟤들이 저렇게 좋아하는데?”

“으... 이 몸의 머릿속에서 인간을 모두 멸하라는 목소리가... 어라?”

“왜 그래?”


갑자기 날개로 머리를 붙잡더니 괴로워하는 듯이 발버둥 치다가 깨달았다는 얼굴로 노아를 바라보았다.


“머릿속의 목소리가 더는 들리지 않는다.”


얘기를 들어본 바로는 이랬다.

비르삭스의 비겁한 계략으로 봉인을 당한 이후에 계속해서 아스모데우스의 마법으로 모든 인간을 죽여야 한다고 녀석에게 세뇌를 반복해서 걸었던 것이다.

오랜 기간 봉인 당한 공간에서 세뇌를 받다 보니 미쳐가 버린 상태로 이곳에서 봉인이 풀렸다는 말이다.


“와, 진짜 악마 같은 짓이네요.”

“걔 악마 맞잖아.”

“아, 그러네요.”


서하늘은 너무했다는 말투로 혼잣말했다.

그 혼잣말에 노아가 답하자, 그녀는 손바닥을 위로 향한 후에 주먹으로 살짝 치는 제스쳐를 보였다.


“그럼 어쩔 수 없겠군. 원래대로 돌려줄 때까지 붙어 다니겠다.”

”좋을 대로 해라.“

”와아!!“


더글러스는 노아와 함께하겠다며 날개를 꼼지락거렸다.


”맞다, 라니엘은 깨어났으려나.“

”저 여기 있어요. 용사님.“


얘기를 나누던 와중 문득 눈에 들어온 부서진 성당 건물을 본 노아는 쓰러진 라니엘을 떠올렸다.

말이 나오기 무섭게 그의 뒤에서 라니엘이 무사한 모습으로 천천히 걸어왔다.


”잘 끝났나요?“

”그러게요. 이젠 진짜 끝난 거겠죠?“

”끝났다는 것은 내가 보장하지. 그 악마 녀석이 자신의 계획이 실패했다고 속삭이면서 내 봉인 장치를 부쉈던 기억이 똑똑이 있으니 말이다.“


성녀와 서하늘의 걱정으로 가득 찬 말에 용왕이 대신 답했다.


”여기 있었군. 드래곤이 사라지는 것을 보았네.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을 하려고 찾아왔다네.“

”맞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까 만났던 대장장이 영감과 오웰이 노아에게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말이 없는 편인 줄 알았던 라이드는 진심이 담긴 말투로 나지막이 말했다.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혹시 이름을 물어도 될까요?“

”...노아라고 합니다.“


진이 오웰의 뒤에서 나타나 용사에게 악수를 권하며 이름을 물었다.


이들에게 이름을 얘기 안 해줬었나.



”허허, 보답이라기엔 뭐하지만, 조만간 대장간에 꼭 한번 들러주지 않겠나?“

”빈말이 아니랍니다.“


라이드와 오웰이 그에게 더 가까이 다가갔다.

노아의 빈손을 본 영감은 알겠다는 표정으로 슬며시 턱수염을 손으로 쓸어내렸다.


”알겠습니다. 며칠 후에 제가 대장간으로 찾아 뵙겠습니다.“

”좋네. 쓸만한 도검으로 준비해 놓을 터니 기대하시게.“


라이드는 기대하라는 말과 함께 망설임 없이 뒤돌아서 뒷짐을 지고 용사에게서 멀어졌다.




똑똑똑.


”아스모데우스입니다. 들어가겠습니다.“

”그래. 얼른 들어와.“


다급하게 마신이 거주하는 장소에 찾아온 색욕의 악마.

문 너머에서 그녀가 조심스러운 노크와 함께 긴장된 말투로 입을 열었다.


”왜 이리 늦었어. 아스모데우스.“

”바쁘면 그럴 수도 있는 거지.“


폭식의 악마 바알이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시큰둥하게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반응을 보아하니 어이가 없는 상황은 그녀 때문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

분노의 악마 사탄도 화가나 당장이라도 뭔갈 부술 기세의 표정과는 다르게 차분한 말투로 그녀의 편을 들어주었다.


”마신님은 어디 계신가?“

”안 그래도 그 일 때문에 모인 거야.“

”그 일?“


비르삭스의 신좌는 비어있었다.

다들 불만이 있다는 표정인 것으로 보아 심각한 일인 것은 분명했다.


”뭐야, 아스모. 모른다는 눈치네?“

”뜸 들이지 말고 얘기해.“


오만의 악마 루시퍼가 탁상에 팔꿈치를 대고서 턱을 괸 자세로 삐딱하게 얘기했다.



”그 얘기는 내가 직접 하지.“

”???“


아스모데우스가 들어온 문과 반대편에 있는 다른 문에서 칠죄종이 아닌 누군가 들어왔다.


”이 녀석이 어딜!! 얼른 나와라!“

”진정해. 진짜 모르나 보네.“


천천히 걸어 들어온 이는 감히 건드릴 수도 없는 마신 비르삭스의 신좌에 자연스럽게 앉았다.

그 모습에 발작을 일으킨 그녀를 탐욕의 악마 바르바토스가 재빨리 막아섰다.


”되었다. 모두 앉거라. 난 오늘부터 마신의 자리를 대신하게 된 마신 대리자 멜키르라고 한다.“

”마신 대리자?“

”그래, 며칠 전 죽음을 맞으신 비르삭스 님이 직접 내리신 명령이니 불만이 있더라도 참고 따라주길 바란다.“


그래서 저렇게 다들 불만이 가득한 표정들이었구만.


”오늘부터 5년 뒤. 마신님의 부활을 위해 세워둔 계획을 전달할 테니, 잘 따라주기를. 이상.“


멜키르는 할 말만 전하고서 쿨하게 자리를 떠났다.


작가의말

이번 화도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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