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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슨녹

죽지 않는 헌터는 죽음이 무섭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완결

녹슨녹
작품등록일 :
2022.08.13 19:28
최근연재일 :
2023.01.20 19:10
연재수 :
124 회
조회수 :
59,342
추천수 :
1,086
글자수 :
695,443

작성
23.01.16 19:10
조회
225
추천
5
글자
12쪽

121. 끔찍한 악몽

DUMMY

쿵, 우르르릉···.


“······!”


강이훈과 차여진, 나현우가 그 자리에 남겠다는 김청서를 뒤로하고 앞으로 달려가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에 뒤에서 무언가 무너지는 소리가 났다. 천장이 무너지기라도 한것같았다.


‘김청서씨···!’


하지만 그들은 계속해서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들보다 앞선 적들도 있고, 무엇보다 그들이 돌아가봤자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설령 김청서가 파편 아래에 깔려있다고 한들, 그는 갑옷 덕분에 무사할 것이다.


무사하더라도, 그를 꺼내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거다. 방법은 오직 빠르게 던전을 클리어하는 것뿐이다.


‘···빨리 클리어 하자.’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강이훈은 좀 더 빠르게 발을 움직였다. 그가 조종하고 있는 물 또한 마찬가지였다. 차여진과 나현우의 발 또한 좀 더 빠르게 움직였다.


“······!”


그렇게 빠르게 움직이자, 앞서나가던 적들도 보이기 시작했다. 그들 또한 자신들만의 기술로 빠르게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이게 무슨 달리기 시합도 아니고.’


이렇게 달리고 있으니 꼭 육상 경기를 하는 것만 같았다. 마라톤과 비슷했다. 마라톤의 마지막 코스에서 이렇게 되겠지···.


앞서 나가는 사람들을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었다. 도대체 어떤 스킬을 이용해서 뛰고 있는건지 모르겠다.


‘···저걸로 그 아비규환의 현장에서 빠져나왔겠구나.’


이렇게 생각하니 그들의 빠른 다리가 이해가 가기도 했다. 저런 스킬이 없었다면 최동우가 아직까지 싸우고 있을··· 그 아비규환의 전장에서 나올 수 없었겠지.


“······!”


그 때, 강이훈은 무언가 불길한 느낌을 받아 걸음을 멈추었다. 그리고 물을 조종해 나현우와 차여진도 멈추게 했다.


“강이훈씨? 무슨 일이라도···.”


나현우가 놀랐지만 강이훈은 빠르게 그와 차여진을 붙잡아 자신 쪽으로 끌어당겼다.


“우왁!”


‘이 앞에 무언가 있다···!’


그의 본능, 아니, 그의 용검술이 그에게 준 감이 그렇게 이야기 하고 있었다. 이 앞에 무언가 있다. 그것도··· 그것도 그가 감히 상상도 하지 못할 무언가가 있다.


‘···도대체 뭐지?’


이 느낌은 바다의 지배자를 보았을 때와 비슷했다. 하지만 그것과는 다르다. ···바다의 지배자보다 훨씬 위험하고, 해석이 불가능한 존재가 앞에 있을 것이다. 알 수 있는건 그것뿐이었다.


“강이훈씨! 도대체 이게 무슨 일입니까?!”


갑작스럽게 끌어당겨진 나현우가 화를 냈다. 그는 아직 앞에서 기다리는게 무엇인지 알지 못했다.


사실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인간이 이 앞에서 기다리는게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끄으으으으어어어···!”


앞서 나가던 사람 하나가 갑자기 고개를 숙이고 이상한 소리를 냈다.


“······!”


그제야 나현우와 차여진이 숨을 죽였다. 그들은 조용히 그 이상한 소리를 내는 사람을 쳐다보았다.


“으···. 으으······. ······!”


그리고 그는 곧 이상한 소리를 내며 눈에서 피를 흘리기 시작했다.


“왜, 왜 저러는거야?!”


나현우는 겁에 질린채 소리쳤다. 하지만 그 이유는 아무도 알지 못했기에 대답은 전혀 돌아오지 않았다.


주변에 사람은 제법 있었다. 한 명이 저러고 있는데도,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고개를 푹 숙이고 있다. 소수의 사람들만이 멍하니 서서 이상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두려운 눈으로 쳐다볼 뿐이었다.


“으아아아아아아···!”


고개를 숙인 사람들은 눈에서 피를 흘리며··· 자기 자신에게 상처를 입히기 시작했다. 대부분 자신의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긁거나, 팔다리를 긁거나 하는 정도였지만, 정도가 심한 사람들은 자신의 무기로 자신을 해하기도 했다.


“······.”


그 끔찍한 참상에 아직 제정신인 이들조차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말인가?


‘···도대체 무슨 일이지?’


강이훈은 천천히 주변을 보았다. 어떤 정신공격이라도 받은걸까? 그렇다면 멀쩡한 사람들은 뭘까? 무엇을 기준으로 저들과 자신이 다르다는 말일까? 강이훈은 침착하게 생각하며 주변을 돌아보았다.


-호오, 멀쩡한 인간들도 있군.


그 때 어떤 소리가··· 어떤 목소리가 들렸다. 그건 한국어가 아니다. 그렇다고 영어도 아니었다. 일본어도 아니고, 중국어도 아닌 듯 했다. 그야말로 이 세상의 언어가 아닌것처럼 들렸다.


하지만 그는 그 말이 무슨 의미인지 이해할 수 있었다. 도대체 왜···?


-흐흐흐···.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이군. 자, 이제 나를 ‘볼’수 있겠나?


그 때, 검은 무언가가 나타났다. 그건 바다의 지배자와도 비슷하게 생겼다. 검은 잉크 같은 모습··· 하지만 지금은 물 속이 아니었다. 검은 잉크 같이 새까만 무언가가 한 곳에 뭉쳐져 있다. 너무나도 까매 그 곳은 마치 텅 비어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 곳만 구멍이 뚫린 듯했다. 분명히 입체적인 형태지만, 평면으로 보였다.


“도, 도대체 이게 무슨···?”


당황한 강이훈이 이야기했다. 하지만··· 저게 적이고, 반드시 해치워야할 존재라는 것만은 알 수 있었다.


-뭐긴, 나는 너희의 시련이다. 너희의··· 최후의 시련이라고 해야할까? 나는 이 세계를 집어삼키기 위해 왔다. 너희를 전부 죽이면··· 나는 이 곳에서 벗어나 너희의 세계를 집어삼킬 것이다!


“······.”


무시무시하게 생긴 것치고는 삼류 악당들이나 할 법한 대사를 읊고 있었다. 강이훈은 다소 어이가 없었으나··· 주변에서 여전히 자기 자신을 해치고 있는 사람들을 보니 소름이 끼쳤다.


‘왜 나는 멀쩡하지? 이유를 모르겠네···. 바다의 지배자를 한번 봐서 그런가?’


강이훈은 그렇게 생각했다. 저 녀석은 바다의 지배자와 비슷하게 생겼다. 그렇다면 저 녀석은 어떻게 해치워야하는 거지···? 그는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바다의 지배자를 물러나게 할 수 있었던건 그 녀석이 물 속에 있어서였어···. 게다가 그 녀석을 완전히 죽인게 아니었지, 그냥 물러서게만 했을뿐···.’


그렇다면 어떻게 저 녀석을 쓰러트려야할까? 물 속에 있는 것도 아니고, 솔직히 죽일 수 있는 방법을 도저히 알 수 없는 저 녀석을 말이다.


‘······.’


강이훈은 인벤토리를 열고, 그 속에 있는 물통의 뚜껑을 열었다. 그가 할 수 있는건 단 하나뿐이다.


‘모든 힘을 다 쏟는 수 밖에!’


이 뒤에 무언가 더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저 녀석을 쓰러트리지 않으면 너머로 가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전력을 쏟는 수밖에 없다. 그는 그렇게 생각했다.


“으아아아아아!”


강이훈은 포효했다. 주변에는 피도 많았다. 그의 인벤토리에서 물이 치솟아 나왔고, 주변에 흩뿌려진 피들도 그의 주변에 모였다.


“으아아아아!”


강이훈은 고리자루 검을 뽑았고, 그 물과 피들은 그의 검 주변에 모였다.


“죽어라···!”


강이훈은 몸을 숙인채로 그 검은 녀석에게로 달려나갔다. 그리고 바로··· 그에게 가장 익숙한 기술을 썼다. 승천(昇天)···. 그는 항상 이 공격으로 시작했다.


촤아아아악···!


그의 검 끝에서 피와 물방울이 섞여 나갔고, 그건 용의 형상을 이뤄 위로 치솟아올랐다.


-호오오···. 네가 그 용검술을 쓰는 놈이군.


그렇게 멋진 검술을 펼쳐냈으나, 적은 아직도 멀쩡했다. 그의 검에 베이는 느낌은 있었지만 깊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보스의 몸이 워낙에 검어 상처가 났는지, 나지 않았는지도 구분이 가지 않았다.


‘···계속하자.’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아직 지치지도 않았고, 멀쩡했다. 그러니 좀 더···.


피이이이이잉···!


“으윽···!”


갑자기 귓가에 이명(耳鳴)이 들리기 시작했다. 눈이 터질 것처럼 아팠다. 눈이 충혈되었지만 지금 강이훈은 그걸 알 리가 없었다.


“헉, 허억···.”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없었다. 단지··· 몸 안에서 무언가 터지는 느낌이 들었고, 온 몸에 소름이 끼치기 시작했다.


“헉, 허어억···. 으윽···.”


본능적인 공포가 그의 몸을 지배했다. 아, 이게 저 사람들이 당한 공격이구나. 저 녀석은 어떤 원리인지는 모르겠지만, 정신을 공격하고 있었다. 강이훈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으윽!”


나현우는 괴로워하며 바닥을 기어다니고 있었고, 차여진은 눈과 입과 귀에서 피를 흘리고 있었다.


‘내 상태가··· 가장 나은거같군···.’


강이훈은 차분하게 분석했다. 그는 날아올랐다. 그가 위로 날려보낸 물과 피는 아직도 공중에 떠있었다. 그 속에 들어간다면 조금 편해질지도 모른다.


‘···다시 해보자.’


강이훈은 차분하게 생각했다. 지금 저 녀석은 직접적인 공격을 하지 않고 일종의 정신 공격을 하고 있다. 그래···. 눈에 보이지 않고, 막을 수도 없는 공격이다. 반사도 통하지 않겠지, 그렇다면···.


“빠르게 끝내자···.”


그는 결심하며 중얼거렸다. 하지만 곧 코웃음 소리가 들렸다.


-네가 그걸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나? 너는 그래봤자 필멸자일 뿐이다. 검을 좀 잘 쓰는 필멸자일 뿐이지.


그 몬스터가 그를 비웃었다. 하지만 강이훈은 전혀 게의치 않았다.


“그딴 소리··· 아주 많이 들었지!”


그의 눈이 빛났다. 그는 만용을 발동했다. 그의 능력치가 폭발적으로 상승했다. 그리고 그의 주변에는 곧···.


“죽어라!”


강이훈은 그렇게 이야기하며 용과 함께 빠르게 아래로 떨어졌다.


콰아아앙!


그 검은 몬스터는 몸 중간에 구멍을 내 그의 공격을 피했다. 그러면서 강이훈은 그저 바닥에 균열을 냈을 뿐이었다.


-그렇게 빤히 보이는 공격으로 나를 죽일 수 있다고 생각했나?! 죽어라!


그리고 그 검은 몬스터는 그의 몸체 중간에 떨어진 강이훈을 자신의 몸체로 감쌌다. 강이훈은 그 검은 잉크 같은 몸체 속에 갇혀버렸다.


“···! 끄, 윽···! 가, 강이훈씨···!”


“······강이훈씨!”


밖에서 차여진과 나현우가 그를 불렀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하하하! 그래, 죽어라! 죽어! 깔려 죽으란 말이다!


“끄으윽···!”


차여진은 당장이라도 저 놈을 붙잡아 찢어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눈에서 피가 흐르고, 시야조차 제대로 확보되지 않았다.


‘···어떻게 하지? 어떻게 하면 이 상황을 벗어날 수 있는거지?’


차여진은 침착하게 생각했다. 방법은 하나밖에 생각나지 않았다. 그녀는 귓가에 있는 문양을 향해 손을 올렸다.


‘정신공격이니, 폭주를 쓰면··· 괜찮아질지도 몰라. 하지만 주변에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은데···.’


그녀가 망설이는 것은 단 하나뿐이었다. 주변에 사람들이 많다. 그것도 제대로 싸울 수 없는 사람들이··· 그녀가 폭주를 하게 된다면 그녀를 죽일 수 있는 사람이 없다. 돌아올 수 없고, 그녀가 수많은 사람들을 죽이게 될지도 모른다.


“······.”


그렇기 때문에, 그녀는 주저할 수밖에 없었다. 도대체 이 일을 어떻게 헤쳐나가야한다는 말인가?


-···아, 아니?!


그런데 그 때, 그 몬스터가 당황하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몸의 통증이 점점 잦아들어가기 시작했다.


-으, 으으으아아아아아아아···!


그 몬스터가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 곧···.


파아아아아악···!


여러 마리의 용이 그 몬스터를 뚫고 나왔다. 그리고 그 용이 어디서 나왔는지는 물어볼 필요도 없었다.


“가, 강이훈씨···!”


용들이 뚫고 나온 중심에는 강이훈이 있었다. 그는 꽤 지쳐보였지만 멀쩡하게 서있었다.


“하아···. 하아아···.”


곧 용들은 모습을 감추고, 용들의 중심에 있던 검들이 강이훈의 주변으로 되돌아왔다. 강이훈은 거칠게 숨을 쉬었다.


후두두두둑···.


몬스터의 잔해들이 그의 곁에 떨어졌다. 이게 끝일까? 강이훈은 안심하려 했다. 하지만···.


-그으으으으윽···!


-그으으으윽···!


-그으으으으윽···!


“······?!”


그 파편들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


“으아아아아악!”


그 몬스터의 파편이 사람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나는 죽지 않는다!


-죽지 않는다!


······끔찍한 악몽이 다시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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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지 않는 헌터는 죽음이 무섭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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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 124. 죽지 않는 헌터는 죽음이 무섭지 않다(完) 23.01.20 300 5 13쪽
123 123. 최후의 싸움 23.01.19 232 5 13쪽
122 122. 동료를 믿으며 23.01.17 216 5 13쪽
» 121. 끔찍한 악몽 23.01.16 226 5 12쪽
120 120. 동료의 신뢰 23.01.14 225 5 12쪽
119 119. 아비규환의 전장 23.01.13 217 6 12쪽
118 118. 최종 난제, 입성 23.01.12 219 5 12쪽
117 117. 최종 난제 23.01.10 238 5 12쪽
116 116. 실전 훈련 23.01.09 226 5 12쪽
115 115. 항상 그래왔듯이 23.01.07 225 4 12쪽
114 114. 쌓아왔던 노력 23.01.06 229 6 12쪽
113 113. 바다의 지배자 23.01.05 242 5 12쪽
112 112. 바다 밑에서 23.01.03 237 4 12쪽
111 111. 헛된 바람 23.01.02 238 6 12쪽
110 110. 돌아가는 길 22.12.31 245 6 12쪽
109 109. 삶의 목표 22.12.30 238 6 12쪽
108 108. 두려움을 모르는 자 22.12.29 247 6 13쪽
107 107. 스승과 제자 22.12.27 248 6 13쪽
106 106. 제자와 제자 22.12.26 251 6 13쪽
105 105. 일이 꼬였을 때 길이 보인다 22.12.24 260 6 12쪽
104 104. 입장 22.12.23 249 6 12쪽
103 103. 정말로 고마운 사람 22.12.22 261 6 12쪽
102 102. 감옥 22.12.20 267 6 12쪽
101 101. 여행 한번 가자 22.12.19 266 6 12쪽
100 100. 달려나갈 뿐 22.12.17 270 6 12쪽
99 099. 성장 속도 22.12.16 279 6 12쪽
98 098. 배신의 뒷맛 22.12.15 281 6 12쪽
97 097. 지긋지긋한 숙취 22.12.13 276 6 12쪽
96 096. 안하던 짓 22.12.12 286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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