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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슨녹

죽지 않는 헌터는 죽음이 무섭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완결

녹슨녹
작품등록일 :
2022.08.13 19:28
최근연재일 :
2023.01.20 19:10
연재수 :
124 회
조회수 :
59,375
추천수 :
1,086
글자수 :
695,443

작성
22.12.22 19:10
조회
261
추천
6
글자
12쪽

103. 정말로 고마운 사람

DUMMY

“이훈아!”


“예?”


“이거 가져가서 먹어라!”


“예에??”


강이훈이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을 때였다. 이제는 교대 시간이 되어 사장과 간단히 인수인계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려던 길이었다.


“이번에 나온 폐기다! 다 가져가서 먹어라!”


“아니··· 이만큼이나요?”


삼각김밥, 우유···. 온갖 식품들이 다 있었다. ···이만큼이나 폐기가 나왔던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사장님은 손이 커서 그런건지 어쩐건지 항상 발주를 많이 시키기는 했다.


그러다보니 이렇게 많은 양의 폐기가 생기는 날이 있었다.


“그래, 가져가서 먹어. 어차피 팔지도 못하는거.”


“···감사합니다.”


그래서 강이훈은 며칠동안 편의점 음식으로 아주 배가 부르게 먹을 수가 있었다. 며칠간의 식비를 걱정하지 않는 것 만으로도 강이훈에게는 아주 큰 힘이 되었다.




“이야, 멋지네!”


“사, 사장님···.”


강이훈이 지원한 회사에 면접을 보러 가기 며칠 전이었다. 사장님은 강이훈을 불러 양복점에 가서 강이훈에게 정장을 한 벌 사주었다.


“이··· 이런걸 제가 받아도 됩니까?”


“면접 보고, 회사 다닐려면 이런거 하나정도는 있어야지! 너는 오래 일 했으니까··· 편의점 퇴사 기념 선물이라고 생각해라!”


“사장님···.”


감격해 눈물이 나올 지경이었다. 그가 평소에 자신을 챙겨주고 있다는 사실은 다 안다. 폐기 물품을 그렇게 챙겨주고, 그가 급한 일이 생기면 바로 대타를 서줬으며··· 이제는 이런 정장까지 사주려고 한다니.


“거, 취직하고 나서도 편의점에 자주 놀러오고, 알겠나?”


“예···. 사장님···.”


강이훈은 평생 그의 은혜를 잊지 않기로 했다. 그렇게 단단히 다짐했다.






3년 내내 가장 만나고 싶었던 사람을 고르라고 하면, 강이훈은 당연히 이 사람을 골랐을 것이다. 사실 많이 찾아다니기도 했다. 원래 살던 지역에서 정말 샅샅히 뒤져보았다.


편의점 근처에 있던 대피소도 뒤져보았고, 그 주변은 전부 뒤져보았다. 하지만 찾지 못했었다.


그런데 그런 사람이 여기, 이 바다건너에 있는 땅에 있다니···. 말도 안되는 일이다. 도대체 어떻게···?


“사장님···.”


“너, 강이훈···? 강이훈이냐?! 이훈아···!”


사장도 강이훈을 알아보고 바로 그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강이훈의 얼굴을 만지며 눈물을 흘렸다.


“얘가··· 얼굴이 반쪽이 됐네···. 이훈아···.”


“사장님이야말로··· 반쪽이 되셨네요.”


강이훈이 기억하던 사장님은··· 좀 더 풍채가 좋은 사람이었다. 중년 남성이 다들 그렇듯이 배에 살집도 있고, 그랬던 사람인데··· 지금은 그 살은 전부 어디로 갔는지 빼빼 마른 상태였다.


“저 놈들입니까···? 저 놈들이 사장님을 이렇게 만든겁니까?”


강이훈은 분노가 치솟았다. 사장은 그의 은인이다. 세상이 이렇게 되고 난 뒤의 은인은 그의 스승··· 검성이었지만 세상이 이렇게 되기 전의 은인은 바로 이 사장님이었다. 그에게 아버지와 같은 존재였다.


그런 존재를 이렇게 만든 사람이 있다면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만들겠다. 강이훈은 거의 금방이라도 검을 뽑을 태세였다.


“아이고, 그건 아니다. 이훈아! 그냥··· 세상이 이렇다보니 이런 저런 고생을 해서 몸이 이렇게 된거지.”


“강이훈씨··· 그··· 아는 분이십니까?”


가만히 지켜보고 있던 김청서가 조심스럽게 물어보았다. 물론 분위기로 보았을 때 아는 사람이고, 각별한 사이라는 것도 알겠다. 하지만 정확히 어떤 사이인지는 모르니 이렇게 물어보았다.


“아···. 예전에 일했던 편의점의 사장님이신데···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아하···. 그렇군요. 저는 그, 김청서라고 합니다. 강이훈씨의 동료입니다.”


“아···. 반갑습니다. 저는 최동필이라고 합니다.”


최동필이 김청서와 악수를 나누는 동안, 강이훈은 그의 손목에 있는 단말기를 보았다.


‘그렇구나···. 사장님도 각성자가 되었구나.’


그렇게 생각하면 여태까지 왜 찾지 못하고 있었는지도 이해할 수 있다. 일반인은 그냥 대피소, 공용 안전지대에서 얌전히 지냈겠지만 각성자들은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할 수 있는 일은 닥치는 대로 했으니까.


“안녕하세요. 저도 강이훈씨의 동료예요. 차여진이라고 합니다.”


“저는 나현우입니다.”


“아아···.”


최동필은 다른 사람들과도 악수를 나눴다. 그렇게 인사를 마친 뒤··· 최동필이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그··· 100대 난제 던전 깨신 분들 맞지요?”


전세계에 소문이 다 났을 것이다. 김청서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예···. 그렇습니다. 그랬었죠.”


“아이고···!”


“사, 사장님···!”


그가 쓰러지려고 하는 것을 강이훈이 붙잡았다. 왜 이렇게까지 반응하는 것이지?


“이훈아···. 너 진짜··· 너도 100대 난제에 있었지···? 내가··· 내가 얼마나 마음을 졸였는지 아냐···?!”


“사··· 사장님···.”


“그게 다 깬 영상인줄 알면서도···! 네가 혹시라도 실패할까, 네가 혹시라도 죽을까··· 얼마나 걱정을 했는데···!”


“사장님···.”


최동필은 바닥을 치며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그걸 보는 강이훈의 마음도 아파졌다.


“3년동안 너를 얼마나 찾았는지 아냐?! 첫 출근을 하는 날에··· 세상이 이렇게 되어버려가지고··· 세상에 괴물이 천지고··· 너는 보이지도 않고··· 꼼짝 없이 죽은 줄로만 알았다···.”


“사장님···.”


그래, 그도 강이훈을 오랫동안 찾았을 것이다. ···그랬겠지. 강이훈과 마찬가지로 그도 그랬을 것이다.


“···다행이다. 네가 이렇게 살아있어서··· 동료도 있고··· 100대 난제 던전도 깨고···.”


“···사장님도 살아계셔서 다행이에요.”


“······.”


주변에서 끼어들기 뭐한 분위기가 되었다. 김청서와 나현우와 차여진은 한발자국 물러서서 그들이 회포를 풀기를 기다리기로 했다.


“저것도 다 복이죠, 뭐.”


“···그렇기는 하죠.”


차여진이 중얼거리는 소리에 김청서가 작은 소리로 대답을 해주었다. 아직까지 강이훈과 최동필은 눈물을 흘리며 서로를 얼싸안고 있었다.


“김청서씨는 도대체 어쩌려고 여기 오신거예요?”


“뭐, 제가 없어도 그 쪽에서 알아서 할겁니다. 인수인계도 어느정도 해놓았고··· 게다가 던전을 깨는 동안에도 잘 지내지 않았습니까?”


“그거랑 이거랑 같나요, 지금 저희는 어떻게 돌아가야할지도 모르는데··· 게다가 이 녀석들이 언제쯤 저희를 100대 난제에 데려갈지도 모르는 일이라고요.”


“그것도 그렇죠.”


“···게다가 그 녀석들이 저희 뒷통수를 안 치겠어요?”


“······으흠.”


솔직히 김청서가 여기까지 온 것은 지극히 충동적인 일이기는 했다. 그러니 이런 소리를 듣는다고 해도 할말이 없었다. 정말로 책임감이 없는 행동이기도 했다.


“할말이 없죠?”


“···네.”


김청서는 솔직히 패배를 인정했다. 정말로 입이 열 개··· 아니, 백 개라고 해도 할말이 없다.


“이훈아···. 너도 잡혀온거냐?”


“···저는 제발로 왔어요. 저는 여기 100대 난제를 깨야하거든요.”


“으응···?”


“일단 사장님이 어쩌다 여기에 왔는지 말씀해주시면 저도 이유를 말씀드릴게요.”


강이훈은 그렇게 말하며 최동필을 보았다. 최동필은 한숨을 쉬었다.


“···나야 뭐 별거 있나, 그냥··· 나는 잡혀왔을 뿐이야. 현상금 사냥을 하러 도시 밖 조금 멀리 떨어진 곳에 갔는데··· 그 녀석들이 있지 뭐냐.”


“으음···.”


도대체 이 야쿠자놈들이 어디까지 와서 사람들을 잡아갔는지 알수가 없다. 최동필은 경상도 쪽 사람이었고, 아마 거기에서 잡혀왔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이 야쿠자놈들은 강원도 뿐만이 아니라 전국 팔도에 다 있는걸까?


‘···순간 이동 능력이 있다면 그것도 불가능하지는 않지. 너무 아까운 능력인데.’


순간이동 스킬을 가진 자가 하필이면 일본 야쿠자 밑에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허탈했다. 다른 좋은 일에도 쓸모가 많은 스킬인데 왜 하필 저런 나쁜 놈의 손에 있다는 말인가?


“···이훈아, 너 여기 100대 난제 던전도 깨려고?”


“예···. 그, 스승님이··· 거기에 계시거든요.”


“···스승님?”


최종필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되물었다. 솔직히 이해를 할 수 없을 법도 했다. 스승님이라니, 게다가 스승님이라는 사람이 100대 난제 던전, 그것도 일본에 있는 100대 난제 던전에 있다니?


“그러니까···.”


강이훈은 자초지종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그가 검성과 처음으로 만났을 때, 그리고 검성에게 가르침을 받은 일, 그리고 지금 그 검성이 어디에 있는지까지, 그걸 어떻게 알아냈는지까지 말이다.


“흐음···. 그래, 그렇다면 네가 거기 가고 싶어하는 마음도 충분히 이해하지. 그래···.”


그제야 그가 이해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리고 그는 조용히 문 쪽으로 가 주변을 살피고 다시 돌아왔다.


“사장님···?”


“다들 가까이 와보십시오.”


“······?”


최종필이 갑자기 그러니 무언가 이상하기는 했지만 일단 강이훈이 믿는 사람이니 그를 믿기로 했다. 강이훈을 포함한 그의 일행들은 최종필에게 다가갔다.


“그런 일이라면 내가 도와줄 수 있지.”


그러더니 최종필은 자신의 손목에 있는 단말기에서 화면을 열었고, 일본에 있는 100대 난제에서 찍힌 영상을 띄웠다.


“이건···.”


이건 강이훈도 본 영상이다. 이 영상에서 강이훈의 스승이 등장했다. 어두운 길목 같은 곳에서 그의 스승이 나타나는데···.


“자, 여기를 잘 보십시오.”


최종필은 영상을 한참 전으로 되돌려 다시 재생했다. 한참 전으로 되돌리니 영상은 다른 시점이 되었다. 훨씬 넓어보이는··· 동굴 같은 곳이다. 그는 어느 시점에서 멈추고는 한 곳을 가리켰다.


“···?”


어떤 길이 보였다. 그리고 그 곳을 향해 몇 명의 사람이 갔다. 마치 도망가는 것처럼 보였고··· 그들이 그 길로 들어서자 그 길은 곧 모습을 감췄다.


“이건···.”


“계속 보십시오.”


그리고 다시 영상을 빠르게 재생했다. 영상의 시점은 다시 좁은 길이 되었다. 마치 그 길에 있는 사람들을 찍은 것처럼···. 그리고 곧 그 길의 끝에서 강이훈의 스승··· 검성, 아니 검룡이 나타났다.


“······.”


“이 사람들을 잘 보십시오.”


최동필은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한 사람을 가리켰다.


“여기 이 사람하고, 아까 그 길로 들어서던 그 사람하고 비슷한 차림이 아닙니까?”


“흐음···.”


그렇게 보면 그렇다고 할 수도, 또 아니라고 할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 사람들이 그 길에 들어갈 때 워낙에 조그마하게 찍혀 제대로 알아볼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음···. 이건···.”


“···지름길이 아닐까요?”


최동필이 그렇게 말했다. 지름길. 그게 정말로 사실이라면 그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으음.”


하지만 그 말을 들은 강이훈과 그의 일행들은 그리 탐탁치않은 표정이었다. ···그들은 100대 난제에 도전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다. 그러니··· 이상하다.


‘···지름길 같은게 왜 있는거지? 이 던전에만 있는건가? 우리가 갔던 곳에는 이런게 없었던거같은데···.’


강이훈 또한 여러 가지 생각으로 마음이 복잡해졌다. 도대체 이걸 어떻게 해야할지 도저히 모르겠다.


‘야쿠자들도 이걸 알고 있을까? 그리고··· 야쿠자들이 위협하는 곳에서 리스크를 끌어안고 여기를 찾아야할까?’


생각이 많아졌다.


“···이걸 쓸지 말지는 그때 가서 정하도록 합시다.”


그 때 김청서가 말했다. 그들 일행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예. 그러면··· 그렇게하고, 일단 이 야쿠자놈들이 언제쯤 저희를 꺼내줄지 기다리자고요.”


“예!”


김청서의 지시는 이럴 때 도움이 되었다. 어쨌든 여기에서 그가 가장 이 세상을 많이 겪어본 사람이고, 지시를 내리는 데에 익숙해진 사람이다.


‘···얼른 가야지. 가서 스승님을 만나야지.’


강이훈의 마음은 급했지만, 야쿠자들은 도무지 찾아오지 않았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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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지 않는 헌터는 죽음이 무섭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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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 124. 죽지 않는 헌터는 죽음이 무섭지 않다(完) 23.01.20 301 5 13쪽
123 123. 최후의 싸움 23.01.19 232 5 13쪽
122 122. 동료를 믿으며 23.01.17 216 5 13쪽
121 121. 끔찍한 악몽 23.01.16 226 5 12쪽
120 120. 동료의 신뢰 23.01.14 226 5 12쪽
119 119. 아비규환의 전장 23.01.13 217 6 12쪽
118 118. 최종 난제, 입성 23.01.12 220 5 12쪽
117 117. 최종 난제 23.01.10 238 5 12쪽
116 116. 실전 훈련 23.01.09 226 5 12쪽
115 115. 항상 그래왔듯이 23.01.07 225 4 12쪽
114 114. 쌓아왔던 노력 23.01.06 229 6 12쪽
113 113. 바다의 지배자 23.01.05 242 5 12쪽
112 112. 바다 밑에서 23.01.03 237 4 12쪽
111 111. 헛된 바람 23.01.02 238 6 12쪽
110 110. 돌아가는 길 22.12.31 246 6 12쪽
109 109. 삶의 목표 22.12.30 239 6 12쪽
108 108. 두려움을 모르는 자 22.12.29 247 6 13쪽
107 107. 스승과 제자 22.12.27 248 6 13쪽
106 106. 제자와 제자 22.12.26 251 6 13쪽
105 105. 일이 꼬였을 때 길이 보인다 22.12.24 261 6 12쪽
104 104. 입장 22.12.23 249 6 12쪽
» 103. 정말로 고마운 사람 22.12.22 262 6 12쪽
102 102. 감옥 22.12.20 267 6 12쪽
101 101. 여행 한번 가자 22.12.19 266 6 12쪽
100 100. 달려나갈 뿐 22.12.17 270 6 12쪽
99 099. 성장 속도 22.12.16 279 6 12쪽
98 098. 배신의 뒷맛 22.12.15 282 6 12쪽
97 097. 지긋지긋한 숙취 22.12.13 276 6 12쪽
96 096. 안하던 짓 22.12.12 286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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