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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슨녹

죽지 않는 헌터는 죽음이 무섭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완결

녹슨녹
작품등록일 :
2022.08.13 19:28
최근연재일 :
2023.01.20 19:10
연재수 :
124 회
조회수 :
59,161
추천수 :
1,086
글자수 :
695,443

작성
23.01.12 19:23
조회
218
추천
5
글자
12쪽

118. 최종 난제, 입성

DUMMY

“이훈이 형···. 안 가면 안 돼요?”


“어?”


갑작스러운 아이의 말에 강이훈은 깜짝 놀라 그 아이를 쳐다보았다. 그 말을 한 아이는 박하운이다. 지금은 강이훈과 가볍게 대련을 하는 중이었다.


“하운아,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야?”


“최종 난제에 가신다면서요. 안 가면 안 돼요?”


“음···.”


어디에서 들은건지는 모르겠지만··· 아이는 그렇게 조용히 강이훈을 말렸다.


“저도 갈 수 있다면 좋겠는데 저는 못 가는 곳이잖아요.”


“그 위험한 곳을 네가 왜 가.”


“형은 왜 가는데요?”


“음···.”


어린 아이가 계속 그렇게 캐물으니 할말이 없었다. 이걸 어떻게 대답을 해주어야할까. 어떻게 대답을 해주어야 명확해질까.


“···형은 하고 싶은 일이 있거든. 그걸 이루기 위해서는 거기를 가야만 해.”


“······.”


박하운은 말없이 고개를 푹 숙였다. 이럴때는 어떻게 말해줘야하는지 강이훈은 알수 없었다. 사람들과 오래 섞여지내기는 했지만 역시 위로를 해주는건 힘들다. 이럴때 차여진이라도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그녀는 다른 곳에서 발키리와 수련중이었다.


“하운아, 형은 돌아올거니까 걱정마. 네가 크는건 보고싶거든.”


강이훈은 그렇게 차분하게 이야기하며 아이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툭툭 쳤다. 이건 그가 솔직히 하고 싶은 말이며, 진심이었다.


‘이 아이가 크면 나보다도 훨씬 더 강해지겠지···. 그 모습은 보고싶단 말이지.’


이 아이의 성장속도라면 언젠가는 그를 뛰어넘는 헌터가 될거다. 게다가 이 아이가 아닌 다른 아이들도 그렇게 순식간에 성장할 수도 있겠지. 그런 아이들이 지키는 대한민국을 꼭 보고 싶었다.


“···알겠어요. 형. 꼭 무사히 돌아와야해요.”


“당연하지.”


강이훈은 일어났다. 내일은 최종 난제에 입장하는 날이었다. 준비를 단단히 해둬야만 했다.






“···대장, 안 가시면 안됩니까?”


“안돼.”


최종 난제에 가는걸 만류 받는건 강이훈 뿐만이 아니었다. 김청서 또한 직원들이 말리고 있었다. 심지어 지금은 곧 출발할 시간이다.


그는 자신이 없어도 청서가 잘 돌아가도록 인수인계를 했다. 이건 첫 100대 난제를 깬뒤부터 계속해오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단순히 휴가를 가는게 아니라, 영구적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것마저 상정하고 인수인계를 하고 있었다. 당연히 직원들은 거기에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대장님은 지금 꼭 죽으러 갈 사람처럼···.”


“안 죽을거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자, 봐라.”


김청서는 인벤토리에서 황금빛 투구를 꺼냈다. 발키리가 항상 쓰고 있는 투구와 같았다.


“드디어 발키리에게서 이걸 받았어. 이건 한번에 다 입으면 모든 데미지가 무효화되겠지. 나는 무적이 될거야.”


“······.”


그걸 본 직원은 할말을 잃었다. 저렇게까지 나온다면 그가 더 이상 김청서를 말릴 방법이 없다.


“무사히 다녀오시기를 빌겠습니다.”


“그래.”


그때 덜컹, 하는 소리와 함께 강이훈과 차여진, 나현우··· 거기에 박만도까지 함께 들어왔다.


“출발 5분 전입니다.”


“···그래, 가지. 가야지.”


김청서는 그들과 함께 계단을 내려갔다. 청서의 직원들이 대부분 청서 사옥의 가장 넓은 곳인 제 1 훈련장에 나와있었다. 강이훈과 그 일행은 그 곳에서 출발을 하기로 했었다.


“······.”


간단하게 마련된 단상의 중앙에 김청서가 섰다. 그리고 그의 뒤에 강이훈, 차여진, 나현우, 박만도가 차례대로 일렬로 섰다.


김청서는 황금색 투구를 자신의 머리 위에 들어올렸다.


“보아라! 나는 드디어 이 아이템마저 손에 넣었다! 우리는 이제 무적이다! 불사자 둘과, 내가 있다! 우리는 최종 난제에서도 승리를 거머쥐고 온다!”


그는 그렇게 선언하며 황금색 투구를 자신의 머리에 썼다.


“와아아아아아아!”


그리고 그와 동시에 청서의 직원들이 일제히 환호했다. 그 선언은 무엇보다 효과적이었다.


“자, 그러면 우리는 최종 난제에 들어갔다! 우리의 활약을 잘 지켜보고 있거라!”


“예! 대장님!”


“와아아아아아악!”


파지직···. 파지지지직···.


시간이 되었다. 출발할 시간. 공지 사항에 적혀있던 바로 그 시간이다. 2027년 3월 27일 오후 1시 정각. 세상이 이렇게 된지 4년째 되는 날이었다.


파지지지직···.


강이훈과 그 일행의 몸 주변에 파지직거리며 스파크와 함께 빛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마치 영화 속에서 보던 순간이동 장면같았다.


퍼엉···!


그리고 무언가 빛이 폭발하고, 그들의 모습이 사라졌다.


“이훈아···.”


그걸 보면서 최동필이 나직하게 강이훈을 불렀다. 하지만 강이훈은 사라졌고, 그는 강이훈이 무사히 돌아오기를 빌 수 밖에 없다.







“흐아악!”


쾅!


강이훈은 엉덩방아를 찧었다. 이런식으로 순간이동을 당하는건 여러 번 있었던 일이지만 항상 적응이 되지 않았다. 그에 비해 나머지 사람들은 아주 익숙하게 착지했다.


“으으···.”


“정말 우스꽝스러운 모습이구만.”


그 때 옆에 착지한 다른 사람의 목소리가 들렸다. 최동우였다. 그는 이번에도 허리에 검을 하나만 차고 있었다.


‘···이제는 하나만 차고 다니나.’


레이드에서 처음 만났을 때 그는 여러자루의 검을 허리에 주렁주렁 매달고있었다. 가지고 다니는 검의 개수는 강함과 비례하지 않는다. 그 때보다 지금의 최동우가 훨씬 더 강하다는게 느껴졌다.


“흐음···. 일단 여기는 몬스터같은건 없어보이는데.”


최동우는 주변을 살피며 말했다. 미리 일행이라고 신청을 해둔 덕분인지 그들은 다 한 곳에서 만났다.


강이훈도 얼른 일어나 주변을 살폈다. 이런 때에는 빠르게 주변 환경을 파악하는게 중요했다.


‘온통 검은 벽···. 조명은 바닥에 있고, 벽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는군···. 게다가 물도 없어보이고···. 천장도 있는거같네. 하늘이 안보이네···.’


강이훈은 빠르게 환경 탐색을 마쳤다. 전체적으로 그에게 아주 불리한 환경이다.


‘인벤토리에 물을 채워오기는 했지만··· 그걸로 충분할까?’


스승이 준 인벤토리에 물을 채워오기는 했으나 이 최종난제에서 그걸로 충분할지는 의문이었다. 물론 여차하면 스스로 심장을 찔러 피를 내서 써도 상관은 없겠지만···.


‘···그건 조금 무섭단말이지.’


여태까지 죽음을 회피하며 살아왔다보니 그런 일을 하기에는 거부감이 들었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주변에 적은 없습니다.”


“다른 사람도 없나?”


“없습니다. 이 주변에는 저희 뿐입니다.”


최동우가 데려온 동우의 사람 중에서 탐지 스킬이 있는 사람이 있는지, 그가 그렇게 말했다.


“흐음···.”


“몬스터도 없고, 사람도 없다라···. 이건 100대 난제 던전 보다는 일반 난제 던전에 가까운가보군.”


김청서가 빠르게 분석했다. 최동우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눈으로 김청서를 쳐다보았다.


“···목소리를 보아하니 김청서로군. 그 황금 갑옷은 정말 끔찍하게 생겼군.”


“······.”


최동우는 괜히 김청서에게 한마디를 했다. 하지만 김청서는 그 말을 무시한 채로 주변을 살폈다.


‘일반 난제 던전에 가깝다는건··· 지금은 길을 찾아야하는 시간이라는 뜻이군.’


100대 난제 던전은 길을 찾는 과정이 없고 들어가자마자 몬스터와의 전투가 시작된다. 하지만 지금은 몬스터가 없다고하니··· 이건 일반 난제 던전에 가깝다고 봐야한다.


“아, 길 찾는게 제일 귀찮은데··· 일단 가볼까? 지금은 길이 하나밖에 없는거같으니까.”


최동우가 먼저 말했다. 그리고 지금은 그 방법 뿐이니 그 길을 따라가기로 했다. 강이훈이 가장 먼저 앞장 섰다. 불사자인 그가 가장 앞에 있는게 안전하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가장 뒤에는 차여진이, 그리고 중앙에 김청서가 서서 일렬로 걸어갔다.


‘···일반 난제와 비슷하다면 이 길을 따라가다보면 다른 팀도 만날 수 있겠네.’


강이훈은 그렇게 생각하며 걸었다. 지금 여기는 전쟁터다. 전쟁터라고 생각을 해야만 한다. 안일하게 있다가는 언제 그의 목이 달아날지 모른다.


“흐음···. 계속 감지 스킬을 켜고 가자. 언제 다른 녀석들이 나타날지 모르니까.”


“예.”


최동우가 그렇게 자신의 직원에게 지시를 내렸다.


“갈라지는 길은 없는데··· 도대체 뭘 하라고 하는건지 모르겠네요.”


딱, 딱, 딱···. 바닥은 철 같은걸로 이루어져있는지 걸을 때마다 공허한 소리가 났다. 설마 이 바닥을 가르라고 하는건 아닐거고···. 도대체 뭘 하라고 하는건지 알수가 없었다. 그저 이 길을 걸어가기만 하면 되는건가?


‘이렇게 무의미하게 놔두지는 않았을건데···.’


강이훈은 주변을 살펴보았다. 보이는건 바닥에 있는 조명 뿐이다. 이걸 건드려보고도 싶었지만··· 지금 멈췄다가는 뒤에 있는 사람들이 줄줄이 부딪힐 테니 멈추기도 힘들었다.


“음···.”


“뭔가 신경쓰이는게 있나?”


강이훈이 고민하자 뒤에 있던 최동우가 말을 걸었다. ···솔직히 그가 말하는게 기분이 나빠지기는 했다.


‘언제 친해졌다고 반말이야.’


도대체 언제 봤다고 그렇게 반말을 한다는 말인가? 게다가 그는 강이훈의 등뒤에서 검기를 날린 전적도 있었다.


“저 조명···.”


“아, 저거···? 흐음···.”


강이훈도 말 끝을 애매하게 해 존댓말을 쓰지 않았지만 최동우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 원래 이렇게 격이 없는 사람이겠거니··· 하고 넘어가기로 했다.


“음···.”


최동우는 잠시 생각하더니 허리춤에 있던 검을 검집채로 뻗어 조명을 쿡 눌러보았다. 하지만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아무래도 이건 아닌거같네. 조금 더 가보지? 앞에 뭐가 있을지 누가 알겠나?”


“그래···.”


강이훈은 계속해서 걸어나갔다. 하지만 보이는 건 정말로 조명뿐이다···. 그런데···.


“어···? 잠깐, 저기 위에···.”


계속 바닥에만 있던 조명이 머리 위에 하나 있었다. 도대체 저건 정체가 뭘까? 손을 뻗어도 닿지 않을 곳이다.


“···딱봐도 저게 뭔가 수상하지 않나?”


“그건 그렇군. 내가 올라가서 확인을 해보지.”


그때 김청서가 날아올라갔다. 강이훈 또한 따라서 날아갔다. 물도 무엇도 없지만 바람을 일으켜 본인 혼자 날아오르는 것정도는 할 수 있었다.


“으음···.”


정말로 눈부신 빛이다. 강이훈은 눈을 가늘게 뜨고 그 빛 안을 살펴보았다.


“뭔가 있는거같죠?”


“그러게요.”


분명히 뭔가가 있다. 그 빛 너머에 무언가··· 버튼 같은게 있다.


“여기 버튼 같은게 있습니다!”


“뭐?! 그럼 얼른 눌러야지!”


‘······거침없네.’


최동우는 정말로 거침이 없는 사람인거같았다. 차여진과 비슷한거같기도 했다. ···하지만 차여진도 본인이 불사자니까 그럴 수 있는거지, 다른 사람의 목숨이 달려 있을때는 저렇게 행동을 안하는데···.


“강이훈씨, 물··· 가지신게 있죠?”


“예.”


“그렇다면 제가 이 버튼을 누를 테니 강이훈씨는 무슨일이 생기면 사람들을 물로 감쌀 준비를 해주십시오.”


“아··· 예. 알겠습니다.”


강이훈은 김청서의 지시에따라 아래로 내려가 인벤토리를 열어 인벤토리 속에 있는 물통의 뚜껑을 열었다. 여차하면 바로 꺼내서 사람들을 물로 감싸야했다.


“누릅니다!”


“예!”


달깍···.


쿠르르르르르르릉···!


김청서가 버튼을 누르는 순간, 그들이 있던 방의 벽이 갈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


“으아아아아아아아아!”


“하하하하하하하!”


“·········!”


아비규환의 소리가 들렸다. 강이훈은 얼른 일행들을 물방울로 감쌌다.


“으아아아아!”


“Die! Die!”


그야말로 전장의 한가운데에 떨어졌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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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지 않는 헌터는 죽음이 무섭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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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 124. 죽지 않는 헌터는 죽음이 무섭지 않다(完) 23.01.20 299 5 13쪽
123 123. 최후의 싸움 23.01.19 231 5 13쪽
122 122. 동료를 믿으며 23.01.17 216 5 13쪽
121 121. 끔찍한 악몽 23.01.16 225 5 12쪽
120 120. 동료의 신뢰 23.01.14 225 5 12쪽
119 119. 아비규환의 전장 23.01.13 217 6 12쪽
» 118. 최종 난제, 입성 23.01.12 219 5 12쪽
117 117. 최종 난제 23.01.10 237 5 12쪽
116 116. 실전 훈련 23.01.09 225 5 12쪽
115 115. 항상 그래왔듯이 23.01.07 223 4 12쪽
114 114. 쌓아왔던 노력 23.01.06 228 6 12쪽
113 113. 바다의 지배자 23.01.05 240 5 12쪽
112 112. 바다 밑에서 23.01.03 235 4 12쪽
111 111. 헛된 바람 23.01.02 237 6 12쪽
110 110. 돌아가는 길 22.12.31 243 6 12쪽
109 109. 삶의 목표 22.12.30 236 6 12쪽
108 108. 두려움을 모르는 자 22.12.29 245 6 13쪽
107 107. 스승과 제자 22.12.27 246 6 13쪽
106 106. 제자와 제자 22.12.26 249 6 13쪽
105 105. 일이 꼬였을 때 길이 보인다 22.12.24 259 6 12쪽
104 104. 입장 22.12.23 247 6 12쪽
103 103. 정말로 고마운 사람 22.12.22 260 6 12쪽
102 102. 감옥 22.12.20 266 6 12쪽
101 101. 여행 한번 가자 22.12.19 264 6 12쪽
100 100. 달려나갈 뿐 22.12.17 269 6 12쪽
99 099. 성장 속도 22.12.16 277 6 12쪽
98 098. 배신의 뒷맛 22.12.15 279 6 12쪽
97 097. 지긋지긋한 숙취 22.12.13 274 6 12쪽
96 096. 안하던 짓 22.12.12 284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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