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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환자가 이 세계 신이라니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김율무
작품등록일 :
2021.05.12 12:22
최근연재일 :
2021.06.22 01:57
연재수 :
3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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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57
추천수 :
254
글자수 :
167,738

작성
21.05.23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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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폭풍전야 - 3

DUMMY

캘린더를 확인해보니 새삼스럽지만, 시간이 빠르게 흐르는 것을 다시 느끼게 되었다.


식사를 마치고 정리를 하는 동안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병원 갔다가, 동창회까지··· 잠시만 붉은 달이 그때쯤 이었던 것 같은데?’


휴대폰 화면을 확인해보니 아까부터 열심히 루나가 파이에게 알려주는 듯 엄청난 열의를 보여주고 있었다.


나도 궁금하기도 하고 다시 한번 더 파이가 있는 곳으로 들어가 어떤 것을 배우고 있는지 확인해보기로 했다.





***




“잘 하고 있는 거야!”


루나의 응원 소리가 동굴 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조금만 더! 조금!! 더!”


자신이 힘을 주는 것 마냥 얼굴이 울그락불그락 하며 두 주먹과 얼굴에 힘을 주는 모습이 귀엽게 느껴졌다.


파이도 루나의 힘찬 응원에 부담이 될 만도 했지만, 집중이 흐트러지지 않았다.


나와 루나와 비교해 아주 약한 빛이 보일 듯 말 듯 했다.


“...!”


루나가 빛을 확인하고는 눈을 크게 뜨며 고개를 격하게 흔들기 시작했다.


“하아!”


참았던 숨을 내쉬는 파이가 힘이 드는 듯했다.


“이제 더는 못할 것 같아요. 언니···”


파이가 어질어질 한 듯 이마에 손을 갖다 대며 지친 내색을 보여주었다.


“파이야 정말 잘했어! 이렇게 재능이 있을 줄이야, 오늘 정말 고생했어!”


루나는 마치 자기의 일처럼 너무나 기뻐하며 고생한 파이를 향해 두 팔을 벌렸다.


“루나씨, 이제 그만. 아까처럼 또 넘어가면 어떡하려고 그래요.”


베라의 한 마디에 어색해진 두 팔을 천천히 내리는 루나였다.


“고마워요! 언니!”


대신 파이가 루나에게 푹 안겼고, 베라는 두 그녀의 모습에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미소를 짓고 있었다.


동굴 한쪽에서는 마크와 제이 그리고 시안이 은밀하게 대화를 이어나가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주변에 크리퍼들이 많이 안 보이는 것 같아서 다행인데.”


제이는 턱을 괴며 생각하는 듯했다.


“크리퍼들이 안 보이는 것은 다행이지만 붉은 달이 뜨면, 그 녀석들의 활동 범위가 너무 늘어나는 게 문제야.”


지금 동굴에서 우리가 대처할 방법을 생각하며 고민에 빠져있었다.


“현재 울타리도 임시방편이야, 중급 이상의 크리퍼가 한 마리라도 있으면 안전하지 않아.”


“근데, 여기에 살았던 도적들은 과연 어떻게 막고 있었을까요···?”


이야기를 엿듣고 있던 진이 조용히 들어와 한마디 했다.


3명은 생각하지도 못한 듯 진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아들 말대로 정말 그렇네요, 도적들은 계속 여기서 생활을 했을 텐데 어떻게 한 걸까요?”


“진도 한 번 우리랑 고민해볼까?”


마크는 진을 안으로 들어오라고 손짓하며 자리를 내어주었다.


“좁은 입구를 활용하지 않았을까?”


제이는 좁은 입구를 바라보았고 일행들은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말 그대로 입구를 활용하면 좋지만 들어오는 순간 우리는 독 안에든 쥐란 말이지.”


“저번 도적들을 찾기 위해 애먹었다는 소리는 들었어.”


제이는 옛 기억을 되살리며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원체 이곳이 찾기 힘든 곳이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찾으려고 마음먹으면 찾을 수 있는 곳이란 말이지.”


제이의 말에 마크가 고개를 끄덕였다.


“입구를 막으면..?”


진이 제이의 말에 골똘히 생각하다가 조용히 이야기하자 모두가 진을 바라봤다.


“입구를 막는다..?”


“엄폐인가?”


제이랑 마크가 동시에 말했다. 시안은 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대견하듯이 바라보았다.


“하지만 아무리 입구가 작아도 막을 만한 돌이 주변에 없어요.”


“돌이 아니더라도 흙이나 나무라면 크리퍼 정도는 속을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게 붉을 달의 대책을 회의는 더 진행되고 있었다.


언제 잠이 들었는지 루나의 무릎에 머리를 대고 곤히 잠든 파이가 보였다.


“정말 대단하네요.”


루나가 파이의 머리를 넘겨주고 있는 모습을 보며 베라가 이야기했다.


“그러니까요, 신의 선택을 받았다고 해도 파이가 이렇게 재능이 있다니, 내심 부럽기도 하네요.”


“네? 루나 씨도 대단하시죠.”


“아니에요. 저도 이렇게 되기까지 엄청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그런 루나의 말을 경청하며 조용히 루나의 얼굴을 바라보는 베라였다.


“선택을 받는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또 선택받아도 제대로 사용하기가 어려운데, 파이는 저보다 더 능숙하게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알려주는 동안 흥분을 해버리고 말았네요.”


“잘 모르지만, 제가 보기엔 오늘 두 분 다 대단했어요.”


“저는 그저 제가 배운 거를 떠올리면서 알려준 것밖에 없어요.”


“하하, 하지만 제일 어려운 것은 아는 것을 알려주는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저는?”


베라의 말에 아리송한 표정을 하는 루나였다.


“으음···”


파이가 잠을 설치자 베라가 자신의 손가락을 입에 갖다 대며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면, 그렇게 진행하도록 준비해볼까요?”


“최선인 것 같군.”


“그리고 오늘 진 정말 대단한데? 정찰에도 재능있다고 마크가 이야기해줬어.”


제이의 칭찬에 부끄러운 듯 머리를 긁적이는 진을 마크가 불렀다.


“그러면, 남는 시간 동안 아침에 배웠던 거 잘 기억하고 있는지 한 번 볼까?”


마크가 진의 어깨에 두꺼운 손을 올리고는 동굴 밖으로 나갔다.


“저희는 그럼 아까 이야기 했던 대로 준비하러 가보죠.”


제이의 말에 시안이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렇게 북적거리던 동굴 안은 한산해졌다.





***





“신아!”


벌써 다녀오셨는지 엄마가 내 몸을 흔들며 깨우고 있었다.


“어.. 엄마? 다녀오셨어요?”


“아니, 왜 이렇게 잠을 자, 약은 먹었어?”


“약 먹어서 그런지 졸려가지고, 깜빡 잠들었나 봐요.”


엄마는 빠르게 거실로 나가시더니 한가득 종이봉투를 여시며 옷을 꺼내시기 시작했다.


“에? 이게 뭔 옷들이에요?”


“아니 너, 요즘 맨날 입던 옷들만 입어서 꾀죄죄 해가 지고 원, 그렇게 입고 돌아다니면 너도 욕먹지만, 엄마도 욕먹어.”


그러시고는 옷들을 한 움큼 꺼내셨다.


“아니 옷은 입어보고 사야지··· 제 사이즈 아세요..?”


“네가 그렇게 말하면서 옷 사 입은 적 있어? 맨날 내가 사다 준 옷만 입으면서.”


맞는 말에 순간 벙어리가 되었다.


“됐고 요즘 이런 옷들이 트렌드더라, 그 박서존도 그렇고 드라마 같은 거 보면 남자애들이 얼마나 기깔나게 입고 다니던지. 자 입어봐.”


군말 없이 옷을 갈아입고 나오니 엄마가 물개박수를 치시면서 좋아하셨다.


“봐봐 옷이 날개라니까 네가 엄마를 닮아서 못생기진 않았어. 근데 살 좀 쪄야겠다.”


사이즈가 맞긴 했지만, 엄마가 만족하지 못하셨다.


“요즘 여자들은 멸치 안 좋아해 아들.”


“아니 그런 말은 어디서 배웠어···”


“어깨 깡패까진 바라진 않을게 운동은 좀 해야겠다. 맨날 잠만 자면 지금도 병약한데 더 아파진다.”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주섬주섬 옷들을 챙겼다.


“아, 그러고 보니까 병원 가는 거 시현이한테 이야기했었니? 오늘 연락 왔었는데.”


“벌써요? 아니 그날 동창회 데려간다고 시현이가 병원까지 따라온다고 해서.”


“어쩐지 엄마가 옷을 사고 싶더라니. 잘됐네! 갔다와.”


“아니, 둘 다 왜 내 의사는 중요하지 않은 거야···”


“넌 좀 돌아다녀야 해.”


마음에 들지 않은 듯 쳐다보시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빈 종이봉투들을 정리하시기 시작하셨다.


그렇게 옷들을 정리한 뒤 방 안에 들어가려고 하자 엄마가 불러세웠다.


“아들, 방에 들어가기 전에 이거 쓰레기 좀 버리고 오면서 간장 하나만 사다줘라, 깜박하고 못 사 왔네.”


“이거 옷만 넣어놓고 갔다 올게요.”


문을 열고 나서자 갑자기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 김 시 현 ]


빨리 받으라는 듯 세차게 울리는 진동이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여보세요?”


“아 신아! 내가 엄마한테 미리 양해 구하고 허락받았어.”


“아니··· 내 의사도 물어보지 않고 둘 다 왜 그런 거야···”


“아침에 갈 테니까 저번처럼 쓰러지지 좀 말고 몸 관리 잘하고 있어 알았지? 애들한테는 내가 말하니까 다 좋아하더라 오랜만에 본다고.”


“아니 그러니까···”


“그러면 토요일 아침에 보자!”


일방적인 통보와 함께 내 의사는 두 사람에게 중요하지 않은 듯 강제 참석이 확정됐다.


“하 씨! 진짜!”


짜증을 내자 길가에 있던 비둘기가 한 번 쓱 쳐다보고는 고개를 꺾었다.


“구구?”


“넌 뭐야!”


하고 비둘기를 향해 가라고 손을 휘저었지만, 비둘기마저도 그런 김 신을 무시하며 느긋하게 걸어갔다.


“에이씨, 비둘기도 무시하네.”


그런 비둘기를 지나쳐 꾀죄죄한 옷을 질질 끌며 쓰레기를 버리러 간 김 신이었다.





***





맛있는 냄새가 동굴 안을 가득 메우고 보글거리는 소리와 음식이 입맛을 자극하고 있었다.


“여러분, 오늘 하루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 다들 식사 하세요!”


부드러운 베라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고 일행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식사 시간이 이어졌고 파이를 포함한 모두가 지쳐 보이는 모습을 보였다.


그 모습을 본 베라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큰 통을 가져오기 시작했다.


“자, 이거는 제가 만든 특별식입니다.”


언제 준비했는지 정말로 손이 빠른 베라였다.


“피로 회복 등등 여러 가지로 좋으니 한 분도 빠지지 마시고 드시길 바랄게요.”


그러고는 뚜껑을 열자 검은색의 끈적한 액체가 보글보글 끓어오르고 있었는데 베라는 천사와 같은 모습으로 모두에게 한 컵씩 듬뿍 담아 나눠주기 시작했다.


“이.. 이건!”


시안은 한 번 먹어본 적이 있는 듯 얼굴이 사색이 되었는데 마크가 조용히 귓속말했다.


“시안씨 이게 뭐요..?”


“이게.. 제가 신혼일 때 부인이 해줬는데 정말 효과는 좋은데 맛이··· 우웁!”


어느새 다가온 베라가 시안의 입을 막은 채 조용히 하라고 눈치를 주었다.


“자, 마크씨 여보? 천천히 쭉 들이키세요. 모두 몸에 좋은 거니까 한 방울도 남기지 말고 더 드실 분은 드세요. 많이 있으니까.”


베라의 친절한 모습에 마크는 조심스럽게 입에 갖다 대며 미스테리한 액체를 입안에 넣자.


“우.. 웁!”


“자, 뱉거나 흘리시는 만큼 추가로 더 드셔야 해요. 얼른 다들 쭉 들이키세요.”


그 말에 마크는 재빠르게 코를 막고는 꾸역꾸역 위로 쑤셔 넣었다.


먼저 선봉자가 된 마크는 마지막까지 삼키고 동굴 밖으로 뛰쳐나가 맑은 공기를 들이마시고 있었다.


그렇게 베라는 한 명, 한 명 돌아가면서 강제로 먹게 하였고 그날 부터 일행들은 의문의 베라 표 건강 주스를 매일 빠짐 없이 먹기 시작했다.


모두가 그렇게 베라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평화로운 저녁 식사가 막을 내렸다.


잠을 자기 전 파이는 혼자 동굴에서 나와 있길래 나도 조용히 옆에 서서 무얼 하는지 지켜보았다.


조용히 두 손을 모아 밤하늘에 펼쳐진 별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감사합니다. 신님]


순간이지만, 파이의 마음속 목소리가 귓가에 들린 것 같았다.


오늘의 일은 작은 도약이었지만, 파이와 김 신의 영혼의 조각은 서로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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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선택의 기로 - 1 +1 21.06.07 73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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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붉은 달 - 2 +1 21.05.27 78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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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폭풍전야 - 1 +1 21.05.21 121 6 12쪽
10 거점 - 3 +4 21.05.20 138 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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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거점 - 1 +1 21.05.18 177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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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운명 - 2 +6 21.05.16 225 12 12쪽
5 운명 - 1 +4 21.05.15 288 1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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