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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환자가 이 세계 신이라니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김율무
작품등록일 :
2021.05.12 12:22
최근연재일 :
2021.06.22 01:57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4,718
추천수 :
254
글자수 :
167,738

작성
21.06.14 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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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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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2쪽

엘리시아에 들어가다 - 1

DUMMY

월광조차 들어오지 않는 방은 붉은 라이트 마도석만 밝게 빛을 내고 있었다.


그것도 잠시 어두운 그림자가 스멀스멀 기더니 이내 곧 본 모습을 드러내기 위해 천천히 일렁거리며 형상을 이루고 있었는데.


그 앞에 한 남자가 조용히 눈을 감고 있는 곳으로 서서히 가까워지자 그림자에서 나온 검은 인영이 나지막하게 입을 열었다.


"상황 보고하겠습니다. 현재까지 특별한 행동은 없으며 각 인원은 현재 취침에 들어갔습니다."


눈을 감고 있는 남자는 바로 간프였다.

간프는 아무런 미동도 하지 않고 그저 손만 살짝 들어 표현하자 검은 인영이 고개를 숙이며 그대로 사라지기 시작했다.


책상 위에는 널브러진 종이들이 있었고 내용을 보니 일반적인 편지와는 다르게 피로 적힌 글들이 쓰여 있었다.


[날 즐겁게 해주렴.]


그동안 이그니온에 대해 소식을 전해주던 동료들이나 정령들은 그 수가 점점 줄어들어 이제 거의 없다시피 했다.


그저 살아 돌아오게 되면 새파랗게 질린 표정이나 회생 불가한 모습으로 편지를 전하고는 그대로 목숨을 끊어버리는 게 다반사였다.


그렇게 조용한 방 안에서의 간프는 천천히 호흡하며 깊은 고뇌에 빠진 듯했다.




---




우두둑!


마치 뼈가 부러지는 듯한 소리를 내며 침대에서 몸을 비트는 청년은 바로 김 신.


'아오, 죽겠네.'


요즈음에 하도 누워만 있다 보니 온몸의 근육과 뼈가 다 뭉친듯한 느낌이 들었다.


어찌 된 영문인지 오늘따라 거실이 조금 왁자지껄하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어서 조심스럽게 방문을 열고 나오는 김 신을 반갑게 인사하는 시현이 보였다.


"어 안녕! 잠깐 요 앞에 마트 가다가 엄마랑 만나서 초대받았어."


"아들 얼른 씻고 나와 밥 먹자."


두 여자는 간단하게 한마디만 하고는 김 신을 아랑곳하지 않고 이야기를 계속 이어나갔다.


"어머니 글쎄 저번에 저희가 갔던 음식점이 방송에 나왔더라고요."


"어머 어머 진짜? 어쩐지 그 집이 서비스가 좀 좋긴 했어, 밑반찬도 딱 내 스타일이고, 그러면 우리 오늘 저녁은 거기 가서 먹을까?"


"어머! 좋아요! 오늘은 제가 살게요. 저번에 너무 얻어먹기만 하고 죄송해서요."


시현의 말에 엄마는 내심 좋아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극히 거절하셨다.


"네 마음만으로도 충분히 고마워서 그래, 그리고 그런 돈은 잘 모았다가 나중에 맛있는 거 따로 사 먹어."


화장실에서 막 씻고 나온 김 신을 눈치채지도 못하고 이야기꽃을 펼치고 있었다.


"뭐야 둘이, 왜 이렇게 신났어."


어색하게 이야기를 꺼내자 먼저 반응을 보인 것은 시현이었다.


"뭐야, 언제 씻고 나왔어? 요즘 글은 잘 써가고 있어?"


"하나만 질문하라 하나만."


엄마는 나를 보고 일어나고 있었는데 시현의 말에 돌연 놀라는 표정이었다.


"뭐야? 글이라니?"


"에? 어머니한테 말 안 했었어?"


엄마는 무언가 생각이 나는 듯했지만 무언가 서운함이 느껴지는 듯했다.


"저번에 뭐 작업한다고 했던 것 같은데, 글 쓰는 거였니? 미리 말해주지 어떤 거 쓰는데?"


"아··· 아니에요. 그냥 요즘 쓰고 싶었던 글이 있어서 저번에 도전 못 했던 거 쓰고 있어요."


시현은 자신 때문에 어색해지는 공기를 느끼다가 화제 전환을 하기 위해 평소보다 조금 더 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 그랬구나! 어머니 제가 뭐 도와드릴 일 있을까요?"


일어나며 엄마가 계시는 부엌으로 들어가 둘이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시현이 너한테만 이야기 한 건가 봐. 아들 키워봤자 쓸모가 없다더니 어휴···"


"에이··· 아니에요. 어머니 신이도 뭔가 아직 준비가 덜 돼 있으니 말을 못했을 거에요."


"그래도 요즘 잠만 자는 줄 알았는데 뭔가 하려고 한다고 들으니 다행이기는 하네, 저번에 말을 한 것 같긴 한데 글 쓰는 건 상상도 못 했네."


"저도요! 그래도 뭔가 분위기가 잘 어울리지 않아요?"


"호호! 뭐라니."


아들의 칭찬에 내심 기분이 좋아지시는 어머니는 금세 밝아지시며 시현이와 함께 부엌에서 둘이 도란도란 끊임없이 이야기하며 식사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갑자기 어디선가 낯선 벨소리가 들려왔다.


"아! 어머니 죄송해요. 저 잠시 통화 좀 하고 올게요!"


시현이 휴대폰을 확인하고는 갑자기 온 전화를 받기 위해 내 방에 자연스럽게 들어가서 통화를 했고 엄마는 시현이가 없는 틈을 타 다시 한번 내가 들리게 독백을 하셨다.


"어휴 진짜. 아들 키우면 다 소용없다더니 이런 걸 보고 말하는 거구나 그래도 엄마는 시현이면 다 오케이다."


나는 당황하며 닫힌 문을 바라봤고 엄마를 향해 이야기했다.


"아니 무슨 말이야 엄마! 괜히 시현이 불편하게 그러지 마요."


"뭐야 이젠, 시현이만 괜찮으면 된다는 거야?"


"아?"


나는 순간 당황하며 엄마의 말에 반박하지 못하자 이내 의미심장한 미소를 하셨다.


이내 곧 시현이가 통화를 마치고 내 방에서 나오며 죄송스러운 표정으로 엄마한테 달려갔다.


"어머니! 죄송해요··· 지금 회사에서 갑자기 업무 요청이 들어와서 급하게 가봐야 할 것 같아요···"


"어머 어머, 어쩜 그런 회사가 다 있니 쉬는 날엔 좀 쉬게 해야지."


"그러게 말이에요."


울상을 짓던 시현이는 이어서 엄마의 손을 잡았다.


"오늘 아쉽게 식사는 못 하지만 다음에 진짜 맛있는 거 먹으러 가요!"


"그래그래, 급한 것 같은데 아이고 밥도 못 챙겨주고 어떡하니···"


"괜찮아요! 다음에 더 맛있는 거 먹으면 되죠. 헤헤."


미소를 보이며 이야기하는 시현이는 급하게 인사를 하고는 달려가는 소리가 들렸다.


"하이고 시현이가 들어오면 정말 딸 같아서 너무 좋을 것 같···"


"아 엄마! 그만 해요. 아니라니까."


엄마는 모르쇠 표정으로 밥을 마저 차려주시고는 거실의 소파로 걸어가셨다.


"누군 연애 안 해봤나. 어휴 답답한 것."


밥을 한술 뜨던 숟가락이 잠시 멈칫하며 엄마를 째려보자 그 시선을 느끼셨는지 아무렇지도 않게 티비를 켜시며 채널을 돌리고 계셨다."




---




생각보다 늦게 파이에게 오게 됐는데 일행들이 있는 곳은 다름 아닌 마을의 시장처럼 보이는 곳이었다.


"자! 자! 사세요! 요 앞에서 잡은 맛있는 토끼 고기입니다!"


"직접 키운 데루에요! 와서 한 번 맛보세요!"


데루라고 하는 것은 현실에서의 감자처럼 생긴 것 같은데 모양이 뭔가 감자보다는 2배는 커 보이는 것 같았다.


여러 물건이 오가고 사람들의 모습을 투어하던 일행들을 안내하는 사람은 바로 베르도였는데 아무 말 없이 주위를 둘러보며 걷기만 할 뿐 다른 설명은 따로 없었다.


왁자지껄한 시장을 지나쳐 광장의 중앙에 도착하니 딱 봐도 난민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저기는 무엇이죠?"


파이가 궁금한 듯 이야기하자 베르도는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기 시작했다.


"이곳은 크리퍼 혹은 전쟁으로 인해 갈 곳이 없으신 분들을 저희가 모셔왔습니다. 강제가 아닌 저분들의 의지로 오신 거죠."


그렇게 말하고는 베르도가 건물에 가까워지자 앞에 있던 경비원들이 경례하며 예를 갖췄다.


"충성! 베르도님 안녕하십니까!"


"네, 고생이 많으십니다. 잠시 업무가 있어서 여기 있는 일행들하고 먼저 들어가 보려고 하는데 괜찮을까요?"


"네!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경비원은 잠시 자리를 비워 안에 들어가더니 몇 분도 지나지 않아 바로 나와 안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문을 열어주었다.


"감사합니다."


베르도는 감사의 말을 전하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들어가기 시작했고 파이와 일행들도 그 뒤를 따라서 들어가기 시작했다.


안에는 난민들로 보이는 많은 사람이 순서에 맞게 무언가를 받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사람들이 살아갈 수 있도록 기초적인 지원과 어떤 사람인지를 알 수 있도록 등록증을 만들어 주고 있답니다."


베르도는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발을 올리며 천천히 이동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의 적성에 맞게 업무를 저희가 부탁해 처음에 지원한 금액을 돌려받는 식으로 하고 있죠. 아직 마을이 크게 성장하지 못해 많은 사람의 힘이 필요하답니다."


말을 마치며 끝내 도착한 곳은 빨간색으로 칠이 된 문이 보였다.


똑- 똑-.


"네, 들어오세요."


베르도는 90도로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올렸다.


"안녕하십니까. 데이얀님 잘 지내셨나요?"


"하하, 베르도씨 저는 잘 지냈죠.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데이얀이라고 불리는 사람은 짧게 잘 정돈된 검은 머리에 왼쪽 뺨에 큰 상처가 있는 사람이었다.


"자리에 앉으세요."


데이얀은 미리 준비해 놓은 하나뿐인 의자에 베를 도를 앉히고는 나머지 일행들인 우리들을 세워놓고는 아까와는 다른 표정으로 날카롭게 쳐다봤다.


"이분들인가요? 테리의 펜던트를 가져와 주신 분들이."


"네, 간프님하고 충분히 이야기를 나누고, 오늘부로 이곳에서 생활 할 수 있도록 부탁드리려고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하하하. 그렇군요. 그런데 베르도님이 같이 오신 걸 보니 뭔가 있는 건가요?"


베르도의 실눈이 제이와 마크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우선, 여기 두 분은 하급 크리퍼를 상대할 수 있는 용병 생활을 하셨던 분들이라 따로 부탁을 드리기 위해 이렇게 찾아왔고···"


간단하게 우리를 설명을 마친 베르도는 마지막으로 입을 열며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간프님께서 부탁하시기도 하셨고, 여기 두 분께서 작은 신당을 만들고 싶다고 하셔서 부탁 좀 드리려고 합니다."


베르도의 말에 고민을 하는 듯 데이얀이 파이와 루나를 바라보며 책상을 일정한 박자로 검지로 치고 있었다.


"작은 신당이라··· 교회를 말하는 건가?"


베르도가아닌 파이와 루나에게 질문하는 것 같았다.


"네! 맞습니다!"


파이가 자신 있게 답을 하자 데이얀의 표정이 순간 일그러지는 것 같아 루나의 뒤에 숨어버렸다.


"하하하··· 죄송합니다. 지금 주거할 집들을 지으시는데도 많이 바쁘실 텐데··· 간프님께서 특별히 부탁드린다고 꼭 전해달라 하셨습니다."


데이얀은 그제야 표정을 풀며 입을 열었다.


"간프님의 부탁이라면 거절할 수 없죠··· 네 최대한 한 번 힘을 내도록 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데이얀님."


베르도는 가볍게 고개를 숙이고는 일어났다.


"저는 이만 돌아가 보겠습니다. 모두 여기서 인사드리고 나중에 또 뵙도록 하겠습니다."


베르도가 인사를 하자 일행들도 덩달아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나누고는 나가는 베르도를 뒤로한 채 앞에 있는 데이얀을 바라보았다.


"안녕하세요, 인사가 늦었습니다. 데이얀입니다. 보시다시피 이곳은 아주 바쁜 곳입니다. 난민 문제 해결, 용병, 잡부 등등 여러 가지 일을 도맡아서 하고 있죠."


데이얀은 손에 들고 있는 종이를 보며 한 사람 한 사람 시선을 주고받기 시작했다.


"오늘 아침 이야기 들었습니다. 이곳에서 생활하시겠다고."


그렇다 일행들은 내가 없던 사이에 선택한 것이다.


이곳에 머물며 왕국에 반기를 들것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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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신을 알려보자 - 2 21.06.19 43 1 12쪽
28 신을 알려보자 - 1 21.06.17 48 1 12쪽
27 김 신의 첫 부탁 21.06.17 47 2 12쪽
26 엘리시아에 들어가다 - 3 +1 21.06.16 53 3 12쪽
25 엘리시아에 들어가다 - 2 +1 21.06.15 61 3 11쪽
» 엘리시아에 들어가다 - 1 +1 21.06.14 60 3 12쪽
23 펜던트의 비밀 +1 21.06.09 66 3 7쪽
22 선택의 기로 - 2 +1 21.06.08 74 3 12쪽
21 선택의 기로 - 1 +1 21.06.07 73 4 12쪽
20 왕국의 비밀을 듣다 - 2 +2 21.06.04 87 5 12쪽
19 왕국의 비밀을 듣다 - 1 +1 21.06.03 69 3 12쪽
18 붉은 달 - 3 +1 21.06.02 75 4 12쪽
17 붉은 달 - 2 +1 21.05.27 78 4 11쪽
16 붉은 달 - 1 +2 21.05.26 96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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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폭풍전야 - 4 +1 21.05.24 104 4 12쪽
13 폭풍전야 - 3 +2 21.05.23 104 6 12쪽
12 폭풍전야 - 2 +1 21.05.22 106 4 12쪽
11 폭풍전야 - 1 +1 21.05.21 120 6 12쪽
10 거점 - 3 +4 21.05.20 137 7 11쪽
9 거점 - 2 +2 21.05.19 149 7 12쪽
8 거점 - 1 +1 21.05.18 175 9 12쪽
7 운명 - 3 +2 21.05.17 203 9 11쪽
6 운명 - 2 +6 21.05.16 222 12 12쪽
5 운명 - 1 +4 21.05.15 286 11 12쪽
4 능력을 얻다 - 3 +4 21.05.14 379 1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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