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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슨녹

죽지 않는 헌터는 죽음이 무섭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완결

녹슨녹
작품등록일 :
2022.08.13 19:28
최근연재일 :
2023.01.20 19:10
연재수 :
124 회
조회수 :
59,338
추천수 :
1,086
글자수 :
695,443

작성
22.12.15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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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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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12쪽

098. 배신의 뒷맛

DUMMY

“······.”


강이훈은 아침을 먹으며 단말기의 화면을 계속 보고 있었다. 100대 난제 던전의 영상을 계속해서 보고 있었다. 왜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들이 100대 난제 던전을 클리어한 뒤부터 엄청난 양의 영상이 올라오고 있었다.


‘아직은 초반부 보스 뿐이지만···.’


강이훈은 그렇게 생각하며 설렁탕을 한 숟갈 떴다. 밤새 끓였는지 국물이 아주 맛이 좋았고, 속이 풀리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그러고보니 저희가 클리어를 한 뒤부터 영상이 폭발적으로 올라오고 있지 않습니까?”


강이훈이 단말기로 영상을 보는 모습을 보고 김청서가 말을 걸었다.


“그래요?”


“예, 그렇더군요. 원래 하루에 하나씩만 올라와도 많은거였는데, 요 며칠동안 엄청나게 올라오고 있더군요. 거의 모든 100대 던전에 도전자가 있는걸로 추정됩니다.”


차여진의 물음에 김청서가 답하였다. 강이훈은 둘의 대화에 큰 신경을 쓰지 않았다.


“왜 갑자기 그런거죠? 저희가 클리어한거에 자극이라도 받은걸까요?”


차여진이 그렇게 말하자, 김청서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지금으로 봐서는 그럴 가능성이 가장 높죠. 모르겠습니다···. 다른 나라 사람들과 교류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니 그들의 정확한 심정은 모르겠네요.”


“······.”


김청서의 말대로라면, 강이훈에게는 좋은 소식이 될 수도 있었다. 어쨌든 스승이 어디있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그런 영상들이 가득 필요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그렇게 좋지만은 않은 소식이었다.


‘···그러다 누가 스승님을 먼저 잡으면?’


솔직히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생각한다. 그의 스승인 검성은 엄청나게 강한 사람이다. 레이드를 봐도 그렇다. 하지만 세상에 절대라는건 없고, 그의 스승이 다른 누군가에게 죽을 수도 있다는 소리다.


‘···그건 절대 안돼.’


그 가능성은 생각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반드시 스승을 만나야하고, 그 전에 다른 누군가가 스승을 죽이는건 원치 않았다.


‘스승님을 끝내는건··· 내가 되어야해.’


강이훈은 그렇게 생각하며 설렁탕 한 숟가락을 입에 넣었다.


“···강이훈씨, 좀 괜찮으십니까?”


“예?”


차여진이 강이훈에게 말을 걸었다. 그러고보니 제일 중요한 사람들에게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들에게 이야기를 해야했다.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밥을 다 먹고 조용한 곳에서 말씀드리죠.”


“···? 예, 그러세요.”


나현우와 차여진이 어리둥절하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일단 납득한 듯 고개를 끄덕거리고 다시 설렁탕을 먹는데에 집중했다.


‘다 들으시면 어떤 반응일까.’


부디 그들이 자신과 함께 해주기를, 그렇게 생각하며 강이훈은 다시 설렁탕을 먹었다.





아침을 다 먹은 뒤, 강이훈과 그 일행은 청서 건물의··· 조용한 곳에서 모였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김청서 또한 그 곳에 함께 했다. 이미 그는 알고 있을텐데··· 어쨌든 강이훈은 그 곳에서 일행들에게 스승에 관한 일을 설명했다.


“···음. 그러니까, 스승이라는 분이 100대 난제 던전의 보스다··· 이 말이죠?”


“예.”


강이훈은 간단하게 설명을 했고 그 설명을 나현우와 차여진은 아주 잘 알아들었다.


“뭐야, 그 일 때문에 어제 그렇게 술을 마셨던거예요?”


“···네.”


“별일도 아닌데요.”


“······?”


차여진은 그렇게 말한 뒤 아주 태연한 표정으로 강이훈을 보고 있었다. 별일이 아닌가? 강이훈은 혼란스럽기 시작했다. 발키리도 그렇게 말하더니··· 그는 자신의 윤리관이 이상한건지 다른 사람들의 윤리관이 이상한건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어쨌든 강이훈씨한테는 좋은 사람이었던거잖아요.”


“사람을 그렇게 죽였는데도요?”


“뭐···. 그건 어쩔 수 없었던 일일지도 모르죠. 어쨌든 그건 그 사람의 역할이었던거잖아요.”


“······음. 그런가요?”


점점 혼란이 오기 시작했다. 모르겠다. 이게 이렇게 쉽게 말할 수 있는 문제인가?


“어쨌든··· 지금은 세상의 법칙이 변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음, 약한 사람이 죽어나가는게 그렇게 이상하지 않은 세상이 되었죠.”


“···하지만 선한 사람이라면 그걸 막기 위해서 노력을 해야겠죠.”


“그것도 맞는 말이지만···. 음, 저는 영상을 본게 아니라서 잘 모르겠네요. 보면 저도 생각이 달라질지 모르죠.”


차여진은 그렇게 말하며 웃었다. 자신의 일이 아니니까 그렇게 편하게 말할 수 있는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래, 그들에게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뭐, 어쨌든 그렇게 나쁘게 생각은 하지마세요. 어제처럼 그렇게 술을 많이 드시지도 마시고요.”


“···예.”


차여진은 그렇게 덧붙였다. 덧붙인 말을 듣고 나니 차여진이 왜 그런 소리를 했는지 알아챘다.


‘···나를 배려한거였구나.’


너무 나쁘게 생각해서 내 마음과 정신과 몸을 망치지 말라는, 그런 뜻이었던 것같다. 강이훈은 조금 안심했다.


“그래서··· 강이훈씨는 스승님을 찾아 다른 100대 난제 던전에도 가고싶으시다는거죠?”


나현우가 핵심을 물었다. 가장 중요한건 이 문제다. 다른 100대 던전도 가느냐, 가지 않느냐.


“예···. 어디있는지도 아직은 모르지만요.”


“음···.”


“저는 재밌으니까 또 가도 좋아요.”


차여진은 그렇게 가볍게 대답했다. 하지만 이 문제는 결코 가벼운 문제가 아니었다.


“하지만··· 저희는 사실 이번 100대 난제 던전에 간게··· 솔직히 말해서 운이 좋았습니다. 그 많은 헌터들을 거느린 김청서씨와 친분이 있어서 들어갈 수 있었던거지, 다음 번에 저희와 우호적인 세력과 함께 갈 수 있으리라는 보장이 없지 않습니까?”


강이훈은 그렇게 반박했다. 좀 더 생각을 해보라는 취지였다. 솔직히 그들은 이번에 운이 좋았던 것이다. 원래 난제 던전이라는 곳은 보스보다 사람을 주의해야하는 곳이다. 100대 난제 던전도 예외는 아니다.


“음···.”


그 말을 들은 김청서가 멋쩍게 웃었다.


그들이 난제 던전을 깰 수 있었던 것은 대규모 원정대를 꾸려 같은 우호적인 진영의 사람들끼리 갈 수 있어서였다. 하지만 원래 그런 우호적인 세력을 모으기는 힘들다. 그러니 처음 보는 사람들과도 함께 가야한다는 거다.


‘···북한도 아니고 다른 나라에 있다면 그런 인원들을 전부 옮기는 것도 불가능하고, 그 곳에서 세력을 만들기도 어렵겠지.’


생각하면 할수록 점점 더 어려워지는 일이었다. 한숨만이 나온다. 다른 나라로 어떻게 가느냐부터 문제다. 비행기는 지금 연료가 없어 뜨지 못한다. 큰 배도 마찬가지며, 더군다나 바다에는 괴물들이 나와 더더욱 힘들다.


“뭐 어때요. 어떻게든 끼어서 가면 되는거죠. 저희가 어디 대인전이 안되는 사람도 아니고요. 그리고··· 이번 100대 난제 던전도 저희가 거의 깬거 아니겠어요?”


차여진은 그렇게 말하면서 웃었다. 그렇다. 이번 100대 난제 던전을 깨면서··· 강이훈 또한 확실히 느낀게 있다. 그들의 활약이 엄청났다. 이번 100대 난제 던전에서 가장 큰 활약을 펼친 사람이 누구냐고 물으면, 강이훈, 김청서, 차여진··· 이 셋 중 하나가 될 것이다.


“······그렇기는 하죠.”


그 발언이 불편했을 법도 한 김청서 또한 그녀의 의견에 동의했다.


“그러면 뭐, 그렇게 겁먹을 필요가 뭐가 있겠어요? 현우가 조금 걱정이기는 한데··· 뭐, 알아서 잘 숨어있으면 되겠죠.”


“···으음.”


나현우가 조금 불만이라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그도 고개를 끄덕거렸다.


“뭐, 그래요. 저도··· 뭐, 딱히 지금 크게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거기 가면 보상도 엄청나게 주니까··· 함께 가겠습니다.”


“그래, 이번에 받은 돈으로 능력치도 올리고 아이템도 사고 하면··· 저희 꽤 강해져있을걸요? 어디를 가도 괜찮을거예요!”


“아···. 맞다. 그것도 있었죠.”


생각해보니 그 포인트도 있었다. 강이훈은 아직 그걸 쓰지 않고 쳐박아두고 있었다. 꽤 많은 돈이었지···.


‘흠, 검을 새로 살 필요는 없어보이고, 능력치나 더 올려둘까.’


그의 능력치는 민첩이 100레벨을 향하고 있었고, 다른 능력치도 50 레벨은 넘었지만, 그의 스승을 이기기 위해서는 더 많이 올려야할지도 모른다.


“그럼 뭐, 저희 다음 목표는 강이훈씨의 스승님이 있을 그 100대 난제 던전이네요.”


“예, 일단 어디인지 찾는게 중요하죠.”


“좋아요. 일단 목표를 정한게 중요하죠.”


나현우는 그렇게 말하며 웃어보였다. 지금 이런 시대에 목표가 있다는건 좋은 일이었다. 무슨 일을 해야할지 고민하며 방황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으니까.


“···저도 함께 가겠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김청서가 끼어들었다. 그의 말에 나현우와 차여진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 강이훈은 그에게서 먼저 이야기를 들어 알고 있었지만, 그의 일행들은 처음 듣는 소리였다.


“예? 왜요? 아니, 청서는 어쩌고요?”


“휴가를 내는걸로··· 하기로 했습니다.”


“예에?”


“예?”


당연하게도 차여진과 나현우는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다소 생각이 없어보인다고 해야할까, 뭐라고 해야할까···.


“일단··· 강이훈씨의 스승님이 어느 난제 던전에 있는지도 알아내야하고, 거기까지 갈 방법을 생각해내기도 해야하니··· 꽤 시간적 여유가 있습니다. 그러니 차근차근 인수인계를 해나가면 됩니다.”


“으음···. 뭐, 일단 알겠습니다.”


떨떠름해보이기는 했지만 차여진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강이훈씨, 스승님에 대해서 알아보시려면 저희와 함께 있는게 편할겁니다. 일단 저희 건물에 머물고 계시겠습니까? 그 편이 정보를 전달하기에 더 편할겁니다.”


“으음···.”


강이훈은 고민이 되었다. 솔직히 공용 안전지대를 쓰는 것보다는 청서의 이 빌딩을 쓰는게 더 편하기는 할 것이다. 하지만 청서의 일원이 아닌 그들이 이 건물에 계속 있는 것도 그렇게 좋아보이지는···.


“이훈이 형!”


“어?”


다다다다···.


어린 아이의 목소리가 들리더니 가벼운 발소리가 들렸다. 작은 무언가가 그를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하운아?”


“형!”


그래, 이 아이도 여기에서 지내고 있었지. 바로 박하운이었다.


“형! 무사히 돌아오셨네요!”


“응, 그렇지···. 너도 잘 지냈어?”


“네! 그 동안 열심히 수련했어요.”


강이훈은 몸을 숙여 박하운과 눈높이를 맞춰주었다.


“음, 그럼 강이훈씨, 하운이와 훈련실을 써보시죠. 청서 건물을 얼마든지 쓰셔도 좋습니다. 다른 분들도요.”


“음···. 예. 그러죠.”


“하운아, 누나도 같이 가도 될까?”


“네! 현우형도요!”


“그래, 가자.”


어린 아이 앞에서는 약해지는게 사람이다. 이렇게 된 이상 김청서가 말한대로 청서에서 머무를 수밖에 없다. 그들은 박하운과 함께 저벅저벅 걸어갔다. 김청서는 자신의 사무실로 돌아갔다.


“형! 저 형 없는 동안 정말 열심히 했어요! 이제 제 칼에서 가지도 세 개가 나와요!”


“오···. 대단한데?”


강이훈은 그렇게 말하며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재능이 있다고는 생각했지만 정말로 놀라운 성장이다.


“그리고 또 다른게 있는데··· 으음. 이건 직접 보여드릴게요!”


“그래, 그러자.”


강이훈은 그렇게 아이와 함께 걸어갔다. 이 아이의 성장을 보고 있으면 그의 스승을 찾는 기나긴 시간도 견딜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강이훈씨!”


강이훈이 청서에서 지낸지 몇주가 지났을까, 그가 다른 사람들과 훈련실에서 검을 휘두르고 있을 때 김청서가 뛰쳐들어왔다.


“예? 무슨 일이시죠? 설마···.”


그가 이 건물에서 생활하던 몇주 동안, 그가 이렇게 급하게 찾아오는 일은 없었다. 그렇다는건···.


“···강이훈씨의 스승을 찾았습니다.”


드디어, 단서를 얻었다는 뜻이었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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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 124. 죽지 않는 헌터는 죽음이 무섭지 않다(完) 23.01.20 299 5 13쪽
123 123. 최후의 싸움 23.01.19 232 5 13쪽
122 122. 동료를 믿으며 23.01.17 216 5 13쪽
121 121. 끔찍한 악몽 23.01.16 225 5 12쪽
120 120. 동료의 신뢰 23.01.14 225 5 12쪽
119 119. 아비규환의 전장 23.01.13 217 6 12쪽
118 118. 최종 난제, 입성 23.01.12 219 5 12쪽
117 117. 최종 난제 23.01.10 238 5 12쪽
116 116. 실전 훈련 23.01.09 226 5 12쪽
115 115. 항상 그래왔듯이 23.01.07 225 4 12쪽
114 114. 쌓아왔던 노력 23.01.06 229 6 12쪽
113 113. 바다의 지배자 23.01.05 242 5 12쪽
112 112. 바다 밑에서 23.01.03 237 4 12쪽
111 111. 헛된 바람 23.01.02 238 6 12쪽
110 110. 돌아가는 길 22.12.31 244 6 12쪽
109 109. 삶의 목표 22.12.30 238 6 12쪽
108 108. 두려움을 모르는 자 22.12.29 247 6 13쪽
107 107. 스승과 제자 22.12.27 248 6 13쪽
106 106. 제자와 제자 22.12.26 251 6 13쪽
105 105. 일이 꼬였을 때 길이 보인다 22.12.24 260 6 12쪽
104 104. 입장 22.12.23 249 6 12쪽
103 103. 정말로 고마운 사람 22.12.22 261 6 12쪽
102 102. 감옥 22.12.20 267 6 12쪽
101 101. 여행 한번 가자 22.12.19 266 6 12쪽
100 100. 달려나갈 뿐 22.12.17 270 6 12쪽
99 099. 성장 속도 22.12.16 279 6 12쪽
» 098. 배신의 뒷맛 22.12.15 281 6 12쪽
97 097. 지긋지긋한 숙취 22.12.13 276 6 12쪽
96 096. 안하던 짓 22.12.12 285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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