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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슨녹

죽지 않는 헌터는 죽음이 무섭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완결

녹슨녹
작품등록일 :
2022.08.13 19:28
최근연재일 :
2023.01.20 19:10
연재수 :
124 회
조회수 :
59,374
추천수 :
1,086
글자수 :
695,443

작성
23.01.14 19:03
조회
225
추천
5
글자
12쪽

120. 동료의 신뢰

DUMMY

그 때, 강이훈의 눈에 무언가 보였다. 새로운 길이다. 그렇지만 안좋은 소식이 있었다.


‘···벌써 사람들이 있네.’


벌써 많은 사람들이 그 곳에 있다. 사람이 몰린다는건 그만큼 들어가기가 힘들다는 소리다. 벌써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동료들을 데리고 그 길로 들어가고 있다.


‘···조용히 길을 찾던 사람들은 그랬겠지. 이런 상황에서, 게다가 서로 말도 안통하는 적이 있는 상황에서 자기들끼리만 아는 말로 사람들을 불러들이기는 쉬우니까.’


이런 혼란스러운 전투 상황에서 어떤 말이 오가더라도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할거다. 그 혼란을 이용해서 저렇게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는 사람이 있겠지.


그리고 지금은 강이훈도 그렇게 해야만 했다.


“김청서씨!”


강이훈은 급하게 김청서를 불렀다. 김청서는 그 부름을 받고 빠르게 강이훈에게 왔다.


“예, 무슨 일입니까?”


“길을 찾았습니다.”


강이훈은 그렇게 말하며 김청서에게만 보일 정도로 작게 손짓해 그 방향을 가리켰다.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제가 최동우를 데려올 테니···.”


“아뇨, 최동우씨는 가지않는다고 합니다. ···차여진씨를 데려와주십시오.”


“······! 알겠습니다.”


최동우가 가지 않는다는 말에 김청서가 살짝 움찔했지만, 그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아마 놀랐겠지. 하지만 금세 납득한 듯이 고개를 끄덕이고 차여진을 찾아 아래로 내려갔다.


‘그럼 나는 나현우씨를 데려오면 되겠지···.’


길도 찾았고, 차여진을 데려오는걸 김청서에게 맡겼으니 그는 아까 봐둔 자리에 있는 나현우를 데려오는 일밖에 남지 않았다. 강이훈은 빠르게 나현우를 다시 찾았다.


“강이훈씨···!”


“자, 갑시다!”


강이훈은 나현우의 뒷덜미를 잡고 빠르게 날아올랐다. 항상 그의 스승이 왜 자신의 뒷덜미를 잡고 이동하는지 몰랐는데 지금 날아서 옮기는 입장이 되어보니 뒷덜미만큼 잡기 쉽고 좋은 곳이 없다.


휘이이익!


“으아아아···!”


방금까지 싸우던 사람이 갑자기 나타난 동료에 의해 하늘 위로 치솟자 나현우가 상대하고 있던 사람들이 하늘 위로 공격을 하기 시작했으나 강이훈은 능숙하게 피했다.


“침착하세요!”


“하, 하지만, 으악!”


휘이익! 하는 살벌한 소리와 함께 화살이 하나 날아오자 나현우는 정말 기절하기 직전이었다. 강이훈은 빠르게 좀 더 고도를 높여 공격이 닿지 않는 곳으로 이동했다.


“······으아아, 살았다.”


“······.”


오히려 아래쪽에 있는게 더 위험했을텐데··· 강이훈은 그런 말을 속으로 삼켰다. 괜히 겁을 먹게 두고싶지는 않았다. 그는 주변을 살피며 김청서를 찾았다.


“아, 도대체 왜 또 뒷덜미를 잡냐고요!”


“죄송합니다, 이 방법 밖에는···.”


그리고 곧 티격태격거리고 있는 김청서와 차여진을 볼 수 있었다. 차여진은 김청서에게 뒷덜미가 붙잡혀서는 바둥거리고 있었다.


‘···얼른 가야겠네.’


강이훈은 빠르게 김청서를 향해 날아갔다.


“나현우씨, 은신을 발동시키려면 어떻게 해야하는거죠? 붙어있어야합니까?”


“일단 제가 대상 지정을 하면 제 주변에 가까이 계셔야하고··· 적과 접촉을 하면 안됩니다.”


“······.”


이것도 쉽지는 않아보였다. 저렇게 사람이 많은데 접촉을 안할 수가 있을까? 사실 은신에서 접촉을 하지 않아야하는건 당연한거겠지만 저런 상황인게 너무나도 아쉬웠다.


“···일단 해보죠.”


“예.”


“···내려줘요.”


차여진은 여전히 버둥거리고 있었다. 그나마 사람이 적은 곳으로 빠르게 착지했다.


“자, 이제 은신을 할겁니다.”


나현우가 강이훈의 어깨에 손을 올렸고, 곧 무언가 시원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이게 은신상태가 된건가?


“오······.”


“이제 강이훈씨는 은신상태입니다. 자, 다른 분들도 얼른해야죠.”


나현우는 차례차례 김청서와 차여진에게 은신술을 걸어주었다.


“···이걸 꼭 해야하나? 어차피 접촉하면 풀린다며, 저기를 접촉없이 어떻게 지나가?”


“일단 해보는거죠. 안되면 뭐···.”


“싸우는 수밖에 없죠.”


김청서가 강이훈의 말을 가로채서 말했다. 이제 그들 모두 은신을 마쳤다. 강이훈은 인벤토리에서 물을 조금 퍼냈다. 모두를 빠르게 이동시키려면 이렇게 하는게 빠르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럼 날아갑시다. 자, 제가 조정해드릴 테니 달리는 겁니다.”


“예···!”


강이훈은 손가락을 휘두르며 물을 조종했다. 그들의 발밑에 두고, 다 함께 뛰어오르기로 했다. 그리고 그 물은 바닥이 되어 그들이 공중에서 달리는걸 도와줄 것이다.


“가자!”


강이훈이 소리치며 물을 조종해 동료들이 먼저 뛰어오르게 한 뒤, 자신은 그 뒤를 따라갔다. 뒤에서 동료들이 어떻게 되는지 보면서 각자에게 맞춰 속도를 조정해주는게 좋겠다고 판단해서였다.


“으으으···!”


그들의 발 아래에 적들이 있었다. 하지만 적들이 그들이 보지 못할거라고 생각하니 무언가 생경하기도 했다.


‘빠르게 가자···!’


강이훈은 좀 더 속도를 높였다. 물방울이 튀며 그들을 빠르게 앞으로 내보냈다.


피이이잉···!


“어···?!”


갑자기 강이훈이 다리쪽에서 통증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는 발을 헛딛고 추락했다.


“강이훈씨···!”


탕! 팅···!


탄환이 쏘아지는 소리가 났다. 하지만 곧 그 탄환은 김청서의 갑옷에 막혔고, 제 위력을 발휘하지 못한채 그의 갑옷 위에서 찌그러졌다.


“There!”


“······! 은신이?!”


탄환은 갑옷이 막아주었지만, 은신이 풀렸다.


“으아아아아아!”


“강이훈씨!”


그리고 강이훈은 다리가 거의 날아간채로 아래로 추락하기 시작했다. 그러니 당연히··· 나현우와 차여진 또한 추락을 하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으아아아!”


겨우 사람 키 높이에서 떨어졌을 뿐이라 그들은 다치지 않았다. 하지만 은신이 모두 풀려버린게 문제였다.


“······.”


사람들의 한 가운데에 떨어지고 말았다. 도대체 이 일을 어떻게 해야할까?


“끄으으윽···.”


추락한 뒤, 강이훈의 몸은 빠르게 부서진 다리를 재생시켰다.


‘······어떻게 해야하지.’


강이훈은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어쨌든 앞으로 나아가는 길에 들어서기는 했다. 문제는 적들의 한 가운데에 떨어졌다는게 문제다.


“······.”


‘···총을 들고 있네.’


강이훈은 멍하니 적들의 모습을 보았다. 대부분 금발의 백인이다. 그들은 총을 들고 있다. 들어보니 미국식 영어를 쓰고 있는거같았다.


‘···옛날 같았으면 다 알아들었을텐데.’


강이훈은 3년 전··· 아니, 이제는 4년 전이 되어버렸다. 아무튼 세상이 이렇게 되기 전에는 영어를 꽤 잘하는 편이었다. 그야 한국의 취업시장을 뚫으려면 영어는 필수였으니까. 나름대로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는 했었다.


‘···하나도 모르겠네.’


하지만 세상이 이렇게 되고 난 뒤 그는 공부를 전혀 하지 않았다. 당연했다. 애초에 지금은 공부같은걸 할 환경이 아니었다. 그저 살아남는데에 집중할 뿐이었다. 그러다보니 영어같은건 진작에 까먹은지 오래였다.


‘그래도 겨우 4년이 지났는데 이렇게까지 하나도 안 들릴 일인가?’


강이훈은 그렇게 생각했지만 당연한 일이었다. 원래 시험만 끝나도 모든걸 까먹는게 인간이다.


“······.”


“···강이훈씨, 알아듣겠나요?”


“아뇨. 차여진씨는요?”


“···저도요.”


강이훈과 차여진은 그렇게 여유롭게 이야기를 하고 있었지만, 사실 하나도 여유로운 상황은 아니었다. 적들은 자기들끼리 수군거리며 그들을 가리키고 있었다.


“······!”


그러던 중 한 명이 나서 그들에게 총을 겨누었다.


“···!”


타앙!


강이훈이 그걸 눈치채고 얼른 몸으로 막으려했지만 그보다 먼저 강이훈의 뒤쪽에서 총성이 들렸다. 그리고 그들에게 총을 겨눈 백인은 손에 총알을 맞고 총을 떨어트렸다. 강이훈이 뒤를 돌아보니 나현우가 침착하게 권총으로 적을 쏘았다는걸 알 수 있었다.


“······!”


그리고 적들은 전부 총으로 강이훈의 일행을 겨누었다.


“아니··· 잠깐···! 피하세요!”


강이훈은 빠르게 몸으로 일행들을 막았다. 적어도 나현우가 저 탄환의 비를 맞게 해서는 안된다. 금세 벌집이 되어버리고 말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자신의 몸으로 막는다고 해도, 나현우가 저 탄환을 맞지 않을까? 너덜해진 강이훈의 몸은 총알을 막지 못할거고, 그렇게 되면 나현우도···.


“젠장···!”


강이훈은 공격을 당하기 전에 먼저 공격하는걸 택했다. 그는 몸을 낮추고 빠르게 앞으로 나아갔다. 그리고는 바로 검을 뽑아 적들을 베어나갔다.


“크아악···!”


‘비명소리는 똑같네.’


그는 그런 건조한 생각을 했다. 하지만 적들은 그렇게 다리를 베였어도 투지가 남아있는지 다시 총을 집어들었다.


탕!


“어억···!”


탄환이 강이훈의 오른쪽 어깨를 뚫고 지나갔다. 그의 살이 갈라지고, 근육에 구멍이 뚫리고, 뼈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렸다.


“끄으으윽···!”


하지만 강이훈은 검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 다분히 노력했다. 상처는 초재생으로 치유할 수 있지만 지금 이 난전 상황에서 검을 놓치면 되찾기 힘들 것이다. 강이훈은 왼손으로 검을 쥐었다.


“강이훈씨···!”


그 때 여전히 하늘을 날고 있던 김청서가 급하게 강이훈의 이름을 부르며 내려왔다.


투다다다다다다다!


그에게 탄환이 빗발쳤지만 그 탄환은 황금 갑옷에 막혀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모든 충격을 흡수하는 갑옷이라니··· 이럴 때는 정말 사기적이다.


그렇게 멍하니 김청서를 보고 있으니, 팔이 금세 전부 나았다. 강이훈은 다시 검을 똑바로 쥐었다.


“강이훈씨! 갑시다! 아무리 불사자라고 해도, 이런 곳에서 계속 이렇게 맞고 있을 수는 없어요!”


김청서가 강이훈을 붙잡고 끌어당겼다. 그의 힘에 강이훈은 저항도 하지 못한채로 끌려갔다. 여전히 탄환들이 김청서의 황금 갑옷에 맞아 튕겨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여기는 제게 맡기고 가십시오. 제가 막고 있겠습니다.”


“예?!”


콰앙!


강이훈이 그렇게 놀란 사이, 김청서가 땅에 창을 꽂았다. 그러자 주변에 보호막이 생겨났다.


“김청서씨! 차라리 제가 남는게 낫습니다. 저 녀석들은 총을 쓰니, 같은 총잡이인 제가···!”


나현우가 그렇게 말했지만 김청서는 단호했다. 솔직히 말해서 이건 강이훈도 말리고 싶었다.


“나현우씨, 아무리 방어구가 있다고 해도 여기에서 저렇게 많은 수를 상대하다가는 벌집이 되실겁니다. 게다가 여기는 실내라 큰 화력을 쓰지도 못하실거고요.”


“···으윽.”


김청서의 말은 모두 맞는 말이었기에 나현우는 더 이상 말을 할 수 없었다.


“여기는 저에게 맡기고 가십시오! 금방 따라갈 수 있습니다. 여기를 정리하고 나면 제가 날아가겠습니다.”


“······.”


“저는 여러분에게 이 세계의 미래를 맡기고 싶습니다. 저보다는 여러분이··· 이 세상에 오래 있을테니까요.”


“···김청서씨.”


“금방 따라갈 테니 가십시오.”


김청서는 그렇게 말하고 있었지만, 그가 따라오지 못할거라는건 그도 알고, 다른 일행들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강이훈은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그런 수 밖에 없었다.


“···알겠습니다. 빨리 따라오십시오.”


“예!”


강이훈은 그의 결의를 알았다. 말릴 수 없을 것이다. 강이훈은 나현우와 차여진을 데리고 빠르게 앞으로 뛰어나갔다.


투다다다다다다다!


여전히 총소리가 울려퍼졌다. 하지만 김청서는 멀쩡할거다. 강이훈은 그렇게 믿었다. 그렇게 믿을 수밖에 없었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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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지 않는 헌터는 죽음이 무섭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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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 124. 죽지 않는 헌터는 죽음이 무섭지 않다(完) 23.01.20 301 5 13쪽
123 123. 최후의 싸움 23.01.19 232 5 13쪽
122 122. 동료를 믿으며 23.01.17 216 5 13쪽
121 121. 끔찍한 악몽 23.01.16 226 5 12쪽
» 120. 동료의 신뢰 23.01.14 226 5 12쪽
119 119. 아비규환의 전장 23.01.13 217 6 12쪽
118 118. 최종 난제, 입성 23.01.12 220 5 12쪽
117 117. 최종 난제 23.01.10 238 5 12쪽
116 116. 실전 훈련 23.01.09 226 5 12쪽
115 115. 항상 그래왔듯이 23.01.07 225 4 12쪽
114 114. 쌓아왔던 노력 23.01.06 229 6 12쪽
113 113. 바다의 지배자 23.01.05 242 5 12쪽
112 112. 바다 밑에서 23.01.03 237 4 12쪽
111 111. 헛된 바람 23.01.02 238 6 12쪽
110 110. 돌아가는 길 22.12.31 246 6 12쪽
109 109. 삶의 목표 22.12.30 239 6 12쪽
108 108. 두려움을 모르는 자 22.12.29 247 6 13쪽
107 107. 스승과 제자 22.12.27 248 6 13쪽
106 106. 제자와 제자 22.12.26 251 6 13쪽
105 105. 일이 꼬였을 때 길이 보인다 22.12.24 261 6 12쪽
104 104. 입장 22.12.23 249 6 12쪽
103 103. 정말로 고마운 사람 22.12.22 261 6 12쪽
102 102. 감옥 22.12.20 267 6 12쪽
101 101. 여행 한번 가자 22.12.19 266 6 12쪽
100 100. 달려나갈 뿐 22.12.17 270 6 12쪽
99 099. 성장 속도 22.12.16 279 6 12쪽
98 098. 배신의 뒷맛 22.12.15 282 6 12쪽
97 097. 지긋지긋한 숙취 22.12.13 276 6 12쪽
96 096. 안하던 짓 22.12.12 286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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