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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벗 - Be, But...

흑막 영애의 호위기사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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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벗
작품등록일 :
2024.04.05 17:49
최근연재일 :
2024.05.13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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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20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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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Chapter 2 – 신마저 죽이는 칼 (2)

DUMMY

『더 퀸』의 시대상은 대체로 중세 성기에 해당한다.

농업 생산량의 급격한 향상 덕에 인구가 급증한 상태라는 점이나, 물물교환 경제가 화폐경제로 전환되는 과도기로서 고전 장원의 해체가 막 시작됐다는 점 등에서.

다만 경제적으로 그렇다는 얘기일 뿐 모든 문화산업이 지구와 일대일로 대응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군사와 건축 측면에서는 근대에 해당하는 문물마저 개발됐을 정도로 격차가 컸다.


그 이유는 단적으로 말해 마법공학.

아홉 지파로 대표되는 왕국의 마탑들을 비롯해, 대륙 전역의 마법사들이 마법이라는 힘을 실생활에 적용하기 위해 애쓴 지 어언 천 년째다.

그로써 자동화기라 불릴 만한 마나건이나 콘크리트 수준의 내구성을 지닌 건축자재 등이 이미 상용화된 상태였다.


물론 어떤 세계에서고 신기술에는 프리미엄이 붙는 법.

설치자인 마법사들부터가 워낙 비싼 몸들이다 보니, 그 오버테크놀로지를 누리는 것은 국왕이나 대영주 정도의 고위층뿐이다.

그중 르제슈이제 공작가는 신문물 도입에 금전을 아낀 적 없는 갑부 집안.

덕분에 랑크츠 중앙에 위치한 아성 랑크치아는 중세의 아성(keep)과는 격이 다른 높이와 규모를 갖추고 있었다.


극장만큼 거대한 대전(大殿)을 포함해 10층으로 구성된 건물 안에 개인 침실만 해도 무려 백여 개다.

고위 관료들조차 공동 침소를 이용해야 했다는 유럽의 중세와는 격이 다른 용적률.

그중에서도 공작 직계 혈족에게는 현대의 스위트룸과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우아하고 편리한 개인공간이 부여되곤 했다.


그것이 밀레나 르제슈이제 공작영애의 침소에 독립된 드레스룸과 서재와 응접실이 딸려 있는 이유.

파벨 마테야드의 침소는 바로 그 응접실에 마련됐다.

공작영애 본인이야 아직 미성년자이기에 따로 개인 손님을 받을 일이 없고, 그렇기에 말이 응접실이지 사실상 쓸모없이 놀려지고 있었던 장소.

그런 공간을 활용해 신변 안전을 확보했으니 무척 실용적인 결정이라고 볼 수 있을 터였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무려 공작 후계자의 사적 공간이지. 다른 가신들의 침소에 비해 월등히 화려한 공간인 걸 떠나서, 사적으로도 자주 접촉할 수밖에 없을 거리감이다. 공작이야 호문쿨루스인 내가 실수를 저지르지 않을 걸 아니까 걱정 없이 허락할 수 있었겠지만······ 15세 소녀인 밀레나가 그런 제안을 한 건 아무래도 자연스럽다고 보기 힘들어.’


유은석으로선 이유를 알기 힘들었던 친절이다.

공작영애가 아닌 마녀 밀레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간섭쟁이 부친의 심복은 곁에 두기 싫어야 정상이기에.

그럼에도 자진해서 침실의 옆방을 내어준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좋을지 혼란스러운 노릇이었다.


‘왜일까? 위악으로 감춘 선한 속내를 알아봐준 존재라서? 밀레나가 평범한 소녀라면 뭐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녀는 세상을 변혁시키고 싶어하는 마녀다. 그런 와중에 감시자나 다름없는 날 옆방에 초대했다는 건······ 이해가 어렵네.’


그렇지만 나쁠 것은 없는 일.

그 입장에서도 미션 달성을 위해서는 밀레나와의 잦은 접촉이 필수불가결하다.

그렇기에 좋은 게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며, 유은석은 침소 앞 복도의 경비병에게 인사를 건넸다.


“마니크.”

“엇- 오셨습니까, 파벨 경!”

“늦은 시각일세. 목소리를 높이지 말도록.”

“아······ 죄송합니다. 영애께서는 검술 교습을 끝마치신 후 곧바로 침소로 돌아와 휴식 중이십니다.”

“그렇군. 배치 상태는?”

“아까 보셨던 노버트와 실몬과 빈셀이 여기 빌모스, 야르민, 센도르와 교대했습니다. 이 셋이 밤새 복도를 지킬 예정이고, 조르코스와 보야민이 정원을 경비하다가 달이 질 무렵에 데릭, 가보르와 교대할 예정입니다. 그 휴식 인원들은 저와 함께 맞은편 객실에 머물며 대기조 역할도 겸하게 됩니다.”


평민의 여가생활이 장려되지 않는 전근대 사회인 만큼, 귀족가 사병들의 근무 형태는 탄력적 2교대.

덕분에 여덟 명뿐인 전속 병사가 늘 5인 이상씩 배치된다.

물론 그조차도 공작영애의 개인 경비로는 충분치 않은 병력이라, 야고르 백작을 맞이하러 가는 길에는 마티아스 베르셀을 비롯한 다수의 기사가 동행하게 될 터.

유은석은 그 점을 고려해 병력의 배치를 조정했다.


“영애께서는 내일 아침 일찍 원행을 떠나실 예정이네. 거기에 동행하려면 최소한의 휴식은 필요할 터. 일단은 센도르 혼자 정원을 맡도록 하지. 내가 복도에 접한 응접실에서 직접 영애를 경호하겠네. 그러니 나머지는 침소로 가서 휴식을 취하고, 달이 질 무렵에 빌모스와 야르민만 교대에 임하도록.”

“그, 그것은, 저기······”

“할 말이 있다면 하게나, 마니크.”

“그······ 파벨 경께 저희 업무를 떠넘길 수는 없습니다!”

“쓸데없는 소리로군. 이것은 ‘우리’ 업무일세. 영애께서 좋지 않은 일을 당하신다면 그 모든 것은 내 책임. 그렇기에 원행에서 영애를 지킬 직속 병력의 체력을 온존하고 싶은 것이야. 무슨 말인지 알았다면 바로 지시를 이행하도록.”

“아, 알겠습니다! 그 뜻을 부대에 전달한 뒤, 대기조를 데리고 객실로 가 격렬하고 적극적으로 휴식을 이행하겠습니다!”


휴식을 격렬하고 적극적으로 이행한다는 발언에 대해 잠시 고민해본 유은석은, 이내 픽 웃으며 응접실에 들어섰다.

그리고 오래지 않아 입을 떡 벌렸다.


‘와······ 르제슈이제 공작가가 이 정도였구나. 면적만 빼면 왕궁 응접실보다 못하다고 말하기가 힘들겠는데.’


섬세한 묘사가 일품인 『더 퀸』에서는, 알스트롬 왕궁의 호화로운 인테리어에 대해서도 자세히 서술되곤 했다.

그중에서도 추리 에피소드의 배경이 됐던 응접실은 특히 집기 하나하나까지도 소개됐던 터.

공작영애의 응접실은-궁전과 아성의 어쩔 수 없는 면적 차이를 제외하면-왕실 응접실과 동등한 수준으로 호화로웠다.


다만 그쪽과 확연히 다른 점이 하나.

악사들의 연주를 위해 비워져 있어야 할 소파 뒤쪽의 여유 공간에 멋들어진 캐노피 침대 하나가 떡하니 놓여 있다.

호위기사 파벨 마테야드를 위해 새로 비치된 가구.

업무와 사생활이 맞닿은 비인간적 환경이긴 하지만, 일반적인 몰락귀족의 생활 수준과 비교하면 사치라는 말도 부족해 보였다.


그런 침대 옆에 외투와 검을 내려놓을 무렵.

침실로 연결된 무늬 짙고 고급스러운 나무 문이 열리고, 어딘가 신이 난 듯한 15세 소녀의 얼굴이 나타났다.


“파벨 경, 이제 오셨군요.”

“······공작영애를 뵙습니다. 공작 전하께서 부르셔서 잠시 자리를 비워야 했음을 이해해주십시오.”

“물론 이해해요. 전하께선 어떤 말씀을 내려주셨지요?”

“내일, 왕령 행정관을 맞이하기 위한 부대가 꾸려질 예정입니다. 그 지휘를 영애께서 직접 맡으시게 될 듯합니다.”

“아······ 그렇군요. 알겠어요. 다만 파벨 경, 여기서는 그렇게 예의 차리지 않으셔도 괜찮답니다. 사적인 공간이니까요.”

“그렇지만 영애의 업무를 위한 공적 공간이기도 하죠.”

“후후. 이 공작가에서 제게 업무란 것이 주어지리라 보시나요? 12세의 나이에 작위를 승계한 뒤로 30년 만에 솔바드를 세계에서 가장 평화로운 땅으로 만드신 공작 전하께서 살아 계신 한, 공작영애의 공무 따위는 결코 없을 것이에요.”


잘난 부친을 원망하는 것처럼도 들리는 발언이지만, 표정은 정반대다.

오히려 그 정치적 소외 덕에 자유분방하게 성장할 수 있었다는 점에 즐거워하는 듯한 얼굴.

유은석은 그런 위악의 말투야말로 소설 속 밀레나가 빌런으로 굳어진 중대한 이유임을 알 수 있었다.


‘거짓말쟁이······라고까지 말하면 좀 서운해하겠지만, 발언의 방향이 진솔하지 못하다. 약간 염세적인 영국인 느낌이랄까. 악의가 없는데도 은근히 비꼬는 투라서, 귀로 듣는 게 아니라 속기록으로 읽는다면 의도를 오해하기 딱 좋겠어. 지금이야 표정이 풍부해서 그럴 일이 없지만······ 작중에선 두 개의 가면에 가려져서 그 얼굴이 제대로 묘사되지 못했었지.’


왕립 아카데미의 생도일 때, 밀레나는 대단히 우아하면서도 철저히 계급주의적인 숙녀의 가면을 썼다.

흑막 빌런으로 활동할 때는 실제로 검은 드래곤의 가면을 썼고.

그 두 페르소나야말로 그녀의 속마음이 작중에 드러나지 못했던 원인.

그로써 완전히 왜곡되고 말았던 최종보스의 민낯을 바라보며, 유은석은 자신이 좋은 독자는 아니었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는 중이었다.


‘그때의 난 작가가 보여주는 대사에만 집중했다. 그 이면에 무언가가 더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야. 내가 보고 있는 건 밀레나라는 캐릭터가 보여주는 표정뿐. 그렇기에 그녀의 진짜 속마음까지는 읽지 못하고 있는 거다. 좋은 독자도 아니고, 심지어 좋은 교사도 아닌 셈이지.’


국어교사인 유은석은 사람도 책과 같다고 믿어왔다.

이해하지 못한 책이 재미없고 무가치한 것으로만 여겨지듯, 사람 역시도 열린 자세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선입견과 편견 속에 왜곡될 따름이라는 점에서.

그렇기에 교사로서 학생을 대할 때도 그들 개개인의 인생과 맞닿으려 노력했었다.


그러나 밀레나에게는 그러지 못했다.

소설을 통해 관찰의 대상으로 굳어진 등장인물이기에.

그로써 관계성을 잃어버린 독자의 시선만이 남았던 터.

지금까지는 다행히 큰 문제가 없었지만, 당장 내일 성을 떠나 역사의 물결을 마주하게 된 이 시점에는 사람 대 사람으로 다가갈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었다.


“······밀레나 양. 지진이 있었는데, 놀라진 않으셨습니까?”

“어머나, 상냥하셔라. 네, 괜찮았답니다. 다만 생전 처음 겪는 진동인지라 신기하긴 하더군요. 땅 전체가 비명을 지르듯 부들거리는 그 느낌이······ 마치 신이 인간의 대지를 고문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묘한 공상까지 들게 만들었지요.”

“그런 말씀을 다른 누가 듣는다면, 영애의 마음가짐이 조신하지 못하다는 이야기를 떠들 수도 있을 듯합니다.”

“아, 그런가요? 그저 솔직한 심정을 말했을 뿐인데요.”

“아뇨. 영애께서는 솔직한 심정을 말씀하지 않으셨습니다.”

“의아하군요. 어째서 그렇게 확신하시는 걸까요?”


의뭉스러운 미소가 반쯤 열린 문 사이에서 반짝인다.

벽난로의 불빛이 창문으로 들어온 바람에 일렁인 탓일지, 약간은 공포스러운 분위기까지 느껴지는 장면.

그렇지만 유은석은 눈앞의 마녀를 믿어보기로 했다.


“영애께선 신기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으셨을 겁니다. 그보다 두려워지셨겠죠. 그 지진이 너무도 무서우셨을 겁니다.”

“제가 그랬을 거라고요? 우습군요. 이 밀레나 르제슈이제를 살롱의 철없는 숙녀들 중 하나라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저는 이 아성이 얼마나 견고하고 안정적으로 축성되었는지 누구보다 잘 안답니다. 두려움 따위 느끼지 않았어요.”

“스스로를 위한 두려움은 없으셨겠지만······ 그 견고하고 안정적으로 축조된 아성 밖에 사는 사람들을 떠올리면서는, 불안해지지 않으실 수 없었을 겁니다.”

“······제가 그랬으리라고 믿으시나요?”

“예. 저는 그랬으니까요. 영애 역시 영지의 누군가가 다치진 않을까 하는 염려 때문에 이성적인 생각을 할 수 없으셨으리라고 믿습니다.”


4DX 따위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그 지진은, 독자 유은석이 한순간이나마 현실과 소설 속을 혼동하게 만들었다.

그것이 그가 정신없이 공작의 곁으로 뛰어가야 했던 이유.

작중에서 아성 랑크치아가 지진 피해 따위 단 한 번도 입어본 적 없다는 사실관계는 떠오르지도 않았다.

맹자의 사단(四端) 중 측은지심(惻隱之心)에 해당하는 본능만이 가득했을 뿐.


지금까지는 그런 개인적인 감상을 입에 담지 않았다.

철저히 관찰자로서 소설의 전개를 통제하고 싶었기에.

그렇지만 그렇게 본심을 숨긴 상태에서는, 유은석 본인도 가면 속 제3자로 남을 수밖에 없을 터였다.


‘사람은 책이 아니다. 관찰만으로는 아무것도 알 수 없어. 나를 보여주지 않는 한 저쪽도 자신을 보여주지 않으니까. 내 첫 이세계 제자인 밀레나를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선, 나 역시 이 소설 속의 일원이 돼야만 해. 독자 유은석이 아닌 호위기사 파벨 마테야드로서. 그래야 마녀인 밀레나의 신뢰를 얻어 그녀의 진짜 속마음을 들을 수 있다.’


유은석이 그런 생각으로 자신의 마음을 고백한 뒤.

밀레나는 마침내 침실의 문을 활짝 열고 응접실로 나왔다.


“방금 그 말씀을 듣고 안심할 수 있었어요. 역시 제가 사람을 잘못 보지는 않은 듯하군요. 낯선 성에 들어와서 지진을 만났음에도 민중의 안전을 먼저 생각하셨던 파벨 경이, 제 믿음을 배신하실 리는 없겠지요.”

“어······ 예, 물론 영애를 배신할 생각은 없습니다.”

“정말로요? 제가 신뢰해도 괜찮은 것이지요?”


달뜬 표정으로 그렇게 말하는 소녀는, 당장이라도 평생 감춰온 비밀을 고백하려는 투.

그 숨겨진 정체가 마녀라고 하면 내용은 물으나 마나다.

그렇기에 유은석은 당당하게 가슴을 펴고 대답했다.


“물론입니다, 밀레나 양. 무엇이든 터놓고 상의해주십시오.”

“좋아요. 그럼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하나 여쭤볼게요. 오랜 옛날, 엘레나라는 아이가 왕국 남부의 농노로 태어났어요.”


뜬금없는 옛날얘기에 당황한 것도 잠시.

유은석은 그것이 밀레나 나름의 기밀 유지 방식일 것이라 판단하고 자연스레 고개를 끄덕였다.


“엘레나라면 여자아이로군요. 어떤 이야기일지 대단히 궁금합니다.”

“기쁘네요. 그 아이는 어려서부터 앙증맞은 외모로 동네 주민들에게 귀여움을 받았지요. 그런데 하필 그녀의 고향은 초야권이 존재하는 영지였어요. 이후의 전개가 짐작되시나요?”

“예? 어······ 뭐······ 짐작은 됩니다.”

“그게 정답일 거랍니다. 그곳의 영주는 일찍이 엘레나를 눈여겨보고 있었고, 그로써 그 아이가 사랑하는 남자와 첫날밤을 가져야 했던 날 병사들을 보내 자신의 저택으로 끌고 갔어요. 그 납치의 대가는 고작 밀 한 포대에 불과했고요.”


지구에서 초야권이란 해묵은 괴담.

애초에 존재한 적도 없던 관념을, 근대 사학자들이 중세의 미개성을 강조하기 위해 과장한 결과물이다.

다만 알스트롬 왕국에서는 분명 실존하는 관념.

남부에 기반을 둔 남작이나 백작 중에는 영주가 모든 영지민의 지아비라는 논리로 혼인 직후의 신부를 끌고 가는 자들이 없지 않다는 듯했다.


‘그래서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뭔지는 알겠는데······ 대체 왜 나한테 그 얘기를 꺼내는 건지 모르겠네. 솔바드는 초야권이 남아 있다는 남부와는 한참 먼 지역. 새장 속 공작영애인 밀레나가 그쪽 문제에 엮여봤을 리 만무하다.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여쭤보겠다고 하길래 자기 얘길 꺼내려나 했는데, 그게 아니라 그냥 책에서 읽은 썰을 풀고 있을 뿐이라는 거지.’


기대가 배반당해 씁쓸한 기분이 드는 상황이지만, 유은석은 그런 심경을 감춘 채 차분히 되물었다.


“영애께서 제게 어떤 대답을 바라시는 것인지 모르겠군요.”

“제 질문은 간단해요. 엘레나는 그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했던 걸까요. 자길 지켜주지 않은 가족과 남편을 원망해야 했을까요, 아니면 명목상의 권리를 욕구 충족을 위해 강행한 영주를 원망해야 했을까요. 그것도 아니면, 인간을 신분이라는 제도로 옭아매는 이 세상을 원망해야 했던 걸까요. 저는 그게 궁금하답니다. 내일까지 답해주신다면 참 기쁘겠어요.”


기대했던 것과는 전혀 달랐던 마녀의 첫 번째 질문.

유은석은 그녀의 저의를 궁리하느라 잠을 설쳐야 했다.


작가의말

어제는 이 글을 계속 연재해도 괜찮을지 종일 고민했습니다.

그 끝에 이번에는 완결까지 가자고 결심했습니다.

지금 지표로 보면 상업적 성적은 그리 좋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저도 반년간 연중만 반복하다 보니 너무 지쳐서...

이제부터 열심히 써서 많은 분들께서 만족하실 만한 소설을 만들어보고자 합니다.

앞으로 주 5회 연재, 일 목 휴무로 쭉 달려보겠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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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Chapter 4 – 인간의 자격 (5.) +1 24.05.13 30 2 19쪽
24 Chapter 4 – 인간의 자격 (4) 24.05.12 32 5 16쪽
23 Chapter 4 – 인간의 자격 (3) +1 24.05.10 40 5 16쪽
22 Chapter 4 – 인간의 자격 (2) +2 24.05.09 48 5 17쪽
21 Chapter 4 – 인간의 자격 (1) +2 24.05.08 52 4 16쪽
20 Chapter 3 – 목격자와 증인 (6.) +1 24.05.06 52 5 16쪽
19 Chapter 3 – 목격자와 증인 (5) 24.05.04 53 5 16쪽
18 Chapter 3 – 목격자와 증인 (4) 24.05.04 58 6 16쪽
17 Chapter 3 – 목격자와 증인 (3) 24.05.02 63 7 14쪽
16 Chapter 3 – 목격자와 증인 (2) +3 24.05.01 79 7 18쪽
15 Chapter 3 – 목격자와 증인 (1) 24.04.30 84 6 16쪽
14 Chapter 2 – 신마저 죽이는 칼 (7.) +2 24.04.27 101 7 15쪽
13 Chapter 2 – 신마저 죽이는 칼 (6) +1 24.04.26 101 5 15쪽
12 Chapter 2 – 신마저 죽이는 칼 (5) +1 24.04.24 105 7 16쪽
11 Chapter 2 – 신마저 죽이는 칼 (4) +1 24.04.23 106 7 15쪽
10 Chapter 2 – 신마저 죽이는 칼 (3) +1 24.04.22 115 7 16쪽
» Chapter 2 – 신마저 죽이는 칼 (2) +4 24.04.20 130 9 16쪽
8 Chapter 2 – 신마저 죽이는 칼 (1) 24.04.18 150 3 16쪽
7 Chapter 1 – 마녀의 사이드킥으로서 (6.) +2 24.04.17 160 4 15쪽
6 Chapter 1 – 마녀의 사이드킥으로서 (5) +1 24.04.15 171 6 16쪽
5 Chapter 1 – 마녀의 사이드킥으로서 (4) 24.04.14 198 5 15쪽
4 Chapter 1 – 마녀의 사이드킥으로서 (3) +1 24.04.13 244 10 15쪽
3 Chapter 1 – 마녀의 사이드킥으로서 (2) +2 24.04.11 295 10 16쪽
2 Chapter 1 – 마녀의 사이드킥으로서 (1) +4 24.04.09 400 9 15쪽
1 Prologue +1 24.04.08 501 13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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