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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의 스승은 마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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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듀글
작품등록일 :
2024.05.16 15:51
최근연재일 :
2024.06.14 18:50
연재수 :
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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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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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수 :
157,715

작성
24.05.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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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 아르카디아

DUMMY

아르카디아 성의 주민들의 배는 되는 수량의 악마들이 침략해 오는 재앙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노아 혼자서 해결할 일이 아니었다.

그의 계획은 성주와 빠르게 접촉한 후, 라니엘을 통해 예언이 내려왔다는 거짓말로 사실을 알린 후에 성 내의 병사를 곳곳에 배치시키면 되는 것이었다.



“성주님?”

“엿들으려고 한 것은 아니지만, 이 몸을 찾으셨나요?”


말을 탄 그녀의 단정한 정장 차림과 더불어 모든 남성을 홀릴 듯한 고혹적인 외모.

무엇보다도 왼쪽 가슴 위치에 장식이 되어 있는 저 브로치.

세계에서 도시의 우두머리임을 증명한다는 상징의 브로치가 분명해 보였다.


“중요한 얘기 같으니, 자리를 옮기는 것이 어떨까요?”

“좋습니다.”


용사는 뭔가 오묘한 기분이 들었다.

성주를 찾는 것에만 하루가 넘게 소요될 것이라 생각이 들었다.

우연이라는 이유로 잘 풀렸다기에는 무언가 이상했다.


말을 탄 여성의 제안에 따라 발걸음을 옮겼다.


“어느새 성주님이 다른 분으로 바뀌었나 봐요.”

“그래?”


그녀를 따라가던 세 사람은 일정 거리를 유지하며 걸었다.

제일 뒤에 있던 라니엘이 노아를 향해 작게 속삭였다.



수많은 사람을 지나쳐 한참을 걸어간 그곳은 성에서 가장 큰 건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규모였다.

화려하고 높은 시계탑의 장식이 세 사람의 이목을 끌었다.



“그래서, 어쩐 일로 저를?”


집무실 안에 들어선 성주는 승마 장비와 외투를 벗어 하인에게 건넸다.

곧장 찻주전자의 앞에 서서 끓는 물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차를 직접 끓이시는군요.”

“아, 맞아요. 이 몸의 몇 없는 취미랄까요. 그래서 하인들에게도 찻주전자만은 건들지 말라 주의를 줘요.”


여유 넘치는 표정으로 직접 우려낸 차를 잔에 따르기 시작했다.

외모와 더불어 목소리와 말투마저 듣는 이를 금방이라도 홀릴 것만 같았다.


“믿으시기 힘드시겠지만, 짧은 시간 내에 성 내에는 전쟁이 일어날 것입니다.”

“전쟁이라, 어떻게 알죠?”


용사의 무표정인 모습은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고서 정색으로 가득 차게 바뀌었다.

그의 말에 놀란 성주는 마음을 가라앉히려는 듯이 얼른 차를 한 모금 들이켰다.


“이 성녀는 예언의 능력이 있습니다. 그렇게, 머지않아 악마와 마족이 도시를 파멸로 이끈다고 합니다.”

“...!!”


라니엘은 처음 듣는 소리에 적잖이 놀란 반응이었지만, 일단 조용히 듣고 있어 보기로 한 것처럼 입을 다물었다.


“들어오시면서 봤겠지만, 성벽에는 그 어떤 마법도 통하지 않아. 마신이 직접 침입해 오지 않는 이상, 이곳은 안전해.”


성주는 미소를 지으며, 자신감 넘치는 당당한 말투로 팔짱을 꼈다.



“그러니까, 멈춰달라고 손수 부탁하잖아. 색욕의 악마 아스모데우스.”

“...어떻게 이 각인을 알아본 거지? 세몬의 일원조차 아는 이가 없는데 말이야.”


그녀와 눈을 마주하며, 용사는 자신의 오른쪽 눈 아래를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리며 웃었다.

처음 보았을 때는 승마 투구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던 오른쪽 눈 밑의 균열을 마주하자, 그녀의 진짜 정체를 눈치챘다.


색욕의 악마, 아스모데우스.

마신 비르삭스의 직속 악마 중의 한 명.

이 직속 악마들은 ‘칠죄종’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세몬에 소속된 이들조차 얼굴 한 번 보기 힘든 존재들이다.


“내가 우연히 칠죄종을 만나 본 적이 있어서 말이야.”


성주는 발가벗겨졌다는 표정이 되어 용사를 죽일 기세로 쳐다보았다.


노아는 저번 생에도 아스모데우스를 본 적이 없다.

하지만, 칠죄종들만이 가진 균열은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칠죄종의 균열은 마신과 계약을 통해 힘을 얻었다는 증거이다.

기본적으로 녀석들은 자유롭게 인간의 모습으로 변할 수 있지만, 균열만은 절대 지우거나 가릴 수 없게 되어 있다.

색욕의 악마 같은 경우는 쪼개진 하트를 연상시키는 문양의 균열이 오른쪽 눈 밑에 자리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렇게 독특한 장비를 착용하고 있었군.”

“쳇, 설마 알아볼 줄은 몰랐네.”


말에 오를 때 착용하는 일반적인 승마 장비와는 조금 다른 형태인 이유가 있었다.


“아르카디아에서 일어날 재앙 말이다. 너희들 짓 맞지?”

“맞아. 평범한 인간인 줄 알았는데, 많은 걸 알고 있구나.”


아스모데우스는 여유가 넘치던 성주의 얼굴은 어느새 사라지고, 본성이 나온 듯이 새침해진 표정을 하고 있었다.


“멈출 수는 없는 것인가?”

“내가 죽더라도 계획은 정상적으로 진행될 거야.”

“그럼, 멜키르라는 사람을 아나?”

“응? 전혀.”


그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떠본 말이 예상대로 거절당하자, 스승에 대해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멜키르라는 이름에 흠칫하는 모습이었지만, 모른다는 녀석에게 더는 물어볼 방법은 없었다.


“나도 답해줬으니, 그쪽도 내 질문에 답해주는 것이 공평하지 않겠어?”

“거짓 간파까지 사용하다니. 그 정도로 궁금한 거야?”


거짓 간파.

마력을 이용해 상대가 하는 말의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기술.


성주는 질문하면서 용사를 빤히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녀의 왼쪽 눈이 붉게 빛나기 시작하면서 눈 주위에 핏줄이 바짝 선 모습이 되었다.


“니네들이 모시는 마신을 죽인 모험가다. 이 둘은 그냥 평범한 내 동료일 뿐이고.”

“신님이 죽었다고? 그런 망언은 자제해라.”

“거짓 간파가 멀쩡히 작동하고 있는 것 같은데?? 너무 달라붙지 마.”


색욕의 악마는 마신이 죽었다는 말에 욱하는 반응과 더불어 노아에게 달려들어 그를 눕힌 상태로 팔을 이용해 목을 조르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용사는 침착하게 거짓말이 아니라고 말하면서 그녀를 가볍게 떼어놓았다.


“뭔 악마가 저렇게 감정 조절을 못해.”

“크흠. 진짜 소멸하셨다는 건가...”


보다 못한 카일린이 그녀를 향해 과감하게 한 마디 날렸다.


“후우, 우리의 티타임은 여기까지인 것 같네?”

“잠깐...!”



아스모데우스가 다급해 보이는 모습으로 세 사람에게 싱긋 웃어 보였다.

그녀의 눈동자가 전부 검게 변하는 것과 동시에 정신이 몽롱해지면서 몸에 힘이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즐거운 ‘축제’가 되기를 바랄게. 달링.”

“안돼, 아스모...!!!”


카일린과 라니엘은 이미 의식을 잃고 쓰러진 상태였다.

무거워지는 몸과 눈꺼풀에 쉽사리 저항하지 못하고 그대로 정신을 잃기 직전인 그에게 아스모데우스는 손 키스를 날리곤 사라졌다.


“근위병, 이것들 들고 밖에다 던져 놔.”


아스모데우스는 세 사람을 밖으로 내보내고서야 기분이 단단히 상했다는 표정으로 얼굴을 일그러트렸다.



“으으, 다행히 바깥인가.”


노아가 정신을 차리고 일어난 곳은 건물 안의 집무실이 아닌 바깥이었다.

하늘은 마지막으로 보았던 화창한 날씨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잿빛의 먹구름에 집어삼켜진 듯한 풍경이 되었다.


“잠깐, 설마.”


용사는 눈을 감고, 그의 공간 감지 능력을 사용해 주변을 훑듯이 탐색하기 시작했다.

주변에는 불안정한 마력의 기운이 주위를 점점 채워나가고 있었다.

불길하게만 느껴지는 이 마력은 분명히 마족의 것이었다.


설마 재앙이 시작된 것인가.


“무슨 일이야??”

“일어났어?”

“네.”


라니엘과 카일린이 거의 동시에 정신을 차렸다.


“용사님. 역시 무언가 알고 아르카디아로 오신 거였군요.”

“...미안해. 나쁜 의도로 숨긴 건 아니었어.”


라니엘은 예상했다는 눈빛을 하며 말했다.


“아닙니다. 오히려 이제야 용사님 답다고 느껴지는걸요.”

“고마워. 일단 방법을 찾아보자.”

“좋아.”


그녀는 신뢰감이 가득한 미소를 노아에게 보였다.


“일단 무슨 상황인지 설명해 주시겠어요?”

“상황 말이지.”


최대한 침착하려는 성녀는 침을 꿀떡 삼키며 설명을 요구했다.

아르카디아의 재앙은 치밀하게 준비가 되어 있다.


악마의 마력이 이어진 조각상이 성 내에 총 네 개가 존재한다.

그 조각상은 하나같이 불쾌한 마물의 외형을 하고 있으며, 주변에는 게이트도 붙어있다.

악마들의 본거지와 연결되어 있는 게이트에서는 부수지 않는 이상 무한하게 마물들이 쏟아져 나온다.

그렇기에 이 재앙을 막으려면 게이트와 연결된 조각상을 파괴해 마물들의 생성을 조금이라도 빨리 멈추는 것이 관건이다.



“혹시 저게 네가 말하는 재앙이라는 거야?”

“응? 맞는거 같은데?”


한참 두 사람에게 설명하던 순간, 카일린이 손가락으로 무언가를 가리켰다.

언뜻 사람처럼 보이지만, 기괴하게 굽은 허리와 조금씩 떨어져 나간 살점.

구울의 모습이었다.


무엇보다도 그 옆에 떡하니 구울과 스켈레톤을 소환해 대는 게이트까지.


빠각.


검으로 조각상을 단숨에 베었다.

반으로 갈라진 것은 경쾌하게 빠개지는 소리와 함께 마력을 잃었다.


운이 좋았다.

아스모데우스와 교섭이 실패한 것 치고는 좋게 흘러가고 있다.

3일뿐이지만, 그만큼 앞당겨 섣부르게 완전한 상태로 시작되지 않았다는 것.

거기다, 조각상 하나를 시작과 동시에 부쉈다는 것.



“그니까, 저런 조각상을 찾아서 부수면 된다는 거지?”

“아니, 부수는 건 나로 충분해. 너희가 도와줄 일은 따로 있어.”


저번 생의 아르카디아에서는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마물들을 막아내는 것만으로도 버거워 조각상의 비밀을 알아내지도 못하고 깨진 독에 물만 붓고 있었을 것이다.


“거기, 외부인.”

“응??”


이제 막 카일린과 라니엘에게 말을 꺼내려던 순간이었다.

몇 명의 사람이 다가와 맨 앞에 선 노인이 날이 선 눈빛을 하며 그들을 불렀다.


“놀라셨다면 죄송해요.”

“다름이 아니라, 현재 도시가 위협받고 있어요. 늦지 않았으니 얼른 도망가세요!”


노인의 뒤에 있던 남성과 여성이 그를 제치고 앞으로 나왔다.

젊은 여성이 미안하다며 뒷목을 만지며 사과했다.

연달아서 남성은 아르카디아를 빠르게 떠나라는 말을 꺼냈다.


“말씀은 감사하지만, 저희는 도망가지 않을 겁니다.”

“움직이지 말아요!”


그들의 말에 노아는 굳센 표정으로 괜찮다고 사양했다.

갑자기 사과를 건넸던 여성이 손에 쥔 활을 당겨 카일린을 향해 화살을 쏘았다.

놀란 바람에 경직된 그녀를 향해 날아간 화살은 방향을 꺾어 그녀의 뒤로 날아갔다.

마법이 깃든 화살은 자유자재로 날아가더니, 정확하게 카일린을 노리던 스켈레톤의 이마에 꽂혔다.


“이곳 사람도 아닌데, 저들에 맞서 싸우겠다는 건가?”

“네, 영감님.”


노인은 영 언짢다는 말투로 말을 이어 나갔다.


“무례하게 군 점, 정말 죄송합니다. 저희는 성에서 대장간을 운영하는 사람입니다. 저희 아버지인 라이드. 저는 오웰이고, 활 솜씨가 좋은 이 친구는 제 여동생 진입니다.”


용사의 확신에 찬 말투와 표정으로 오웰은 그에게 악수를 위한 손을 건네며 다가왔다.


“좋습니다. 저에게 좋은 계획이 있는데, 어떠십니까?”

“계획 말입니까?”


예의를 갖추어 다가온 그에게 노아는 악수를 받아주며 유쾌한 모습으로 그들에게 말했다.


작가의말

보러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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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8. 악마의 저택 24.05.24 9 0 11쪽
8 7. 수상한 발자국 24.05.23 10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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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4. 아르카디아-3 24.05.20 14 0 12쪽
4 3. 아르카디아-2 24.05.19 14 0 12쪽
» 2. 아르카디아 24.05.18 22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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