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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환자가 이 세계 신이라니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김율무
작품등록일 :
2021.05.12 12:22
최근연재일 :
2021.06.22 01:57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4,699
추천수 :
253
글자수 :
167,738

작성
21.05.14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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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능력을 얻다 - 3

DUMMY

6명의 살아남는 모습이 생동감 넘치게 보이는 옆에는 김 신이 서 있었지만 같은 공간에 있는 사람들은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았다.


쓰러진 크리퍼의 옆에서 얼굴을 찌푸리며


"와, 진짜 엄청나네."


그러자 가만히 있던 여자아이인 파이가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고 제이가 크리퍼의 녹색 피가 묻은 검을 쓱 닦으며 파이에게 다가갔다.


"왜 그러니?"


"아.. 아니요, 갑자기 뭔가 소리가 들린 것 같아서요."


김 신은 파이를 유심히 보다가 미약하게나마 느껴지는 것이 의심에서 확신으로 바뀌었다.


위이잉~.


휴대폰의 진동이 울렸다.


【파이의 원(願) - 불행한 이곳에서 살아남아 행복해지고 싶다.】


딱 보아도 아직 중학생에서 고등학생 정도로밖에 안 보이는 앳된 모습의 파이의 얼굴에 나는 어릴 적에 내 모습이 겹쳐 보이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었다.


붉은 기운이 온몸을 감싸며 하나의 구체를 만들기 시작했다.


현실과는 다르게 더 많은 힘이 들어가고 마치 내 생명의 기운들이 빨려 들어가는 기분이었다.


“크으으··· 이거 생각보다 만만치 않은데?”


어느 순간 어두웠던 공간에 조그마한 구체의 빛이 파이의 앞에 내려앉았다.


6명은 처음 보는 광경에 입이 벌어지며 파이의 앞에 있는 구체를 일제히 바라보며 멍하니 바라보기 시작했다.


“이.. 이게, 뭐죠..?”


“저런 거 처음 보는데?”


“어어..!?”


다들 당황하며 정신을 차리고 혹시라도 아는 사람이 있을까 싶어 주위를 둘러보며 설명해주길 기대했지만, 그 누구도 적절한 답을 해줄 수가 없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들 제가 비록 지금 큰 힘이 되어주지는 못하지만 늘 곁에서 지켜보고 있겠습니다. 살아남아주세요.]


순간 80%가 넘었던 휴대폰 배터리가 5% 미만이 되며, 나는 이 한 마디를 끝으로 온몸에 진이 빠져버리고 말았다. 엄청난 에너지 소비였다. 마치 마라톤을 완주했다면 이런 느낌일까.


‘알고는 있었는데, 이 정도로 힘들 줄이야··· 도움을 주려면 이 생명 에너지를 더 얻어야 할 필요가 있겠어.’


붉은 기운에 대한 나의 결론이다.


‘내 생명의 기운이 눈으로 보이는 것.’


하지만 내 한 마디가 엄청난 위안이 된 것인지 6명의 표정을 불과 몇 분 전이랑은 딴 판이 되었다.


“신.. 신이 있어요! 제 기도가 닿았나 봐요!”


파이의 말에 나는 한순간 이들에게 신이 되었고, 모두 어두운 동굴 속에서 작은 광원을 찾은 것처럼 얼굴에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우리 살 수 있는 거겠지!?”


시안의 말에 마크가 고심하는 표정을 지으며 답변을 했다.


“흠.. 지금 상황은 믿을 수 없지만, 좋은 징조라고 할 수 있겠죠. 하지만 바로 옆 마을까지의 거리는 마차로 1주일이긴 한데, 지금 상황이 크리퍼들한테 안전하지···”


제이가 말을 하는 마크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말을 끊었다.


“일단 저희를 바라보고 계신다는 신이 있다는 것은 정말 좋은 징조입니다.”


제이의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우선 여기는 아직 안전한 지역이라 판단이 되지 않으니, 모두 힘들지만, 마을과 멀어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시안씨 말의 상태는 괜찮아졌나요?”


“20분 정도의 시간이 있으면 괜찮을 듯합니다.”


그렇게 생존자들을 뒤로 한 채 나는 현실로 돌아갔다.


현실의 시간은 파이가 있던 세계와 동일하게 흘러간 것 같다. 온몸이 땀으로 뒤범벅되고 피로가 장난이 아닌 것이.


“와.. 능력 막 사용하다가는 진짜 골로 가겠네.”


그도 그런 것이 지금 몸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


능력의 사용 방법은 알지만 눈앞에 형상화한 것과 말 한마디에 이 정도면.. 어느 정도의 힘이 필요한지 몰랐기에 이런 결과를 낳은 것 같다.


그렇게 오늘 하루의 피로와 능력의 후유증으로 쓰러질 듯 잠이 들어버렸다.




***



새벽 4시 43분


갑작스럽게 감은 두 눈이 떠지며 순간 파이가 걱정돼서 바로 휴대폰을 켜니 배터리는 24%.


따로 능력을 사용하지 않아도 휴대폰 화면으로도 간단하게 그곳의 상황을 알 수 있었다.


다행히도 잠이 드는 동안 별 탈은 없었는지 제이가 모닥불을 지키며 불침번을 서고 있었고, 베라와 그녀의 아들 진 그리고 파이가 마차에서 잠을 자고 있었고 다른 인원들은 모닥불을 둘러 한 자리씩 차지하고 있었다.


어제와 같이 현장에서의 생생함은 느껴지지 않았지만 그들의 모습을 보고 나니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손에는 아직도 힘이 제대로 들어가지도 않았다.


‘이거, 정리를 좀..’


천근만근 같은 몸을 일으켜 책상 위의 노트북 전원을 켰다. 조용한 방안에 노트북 팬이 돌아가는 소리가 나지막이 들리기 시작하고 어두웠던 방 안에 노트북 화면의 빛이 밝게 빛이 나기 시작했다.


글 쓰는 용도로만 썼던 오래된 노트북의 키보드에 손을 올려놓으니 감회가 새로웠다. 늘 몸이 좋지 않아 새로운 세계, 판타지, 만화와 같은 내 상상 속 세계를 글로 만들어가던 그 노트북이 정말 다른 세계, 그리고 내 생존을 위해 글로 정리하는 이 순간이 정말 감사하게 느껴졌다.


『 능력 정리하기


휴대폰 배터리 = 생명 에너지 : 만일 다 쓰게 된다면. (테스트 안 해도 알 것 같음)

생명 에너지는 회복이 된다.

분신의 세계에 들어갈 수 있다.

실체화, 의지 전달과 같이 세계에 영향을 주는 능력은 현재 1번이 최대일 것 같음.

운명 능력. 아직 사용해보지 않음.

영향 능력. 아직 사용해보지 않음.

분신의 알림 기능. 』


“이 정도인 것 같은데, 배터리가 내 생명인가···?”


어이가 없는 상황에 웃음이 나온다. 하지만 말이 안되는 게 충전기를 꽂아도 충전은 되지 않고 내 몸 상태를 반영한 듯 일어난 시간보다 조금 괜찮아진 것 같으니 배터리의 양은 벌써 32%가 되어있었다.


“내가 휴식을 해야.. 충전이 되는 거면.. 이것도 적어놔야겠다.”


휴식 = 충전


노트북에 정리된 능력을 한 번 더 살펴보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어제부터 있었던 일들이 말도 안 되고 비현실적인 일들이 계속 일어나니 헛웃음이 나왔다.


이렇게 내가 살아남을 수 있다면, 그리고 다른 세계의 존재들에게도 현실에서는 하찮은 내가 신으로 추앙받으니 뭔가 대단한 일을 하는 것 같은 느낌도 들고.


어두웠던 창문은 푸르스름하게 햇빛이 떠오르며 아침 인사를 건네고 있었다.


의자를 뒤로 젖히며 온몸을 맡기며 파이 일행을 보기 위해 휴대폰을 손으로 들어 올렸다.


“이제 막 일어났나 보네.”


모닥불 근처에 자고 있었던 마크와 시안은 주변 정리를 하고 있었고 제이는 마차에서 막 일어난 파이와 진을 데리고 어디로 이동하려고 했다.


“이렇게만 보니까 뭘 하는 건지 잘 알 수 없는 게 단점이네. 배터리 소모는 크게 없는 것 같아서 좋은데.”


내심 뭘 하려는 걸까 궁금하기도 해서 들어가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바로 포기했다.


“음.. 아침 식사 준비하려고 하는 건가 본데.”


제이의 진두지휘 아래 파이와 진이 이곳저곳을 다니며 열매와 버섯, 식물들을 채취하고 있었고 제이는 그 둘의 주변을 살피며 위험이 될 만한 것은 없는지 경계를 하며 같이 채취를 하고 있었다.


크게 별일은 없을 듯싶어 보이는 화면을 닫으니 메신저에 안 읽은 메시지가 1이 떠 있었다.


[19:14 김시현 - 이번 주 토요일 콜?]


행동력이 남다른 시현이었다.


오늘이 금요일이고, 어차피 내가 할 일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 시현이한테 바쁘다는 핑계로 못 본다고 하는 순간 바로 집으로 쳐들어올 것을 알고 있기에 고민을 할 필요도 없었다. 아니 반협박이니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나 - 그래 ^^...]


답장을 하자마자 전화가 울리기 시작했다. 수화기 너머로는 아직 잠에서 깨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목소리가 많이 잠겨있는 컬컬한 여자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야. 내가 생각해서 말해줬는데 답장이 저번도 그렇고 이번도 그렇고 좀 짧다?”


“네? 무슨 말씀이세요. 웃음 이모티콘도 넣었는데.”


“일단 토요일 너희 집이랑 우리 집이랑 멀지 않지? 설마 또 이사한 건 아니지?”


“어, 아직 살던 곳 그대로야. 근데 내 메시지에 일어난 거야?”


“곧 일어날 시간이기도 했는데 딱 타이밍 맞았네. 그래 그러면 내일 11시쯤 내가 너희 집으로 갈게 오랜만에 어머니한테도 인사도 드릴 겸.”


“야야 부담되게 무슨, 됐고 아침에 연락하면 나와.”


“그래 그러면, 퇴원 기념으로 내가 맛난 거 다 사줄게, 오랜만에 못다 한 이야기 좀 해보자.”


“그래, 알았어.”


통화를 마친 후에 화면에 떠 있는 시간을 보니 벌써 6시에 가까워졌다. 거실에서는 아버지가 일어나셔서 화장실로 들어가시는 소리가 들리고 곧이어서 어머니께서 가스 불을 켜시는 소리가 들렸다.


타다다닥.


아침밥을 준비하는 소리에 조용히 방문을 열고 나가니 엄마가 놀라시며 말씀하셨다.


“웬일이야? 아직 밥 준비 안 됐는데 밥 먹어야지?”


“네, 그러려고요.”


머쓱하게 왼손으로 목덜미를 감싸며 냉장고로 가 준비된 반찬들을 꺼내 식탁에 차려놓고 있으니 세안을 다 하신 아버지가 화장실 문을 열고 나오셨다.


어색하게 눈이 마주치고 조용히 식탁에 앉아 보글보글 끓는 된장찌개의 향기와 소리가 들리고 아침 식사 준비가 다 되고 곧이어서 조용한 식사가 이어졌다.


“으흠.. 신아 퇴원한 지 얼마 안 됐는데 엄마 걱정 안 되게 무리하지 말아라.”


아버지께서 정말 오랜만에 길고 긴 이야기를 하셨기에 엄마와 나는 놀라 서로를 흘겨봤다.


“어.. 네.. 죄송합니다.”


“으흠.. 그래, 밥 묵자.”


그러시고는 조용한 식사가 곧이어서 이어졌다.


“여보, 그래도 오랜만에 내일 외식이라도 하는 게 어때요?”


“음..”


엄마의 갑작스러운 제안에 아버지는 잠시 국을 뜨던 수저를 멈추셨다.


“저기 상가 쪽에 돼지갈비인가 소갈비인가 맛있어 보이던데 어제 장 보러 갔다 오면서 보니까 괜찮을 것 같아서요. 어때요? 너는?”


아버지와 나를 번갈아 보며 의사를 물어보는 엄마의 물음에.


“저 내일 점심에 약속이 있어서 저녁은 괜찮을 것 같아요.”


“응? 점심 약속? 누구랑?”


예상치 못한 나의 답변에 엄마와 아버지는 나를 바라봤고.


“저.. 그 중학교 친구인데 퇴원한 건 어떻게 알고 연락 와서, 내일 오랜만에 보기로 했어요.”


“시현이?”


“어? 어떻게 알아서 엄마.”


“아니 너 퇴원했는지 연락이 와서 너 퇴원하자마자 알려준 거는 시현이 밖에 없는데.”


“...”


“데이트야?”


아버지가 묵묵하게 고개를 끄덕이고 계셨다.


“여보, 아들 데이트한다는데 그러면··· 외식은 일요일에 할까? 아니 내일 저녁에 오긴 하지?”


“아니 엄마, 무슨 말이에요 시현이랑 그런 사이 아니야.”


“무슨 아무 사이 아닌데 너 퇴원하는 게 궁금해서 연락이 그렇게 오니?”


엄마의 말에 크게 인정하는 듯 아버지의 고개가 아까보다 20도 더 끄덕이며 입안의 음식들을 씹고 계시다가 다 드신 듯 조용히 방 안으로 들어가시고는 출근 준비를 마치시고는 밥을 먹고 있는 엄마와 내 앞에 오시더니 슬그머니 10만 원을 올려놓으셨다.


그런 모습에 나와 엄마는 토끼 눈을 하며 아버지를 바라보자 아버지는 어색한 듯 한마디 하셨다.


“흠.. 부족해?”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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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김 신의 첫 부탁 21.06.17 47 2 12쪽
26 엘리시아에 들어가다 - 3 +1 21.06.16 53 3 12쪽
25 엘리시아에 들어가다 - 2 +1 21.06.15 60 3 11쪽
24 엘리시아에 들어가다 - 1 +1 21.06.14 59 3 12쪽
23 펜던트의 비밀 +1 21.06.09 66 3 7쪽
22 선택의 기로 - 2 +1 21.06.08 74 3 12쪽
21 선택의 기로 - 1 +1 21.06.07 72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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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왕국의 비밀을 듣다 - 1 +1 21.06.03 69 3 12쪽
18 붉은 달 - 3 +1 21.06.02 74 4 12쪽
17 붉은 달 - 2 +1 21.05.27 78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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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폭풍전야 - 2 +1 21.05.22 106 4 12쪽
11 폭풍전야 - 1 +1 21.05.21 119 6 12쪽
10 거점 - 3 +4 21.05.20 137 7 11쪽
9 거점 - 2 +2 21.05.19 148 7 12쪽
8 거점 - 1 +1 21.05.18 174 9 12쪽
7 운명 - 3 +2 21.05.17 203 9 11쪽
6 운명 - 2 +6 21.05.16 222 12 12쪽
5 운명 - 1 +4 21.05.15 285 11 12쪽
» 능력을 얻다 - 3 +4 21.05.14 378 1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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