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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듀글 님의 서재입니다.

용사의 스승은 마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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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완결

듀글
작품등록일 :
2024.05.16 15:51
최근연재일 :
2024.08.14 21:31
연재수 :
6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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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1
추천수 :
5
글자수 :
334,794

작성
24.05.22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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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6. 프라가라흐

DUMMY

“윽.”

“왜 그래. 어디 아파.”

“아니, 갑자기 귀가 엄청 간지러워서. 누가 내 욕이라도 하나 봐.”


노아는 대장간으로 향하다가 극심한 간지러움에 손가락으로 귀를 긁적이며 걸어갔다.



“계십니까.”

“아, 어서 들어오세요.”

“바쁘지 않은 적당한 시간대에 와주었구먼.”


5일이 지났다.


아르카디아의 부서진 건물은 마법 인부들 덕분에 엄청난 속도로 복구가 완료되었다.

성에서의 전투가 끝이 난 후에 재앙에서 살아남은 주민들은 생존을 축하하는 의미로 새로운 축제를 소소하게 열었다.


물론 노아와 일행들도 다 같이 사람들과 어울려 축제를 즐겼다.


“잘 지내셨습니까.”

“오 일밖에 안 되지 않았는가. 안부는 집어치우게.”

“여기에 앉으시죠.”


영감은 한참 오웰에게 재련 일을 가르치는 중이었다.

노아와 일행의 인기척을 발견한 두 사람은 하던 일을 멈추고 그들을 안으로 안내했다.


“그보다 말하신 물건은 무엇입니까?”

“성질 급하긴. 먼저 앉아서 얘기나 좀 함세.”


라이드와 함께 안쪽 공간으로 들어서자, 안에서 이미 서하늘이 자리에 앉아서 졸고 있었다.

대장간의 투박한 분위기와는 또 다른 손님용 방 분위기가 나른하고 따스한 느낌이었다.


“읏, 너무 늦으신 거 아니에요?”

“너는 왜 여기서 졸고 있냐.”

“저도 엄연히 초대받은 사람이니까요? 무심코 졸아버리긴 했지만.”


그들의 소리에 잠에서 깬 그녀가 툴툴대며 말했다.


“저희가 부른 거 맞아요. 그러니 얼른 앉아요.”

“선물도 중요하지만, 묻고 싶은 것이 많아서 말이에요.”


보답도 거저 주지는 않는다는 건가.


진이 마실 것과 간식거리를 노아와 일행이 앉은 자리 앞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무엇이 그렇게 궁금하십니까.”

“허허, 자네 정체가 무엇인가??”


라이드를 마지막으로 모두가 자리에 앉았다.

노인네는 앉자마자 간단하면서도 직설적으로 용사에게 물었다.


“...그저 평범한 모험가입니다.”


오웰과 진은 앉은 자세 그대로 그에게 부담스러운 눈빛을 발사하고 있었다.


“우리가 궁금한 것은 그런 말이 아니라는 것을 알지 않나.”

“......”

“아르카디아를 통째로 파괴해도 이상하지 아니할 그런 거대한 녀석을 한 번에 사라지게 만들다니 말이야.”


궁금할 만도 했다.

보통의 모험가는 드래곤은커녕 성 내에 득실대었던 마물 한 마리와 비슷한 전력을 가졌기 때문이다.

또한, 세계의 강자들은 대부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신을 알리고 유명세를 타게 되어 얼굴을 모를 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마신을 토벌했습니다.”


노아의 정체에 대한 이야기보다 더 주목을 끌만 한 화제를 과감히 꺼내었다.


“저희가 아는 그 마신 비르삭스가 죽었다는 말인가요?”

“하긴, 그 정도 힘이라면 그 드래곤 정도는 사라지게 할 만도 하군.”

“예, 당시에 저도 함께 있었습니다.”


카일린은 산 증인이라는 듯이 말했다.

화제를 돌린 것이 잘 통해 보였지만, 오히려 질문의 수가 늘어난 것처럼 보였다.


“예, 예? 잠깐, 잠깐만요. 마신이 죽었다고요? 정말 죽었단 말이에요?”

“그래. 뭐 문제 되는 거라도 있어?”


옆에서 조용히 음료를 홀짝이던 서하늘이 갑자기 뒷북을 치며 소리를 쳤다.


“마신... 죽었어... 근데... 집이 아니...네...?”

“아가씨, 왜 그래. 진정하고 앉아.”

“에에, 집에... 보내 줘...”


갑자기 알 수 없는 이유로 넋을 놓아버린 서하늘이 다시 자리에 털썩 앉았다.

그녀의 갈 곳을 잃은 눈동자는 하염없이 방 천장에 고정되어 있었다.

그런 그녀는 귀신이 들린 것 같은 말투로 집에 보내달라는 말만 반복하며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으으, 얘 좀 무서워.”

“괜찮아요? 하늘 씨? 이거 좀 마셔봐요.”

“으흐흑... 집...”


서하늘의 반응에 싸해진 분위기.

같은 공간에 있는 모두가 당황함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하나같이 그녀를 챙기려 애를 썼다.


“우... 울어?”

“이봐, 아가씨. 정말 괜찮은 거 맞지?”


진이 건네준 진정 효과가 있는 차를 마셨다.

괜찮아지는 것 같다가도 다시 그녀의 눈가가 촉촉해지며 눈물을 뚝뚝 흘리기 시작하는 모습이었다.


“그게 사실은...”


후에 힘겹게 입을 연 서하늘의 상태는 이러했다.


자신이 살던 세계에서 평범한 고등학생으로 지내던 그녀.

마술이라는 취미를 가지고 종종 친구들에게 마술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렇게 공연으로 자신이 사라지는 마술을 보여주기 위해 커다란 상자 속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상자에서 나온 그녀는 자신의 방이 아니라 현 세계의 숲 정상이었다.


무사히 숲을 살아서 나온 서하늘은 어찌저찌 아르카디아에서 적응을 마쳤지만, 머릿속에서는 지구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아르카디아의 마법 아카데미를 다니면서, 틈틈이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을 생각나는 것 모두 시도해 보았다.

그러나, 슬프게도 그 어떤 방법도 통하지 않았다.


서하늘이 마지막으로 생각해 낸 방법이 하나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그녀가 지구에서 잠깐 보았던 소설의 내용이었다.


그 소설의 내용은 자신이 살던 곳과는 다른 세계에 강제 소환된 사람이 용사가 되어 세상을 위협하는 존재인 마왕을 무찌른다.

그렇게 세계의 평화를 찾아온 용사는 원래 세계로 무사히 돌아갔다는 내용이었다.

서하늘도 자신이 이 세계의 악인 비르삭스를 처치할 용사라 생각했던 것이다.



“그런 거였군.”

“많이 힘들었구나.”


다른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던 서하늘은 그 방법만이 유일한 길이라 믿고서 지금까지 강해지기 위해서 버텨왔다.

지금까지 밝은 모습을 유지하며 지냈지만, 사실은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곳에서 지내는 불안감과 스트레스가 계속해서 쌓이고 있었던 것이다.



“후우... 죄송합니다.”

“이제 좀 진정이 됐어?”


무던히 긴 시간 동안 훌쩍이던 그녀에게 혼자만의 시간을 준 채로 남은 이들끼리 얘기를 나누며 서하늘을 기다렸다.

정신이 돌아온 그녀는 고개를 푹 숙인 모습으로 사과를 했다.


“민폐를 끼쳤네요. 정말 죄송해요.”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잖아요. 괜찮아요.”


그녀가 비운 찻잔에 진은 싱그러운 웃음을 지으며 친절하게 다시 채워주었다.


“흠, 노아 군. 드디어 기다리던 선물 시간이라네.”

“오.”


영감은 잘 펴지지 않는 허리를 일으켜 다른 방으로 들어갔다.

라이드를 따라 들어간 노아와 카일린은 벽에 걸린 수많은 무기와 장비들이 나열된 모습에 감탄사가 무의식적으로 나왔다.

도와 검부터 시작해서 도끼와 창, 방패와 마법용 스태프까지 줄줄이 걸려 있었다.


“작업 창고로 사용하는 곳이라 조금 지저분해도 이해 부탁하네.”

“괜찮습니다. 저겁니까?”

“그렇다네.”


그렇게 안으로 더 들어가자, 많이 닳은 모루 위에 올라가 있는 검 한 자루가 눈에 띄었다.


“모루 위에 있다는 것은 아직 완성되지 않은 겁니까?”

“정확히는 주인이 나타날 때까지 완성할 수 없는 검이라네.”


주인을 기다리는 검이라면...


영감의 말에 용사의 기대감이 조금 올라간 듯 눈썹이 위로 치솟은 표정이었다.


“손잡이를 한 번 잡아주겠나.”

“예.”


영감은 기대감에 부푼 그에게 왼손의 의수로 무기의 그립을 가리켰다.

오른손으로는 뒷주머니를 뒤적거리더니 재련용 망치를 하나 꺼내 들었다.


깡깡깡-.


노아가 검의 손잡이를 쥐는 순간이었다.

그를 알아보기라도 하는 듯이 은색의 밋밋한 색이었던 검이 푸른빛과 더불어 강렬한 마력을 띠기 시작했다.

라이드는 무기가 부서질 듯이 강하게 재련을 했지만, 검을 두드리면 두드릴수록 푸른빛은 되려 강해지고 있었다.


“후우, 완성되었다네.”

“...혹시 에고 소드입니까?”


재련이 무사히 끝난 라이드는 망치를 든 손의 손등으로 이마의 땀을 닦았다.


“그렇다네. 자아를 가지고서 주인을 기다리는 검. 에고 소드라네.”


용사의 질문에 역시나 하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에고 소드.

자아를 가지고서 무기에 따라 각기 다른 특별한 힘이 담겨 있는 전설의 검이다.

전 세계에서 에고 소드를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이는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희귀함을 자랑한다.

꼭 검이 아니어도 ‘에고 소드’로 분류되며, 자아를 가진 만큼 주인의 성격과 태도에 따라 시너지의 차이가 있다고 전해진다.



“한 달 전쯤이었지. 한 손님이 자신은 제대로 휘둘러보지도 못하는 무기라며 싼값에 넘겼지. 그 이후로 지금까지 이 검을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은 등장하지 못했고.”

“검의 이름은 프라가라흐라고 합니다. 주인에게 버려지고서 그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새 주인을 찾는다고 판매자가 얘기해 주었습니다.”

“...프라가라흐?”


라이드의 말에 덧붙여 오웰이 무기에 대해서 설명을 최대한 해주는 모습에 노아는 심각해진 표정으로 무기를 뚫어져라 보기 시작했다.


그 검의 이름은 노아도 들어본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혹시 그 검을 팔았다는 사람이 드라코니에서 왔습니까?”

“...맞습니다. 판매한 손님이 드라코니 출신이라는 말을 어렴풋이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어찌 아셨습니까??”

“드라코니?”


노아의 마음속에 떠돌던 불안함이 한곳에 자리 잡았다.


“말없이 떠나버린 자신의 이웃이 두고 간 물품 중에 하나였다고 했네.”

“...아무래도 그 검은 평소에 제 스승님이 쓰시던 검인 것 같습니다.”

“......!!”


그의 말을 들은 모두가 충격에 빠진 모습으로 눈이 두 배는 커진 상태였다.


처음 그 검을 본 노아는 색이 빠진 모습에 알아보지 못하고 비슷한 형태의 검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푸른색으로 빛나는 모습을 보니 색은 다르지만 분명히 멜키르가 소지하고 다니던 검과 같은 것이라는 생각이 불쑥 머릿속에 자리잡혔다.


“아무래도 주인을 잘 찾아간 듯해서 다행이라 생각하네. 허허.”

“아빠도 참.”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영감의 어색한 웃음에 오웰관 진이 대신 민망해하는 반응이었다.


새로운 검도 고맙지만, 프라가라흐가 앞으로의 노아의 여정에 매우 큰 도움이 되었음이 분명했다.


“노아 씨가 한 일에 비하면 감사받을 정도는 아니죠.”

“저는요? 저도 부른 이유가 있을 것 아니에요?!”


암울함에 녹아든 서하늘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활짝 핀 미소를 한 그녀가 노아의 뒤에서 갑자기 튀어나왔다.

그 모습을 본 모두는 기분이 나아진 모습에 다행이라 여겼다.


“물론 하늘 씨의 선물도 있죠! 기분이 좋아진 것 같아서 다행이네요.”

“물론 카일린 씨 것도요!”

“와!!”


서하늘에게는 달의 힘으로 정신력을 높여주는 힘이 담긴 스태프인 문스톤 스태프를.

카일린에게는 상처 재생과 마력 회복에 도움이 되는 캐모마일 브로치를 선물 받았다.


“보석이 너무 예쁘네요. 감사히 쓸게요.”

“저도 잘 쓰겠습니다.”


진이 높은 텐션의 목소리로 두 여성에게 준비한 선물을 꺼내 그들의 테이블 앞에 올려두었다.

서하늘의 반응에 흐뭇하다는 표정으로 그녀가 웃어 보였다.


작가의말

언제나 감사합니다.

이 작품에서 등장한 모든 이름, 인물, 사건들은 허구입니다. 실존하는 인물, 장소, 건물, 제품과는 일절 관련이 없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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