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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환자가 이 세계 신이라니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김율무
작품등록일 :
2021.05.12 12:22
최근연재일 :
2021.06.22 01:57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4,755
추천수 :
254
글자수 :
167,738

작성
21.05.20 01:51
조회
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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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글자
11쪽

거점 - 3

DUMMY

퍽! 퍽! 퍽-.


“후!”


“마크 아저씨! 쉬면서 하세요! 여기 물이요.”


“고맙다.”


아침부터 입구 앞에 나무를 박으며 모두가 합심해서 울타리를 만들고 있었다.


해가 뜰 때부터 이어졌던 울타리 공사는 점심시간이 다 되도록 이어지고 있었고, 모두가 같이 노력해서 크지는 않지만, 꽤 구색을 갖추어서 야생 동물들의 쉽게 막을 수 있는 울타리, 첫 거점의 성벽이 만들어졌다.


쾅!


마크가 마지막 나무 기둥을 세차게 박으며 손을 털었다.


“모두 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느낌이 있군요.”


덩치 큰 마크가 울타리에 기대도 넘어가지 않고 튼튼하게 박혀있는 것을 보니 웬만한 멧돼지는 뚫지 못할 것 같았다.


모두들 환호하고 있을 때 김 신도 함께 뿌듯해하며 튼튼하게 만들어진 울타리를 만져보았다.


입구를 둘러싸고 있는 울타리 안에서 생명 에너지를 확인해보니 능력을 사용하기에는 충분한 양, 능력에 대해 더 알 기회이기에 오늘 다시 한번 시도해보려고 한다.


[운명]과 [영향] 둘다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인데, 기적적인 일이 일어나는 [운명]과 물건에 힘을 부여하는 [영향] 아직 정확하게 알고 사용하기는 어려운 상황.


그리고 이들의 신앙심을 극대화해 줄 수 있는 [실체화] 그래 봤자 내 몸의 전부가 아닌 생명 에너지를 빛내며 앞에 나타나는 것이지만 한마디만 해도 그날은 그냥 기진맥진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생각하다 보니까 모든 것들이 사용하고 나면 너무나 큰 부작용이 있었지만 [실체화]는 그나마 회복속도가 빠른 편에 속했던 것 같고 나머지 둘은 회복 속도가 매우 느렸으니 이것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았다.


‘생각만 해선 아무것도 변하지 않아.’


다시 한번 휴대폰을 확인해보았다. 92%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것저것 눌러보지만 역시나 아무런 반응은 없었다.


‘그래 까짓것 설마 92%나 되는데 괜찮겠지! 저번에는 이것보다 더 적었는데 여유로웠잖아.’


말을 하다 잠시 멈칫했다.


“아씨.. 쫄리네.”


휴대폰에 떠 있는 생명 에너지의 잔량을 한 번 보고, 동굴 안에서 휴식하며 행복하게 웃고 있는 파이의 얼굴을 번갈아 가면서 보고 있었다.


저번에 썼던 [운명]은 60%, [영향]은 마크의 검에는 60%, 이번 돌멩이에 썼을 때는 60%.


‘흠.. 60%만 소비되는 거면 좋아.’


나는 집중하기 시작해 생명 에너지를 내뿜으며 능력을 사용하려고 준비했다.


‘이번에 사용할 능력은, [운명].”


동굴 밖에서 열심히 노력하는 김 신이 있는지도 모르고 동굴 안에서는 한가로이 앉아 점심 메뉴를 생각하고 있었다.


“오늘 점심은 사슴 바비큐를 할까요?”


“와 좋아요! 베라 이모!”


몇 분 정도의 시간이 흘렀을까 김 신의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혀있었고, 손발이 바들바들 떨리고 있었다.


“헉··· 헉··· 왜 이렇게 힘이 들지?”


거친 숨을 몰아치면서 떨리는 손으로 휴대폰을 확인해 본 순간 남은 양은 22%...


“아니··· 왜 이런 거야..!”


서 있기도 힘든 상태여서 그대로 주저앉아버리고 말았다.


시간이 지나도 아무런 변화도 없었고 나는 너무 힘이 들어 눈을 감고 고개를 숙인 상태로 축 처져 있었다.


‘이거 사용할 때마다. 에너지 더 쓰는 거 아니야?’


아직 확실하지는 않지만 무턱대고 막 사용하기에는 두려워지는 건 사실이었다.


그런 신을 아는지 모르는지 베라와 파이가 양손 가득 사슴고기를 들고서는 동굴 밖으로 나와 바비큐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음 오랜만에 바비큐라니 정말 맛있을 것 같아요!”


신나 보이는 파이를 보며 베라는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동굴 안에 있는 진을 불렀다.


“아들~, 거기 향신료가 들어 있는 가방 좀 가져다주지 않으련?”


“와, 진짜 베라 이모 준비성 짱짱, 어떻게 마차 안에 그렇게 다 있었어요?”


“우리 남편이 장사꾼이다 보니, 어디 갔다 오면 정리해주고 채워줬단다.”


파이의 질문에 웃으며 답해주는 동안 진이 가방을 건네고는 무미건조하게 다시 동굴로 들어갔다.


“베라 이모, 근데 진은 원래 저렇게 조용했어요?”


“음··· 원래 좀 조용한 편이긴 했지만 요즘 사춘기라 그런지 더 한 것도 없지 않아 있구나.”


“그렇구나, 제가 도울 일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뭐든 도와드릴게요!”


“그래그래, 고맙다 파이야. 얼른 준비해볼까?”


베라는 양 소매를 적당히 걷어 올리고는 번쩍거리는 식칼을 들어 올려 사슴고기를 먹기 좋게 썰기 시작했다.


“제가 그러면, 어제 구해온 채소를 다듬을게요!”


파이도 베라와 같이 소매를 걷어 올리고는 자그마한 칼로 다듬기 시작했다.


“오, 파이 잘하네!”


“우와! 울타리도 벌써 멋있게 만들어졌네요? 오! 오늘 저녁은 바비큐네요!”


마침 순찰을 다녀온 제이와 루나가 타이밍 좋게 들어오며 분위기가 한 층 더 올라가기 시작했다.


“마크하고 시안씨, 울타리 만드느라 고생 많았어요!”


“정말요!”


그녀들은 잊지 않고 울타리를 만드느라 제일 고생한 두 사람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고 마크는 그런 칭찬이 익숙하지 않은지 덩치에 맞지 않게 볼이 발그레해지면서 입꼬리가 올라가고 있었다.


“아니에요, 저희보다 순찰도 다니시고 사냥도 하신 두 분이 정말 대단하시죠.”


“하아, 오늘은 근데 꽝이에요.”


시안의 답변에 루나가 양손을 저으며 아쉬운 듯 이야기했다.


“토끼가 눈치가 빨랐어요. 괜찮아요. 다음에 또 기회가 있겠죠.”


그런 루나의 어깨를 주무르며 제이가 위로해주었다.


“여러분 식사 준비가 됐어요! 나오세요!”


파이가 밝은 목소리로 사람들을 부르기 시작했다.


그 순간 나에게만 보이는 밝은 빛이 파이와 나를 감쌌다.


【파이의 원(願) - 불행한 이곳에서 살아남아 행복해지고 싶다.】 의 조건을 달성했습니다.


그때 그 느낌이다. 파이의 밝은 빛이 내 몸을 향해 들어왔고 지쳐있었던 몸이 순간적으로 회복되며 피곤했던 몸이 편해졌다.


생명 에너지는 34%로 내 몸 상태를 말해주는 것 같았다.


뭔가 전보다 더 힘이 넘치는 것을 보니 조각을 모을 때마다 활력이 넘쳐나는 듯한 기분이 들었을까.


“좋아!”


앉아있던 상태로 손을 불끈 지으며 기쁨을 표현했다.


【파이의 원(願) - 왕도는 어떤 곳일까?】


원하는 것이 새로 생긴 파이, 나도 궁금해졌다. 과연 이곳의 왕도는 어떤 곳일까.





***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벌써 저녁 시간이 되어가 파란 하늘은 붉은빛으로 서서히 물들어가고 이내 어두운 밤이 하늘을 덮어가기 시작했다.


밝게 비춰야 할 보름달이 모습을 보이지 않고 구름에 가려져 어둡고 비가 내릴 듯 코끝 가득 습한 냄새가 동굴 안에 스멀스멀 기어들어 오고 있었다.


“이거 날씨가 영 안 좋은데요?”


루나가 영 찝찝한 듯 동굴 밖을 바라보며 한마디 하자 마크가 일어나 울타리를 한 번 더 점검하기 시작했다.


“이 정도면, 웬만한 비에는 넘어가진 않겠지만, 비가 꽤 내리려나 보군.”


그의 말에 대답이라도 하듯 비가 한 방울씩 떨어지더니, 곧이어서 장대비가 거세게 내리며 사납게 땅을 치며 적시고 있었다.


“이렇게 내리는 비는 정말 오랜만이네요.”


잠들기 전 누워있던 파이가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갑자기 눈시울이 붉어지면서 왈칵 올라오는 감정을 억지로 자제하며 행여나 다른 사람들이 들을까 조용히 입을 막고 울음을 버티고 있을 때.


“이리와 파이야.”


루나의 한 마디가 조심스럽게 다가와 주었고 끝내 참고 있던 울음을 내뱉으며 루나의 품속에 조용히 안겨있었다.


제이하고 베라도 조용히 옆에 다가와 주고는 파이의 손을 어루만져 주었고 슬픔을 나누었다.


“정말··· 잊고 싶지 않은데··· 그때 부모님의 생생한 얼굴과 목소리가 떠올라요···”


울음을 토해내며 한 마디, 한 마디 내뱉는 파이의 모습에 동굴 안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그때의 일을 회상하며 저마다의 아픔을 곱씹으며 그런 파이를 위로해주며 서로를 치유했다.


조용히 어깨를 들썩이며 아무도 모르게 혼자 슬퍼하던 진의 어깨에는 시안의 따뜻한 손이, 누구보다 남자답고 강해 보이는 마크도 얼굴에 두꺼운 팔을 올려놓은 채 천천히 숨을 고르고 있었다.


그렇게 울음소리와 아픔도 장대비에 씻겨나가듯 굵직한 빗소리가 타닥타닥 내리며 밤은 더욱더 깊어졌다.




***



“하...”


눈이 퉁퉁 부어버렸다. 더 있다가는 울다가 지쳐 쓰러질 것 같아서 바로 나왔는데.


갑작스러운 상황에 옛 생각이 나기도 하고 늘 밝아 보이던 파이의 눈물에 나도 모르게 감정이 복받쳐 올라왔다.


“흐윽···”


천천히 숨을 고르고 마음을 추슬렀다.


‘그래도, 내가 도와줄 수 있잖아.’


방문을 열고 나가니 아무도 없는 거실이었지만 너무나도 따뜻하게 느껴졌다. 과연 내가 이런 행복을 누릴 자격이 있는 것일까.




***



쏴아아아-.


“와, 진짜 많이도 내리네요.”


“이번 비는 정말 길군, 이런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야.”


동굴을 들어오며 젖은 머리와 옷을 털어내는 마크와 시안이 완전 물에 빠진 생쥐 꼴이었다.


마크의 커다란 손에는 토끼가 2마리나 있었고, 시안은 가방에서 천천히 나무 열매나 먹을 수 있는 풀들이 나왔었다.


“비 오는데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 정말 비가 그칠 기색이 없네요.”


“후.. 그러니까요. 비 때문에 사냥도 힘들고 설치해놓은 덫들도 거의 다 망가져 있더라고요.”


시안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제이의 말에 답하며 걱정되는 표정을 했다.


“고생했어, 마크.”


“별말씀을···”


조용히 토끼들을 제이에게 건네며 다 젖은 옷을 벗으며 물기를 짜냈다.


“마크 아저씨, 시안 아저씨! 고생하셨어요. 옷 이리 주세요. 제가 말려놓을게요.”


파이가 씩씩한 목소리로 마크와 시안의 옷을 냉큼 가져갔다.


“그래, 고맙다 파이야.”


“고맙구나.”


“헤헤, 뭘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다 해야죠!”


그대로 가져간 옷을 잘 펴서 한 곳에다가 잘 말려놓았다.


나는 동굴 이곳저곳을 살펴보다가 하루 동안 잘 충전된 생명 에너지를 다시 한번 확인해보니 76%인 것을 확인하고는 그나마 일행들이 조금 더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능력을 사용하기로 했다.


생명의 에너지가 빠져나가는 것을 느끼며 배터리가 빠르게 13%가 되었고, 손에는 선홍색의 빛이 뿜어져 나오며 동굴 안을 휘감기 시작했다.


이제 어느 정도 익숙해진 순간적인 피로에 약간의 비틀거림은 있었지만 이내 일행들의 반응을 보고는 미소를 지었다.


“어어? 이 빛은! 신님인가 봐요!”

제일 먼저 반응한 사람은 파이였다. 얼마나 기분이 좋았으면 펄쩍 뛰며 손뼉을 치며 환하게 웃고 있었고 다른 일행들도 마찬가지로 따스해지고 쾌적해지는 동굴의 기적과도 같은 모습을 보며 기뻐하고 있었다.


그렇게 모두가 기분 좋아하고 있을 때 한 남자아이가 조용히 속삭였다.


“와··· 대박.”


위이잉~.


【현재 신도 - 7명】


그렇게 나를 신앙하는 한 명의 신도가 탄생했다.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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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신목의 탄생 21.06.22 45 1 11쪽
31 신을 알려보자 - 4 21.06.21 34 0 12쪽
30 신을 알려보자 - 3 21.06.20 43 0 12쪽
29 신을 알려보자 - 2 21.06.19 44 1 12쪽
28 신을 알려보자 - 1 21.06.17 48 1 12쪽
27 김 신의 첫 부탁 21.06.17 47 2 12쪽
26 엘리시아에 들어가다 - 3 +1 21.06.16 54 3 12쪽
25 엘리시아에 들어가다 - 2 +1 21.06.15 61 3 11쪽
24 엘리시아에 들어가다 - 1 +1 21.06.14 60 3 12쪽
23 펜던트의 비밀 +1 21.06.09 67 3 7쪽
22 선택의 기로 - 2 +1 21.06.08 74 3 12쪽
21 선택의 기로 - 1 +1 21.06.07 73 4 12쪽
20 왕국의 비밀을 듣다 - 2 +2 21.06.04 87 5 12쪽
19 왕국의 비밀을 듣다 - 1 +1 21.06.03 70 3 12쪽
18 붉은 달 - 3 +1 21.06.02 75 4 12쪽
17 붉은 달 - 2 +1 21.05.27 78 4 11쪽
16 붉은 달 - 1 +2 21.05.26 96 6 12쪽
15 폭풍전야 - 5 +2 21.05.25 103 5 13쪽
14 폭풍전야 - 4 +1 21.05.24 104 4 12쪽
13 폭풍전야 - 3 +2 21.05.23 104 6 12쪽
12 폭풍전야 - 2 +1 21.05.22 106 4 12쪽
11 폭풍전야 - 1 +1 21.05.21 121 6 12쪽
» 거점 - 3 +4 21.05.20 138 7 11쪽
9 거점 - 2 +2 21.05.19 152 7 12쪽
8 거점 - 1 +1 21.05.18 177 9 12쪽
7 운명 - 3 +2 21.05.17 207 9 11쪽
6 운명 - 2 +6 21.05.16 225 12 12쪽
5 운명 - 1 +4 21.05.15 288 11 12쪽
4 능력을 얻다 - 3 +4 21.05.14 383 1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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