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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슨녹

죽지 않는 헌터는 죽음이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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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녹슨녹
작품등록일 :
2022.08.13 19:28
최근연재일 :
2023.01.20 19:10
연재수 :
124 회
조회수 :
59,376
추천수 :
1,086
글자수 :
695,443

작성
22.12.29 19:10
조회
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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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13쪽

108. 두려움을 모르는 자

DUMMY

강이훈의 두 눈에서 빛이 나기 시작했다. 그의 눈가에 붉게 타오르는 불꽃이 생겨났다.


‘···일어날 수 있어?’


의식을 되찾은 강이훈은 자신의 몸에 무슨 변화가 일어났는지 알아채기 위해서 노력했다. 힘이 샘솟는 기분이었다.


-[겁쟁이] 특성이 [두려움을 모르는 자] 특성으로 변화하였습니다!


-[두려움을 모르는 자(SSS급)]


-데미지를 받을 시 적에게 300%의 데미지를 줍니다. 능력치가 50% 상승합니다.


-추가 : 전용 스킬, [만용]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만용(SSS급)]


-[두려움을 모르는 자] 특성의 반사 데미지가 일시적으로 사라지지만, 능력치가 대폭 상승합니다.


그런 문구들이 강이훈의 단말기에서 빛났지만 그는 지금 그걸 볼 틈이 없었다. 단지 지금 자신이 살아있고, 온 몸에 힘이 넘친다는 사실이 중요했다.


‘왜 움직일 수 있는거지? 온 몸에 힘이 이렇게 넘치는건 처음이야···.’


강이훈은 자신의 몸을 살펴보았다. 은은하게 빛이 나오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게 아니다.


되살아났을 때 체력이 회복이 되는건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이토록 힘이 넘치는건 처음이었다. 하지만 그래, 지금은 그게 아주 좋은 기회다. 강이훈은 다시 검을 제대로 잡았다.


파아앗···!


그러자 그의 검이 빛나기 시작했고, 파지직거리는 소리가 경쾌하게 들렸다.


“벽을 넘은걸 축하한다. 제자야.”


검룡이 그렇게 말했다. 이게 그 ‘벽을 넘었다’라는 걸까? 하지만 지금 그건 아무 필요가 없다. 더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


강이훈은 검을 꽈악 쥐었다. 이제 스승을 이길 자신이 생겼다.


“이게 벽을 넘은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스승님···!”


강이훈은 자세를 잡았다. 스승에게 가장 처음 배웠던 승천(昇天)의 자세였다.


“청출어람이 무엇인지 확실히 보여드리겠습니다!”


강이훈은 몸을 숙이고 달려들었다. 그의 주변에서 그가 흘린 피들이 핏방울을 이루었고, 전보다 확연히 빠르게 소용돌이 치며 그를 감쌌다.


“그래, 와보거라! 내가 막아볼 테니···!”


검성이 검을 휘둘렀다. 그의 등 뒤에 검은 용이 꿈틀거리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곧···.


촤아아아악···!


강이훈이 검을 아래에서 위로 휘둘렀다. 전보다 훨씬 빠른 속도였고, 훨씬 힘이 들어갔다. 검을 휘두른 그 자신마저 놀랄 정도였다. 그리고 곧 핏방울들이 빠른속도로 회오리치며 그의 검의 궤적을 따라갔다.


‘이건···.’


강이훈이 의도한 것이었지만, 전보다 훨씬 모습이 나아졌다. 게다가 그 모습은···.


‘붉은··· 용···?’


검의 궤적을 따라 치솟는 핏방울들은 붉은 용같았다. 스승이 검을 휘두를 때마다 보이는 검은 용과 비슷해보이기까지 했다.


“하, 정말 내가 제자 하나는 잘 키웠군!”


“제가 스스로 이렇게 큰 거죠!”


두 사람의 검이 맞부딪혔다. 파지직하는 스파크가 튀고, 불꽃이 튄다. 그리고 그들의 위에서 검은 용과 붉은 용이 서로의 뿔을 부딪히며 싸우고 있었다.


용과 용의 싸움이 시작되었다.


채앵! 챙!


둘의 싸움은 치열했다. 검과 검이 부딪힌다. 강이훈이 아래에서 위로 검을 쳐올리고, 그걸 검룡이 검을 아래로 내려치며 막아낸다. 서로의 검이 얽히고, 그걸 빠르게 빠져나가 검룡이 강이훈을 공격한다.


“크윽!”


채앵!


하지만 강이훈은 그 공격을 막아냈다. 벼락과 같은 공격이었지만, 강이훈의 눈은 검의 궤적을 미리 보여주었고, 강이훈은 그걸 따라 몸을 움직여 막아냈다.


“제법 재빨라졌구나!”


“더 빨라질겁니다!”


강이훈은 방어를 하느라 흐트러진 검을 다시 제대로 잡았다. 그의 검에서는 파지직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차아앗!


강이훈은 빠르게 공중제비를 돌 듯이 뒤로 뛰어올랐다. 그의 스승을 공격하기 위해서는 추진력이 필요하다. 빠르게 돌진을 하던, 위에서 내려찍던, 그래야만 했다. 스승의 허를 찔러야한다.


‘허를 찌른다라···. 그래!’


강이훈은 무언가 방법을 떠올려냈다. 이게 성공한다면 검룡의 허를 찌를 수 있을 것이다. 그는 빠르게 좀 더 뒤로 물러났다.


“그렇게 기세등등하던 나의 제자는 어디로 갔느냐?”


검룡은 살벌하게 말했다. 갑자기 제자가 도망을 치니 심기가 불편한 모양이었다. 강이훈은 빠르게 자신의 주변의 물을 흩뿌렸다.


파아아앗···!


물방울은 빠르게 흩어져 안개가 되었다. 그 속에 붉은 핏방울이 섞여 살짝 붉은기가 도는 안개가 되었다.


“안개 속에 숨을 생각인거냐? 그래, 생각은 잘했다만··· 너는 어떻게 나를 볼 생각인거지? 그리고 이게 통할거라고 생각하느냐?”


곧 물방울들이 사라졌다. 아직까지 강이훈의 지배력은 검룡에게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검룡은 핏방울을 없애지는 못했다.


“···거슬리는군.”


촤아악!


그 때 강이훈이 하늘 위에서 안개를 가르며 나타났다. 그리고 하늘 위에서 검을 빠르게 내려찍는다. 붉은 용이 하늘 위에서 아래로 빠르게 떨어져내려왔다.


“흐아아아압!”


까아아아앙!


검과 검이 부딪히며 큰 소리가 났다. 강이훈의 일격을 검룡이 자신의 검으로 받아챘다.


빠지직···.


“···?!”


하지만 검룡의 검에서 심상치 않은 소리가 났다. 화려하던 검룡의 검에 점점 금이 가기 시작했다.


“그래, 제법 강해지기는 했구나. 그래! 하지만···!”


검룡은 검에 금이 갔어도 여의치 않고 강이훈에게 반격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파바바바바바박···!


“······?!”


수많은 핏방울들이 그를 관통하고 지나갔다.


“커헉···!”


주변에 안개처럼 흩뿌려져있던 핏방울들이 빠른 속도로 칼날이 되어 검룡을 향해 날아갔고, 검룡은 그 핏방울을에 의해 몸이 찢겨져나갔다.


“이건··· 눈속임이었구나.”


검룡이 피를 흘리며 탄식했다. 하지만 동시에 기쁘기도 했다. 이건 용검술의 기술에 없는 것이다. 애초에 피를 조종한다는 것도 강이훈이 처음 생각해낸 것이기도 했고, 강이훈만이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용검술을 뛰어넘어, 용검술을 이용해 자신만의 기술을 만들어낸 제자가 있으니 어떻게 스승이 된 마음으로 기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하아아···.”:


검룡은 피투성이에, 만신창이가 되었다. 하지만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어섰다.


사실 이 싸움의 끝은 이미 정해져있었다. 강이훈의 겁쟁이 특성이 두려움을 모르는 자로 변화하였을 때부터, 이미 이 싸움의 끝은 정해져있다.


검룡은 강이훈을 수십번 죽이면서 그 반사데미지로 많이 소모가 된 상태이다. 하지만 강이훈은 다르다. 그는 여전히 불사 특성과 초재생 특성을 가진 자이다.


검룡은 싸우면 싸울 수록 소모가 되고 있고, 강이훈은 싸우면 싸울수록 더 강해지고 있다.


불사자들과의 싸움은 이토록 불합리하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100대 난제의 보스들은 불사자를 제외한 나머지 도전자들을 전부 죽인 뒤, 불사자를 한번 죽여 전멸 상태가 되게 만든다.


하지만 검룡은 그 반대로 행동하고 있다. 불사자의 동료를 따로 빼놓고, 불사자와 싸우고 있다. 이건 그야말로 패배하기 위한 싸움이나 다름없다.


“흐흐···. 정말로 즐겁구나, 제자야.”


하지만 패배가 확정이 되어있는 싸움이라도, 검룡은 포기하지 않았다. 반드시 그가 해야만 하는 싸움이었다.


‘제자는··· 스승을 뛰어넘고 나아가야하니까.’


그는 제자의 발판이 되어주어야만 했다. 그러니 이 싸움에서 물러설 수 없다.


“좀 더 이 싸움을 즐겨보자꾸나!”


검룡은 검에 자신의 기운을 불어넣었다. 이렇게 하면 조금은 더 버틸 수 있겠지. 그는 이 즐거운 싸움을 끝내고 싶지 않았다. 조금이라도 더 오래 즐기고 싶었다.


“좋습니다···! 스승님!”


강이훈 또한 그와 마찬가지였다. ···어쨌든 이 싸움이 끝나면, 스승과는 다시는 만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니··· 마지막은 되도록 오래 즐기고 싶었다. 그리고, 그가 가장 자신이 있고, 그가 쓸 수 있는 기술 중 가장 강력한 것을 선사해주어야한다.


“어디 한번 계속해보자고요···!”


강이훈은 검을 휘둘렀다. 그의 핏방울은 그의 검을 따라가 붉은 용이 되었다. 그리고 그 붉은 용은 검룡의 검은 용에게 덤벼들었다.


까앙, 까앙, 까앙···!


용들이 빠르게 움직인다. 그리고 강이훈과 검룡의 검도 빠르게 부딪히고 있었다. 강이훈은 몸을 아래로 숙인채로 달려든다. 검룡은 그걸 빠르게 막았다.


까아아앙···!


하지만 곧 검룡의 검이 산산조각이 났다. 부서진 검의 조각이 검룡의 얼굴로 튀어나가 그의 눈을 찔렀다.


“끄윽···!”


검룡이 빠르게 뒷걸음질을 쳤지만, 강이훈은 계속해서 검룡을 따라갈 뿐이었다.


“이제 끝입니다, 스승님···!”


강이훈은 몸을 숙이고 검을 제대로 잡았다. 그가 이제 여기에서 해야할 것은 단 하나뿐이다.


‘승천···!’


강이훈은 아래에서 위로 검을 휘둘렀다. 승천···. 그가 가장 자신 있어하는 기술이며, 그가 가장 처음으로 배운 용검술이기도 했다.


검룡은 그 검에 베였다. 가장 단순한 검식이었으나 빈틈을 노린 그 공격은 검룡에게 아주 제대로 적중했다. 털썩, 하는 소리와 함께 검룡이 한쪽 무릎을 꿇으며 쓰러졌다.


하늘 위의 검은 용은 사라지고, 붉은 용은 하늘 높이 올라갔다.


제자는 스승을 이기고 비로소 용이 되어, 하늘로 올라간다.


“쿨럭···.”


검룡이 피를 토했다. 강이훈은 검을 집어넣고 빠르게 그에게 다가갔다.


“스승님···.”


“···그래, 잘 했다. 나의 제자야. 커헉!”


“스승님···!”


검룡이 앞으로 고꾸라지려고 하자, 강이훈은 빠르게 그를 잡았다.


“크큭···. 그래, 이 차원에서의 최후의 싸움에··· 걸맞는 싸움이었구나, 고맙다. 나의 제자야.”


“스승님···.”


강이훈은 스승의 손을 붙잡았다. 싸움의 열기로 가득찼던 그 손은 점점 그 열기를 잃어가고, 차갑게 식어가고 있었다.


“너무 슬퍼하지말거라. 이 몸은 어차피···.”


“···분신인거죠?”


강이훈도 알고 있었다. 저번 100대 난제를 깰 때, 보스 중 한 명이 ‘여기서 죽어도 우리는 죽지 않는다’···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그때부터 눈치를 채고 있었다.


“···그래, 분신이다. 내 본체는 따로 있지.”


“······.”


하지만 확실하게 못 박으니 조금 김이 샜다. 스승의 본체를 이긴게 아니라 스승의 분신을 이긴 것 뿐이라면···.


“그렇지만··· 지금의 나는 본체와 맞먹는 힘을 썼다. 너는 확실하게 나를 이긴 거다. 너는 나를 뛰어넘었다.”


“······.”


“나는 네가 자랑스럽다. 내가 제대로 가르쳐주지 못하고 비급을 남기고 갔을 뿐이었는데도, 너는 차분하게 수련을 이어나가 이렇게나 강해졌구나.”


“···스승님.”


검룡··· 아니, 검성은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의 입에서는 계속해서 피가 토해지고 있는 중이다. 그의 입가는 벌써 피투성이가 되었다.


“너에게 줄게 있다. 뭐··· 던전에서 나오는 아이템 보상이라고 생각하며 받거라.”


“···저는 이미 스승님께 많이 받았는데도요.”


용검술의 기초, 그리고 용검술의 비급··· 게다가 스승은 그에게 벽을 깰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이것만으로도 그에게 충분하게 받았다고 생각했다.


“하산하는 제자에게, 그리고 새로운 용검술 마스터에게 주는 선물이기도 하다.”


“···스승님.”


“······이 차원에 있는 100대 난제 던전을 다 깨고 나면, 너희들에게 선택지가 주어질거다.”


“예?”


갑자기 이 세계의 비밀 같은 것이 스승의 입에서 튀어나오자 강이훈은 깜짝 놀라 되물었다.


“뭐, 누가 어떻게 선택할지는 모르겠지만··· 혹시라도 차원을 넘어올 수 있게 된다면···.”


검성은 허리춤에 있던 인벤토리를 강이훈에게 건넸다. 이게 그가 말하던 ‘선물’인 듯 싶었다.


“그 곳에서··· 다시 한번 싸워보자꾸나···.”


“······예, 스승님.”


강이훈은 강하게 대답했다. 검성은 웃으며 눈을 감았다. 그리고 그의 몸이 점점 사라지기 시작했다.


“······.”


강이훈은 말 없이··· 사라지는 스승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축하합니다. 용검술 사용자로서 용검술의 마스터에게 승리하셨습니다.


-용검술 마스터가 되셨습니다.


-용검술의 랭크가 올랐습니다 (SSS급)


그의 단말기에 그런 글자가 떠올랐지만, 강이훈은 눈물을 흘릴 뿐이었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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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지 않는 헌터는 죽음이 무섭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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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 124. 죽지 않는 헌터는 죽음이 무섭지 않다(完) 23.01.20 301 5 13쪽
123 123. 최후의 싸움 23.01.19 232 5 13쪽
122 122. 동료를 믿으며 23.01.17 216 5 13쪽
121 121. 끔찍한 악몽 23.01.16 226 5 12쪽
120 120. 동료의 신뢰 23.01.14 226 5 12쪽
119 119. 아비규환의 전장 23.01.13 217 6 12쪽
118 118. 최종 난제, 입성 23.01.12 220 5 12쪽
117 117. 최종 난제 23.01.10 238 5 12쪽
116 116. 실전 훈련 23.01.09 226 5 12쪽
115 115. 항상 그래왔듯이 23.01.07 225 4 12쪽
114 114. 쌓아왔던 노력 23.01.06 229 6 12쪽
113 113. 바다의 지배자 23.01.05 242 5 12쪽
112 112. 바다 밑에서 23.01.03 237 4 12쪽
111 111. 헛된 바람 23.01.02 238 6 12쪽
110 110. 돌아가는 길 22.12.31 246 6 12쪽
109 109. 삶의 목표 22.12.30 239 6 12쪽
» 108. 두려움을 모르는 자 22.12.29 248 6 13쪽
107 107. 스승과 제자 22.12.27 248 6 13쪽
106 106. 제자와 제자 22.12.26 251 6 13쪽
105 105. 일이 꼬였을 때 길이 보인다 22.12.24 261 6 12쪽
104 104. 입장 22.12.23 249 6 12쪽
103 103. 정말로 고마운 사람 22.12.22 262 6 12쪽
102 102. 감옥 22.12.20 267 6 12쪽
101 101. 여행 한번 가자 22.12.19 266 6 12쪽
100 100. 달려나갈 뿐 22.12.17 270 6 12쪽
99 099. 성장 속도 22.12.16 279 6 12쪽
98 098. 배신의 뒷맛 22.12.15 282 6 12쪽
97 097. 지긋지긋한 숙취 22.12.13 276 6 12쪽
96 096. 안하던 짓 22.12.12 286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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