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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환자가 이 세계 신이라니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김율무
작품등록일 :
2021.05.12 12:22
최근연재일 :
2021.06.22 01:57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4,724
추천수 :
254
글자수 :
167,738

작성
21.05.16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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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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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글자
12쪽

운명 - 2

DUMMY

“아 젠장···”


“뭐? 젠장? 김 신 죽을래?”


시현이의 갑작스러운 살기가 정신을 번쩍 들게 만들었다.


“아니, 그 어머니가 조금 오해하시고 계셔서.”


“오해? 어떤 오해?”


멍해졌다. 말해야 하나 하지 말아야 하나.


“아니야, 내일 집에 오는 건 좀 부담스럽다야.”


“부담이라고 느끼지마, 부담 주려고 그러는 거 아니다.”


한 번 정한 건 끝까지 실행시키는 그녀의 성격을 알기에 더 뭐라 말도 하지 못하고 그렇게 통화는 흐지부지되며, 아침에 온다는 그녀의 소식을 미리 말해놔야 할 것 같았다.


꺼진 화면을 보니 배터리의 남은 잔량이 24%...


충전되기는 커녕 더 떨어진 것, 나의 몸과 심리상태가 잘 반영되는 배터리를 보며 탄식을 내뱉었다.


끼이익-.


조용히 문을 열고 거실로 나오니 엄마가 소파에서 곁눈질로 흘끔거리며 보시더니 입가에 미소를 머금으시더니 눈앞의 티브이에 집중하기 시작하셨다.


오해의 소지가 있는 부분은 최대한 빠른 이야기를 통해 더 깊어지기 전에 싹을 잘라버리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기에, 정수기에서 시원한 물을 마시고 이야기를 할 준비를 마쳤다.


“저기 엄마, 시.”


현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 도중 현관문이 열리며 엄마의 주제는 아버지에게로 향했다.


“저기 여보 내일 시현이라고 신이 여자친구가 인사하러 온다는데요?”


“음?”


아버지는 갑작스러운 방문 이야기에 나를 바라보더니 고개를 끄덕이시고는.


“미용실에 갔다 오지.”


한 마디를 뱉으신 후 다시 현관문을 열고 나가버리셨다.


끼이익- 쿵.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리고 갈 곳을 잃어버린 나의 시선과 다물어지지 않는 입을 엄마가 바라보더니 조용히 일어나시며 내가 있는 부엌으로 천천히 걸어오셨다.


“아버지가 기대 엄청나게 하시나 보다. 밥 먹어야지? 나와봐 금방 준비할 테니까.”


“아니.”


“뭐 밥 안 먹어? 종일 잠만 잤으니 배고플만할 텐데, 금방 차릴 테니까 먹어.”


답답해 죽겠는데 벌써 두 분이셔 이렇게 기대를 하고 준비를 하시니 괜히 찬 물을 끼얹을 필요가 있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내일이면 사실을 아실 테니까.


“네, 알았어요.”





***




방문을 닫은 후 복잡하게 얽힌 머릿속은 그대로 두기로 마음먹었다. 어차피 내일 오해한 사람들이 겪을 후유증에 대해서는 지금 내가 어떻게 할 수가 없기에.


“파이는 뭐 하고 있으려나.”


이제 습관처럼 휴대폰을 들어 무엇을 하고 있는지 확인을 하기 위해 화면을 집중했다.


“음, 저녁 먹고 벌써 자려고 준비하고 있구나.”


화면으로는 잠을 자기 위해 준비하는 파이 일행의 현장 소리와 생동감을 느낄 수는 없지만, 일행 한 명, 한 명의 표정으로 느껴지는 그 분위기는 보는 내가 편안할 만큼 처음 보는 여유가 느껴졌었다.


오늘 하루 많이 피곤했었는지 파이와 진은 그리고 베라는 벌써 잠자리에 들기 시작했고, 그 외 다른 인원들은 모닥불을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궁금했다. 나도 저 이야기, 저 공간에 들어가 함께 공유하고 싶었고 배터리를 확인해보니 크게 별 무리를 하지 않으면 괜찮을 것 같다고 판단하고 파이가 있는 세계로 들어가기 위해 집중하기 시작했다.


어두웠던 방안은 붉은 선홍빛 기운이 맴돌기 시작했고 곧이어 늘 느껴도 새로운 기분이 온몸을 감싸 안았다.


타닥타다닥-.


이 향기 그리고 이 차가운 공기의 느낌은 내가 살던 곳에서는 느낄 수 없는 그런 느낌이었다. 만약 한국에서도 이런 느낌을 받으려면 아무도 없는,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곳에서 야영한다면 이런 느낌일지도.


자연 그대로의 느낌. 그리고 현실에서는 볼 수 없는 중세시대의 갑옷과 그리고 사람들.


“그나저나 큰일이네요. 마오 마을도···”


“하지만 다행이라고 생각하면 허비할 수도 있었던 시간을 단축해서 바로 왕도로 이동할 수 있다는 거죠.”


“왕도는 안전하겠죠..?”


시안의 말에 제이는 답변했지만 제이의 말에 시안은 걱정이 되는 듯 왕도의 안전을 이야기했다.


“왕도는 그래도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입니다. 저희보다 더 뛰어난 용병들과 기사, 그리고 마법사, 튼튼한 성벽이 지켜주고 있으니까요.”


제이의 말에 마크와 루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왕도까지의 거리는 2주 정도가 걸리는데 그 전에 붉은 달이 한 번 껴있습니다···”


“루나 씨의 말이 맞습니다. 그 전에 한 번은 저희가 안전하게 몸을 지킬 수 있는 곳을 찾아야 합니다.”


“그래도 오늘은 정말 신이 봐주신다는 걸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하루였습니다. 아들을 구할 수 없으면 어떻게 하나 했는데 그곳에서 루나 씨를 만나게 된다니 행운도 이런 행운이 없을 것입니다.”


시안의 말에 동조하듯 제이와 마크가 고개를 끄덕였고 이들이 어떻게 이렇게 평온한지 그 이유에는 김 신의 역할이 엄청나게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 같았다.


“신이라니.. 일행 중에 신의 계시를 받으신 분이 계시나요?”


루나는 신이라는 이야기에 눈을 번뜩이며 궁금하다는 듯 이야기를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신을 믿는 사람 앞에서 다른 신성력은 느껴지지 않는데 신이 봐준다고 이야기하니 그럴 만도 하다.


제이는 일행들이 보았던 일들을 루나에게 설명해주었다. 자신의 이야기를 하자 김 신은 멋쩍은 듯 괜스레 머리를 긁적이며 더욱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칭찬을 더 해달라는 어린아이처럼 눈을 감고 자신의 영웅담.. 아니 신담을 음미하기 시작했다.


“붉은빛을 내뿜는 신님이 내려오셔서 저희를 지켜봐 주신다고요!?”


루나는 믿지 못하겠다는 듯 놀라며 이야기에 반문을 제시했다.


“어찌 저도 신을 믿는 입장이지만 이 세계의 은총을 내려주시는 신님은 레오님 뿐이라 생각했는데... 붉은빛을 내는 신님이라니 혹시 악.. 아니 저도 정말 뵙고 싶네요···”


신을 믿는 신자가 자신이 신앙하는 신이 아닌 다른 신을 직접 봤다고 하니 믿지 못하는 것이 당연할까.


루나의 “혹시 악···.” 까지 입 밖으로 나오다가 직접 본 사람들의 주변에 수두룩하니 멈칫하는 모습을 본 나는 아쉬운 듯 이야기했다.


“아, 지금 보여줄 수도 없고 이거 참··· 내가 이거 눈앞에 나타나면 바로 게임 끝나는 건데.”


그렇게 이야기꽃을 펼치며 어떤 생활을 했었는지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져가고 있을 때.


크르르릉···


가까운 곳에서 크리퍼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마크와 제이가 바로 옆에 두었던 검을 들어 경계 태세에 들어갔다.


“몇 마리지?”


“사악한 기운이 하나.. 둘.. 세 마리 인 것 같아요! 그리 강하지 않은 것을 보니 하급 크리퍼입니다.”


마크의 말에 루나는 답을 했다.


“역시 사제분이 있으니까 편하군.. 혹시 전투에 도움이 될 만한 신의 가호는 있나?”


“죄송해요.. 아직 견습이다 보니 간단한 치료와 정화만 가능해요···”


루나의 대답에 괜찮다는 듯 제이와 마크가 모닥불의 불을 들어 올려 어두운 시야를 밝히기 위해 조금씩 움직이며 경계를 했다.


“시안 씨, 안에 파이와 부인을 깨워주세요. 혹시나 하는 상황이면 바로 마차로 이곳에서 도망칠 수 있게 준비해주시고요. 루나 씨도 시안 씨를 따라 마차에 탑승해주세요.”


“아니에요! 큰 도움은 못 드리지만 그래도 크리퍼와 싸우면서 자잘하게 다칠 수 있는 상처들은 제가 바로 치료해드릴 수 있으니 뒤쪽에서 대기하고 있을게요!”


루나의 말에 제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손에 쥐고 있던 모닥불을 소리가 났던 방향으로 집어 던졌다.


화르르륵-.


어두운 공간에서는 먹잇감을 발견한 듯 날카로운 송곳니를 환하게 드러내며 끈적하고 기분 나쁜 침을 줄줄 흘리며 뱀처럼 혓바닥을 길게 내밀며 입맛을 다시고 있었다.


“제이, 내가 두 마리를 유인할 테니 한 마리를 빨리 처치하고 합류하는 게 제일 좋을 것 같아.”


“좋아. 무리하지 말고 다치지 말고.”


제이의 말에 엄지를 치켜세우고는 크리퍼들을 향해 손 짓 하며 자신의 가슴을 두드리며 도발을 하기 시작했다.


“검은 고양이 새끼들아 니들은 우리 상대가 안 돼요.”


고양이의 귀여운 모습과는 거리가 멀고 영화에일X언의 모습과 더 가깝지만, 마크의 도발을 이해한 것인지 아니면 그냥 돌진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효과는 대단했다!


“크아압!”


힘껏 기합을 주며 달려오는 세 마리의 크리퍼를 향해 돌진하는 마크와 제이였고, 맨 앞에 달려오던 크리퍼가 크게 뛰어오르며 날카로운 손톱이 위험한 바람 소리를 내며 마크의 얼굴을 향해 내려찍었다.


캉-!


검과 손톱이 부딪히며 귀가 찢어질 듯한 소음을 냈고 연이어 달려오는 두 마리가 곧이어서 손톱과 크게 벌린 입으로 마크를 노리기 시작했다.


푸슈욱-!


제이의 검이 한 마리의 크리퍼의 옆구리를 스쳤고 검에 상처를 입은 달려오던 크리퍼는 중심을 잃고 넘어졌지만 이내 다시 일어나 제이를 향해 뾰족한 송곳니를 드러내며 살의를 내뿜고 있었고.


동시에 두 마리의 공격이 들어오는 마크는 점점 뒷걸음질 치며 힘겹게 공격을 막아내고 있었다.


마른 침을 삼키며 마크와 제이를 지켜보던 김 신은 빠르게 상황을 판단하기 위해 노력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마크하고 제이가 죽어버리면 파이가 살 확률은 낮아..!’


“에라이 모르겠다. 이판사판이다. 설마 진짜 죽기라도 하겠어?”


[운명]이라는 능력을 사용하기엔 너무나도 하이리스크이기에 혹시라도 하는 마음에 [영향]을 사용하기로 마음먹고 마크의 검을 향해 생명의 에너지를 발산했다.


갑작스럽게 나타난 붉은 빛에 깜짝 놀라며 거리를 둔 크리퍼와 그 빛이 자신의 검으로 들어오는 것을 확인한 마크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 이 기운은..?”


거기까지가 내 기억이었다. 순간 온몸에 힘이 빠지며 저번과 같은 일이 일어나고야 말았다.


“아··· 시...바···ㄹ.”




***




어두운 공간 속에 벌거벗은 사내가 쓰러져있었다.


아무것도 없는 곳.


정신을 잃은 사내는 바로 김 신이었고 조금씩 의식이 돌아오는 듯 손가락 끝이 조금이지만 까딱까딱 움직이기 시작했다.


얼마나 더 시간이 흘렀을까.


“아.. 아아.. 씨.”


깨질듯한 두통과 온몸을 두들겨 맞은 듯한 고통에 입에서는 신음이 막 새어 나오고 있었고 얼굴을 찌푸리며 조금씩이지만 눈을 뜨기 시작했다.


하지만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고 은은하게 빛나는 반투명한 벌거벗은 육체만 보이니 순간 나는 생각했다.


‘죽었나?’


그러자 고통도 두통도 아무렇지도 않게 느껴지고 멍해졌다.


‘진짜? 죽었나?’


그렇게 멍하니 있을 때였다.


아주 자그마한 불빛이 눈앞에서 조금씩 커지며 곧이어서 손바닥만큼 커지는 것을 보고 있을 때 소리가 들렸다.


[오랜만이네요?]


이 목소리는··· 휴림사에서 능력을 주셨던...


“홍련 화씨?”


[와~. 기억해주시다니 정말 감사한데요? 근데 생각보다 빠르게 이런 상황이 오다니 너무 힘을 막 쓰신 건 아닌가요.]


부드럽고 온화한 목소리와는 다르게 분위기는 냉랭했다.


“죄송합니다.. 갑작스러워서 그만···”


[하하 괜찮아요. 이런 일이 있을 것 같아서 제가 자그마한 기운을 보험으로 남겨놓았는데 이번이 마지막이에요. 이제부터는 정말 조심하셔야해요.]


“네.. 넵! 근데 홍련화씨 질문 하나 해도 될까요..?”


[어떤 거죠?]


“어째서 제게 이런 능력을···”


[음··· 지금 이야기하기엔 시간이 없네요. 다음에··· ㅊ···.]


답변을 하다가 중간에 점점 빛이 작아지며 순간 빛이 번쩍였고.


멈춰있던 호흡이 돌아오듯 현실의 공기가 빠르게 콧속으로 들어오며 온몸에 퍼지는 것을 느끼며 눈을 번쩍 떴다.


“어! 어머니! 신이 눈떴어요!”


김시현이 눈앞에 있었다.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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