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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슨녹

죽지 않는 헌터는 죽음이 무섭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완결

녹슨녹
작품등록일 :
2022.08.13 19:28
최근연재일 :
2023.01.20 19:10
연재수 :
124 회
조회수 :
59,341
추천수 :
1,086
글자수 :
695,443

작성
22.12.31 19:10
조회
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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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12쪽

110. 돌아가는 길

DUMMY

야쿠자들의 시체를 넘어, 강이훈과 스무명 남짓의 한국인들은 모여앉았다. 앞으로의 일을 어떻게 해야할지 의논하기 위해서다.


“일단··· 순간이동을 쓰는 녀석은 죽었기 때문에··· 같은 능력을 가진 다른 녀석을 확보하지 않는 한 배를 구하는게 가장 좋은 방법이죠.”


우선 김청서가 이야기를 정리했다. 그는 회사를 운영한 경험이 있기에 이런 곳에서 의논을 주도하기에 아주 적합한 인재였다.


“하지만··· 지금은 배로도 이동을 잘 못하지 않습니까? 연료도 없고···.”


“그건 제가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 때 강이훈이 나섰다. 강이훈의 치수(治水)라면, 물의 흐름을 조종해 배를 움직이게 만들 수 있다. 용검술이 SSS급이 된 강이훈은 커다란 배조차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힘을 가졌다.


“으음···. 하지만 바다에는 엄청난 괴물들이 나온다고 하던데요.”


그 때 한 명이 그런 이야기를 꺼냈다.


‘···바다의 지배자.’


강이훈은 첫 100대 난제 던전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바다의 지배자이니 뭐니 하던 녀석이 그에게 흥미를 가졌었다. 지금 바다로 나간다면 그 녀석이 강이훈을 보고 달려올지도 모른다.


“이보쇼, 우리한테는 100대 난제 던전을 두 개나 클리어한 사람이 있지않소? 그깟 괴물같은건 상대도 안되죠!”


덩치가 큰 헌터가 말했다. 그 말도 맞는 말이다. 하지만 그 ‘바다의 지배자’라는 녀석이··· 그 칭호가 헛되지 않다면 엄청난 적수가 되겠지.


“하지만 어쨌든··· 바다 쪽으로 나아가서 배를 구하는게 먼저겠죠. 일단 저희의 지금 위치를 확인해봅시다.”


김청서가 단말기를 통해 지도를 열었다. 강이훈은 지도를 볼 줄 모르기 때문에 슬쩍 빠져나왔다.


“······음.”


“······.”


그의 시선은 묶여있는 야쿠자들의 잔당들에게 닿았다. 전부 다 죽이지는 않았고, 항복 의사를 보인 녀석들은 저렇게 묶어두고 나중에 묶어둔 채로 일본 쪽의 진지에 던져줄 생각이었다.


“저기, 이 녀석들한테 물어보면 안됩니까?”


역시 정보를 얻을 때 가장 좋은 방법은 현지인들에게 물어보는 것이다. 그러니 이 녀석들에게 물어보는게 가장 빠른 방법이 아닐까? 강이훈은 그렇게 생각해 제안했다.


“···흠. 그런 방법도 있긴 하네요. 일본어 할줄 아시는 분?”


김청서가 그렇게 묻자 한국인 헌터중 몇이 손을 들었다. 그 중에는 최동필도 있었고, 그들이 저벅저벅 걸어왔다.


스릉···.


강이훈은 검을 꺼냈다. 이런 녀석들에게 정보를 캐낼때는 이렇게 위협을 하는게 좋지 않겠는가?


“히, 히익···!”


잔뜩 겁을 먹은 야쿠자 잔당들에게 최동필이 다가갔다. 그는 한쪽 무릎을 바닥에 꿇고 그 녀석들의 눈높이에 맞춰주었다.


“······.”


“하, 하잇···!”


최동필이 뭐라고 했는지, 일본어로 뭐라고 말을 하자 그의 앞에 있던 야쿠자들은 금세 머리를 땅에 박으며 굽신거렸다.


‘···뭐하는 놈들이지? 하긴 저렇게 비굴하게 구는 녀석들이니까 야쿠자 쫄따구나 하고 있겠지.’


강이훈은 그렇게 생각하며 검을 땅에 꽂고 위협적인 자세를 보였다.


“히, 히익···!”


“······.”


“하잇···!”


그렇게 최동필이 그 녀석들을 심문(?)하는 동안 강이훈은 가만히 서있었다.


‘그러고보니 스승님께서 내게 주신게 있었지.’


워낙에 많은 일들을 하느라 그걸 살펴보지 못했다. 김청서는 지도를 펼쳐보며 다른 사람들과 길을 어떻게 가야할지 살펴보고 있고, 최동필은 일본어로 이 녀석들을 심문하고 있다.


지도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일본어도 할줄 모르는 강이훈이 지금 할 수 있는건 없다. 그러니··· 여유가 있을때 이런걸 확인하는게 좋겠지.


‘어디보자···.’


강이훈은 인벤토리를 열어보았다. 이것 또한 최고급 인벤토리였다. ···강이훈에게 처음 준 선물과 마찬가지로.


‘···윽.’


강이훈은 그 사실에도 눈물이 핑 돌뻔했지만, 지금은 참아야했다. 강이훈은 다시 최대한 험악한 표정을 짓기 위해 노력했고, 그 노력이 먹혔는지 또 야쿠자들의 잔당들이 히익···! 하며 기겁했다.


‘···웃기는 녀석들이야.’


강이훈은 최대한 미간 사이를 좁히며 눈물을 흘리지 않도록 노력했다. 그리고 인벤토리 안을 살폈다.


‘···검들이 있네.’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검들이었다. 나중에 찬찬히 살펴보아야겠지만, 강이훈이 지금 가지고 있는 고리자루검과 동급이거나, 그보다 조금 높은 등급이거나 조금 낮은 등급이거나··· 아무튼 고리자루 검과 비슷한 검들이었다.


‘스승님이 쓰시던 검들일까.’


자세히 보지는 못했지만 검집에 흠집이 남아있는걸로 보아 누군가 쓰던 것인건 확실해보였다. 사실 그건 성능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으니 상관은 없다.


“···흐음.”


그리고 강이훈은 인벤토리를 더 살펴보았다. 검들이 있고, 또··· 수많은 물통들이 있다. ···물을 채워두고 물이 없는 상황에서 사용하라는 것이겠지. 그리고 또···.


‘···책들이 있네.’


책들··· 책들이 있다.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있다. ···저번에는 비급이더니 이번에는 도대체 뭘까. 강이훈은 한권을 꺼내보았다.


‘······바닷물을 효과적으로 쓸어모으는 방법?’


펼쳤더니 비급보다 날려쓴 글씨로 검성이 나름대로 자신만의 방법을 연구해놓은 것이 좌르륵 적혀있었다.


‘하지만 크게 도움이 될거같지는 않은데.’


애초에 같은 용검술을 써도 각자의 기술은 다 달랐다. 같은 치수(治水)를 쓴다고 해도 같은 방식으로 물을 끌어오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 검성이 피를 끌어오지 못해도 강이훈은 피를 끌어올 수 있었다.


‘···일단 나중에 읽어는 보자.’


강이훈은 그렇게 생각하며 책을 인벤토리 속에 아무렇게나 던졌다.






싸우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강이훈이 그렇게 멍하니 있는 동안, 다른 사람들은 논의를 끝냈고, 이제 그들은 가장 가까운 항구를 향해 가고 있었다. 그것도 며칠 째.


‘결국 그 야쿠자 놈들은 아무런 도움이 안됐지. 그냥 항구의 위치만 말해줬을 뿐이고··· 그래, 어차피 쫄따구들이었으니까.’


야쿠자들···. 지나가는 길에 아무 안전 지대에 던져두고 왔다. 야쿠자들을 잡아와서 그런지, 그 안전 지대에 있던 사람들이 꽤나 호의적이었다.


‘왜 한국인이 여기에 있는지 그렇게 묻지도 않았고 말이지, 덕분에 먹을건 다 챙겨놨는데···.’


그 덕분에 먹을 걸 꽤 많이 쟁여둘 수 있었다. 어차피 포인트로 계산을 하니 여기에서도 먹혔다.


‘말이 통하고, 이동만 자유롭다면 여행하기 참 편한 환경이기는 하지.’


지금은 사용하는 화폐도 전부 똑같고 그러니 예전보다 여행하기 편안하기는 하다. 이동이 불편해서 그렇지.


‘나중에 이 세상이 평화로워지고 그렇다면··· 순간 이동 능력이 있으면 관광업을 할 수 있는게 아닐까.’


강이훈은 그런 실없는 생각을 하며 걷고 있었다. 곧 항구에 도착할 것이다. ···여기에서 또 배를 구하기 위해서 실랑이를 해야할 생각을 하면 꽤 머리가 아팠다.


‘포인트를 주고 해결될 일이면 정말 좋겠는데.’


사실 돈을 주고 해결하는게 가장 편한 방법이다. 사실 강이훈에게는 꽤 많은 포인트가 있다. 스승을 만나기 전에 모든 포인트를 능력치에 투자했지만··· 스승을 쓰러트리고 100대 난제를 또 클리어하면서 받은 보상 포인트가 있고··· 특히나 야쿠자들을 죽이고 빼앗은 포인트가 엄청났다.


‘···이건 나중에 다른 사람들한테도 좀 나눠주고 그래야지.’


야쿠자 놈들이 얼마나 사람을 등쳐먹고 다녔으면··· 그들이 가진 포인트는 꽤 많았다.


‘아, 맞다. 그 던져둔 놈들한테서도 포인트를 뺏었어야했는데···!’


어쨌든 그 놈들도 100대 난제 던전을 클리어할 때 살아있던 놈들이니 포인트 보상을 받았을 것이다. 강이훈은 차마 그걸 생각을 못하고 있었다.


‘아··· 아까워라···!’


어차피 야쿠자놈들이 그 포인트를 가지고 있어봤자 개과천선 하지도 않을거같은데··· 빼앗아 두는게 좋지 않았을까? 갑자기 놓친 포인트들이 너무나도 아까워지기 시작했다.


강이훈이 그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는 동안, 일행은 항구에 도착했다.


“···여기인가?”


가장 앞서서 걸어가던 김청서가 멈춰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이미 어둑어둑해진 시간이라 항구에는 바닷물이 일렁거리는 모습밖에 보이지 않았다.


“으음···.”


항구에는 배들이 꽤 많이 정박되어있다. 하지만··· 이 어두운 곳에서 봐도 대부분의 배들은 상태가 그리 좋지 못했다. 따개비들로 거의 뒤덮여있거나, 녹이 슨 곳이 있거나, 방수천으로 덮여있는데 그 곳에 먼지가 수북하다던가··· 그랬다.


“······으음.”


‘하긴, 타고 나가지도 못할 배들을 누가 그렇게까지 관리를 하고 있겠어?’


강이훈은 그렇게 생각하며 팔짱을 꼈다. ···하지만 어쨌든 강이훈의 능력을 이용하면 물에 떠있기만하면 되었다.


“으음···. 사실 이게 괜찮은 일일지도요. 이렇게 방치 되었다는건 주인조차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거 아니겠습니까? 하나 골라가면··· 되겠죠.”


“도둑질이긴한데···.”


“···어차피 여기 다시 올 것도 아니고.”


여기가 한국이 아니라 다른 나라라는 점이 그들의 도덕관념을 흐리게 만들었다. 게다가 관리도 되어있지 않은 배들이라니···.


‘훔쳐가기 딱 좋은 환경이기는 하지.’


저렇게 엉망진창인 배들이 있으면 누구나 빼앗아가고싶다고 생각할 것이다. 한쪽 유리가 깨진 자동차처럼.


“···으음. 일단 지금은 어두우니 내일 생각하죠. 일단 쉽시다. 내일 아침에 배 주인이 나올지도 모르는거 아니겠습니까.”


“그것도 그렇죠···. 이렇게 어두운데 섣불리 배를 출발시킬수도 없고.”


어디에서 어떻게 괴물이 나타날지 모르는데 어두운 밤에 배를 타고 바다 밖으로 나가는것도 불가능한 일이었다. 다들 김청서의 생각에 동의했다.


“그런데··· 바다에서 길은 어떻게 찾죠? 적어도 뱃길을 읽을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하지 않을까요?”


“음···. 배를 몰아보신 경험이 있으신분?”


“저요.”


그 때 누군가 손을 들었다. 딱 봐도 뭐랄까, 나는 뱃사람이다! 라는 티가 나는··· 덩치가 크고 수염이 있는 그런 남성이었다. 외국 영화에 나오는 듬직한 뱃사람 같다고나 할까.


“방향 정도는 잡아드릴 수 있을겁니다. 어차피 저희의 위치는 단말기에 나올거고, 그걸 따라서 방향을 잡아서 가면 될테니까요.”


“예, 그럽시다. 그럼 일단 다들 쉽시다!”


“예!”


그렇게 김청서의 지시에 따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쉬었지만, 그 뱃사람이라는 사람은 계속해서 배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으음. 조종하기 괜찮은 배였으면 좋겠는데.’


큰 배일 수록 좋다. 그들은 바다에서 언제 싸우게 될지 모른다. 그것도 ‘바다의 지배자’라는 엄청난 칭호를 가진 녀석과 싸우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니 대비는 철저히 해둬야했다.


그들 인원의 숫자도 결코 적은게 아니니 그 점도 고려를 해야했다. 배는 크면 클수록 좋다.


‘어차피 내가 조종할거니까··· 오히려 큰 편이 조종하기에 편할지도 모르고···. 어쨌든 뭐··· 좋은 배를 찾으면 좋겠네.’


며칠동안 걸으면서 제대로 쉬지도 못했더니 피곤했다. ···청서 건물에 있는 침대가 그리워지기 시작했다.


강이훈은 침낭을 펴고 누웠다. 부디 내일 좋은 배를 찾기를 바라며··· 그는 눈을 감았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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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지 않는 헌터는 죽음이 무섭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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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 124. 죽지 않는 헌터는 죽음이 무섭지 않다(完) 23.01.20 300 5 13쪽
123 123. 최후의 싸움 23.01.19 232 5 13쪽
122 122. 동료를 믿으며 23.01.17 216 5 13쪽
121 121. 끔찍한 악몽 23.01.16 225 5 12쪽
120 120. 동료의 신뢰 23.01.14 225 5 12쪽
119 119. 아비규환의 전장 23.01.13 217 6 12쪽
118 118. 최종 난제, 입성 23.01.12 219 5 12쪽
117 117. 최종 난제 23.01.10 238 5 12쪽
116 116. 실전 훈련 23.01.09 226 5 12쪽
115 115. 항상 그래왔듯이 23.01.07 225 4 12쪽
114 114. 쌓아왔던 노력 23.01.06 229 6 12쪽
113 113. 바다의 지배자 23.01.05 242 5 12쪽
112 112. 바다 밑에서 23.01.03 237 4 12쪽
111 111. 헛된 바람 23.01.02 238 6 12쪽
» 110. 돌아가는 길 22.12.31 244 6 12쪽
109 109. 삶의 목표 22.12.30 238 6 12쪽
108 108. 두려움을 모르는 자 22.12.29 247 6 13쪽
107 107. 스승과 제자 22.12.27 248 6 13쪽
106 106. 제자와 제자 22.12.26 251 6 13쪽
105 105. 일이 꼬였을 때 길이 보인다 22.12.24 260 6 12쪽
104 104. 입장 22.12.23 249 6 12쪽
103 103. 정말로 고마운 사람 22.12.22 261 6 12쪽
102 102. 감옥 22.12.20 267 6 12쪽
101 101. 여행 한번 가자 22.12.19 266 6 12쪽
100 100. 달려나갈 뿐 22.12.17 270 6 12쪽
99 099. 성장 속도 22.12.16 279 6 12쪽
98 098. 배신의 뒷맛 22.12.15 281 6 12쪽
97 097. 지긋지긋한 숙취 22.12.13 276 6 12쪽
96 096. 안하던 짓 22.12.12 286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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